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97 I 2023.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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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10대 때 해봤어? 성관계 말이야. 4호는 못 해봤어.🙈 그땐 그리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고, 성욕보단 식욕이 훨씬 왕성했었거든.
근데 갓 성인이 돼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진작 성 경험을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을 했었어. 어떻게 성관계를 하는지, 원치 않는 성행위는 어떻게 거부하는지, 왜 피임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거든. 사람은 뭐든지 경험하면서 배우는 건데, 중요한 기회를 그냥 놓쳐버린 느낌이야.😣
요즘엔 성관계를 하는 10대들이 꽤 있나 봐. 고3 학생 10명 중 1명은 성관계 경험이 있대. MBN ‘고딩엄빠’란 프로그램만 봐도 청소년이 성·임신·출산의 주체라는 걸 당당히 말하잖아. 그래서 난 청소년들도 성 실천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인정받는 새 세상이 열린 줄만 알았어.
근데 착각이었나 봐. “청소년 모텔” “위험한 놀이터” “탈선의 온상”….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빨간 딱지들인데, 어딜 말하는지 알겠어? 요즘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청소년 출입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룸카페야.
그 소릴 듣는 순간 질문이 막 터져 나오더라고. 청소년은 좀 하면 안 되나? 거기서 쫓아낸다고 안 할까? 정부가 진짜 지키고 싶어하는 건 청소년의 안전일까, 순결일까? 갈 길이 머니까 바로 출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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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행정력이 총동원된 이유
- 지난 2월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여성가족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경기도, 경찰청 공무원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어. 그 이름 하여 ‘신·변종 청소년 유해업소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회의’. 회의 참석자도, 이름도 참 어마어마하지?
- 한마디로 룸카페🏨 확산으로 “청소년 안전”이 우려되니,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으자고 의기투합한 거야. 합동대응의 핵심은 룸카페 점검·단속.
- 청소년 보호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회의에 앞서 1월에 지자체와 경찰에도 같은 주문을 했었대. 2월엔 룸카페 현황도 파악해달라 했고. 여가부가 올 초부터 룸카페 단속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인 거야.
- 그 덕분에 각 지자체와 경찰은 경쟁적으로 룸카페 단속을 하고 있어. 대전, 전북, 대구, 부산, 제주 등에서 시·군·구, 경찰청, 민간 유해환경 감시단 등이 합동점검을 벌이고 있거든.
✔️그 시절에도 DVD방·멀티방 막히자 룸카페로 몰렸다
- 룸카페, 뭔진 알지? 방처럼 매트리스나 소파가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OTT🖥️를 볼 수 있는 곳이야. 만화나 보드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 비용은 지역과 시설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시간제로 운영돼. 2명이면 2시간에 2만원, 3시간에 3만원 이런 식으로. 대신 음료, 과자🥨, 컵라면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 이런 룸카페는 이미 2010년대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생겨났어. 당시엔 노래방·비디오방·PC방·보드게임방을 한 데 모은 ‘멀티방’이 유행했거든. 비디오방·DVD방은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였는데 멀티방은 아니었으니.
- 이 멀티방에 카페 기능이 좀 추가된 게 룸카페로 불렸어. 적은 돈으로 끼니와 오락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지갑이 가벼운 청소년이나 대학생에게 인기가 좋을 수밖에. 그러다 2013년엔 멀티방마저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로 지정되자 룸카페는 더 성행했어.
✔️키스방=대딸방=인형체험방…=룸카페?
- 정부가 룸카페를 규제하는 근거는 1997년 제정된 ‘청소년 보호법’ 제2조야. 여기엔 청소년유해매체물, 청소년유해약물, 청소년유해물건과 함께 ‘청소년유해업소’가 규정돼 있어.
- 청소년유해업소란 ‘출입’과 ‘고용’이 청소년에 해로운 업소를 뜻해. 이를테면 유흥주점, DVD방, 청소년실이 없는 노래연습장, 성인용품점 등에 청소년이 출입해선 절대 안 돼. PC방, 숙박업소, 주로 주류를 파는 일반음식점 등에선 청소년이 일할 수 없고.
- 법에 열거되진 않았지만 ‘청소년 출입·고용금지 업소 결정 고시’란 대통령령에 따라 청소년유해업소가 정해지기도 해. 다음 세 가지 요건에 모두 충족했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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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형태: 밀실이나 밀폐된 공간, 칸막이 등으로 가름 👉설비유형: 화장실·욕조 설치, 침구·침대 등 비치, 비디오물 시청 기자재 설치, 성 기구 비치
👉영업형태: 신체적 접촉, 성행위, 유사성행위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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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만 봐선 어떤 업소인지 감이 잘 안 오지? 정부는 친절하게 위 고시에 ‘영업 예시’를 적어놨어. 키스방, 대딸방, 전립선마사지, 유리방, 성인PC방, 휴게텔, 인형체험방 등이래.
