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에 초연된 <장미의 기사>는 당시 독일 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에요. 이미 음악계에 등장한 무조음악의 향연 속에서 이 작품은 귀에 쏙쏙 박히는 선율과 재미있는 스토리로 단연 인기였답니다🙌🏻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무려 특별 열차까지 마련되었다고 하죠.

오페라의 배경은 오스트리아 빈입니다. 육군 원수 부인 마샬린은 남편 몰래 미소년 옥타비안과 밀회를 즐기고 있어요. 그러던 중, 마샬린의 친척인 오크스 남작이 들어와 자신이 조피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믿을만한 장미의 기사를 추천해달라 부탁하죠🫡 친척 앞에서 밀회를 들켜버려 당황한 나머지 마샬린은 옥타비안을 자신의 하녀로 소개하는데요. 이때 오크스 남작은 여자로 변장한 옥타비안에게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샬린은 장미의 기사로 뜻밖의 인물을 추천하게 되는데...

바로...옥타비안입니다!🙀 오크스 남작은 옥타비안을 여자로 알고 있었기에 변장 전의 그를 보고도 닮았다고 생각할 뿐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졸지에 장미의 기사가 된 옥타비안은 오크스 남작의 약혼자인 조피에게 결혼 예물인 은장미를 대신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그만 조피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요. 여장한 옥타비안에게 사랑을 느낀 오크스 남작과 자신의 결혼 예물을 전달하러 온 '장미의 기사' 옥타비안과 사랑에 빠져버린 조피! 아무래도 이둘의 결혼은 아무래도 물 건너간 것 같죠?

여러 에피소드를 거쳐 결국 맺어진 옥타비안과 조피 앞에 옥타비안의 연인이었던 마샬린이 등장합니다. 쿨한 마샬린은 한때 자신과 밀회를 즐기던 옥타비안이 진정한 사랑을 찾은 것을 축복해줘요. 축복의 삼중창이 울려 퍼지고, 오크스 남작은 웃음거리가 된 채 오페라는 막을 내립니다👏🏻

예술사 속에는 많은 '듀오'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발레의 황금기를 이끈 안무가 니진스키와 기획자 디아길레프, 각각 현대음악과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이 있죠. 오늘 소개할 두 사람 역시 아주 명듀요였는데요. 바로 슈트라우스와 극작가 호프만스탈입니다👯

후고 폰 호프만스탈은 감각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세기말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데요. 슈트라우스는 호프만스탈의 희곡으로 여러 편의 오페라를 썼어요. 오늘 소개한 <장미의 기사>뿐만 아니라 <엘렉트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와 같은 오페라 역시 함께 작업했죠.

호프만스탈이 활동하던 19세기 빈 예술계를 '빈 모더니즘'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는 10대 때 이미 '로리스(Loris)'라는 필명으로 작품활동을 펼쳤고, 이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기 시작하여 '빈 모더니즘'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당시 빈은 지리적 특성상,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어요. 황제권을 강화하고자 일부러 외부에서 빈으로 사람들을 많이 끌어오던 프란츠 요제프 2세의 전략이 만들어낸 현상이었죠. 덕분에 빈에는 많은 예술가가 모여 토론의 장을 형성했는데요. 그중에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 <키스>로 잘 알려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그리고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 엄청난 인물들도 여럿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