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67 I 2022.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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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지난 달 전기요금이 얼마였는지 기억해? 도넛몬🍩 집은 자동이체로 해놨는데, 매달 꼼꼼히 살피지 못 하고 있어. 사실 한여름 에어컨 틀 때를 제외하곤, 평소 관심의 대상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나라에서 정해서 받아가는 것일테니 알아서 빼가겠지 싶기도 하고….😓
올해 초 문재인 정부가 4월에 전기요금을 올리겠다고 하자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인상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하더라? 요금 인상은 국민에게 큰 타격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힘든데 전기료 부담까지 짊어지게 된다고 걱정하면서…. 그렇게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어. 뭐, 그런가보다 했지.
그러다 윤석열 정부 한 달 차인 6월에는 온통 전기요금이 인상될 거란 얘기가 나오더라고?😱 요즘 원유 값 등 에너지 가격이 급증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여권에선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며 난리더라고. 한국전력공사엔 적자가 누적돼 큰 일이라고 하고. 결국 요금은 올랐어. 앞으로 계속 또 오를 거래.📈
이쯤 되니 갑자기 헷갈리고 궁금해지잖아. 전기요금이라는 게, 원료 값에 비례해서 공식대로 딱딱 정해지는 것이 아니야?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요금을 올리게 됐다는 말은 맞아? 그래서, 다음달부터 당장 얼마 더 받겠다는 건데?😐
그동안 무심했던 걸 반성하며, 휘클리가 한 번 알아볼게.🙋♀️ 경제는 물론 국제 이슈와 국내 정치까지 뒤섞여있는 ⚡전기요금 공식⚡을 이번에 한 번 파헤쳐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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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_weekly, quickly
- 한 번 물어봤다: 전기요금, 어떤 상황이야?
- 안 읽으면 손해다: 70대가 되면 왜 갑자기 노쇠해질까? 外
- 톡톡 휘클러: 휘클러들의 답장 + 지난 이벤트 당첨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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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기요금, 어느 수준인가
- 왜, 새우깡이나 홈런볼 가격이 오르면 신경이 쓰이잖아. 근데 전기요금에는 그만큼 ‘감정이입’을 안 하는 걸까? 찾아보니 원인을 조금은 알겠더라. 한국 전기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저렴하더라고.📉
- 2020년 한국의 주택용 요금은 메가와트시(MWh)당 103.9달러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저렴하대. 우리보다 싼 나라는 멕시코, 노르웨이, 터키였는데, 모두 산유국이거나 발전 연료가 안 들어가는 수력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야. 반면 미국은 132달러, 프랑스는 215달러, 영국은 244달러, 일본 255달러고, 독일은 345달러였어.(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전기요금 자료)
- 산업용 전기요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같은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94.3달러로, 미국(66.6달러)보다는 높지만 프랑스(124.6달러), 영국(157.2달러), 일본(161.9달러), 독일(173.4달러) 보다 한참 낮은 걸 알 수 있어.
- 궁금하지 않아? 한국만 전기 만드는 기술이 특출난 건 아닐 텐데, 왜 싼 걸까? 일단 정책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요금 자체가 낮게 책정돼 있고, 이를 산정하는 제도도 아예 다르대. 한국은 ⚡주택 ⚡일반 ⚡산업 ⚡교육 ⚡농사 ⚡가로등 등 6가지 용도별로 요금을 따로 받아. 얼핏 보면 합리적인 것 같긴 한데, 비용을 생각하면 어색한 게 사실이야.
- 반면 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은 전압별로 요금을 받는대. 고압 그대로 보낼수록 비용이 덜 들잖아. 저압으로 낮춰 보내려면 비용이 들고. 그래서 ⚡저압 ⚡고압 ⚡특별고압(일본 기준)으로 나눠 받는다는 거야. 용도를 따지지 않는 거지.
- 우리 전기요금은 [기본 요금+전력량 요금+기후환경 요금+연료비 조정 요금]을 합해 결정돼. 간략히 설명하자면, 기본요금은 말 그대로 기본요금이고, 전력량 요금은 구간별로 사용량에 곱해지는 요금. 기후환경 요금은 석탄발전 감축 비용 등의 반영된 비용.
- 여기서 ‘연료비 조정 요금’을 주목해야해. 석탄, 유류 등 발전 연료비가 오르면 연료비 조정 요금에 연동(비례)돼 반영하는데, 2021년 1월부터 도입된 제도야. 그런데 분기별로 ㎾h당 최대 3원까지만 올릴 수 있어. 유가가 급등한다고 전기요금을 그냥 올려버리면 소비자들 부담이 너무 커지니까. 그런데 이 연동제마저 도입 이후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왔어. 그 전인 2013년~2021년에는 8년 동안 요금 인상이 아예 없었고.