- 위 업소들처럼 룸카페도 세 가지 요건을 두루 충족하고 있으니, 청소년유해업소라는 게 여가부 주장이야. 성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침대나 이불, 화장실, 샤워실, 도어락🚪 등이 있으니깐.
- 다만 같은 룸카페라도 시설·설비·영업형태가 다 다르니 모두가 청소년유해업소라고 단정할 순 없대. 그래서 지자체나 경찰이 직접 현장에서 살펴본 뒤 세 가지 기준에 해당하면 청소년유해업소라고 판단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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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만은 안 돼!’
- 현장에서 지자체 공무원이나 경찰이 어떤 룸카페를 청소년유해업소로 판단했다면, 먼저 ‘19세 미만 출입금지’ 표시가 부착 여부를 봐. 만약 표시가 없으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안 지키면 횟수에 따라 100만~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해.
- 더 중요한 건 청소년의 출입 여부야. 청소년을 출입시키면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려. 죄가 훨씬 무겁다고 본 거지.
- 룸카페가 등장했을 때부터 종종 단속이 이뤄져 왔는데, 이번에 여가부가 더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가 있어. 룸카페 업주들이 “아예 침대🛏️까지 설치”(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 관계자)해서 선을 넘었다는 거야.
✔️정부가 룸카페를 단속하는 이유
- 그런데 왜 정부는 룸카페가 청소년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는 걸까? “밀폐된 공간에선 청소년이 원치 않는 성적 접촉, 청소년 연령에 맞지 않은 유해매체물 유통, 학교폭력, 불법촬영📲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가부의 설명이야. 어디에도 성관계를 금지하겠다는 말은 없어.
- 그런데 여가부가 걱정하는 문제의 가능성이 청소년에게만 해당할까? 원치 않는 접촉, 불법촬영은 성인도 마찬가지겠지.(‘연령에 맞지 않은 유해매체물 유통’ ‘학교폭력’과 룸카페의 관련성은 사실 잘 모르겠어.😓) 물론 성인은 계속 룸카페를 이용할 수 있어.
- 앞에서 말한 ‘청소년 출입·고용금지 업소 결정 고시’ 있잖아. 청소년유해업소로 지정할 수 있다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청소년유해업소가 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성행위, 유사성행위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영업’이어야 한다는 거잖아.
- 결국, 애초에 룸카페가 성행위가 가능한 공간이 아녔다면 정부가 청소년의 출입을 막으려 하지도 않았을 거고, 막을 근거도 없단 소리야. 그러니까 청소년의 성관계를 금지하려는 건 아니라는 여가부의 말은 비겁한 변명이지.
- 여가부는 현장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이 단속할 때 세 가지 요건을 하나하나 따지는 게 번거로우니, 아예 고시에 룸카페를 청소년유해업소로 지정하는 걸 검토하고 있어.
✔️이렇게 된 이상 옥상으로 간다?
- 당연히 청소년도 성관계할 수 있어. 불법이 아니거든. 교복을 입고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콘돔을 사는 것도 가능해. 그러니 룸카페에 드나든다고 해도 청소년은 처벌받지 않아. 영리 목적으로 청소년에 유해한 장소를 제공한 업주가 책임을 지는 것일 뿐.
-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어떨까. 정부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인정하지 않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어. 대구 청소년 페미니스트 모임 ‘어린보라’는 “여가부는 청소년의 성적 실천 자체를 범죄화하고, 사회의 더 많은 공간을 ‘노키즈존화’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해.
- 청소년이라고 해서 룸카페와 같은 곳에서 성관계하고 싶진 않을거야. 하지만 서로 좋아하고 성행위에 동의한 청소년 커플이 성관계할 안전하고 깨끗한 공간이 없잖아.(“뭬야? 청소년들이 뭘 하겠다고?”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 실제 이번에 룸카페를 단속한단 언론 보도엔 ‘청소년은 모텔도 못 가는데 이젠 옥상, 빈집, 화장실, 코인노래방에서 하란 거냐’는 식의 자조적인 댓글들이 달렸어.
- 정부 단속으로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더 유해한 장소에서 성관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인 거야.
