Ylang Ylang ©️folioart

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 한없이 퍼지고만 싶은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에디터 S는 벌써 5년째 요가에 푹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그 덕에 명상이라는 좋은 습관도 얻게 되었지요!

오늘 Opening Act에서는 세계 요가의 날(6/21)을 맞이하여, 요기니 에디터 S가 명상할 때마다 꺼내 듣는 음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최근 숏폼에서도 핫했던 곡이죠, 바로 FKJ의 "Ylang Ylang"입니다🎋

'Ylang'은 FKJ가 몇 달간 고립되어 영감을 얻은 필리핀 정글에서 자라나는 나무라고 해요. 이 나무는 풍부한 향으로 향수의 원료로도 자주 사용되는데요, 이 음악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꼭 향이 퍼지는 것과 같은 감상을 줍니다. 그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고요하면서도 부드러워요. 이렇게 잔잔한 곡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은데요. 이 감상 그대로 편안하게 오늘 뉴스레터 읽어주세요!

Main Act

1975년, 미국에서 태어난 음악가 채드 로슨 역시 명상 애호가입니다. 명상 팟캐스트 🔗‘Calm it Down’을 운영하며, 세계 정신 건강의 달에 맞추어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죠. 애플뮤직 게스트 큐레이터로도 활동하며 세계 수면의 날 기념 자장가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어요🛌

재즈에 기반을 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채드 로슨의 음악은 굉장히 미니멀합니다. 그러나 로슨이 처음부터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건 아니었어요. 원래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그는 다른 재즈 음악가들처럼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훈련을 해왔지만, 늘 자신만의 음악이 무엇인지에 관해 고민했다고 해요🤔 이후 미니멀리즘으로 방향을 돌리게 된 그는 음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신경과 정신건강에 음악이 미치는 영향들을 공부하며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죠.

채드 로슨이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20년으로, 사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많은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그러하듯, 로슨도 자신만의 해석을 가미한 오마주 앨범을 발표했는데요. 그 대상은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쇼팽입니다. 로슨의 음악이 미니멀하면서도 동시에 낭만적인 감상을 주는 것은 어쩌면 쇼팽의 영향이 아닐까 싶네요!

2022년에 발매된 “Breathe”는 채드 로슨이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앨범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듣는 이가 숨을 내쉬면서 휴식하길 원하는 채드 로슨의 바람이 담겨있죠. 17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피터 그렉슨 그리고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앨범에 참여했답니다!👀

More...

Glass: Études, No. 2

이전에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앨범이 클래식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사례와 함께 뉴에이지와 크로스오버, 그리고 클래식 음악에 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궁금한 분은 아래 '같이 읽으면 좋은 뉴스레터'를 찾아주세요!)🤓

오늘 소개한 "Breathe"는 여러 매체에서 '네오 클래식'이라는 장르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에디터는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가 세미 클래식, 라이트 뮤직 같은 단어들도 발견했습니다(!!). 사실 최근 들어 장르의 구분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는 흐름이 지배적이지만, More에서는 이 곡이 왜 뉴에이지가 아닌 '네오 클래식'으로 소개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해요.

일단 '네오 클래식'이라는 용어 먼저 점검해 볼게요. '새로운'이라는 뜻의 네오(Neo)와 클래식이 더해진 이 용어는 클래식 음악 어법에 현대적인 음악 요소가 결합한 형태라고 합니다. 특히 오늘의 곡처럼 악기나 편성, 음악 어법은 클래식하게 유지하지만, 음악 요소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미니멀리즘을 차용한 형태가 많아요. 가끔 '네오 클래시즘(Neo Classicism)'과 혼용해서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네오 클래시즘'은 신고전주의를 뜻하는 용어로, 그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실내 디자인 분야에서는 바로크풍, 19세기 북유럽풍의 디자인을 '네오 클래시즘'이 아닌 '네오 클래식'이라고 쓰고 있더라구요. 이것도 참 흥미롭습니다!

이제 이 곡의 장르로 눈길을 돌려서, '네오 클래식'과 '뉴에이지'는 듣기에 얼핏 비슷하다는 이유로 혼용되고 있는데요. '뉴에이지'란, 20세기 뉴에이지 운동에 영향을 받은 음악으로, 힌두교나 선불교에서 가르침을 찾으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되었어요🕉️ 따라서 서양음악의 고도화된 음악문법을 활용하기보다는 흐르는 듯 자연스럽고 명상할 때 듣기 좋은 음악들로 향하게 되었죠. 사실 오늘날의 음악만 두고 보았을 때 뉴에이지와 네오 클래식의 모습이 많이 다르지는 않지만, 이 둘의 뿌리는 다른 곳에서 왔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