- 💡우리나라는 비용 기반으로만 요금을 책정하지 않고, 정책적 고려를 우선해 매기고 있는 거지.
✔️1970년대… 산업용을 싸게 공급해 수출을 늘리자!
- 우리나라도 원래는 미국, 일본처럼 전압별로 요금제를 나눠왔대. 이게 1973년에 지금처럼 용도별로 바뀐 거야. 그때는 정부 주도의 개발경제 시대잖아. 고도 성장기에 나라에서 전기를 기업들에 싸~게 제공해서 수출을 늘리고 산업을 빨리빨리🏃♂️ 발전시키려고 제도를 그렇게 바꾼 것으로 보여. 실제 효과가 있었고.
- 이젠 세상이 바뀌었잖아. 고도 성장기도 끝났고.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 그로 인한 환경오염 같은 것도 고려해야해. 요금제 개편이 필요한 이유야. 그런데 요금제를 바꾸려 하면 지금까지 전기를 저렴하게 써왔던 사람들이 반발하겠지. 😱우리는 5년에 한 번 대선을, 4년에 한 번 총선을 치르잖아? 당장 요금을 조금 올린다 내린다 해도 정치권 공격이 오고 가. 정치 이슈가 돼버리는 거지. 그러다 보니 큰 틀은 바꾸지 못한 채 관성적으로 지금의 요금 수준과 제도가 굳어졌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야.
-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는 메가와트시(MWh)당 103.9달러이고, 산업용은 94.3달러라고 했지? 둘 중 어디서 더 많이 쓸까? 예상하겠지만 산업용 비중이 훨씬 더 커.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전력 소비 중 산업용 비중이 54.8%인데, OECD 평균(32%)을 크게 웃돌아. 그 뒤로는 상업 및 공공용(30%)이고, 가정용은 13.4%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
- 이를 두고 싸니까 많이 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결국 저렴한 전기요금은 산업에 보조금 역할을 해왔는데, 동시에 전력을 많이 쓰는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걸림돌이 돼왔다는 평가도 있어. 그렇게 벌써 50년이 지난 셈이지. 소비자 1인의 입장에서 다른 나라보다 많이 저렴하니 좋긴 한데, 자세히 뜯어보면 씁쓸함도 남는 게 사실이야.🙈
✔️심각한 적자에 빠진 한국전력공사
- 알다시피 전기는 한전에서 일괄 공급해. 한전은 저렴하게 생산된 전기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수익이 생기겠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경제 논리만으로 요금이 정해지지 않잖아. 여기에 에너지원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발전연료 중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대비 올해 2배 이상 폭등했어. 원유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고. 사실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유가는 상승 추세였지만 정부는 ‘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에 주춤했거든. 한전은 어떻게 되겠어? 심각한 적자 상태에 빠지겠지. 실제로도 그래.
- 한전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에 지급한 ㎾h당 전력구입단가는 지난해 1분기 평균 90.2원에서 올해 1분기 평균 150.9원으로 67.2% 뛰었어. 반면, 한전의 수입인 전력판매단가는 평균 107.8원에서 110.4원으로 2.5% 늘어나는 데 그쳤어. 양쪽 차이가 크지? 그 결과는?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어. 📉사상 최대치래.😱 이대로 가다가는 한전의 적자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와.
- 💡결국 정부는 6월27일,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했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해놓고 파기하느냐는 비판이 나오지만, 인상은 누가 봐도 불가피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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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이던 지난 1월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공약을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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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상으로 해결될까?
- 정부는 7월부터 전기요금을 ㎾h당 5원 올리기로 했어. 가스요금도 동시에 올리기로 했거든. MJ(가스사용 열량 단위) 당 1.11원이 올라. 이게 어느 정도냐면, 한 달에 전기를 307㎾h, 가스를 2000MJ 사용하는 4인 가구의 경우 총 3755원을 더 부담하게 되는 거야.
- 그런데 이 정도로는 한전의 적자를 해소하기에 턱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 계산이야.😫 애초 한전은 ㎾h당 33.6원은 올려야 한다고 정부에 제출했어. 그만큼은 돼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거지. 연료비 연동제에서 분기당 최대 인상 폭은 ㎾h당 3원이라고 했잖아. 이번엔 특별히 한도를 올려, 5원을 올리도록 정부가 허용했어. 그럼에도 미흡한 상황은 바뀌지 않지. 한전 경영 상황만 보자면, 이번 인상은 미봉책에 불과해.