👉옛 생각도 나고, 우리의 자녀, 조카, 형제 생각도 나고…. 참 여러 생각이 들지? 이제 룸카페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게 뭔지 알아가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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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치경찰단이 고등학생을 출입시킨 룸카페를 단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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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한 중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해온 A 교사에게 물어봤어. 선생님이 솔직하게 의견을 밝힐 수 있게 실명을 밝히지 않는 점 이해해줘.
휘클리: 청소년이 ‘유해업소’에 출입하는 걸 규제하는 정책엔 동의하시나요?
A 교사: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단 취지를 이해하긴 합니다. 나이 때문에 청소년이 약자가 될 수 있거든요. 노인, 아동이 교통약자가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그때 우리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등을 보장해주려는 거잖아요. 하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청소년의 어떤 인격과 권리를 보호해주려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휘클리: 법에는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게 한다’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는데요.
A 교사: ‘건전한 인격체’란 표현이 객관적·중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어요. 정책결정자, 언론과 같은 비청소년들이 보기에 ‘청소년다운 행동’ ‘좋아 보이는 모습’은 건전하고, 나머지는 불건전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거든요.
휘클리: 청소년보호라는 명분으로 성인들이 ‘청소년다움’을 강요한단 뜻인가요?
A 교사: 네. 몇 년 전에 비타스틱이라는, 피우는 방식의 비타민제가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지정됐습니다. 니코틴, 타르와 같은 중독성 물질이 전혀 없는 비타민인데도 사용 방식이 담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 형성에 유해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청소년답지 못한 행동이라는 이유를 들이댄 거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휘클리: 룸카페는 가보셨어요?
A 교사: 네. 누워서 쉬고 넷플릭스도 보기 좋더라고요. 그땐 이런 공간이 청소년이 성관계하는 장소로 이용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하진 못했어요.
휘클리: 지금 떠올려보면 청소년이 절대 가면 안 될 정도로 위험해 보이나요?
A 교사: 제 경험으로 보면 성에 대해선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비슷해요. 청소년도 둘만의 공간에서 충분히, 동등하게 합의하면 성적인 실천, 그러니까 성행위를 할 수 있어요. 그걸 할 수 있단 이유만으로 그 공간이 위험하다고 보진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 무력한 피해자가 되는 건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요.
휘클리: 청소년도 해도 된단 뜻인가요?
A 교사: 의학전문가는 아니지만 여성 청소년은 2차 성징이 끝나기 전 성 경험을 할 경우 자궁에 해롭다거나, 여성 질환에 노출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해도 돼’, ‘해야 해’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곤 충분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못하게 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요. 사실 다수가 드나드는 룸카페에서 학생들이 성행위를 하면 안전이나 위생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저도 걱정되거든요.
휘클리: 폐쇄된 공간에선 다양한 위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제 아이가 그런 곳에서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A 교사: 당연히 위험성이 있죠. 학교폭력, 불법촬영, 성폭력까지. 그런 폭력들은 지하철, 버스와 같이 아주 공적이고 개방된 공간에서도 벌어지잖아요. 그런데 우린 그 공간들을 다 없애야 한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그곳을 더 안전하게 만들거나, 사람들이 그런 행위를 못하게 예방하려고 노력하죠.
휘클리: 정부는 왜 이렇게까지 룸카페를 안 좋게만 볼까요?
A 교사: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무성적인 존재로 보거나, 반대로 성과잉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성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를 것이다.’ ‘호르몬 때문에 성인보다 더 왕성할 것이다.’ 시각은 다른데 둘 다 부정적이죠. 청소년은 그 중간 어디에 있을 거고, 개인마다 다를 텐데 그걸 들여다보려 하지 않아요.
휘클리: 룸카페가 아니라면 청소년들은 어디서 성관계할 수 있을까요?
A 교사: 가족이 잠깐 비운 집. 법적인 보호자가 집에 거의 없는, 아지트 같은 공간, 아닐까 싶어요.
휘클리: 아지트는 더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학교폭력과 같은 다른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차라리 부모가 집을 살짝 비워주는 게 나은 건가요?
A 교사: 성인도 싸구려 모텔은 가기 싫잖아요. 청결하지도 않고 불법촬영 기계도 있을 수 있으니. 차라리 안전하고 깨끗한 집을 제공하는 게 나을 수도 있죠. 근데 그냥 슬쩍 비워줘선 안 되고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 평소에 충분히 사전 작업을 해놓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상대방 동의는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 ‘피임을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휘클리: 그 방법을 실천해보고 싶은데, 정말 할 수 있을진 자신이 없네요.
A 교사: 자녀가 영원히 그 나이일 순 없잖아요. 언젠가는 독립해서 자기 생활을 꾸릴 거고, 다른 사람과 성적인 경험도 하겠죠. 그런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배워야 나중에 더 위험한 상황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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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피임권’을 주장하는 이들이 콘돔으로 만든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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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머리로는 청소년의 성행위가 문제 안 된다는 걸 알겠는데…자꾸 문제 있어 보여요. 저도 꼰대라….
A 교사: 내 자식이 성관계를 한다는 걸 받아들이긴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는 건 맞잖아요. 청소년도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콘돔도 살 수 있어요. 돌기가 있는 기능성은 안 되고 일반 콘돔만 가능하지만. 성행위는 할 수 있지만 쾌락을 느껴선 안 된다는 거죠. 이해가 되시나요?
휘클리: 그래도 성행위를 한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 곤란해지진 않나요?
A 교사: 규제를 하는 학교들이 있죠. 학칙에 학생생활 인권규정이란 게 있어요. 거기에 보면 ‘남녀 학생 단둘이 만날 때는 개방된 장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돼 있어요. 성행위를 하면 이 규정 위반이 될 순 있죠. 그런데 이젠 대부분 학교에서 벌점도 사라져서 벌점을 받는 건 아니고 생활교육대상이 되는 정돕니다.
휘클리: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아요?
A 교사: 거의 못 봤고요. 꼭 성행위가 아니더라도, 1학년 1반 누구랑 5반 누구랑 사귀는데, 항상 손잡고 다닐 수 있잖아요. 요즘엔 그런 것도 크게 뭐라고 안 해요. 다만 여학생이 남학생 허벅지에 앉은 것처럼 과한 스킨십을 하면 ‘공공장소 에티켓을 지키자’곤 말하죠. 학생들이 이해하는진 모르겠지만요.
휘클리: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성인과 동등한가요?
A 교사: 청소년이라는 동질집단에선 충분히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임신과 출산도 할 수 있다고 봐요. 윤리적으로 잘못된 게 아닙니다.
휘클리: 청소년끼리의 관계가 아니라면요?
A 교사: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관계라면 생각이 많아지네요. 나이가 어리다는 건 경험이 더 적을 수 있으니까, 경험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약취, 유인을 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죠.
휘클리: 청소년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엔 아직 미성숙하단 시각도 많아요.
A 교사: 캐나다와 핀란드는 유치원 때부터 성을 명확하게 가르치거든요. 어떤 효용이 있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성교육에 관계 맺기와 존중을 깔고 가요. 우리도 그런 것부터 알려주면 아이들이 좀더 안전하게 성을 누리고 소유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원치 않는 임신, 임신중지, 출산과 학업중단으로 내몰리는 청소년도 줄어들 겁니다.
휘클리: 요즘엔 그런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거 아닌가요?
A 교사: 성교육은 보건 교과에서 전담하고 있는데, 다른 선생님 말 들어보면 남성 성기 모양 교구에 콘돔을 씌우는 실습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교육도 중요하죠. 그런데 시민사회와 청소년단체가 요구해온 ‘포괄적 성교육’(개인의 몸·정신·사회적 건강·관계 맺기를 아우르는 성교육)에 대해서,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휘클리: 피임만 확실히 할 수 있게 해도 좋을 텐데요.
A 교사: 음. 요즘엔 중 1학년 학생도 성 경험을 자랑스레 이야기하고 다녀요. 중1~고3 학생의 5.4%(2021년 기준)는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 연령도 낮아지고 있고요. 그런데 피임이 늘었다곤 해도 실천율이 65.5%로 여전히 낮아요.
휘클리: 제 생각보단 높은데요?
A 교사: 근데 피임방법을 들으면 기함하게 돼요. 콘돔을 재사용하거나, 질외사정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사러갔을 때 받는 시선도 불편하고, 돈도 드니까 접근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거의 성인 인증을 요구하더라고요.
휘클리: 다른 나라에선 학교나 청소년지원단체에서 콘돔을 팔거나 나눠주잖아요.
A 교사: 콘돔은 접근성이 높아야 하는 물건이잖아요. 코로나19 때 보건소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처럼 콘돔도 그럴 순 없을까요?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살 청년에게 콘돔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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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픈 휘클러의 등을 떠미는 마음으로, 이번주엔 큐클리프 여권지갑을 준비했어. 여행✈️의 시작과 끝을 이 지갑과 함께 할 수 있게 다이어리, 필기구, 비행기티켓, 여권, 현금을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대. 버려진 현수막을 특수처리한 원단으로 만든 제품이라 세상 유일의 여권지갑을 가질 수 있단 점도 특별해. 빨간색과 검은색 중 고르면 돼. 2명에게 나눔할게.
✔관심있는 휘클러는 레터 하단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 버튼 꾹 누르고 신청해줘! 마감은 다음주 화요일(21일) 낮 12시까지야!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 꼭 남겨줘.
✔3만원 이상을 나누는 거라 당첨자의 원천징수 등록을 위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가 필요해. 당첨자가 결정되면 요청할게. 유념해주길!(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건 아님. 등록 뒤 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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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서만 가능한 아이폰 ‘셀프수리’ 4만원짜리 유리가 깨진 아이폰을 고치려고 서비스센터에 가면, 70만원 내고 바꾸란 답이 돌아와. 미국에선 소비자가 직접 고칠 수 있게 해준다는데, 한국은 왜 안 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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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적 구애란 없다 “나랑 따로 보면 큰일 나냐?” 둘만 보자는 회사 대표의 요구를 거절했더니, ‘업무 태도 불량’이란 보복이 돌아왔어. 직장 상사의 ‘구애’로 삶이 흔들리는 직장인, 한둘이 아니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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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마른 여자되기를 강요하는가 장원영과 아이유의 사진을 보며 10대 여성청소년들은 거식증을 동경해. 하지만 단순히 ‘남성의 눈에 들기 위해 하는 것’으로 단정해선 거식증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식증엔 수많은 얼굴이 있기 때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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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친과 남사친 벗은 ‘남녀 사이에 우정은 가능할까’란 질문에 어떻게 답해? ‘남친’에서 갈라져나온 ‘남사친’이란 말에서 이 둘을 나눠야만 한다는 사회의 강박을 느꼈다면 지나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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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vol.96: 무임승차를 ‘적자’로 계산하는 법을 보고 여러 휘클러들이 정성스런 의견을 많이 보내줬어. 고마워! 그중에서도 특히 이전엔 이해하기 어려웠던 상대나 집단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해보게 됐다는 의견들이 반갑더라고.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쏟아내는 혐오와 분노가 아니라, 이해에 기반한 화해와 타협이지 않을까?
😮“65살 이상 노인들이 과거 성장의 주역이었음에도 복지제도가 열악한 시대를 살아왔고 노인이 돼선 빈곤율도 높은데, 이 정도 지원은 해줘야 하지 않냐는 거지.” 이 부분이 내가 은연 중에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점인데, 눈으로 읽게 되니까 머리를 한대 치고 간 기분이 들어, 맑은 정신으로 뉴스레터를 읽게 됐어. 읽으면서 자꾸 노인 혐오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이 나서 친구랑 이것저것 말하게 됐어.
😲나는 사회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으로서 지난 학기 노년사회학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교수님이 한 말이 이 글을 보면서 생각나더라! 교수님은 당장 무임승차를 없애거나,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그나마 노인들의 숨 쉴 구멍을 막는 거라고 하셨어.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거의 차단된 상황에서 지하철까지 마음대로 타지 못한다면 외로움은 더 심해지고, 결국 더 큰 사회문제를 유발해서 미래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투입시켜야 할 수 있다고. 점진적으로 변화는 필요하겠지만, 이런 점을 절대로 무시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깨달았어!
🙂난 원래 노인 무임승차로 인해서 매년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사실은 노인분들이 무임승차를 한다고 지하철 편성을 늘리는 것도 아니니까 적자라고는 볼 수 없다고 알려준 점이 좋았어. 또 무료이기 때문에 더 많이 타셨을테니, 못받은 요금을 전부 적자로 보는 것도 잘못된 것 같아. 다만 이 제도가 생겼던 80년대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까, 70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어. 대신 이렇게 거둬들인 돈과 지하철 요금 인상분으로 시민들이 지하철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에 쓴다면 더 바랄게 없겠어.
😄난 지하철에서 ‘노인 무임승차' 관련 글을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했거든. 어르신들이 무료로 타신다고 해서 낼 돈을 안 내신 게 아니라 기왕 가는 열차에 같이 타는 것뿐이잖아. 우리 부모님들이 그 혜택을 받고 계신 거고 말이야. 그러나 우리나라가 노인 인구 18%에 달하는 고령사회라는 점에서 5년, 10년 뒤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기도 해. 나는 영국처럼 출근 시간대 유료화가 우리 현실에 맞다고 보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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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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