-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에 비해 팍팍⬆️ 올리는 편이야. 지난 1분기(1~3월) 소매 가격이 1년 전 1분기 대비 얼마나 올랐는지 보면 영국은 19%, 독일은 18%, 일본은 29%, 스페인은 108% 올렸어.📈 영국은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적용되는 에너지 가격 상한제의 전기요금 상한선을 기존 대비 54% 올렸다고 하더라. 동시에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초과 이윤을 거둔 석유, 가스 기업들에 초과 이윤세로 25%의 추가 과세를 결정했대.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일반 가정의 연료비 지원에 쓰인다고 해. 확 올리되, 가정에는 많은 지원책을 동시에 내놓는 거지.
✔️전 정부 탈원전 정책이 원인?
- 이번에 요금 인상을 전후로 정치권, 정확히는 여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탈원전 정책 때문에 이렇게 됐다”야. 요금 인상이 발표된 6월27일 국민의힘은 그런 주제로 의원총회를 열었어. “문 정권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로 국민만 고통받게 됐다”고 국회의원들이 성토했지. 정부가 비용이 싼 원전을 포기하는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급격하게 가려다 보니 이렇게 요금 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야.
-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전 이용`률(발전 가능량 대비 실제 발전량)은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동안(2017~2021년) 71.5%로, 이전 정부 4년(2013~2016년) 81.4% 대비 10% 포인트 가량 내려갔어. 동시에 원전 가동률(전체 시간 대비 가동 시간)을 보면 2017년 71.3%였던 게 이듬해 66.5%로 내려갔다가 2019년 71%로 회복됐어. 이후 2020년 74.8%, 2021년 76%로 계속 증가했고. 2018년께 가동률과 이용률이 낮아졌던 건 부실 시공이 잇따라 발견돼 정비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야.
- 사실 전 정부 때 확실히 실행된 ‘탈원전’ 정책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중단한 것과, 노후화된 원전으로 전력 생산 비중이 미미한 월성 1호기를 영구 정지한 것 정도야. 이게 여권에서 말하듯 최근 “전기료 폭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반론이 나와.
💡전기요금, 처음엔 계산기만 두드리면 되는 수학 문제일 거라 생각했는데, 살펴볼수록 정치, 사회, 경제가 얽히고설켜 있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더욱 더 그래. 😓 아무래도 조금 더 알아봐야겠어. 아, 그 전에, 안 쓰는 전자제품 있으면 코드 좀 뽑아놓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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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한겨레 기후변화팀 김정수 선임 기자에게 전기 요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물어봤어.
휘클리: 한전은 ㎾h당 33.6원은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5원 올렸잖아. 이게 한 번에 팍 올릴 수 없는 거야?
정수 요원: 올리는 거야 가능은 해. 연료비 연동제가 지금 법으로 된 것도 아니고, 한전하고 정부가 결심만 하면 인상 한도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기준 연료비를 조정해서 올릴 수도 있고, 공공요금에 적용하게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총괄원가 보장 원칙을 적용해 올려줄 수도 있어. 그런데 너무 한 번에 많이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커지니까 조심스러운 거지. 요즘 물가가 6% 까지 오른다고 하고, 고유가 상황이 심각하니까 정부에서 전기요금까지 한꺼번에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운 거야.
휘클리: 지금처럼 조금씩 올린다면, 유가 추세를 볼 때 한전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힘든 거 아니야?
정수 요원: 전기요금은 2013년 이후로 계속 인상되지 않다가 2021년 4분기에 8년 만에 처음 올랐어. 그 뒤 지난 4월 기준 연료비와 기후환경 요금을 인상해 6.9원 올랐고, 이번엔 발전 연료비 상승을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연료비 조정 요금으로 5원 또 올랐어. 그런데, 이번에 올린 것만으로 한전이 적자에서 벗어나기엔 턱도 없어. 일단 이번 인상으로 1조3천억 정도 메울 수 있다고 하는데, 당장 1분기 적자만 7조8천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얼마 안 되지.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구 노력을 한다면서 부동산도 팔고, 해외 사업권도 내놓고, 임원들 성과급도 반납하고 있지만 그런 것으로 해결될 수는 없고, 결국 요금을 더 올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
휘클리: 다른 나라는 최근 전기 요금을 크게 올렸더라.
정수 요원: 맞아. 올해 1분기랑 작년 1분기를 대조했을 때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에서 소매 가격이 평균 36% 정도 오른 것으로 집계돼. 앞으로도 계속 더 올린다고 하고. 그 나라들은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위기로 연료가격이 올라가 전기 요금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 같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로 올리면? 난리날 거야. 당장 이번에 5% 올린 거 가지고도 산업계에서는 얼마를 더 부담해야 하냐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거든.
휘클리: 산업계는 그동안 싼 전기요금 혜택을 누리지 않았어?
정수 요원: 우리나라 평균 전기 사용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아. 계속 늘고 있고. 일단 산업용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산업 구조 때문에 그런 측면이 있어. 전기를 많이 쓰는 제조업 비중이 커.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산업 구조 자체가 그렇게 고착된 것도 전기가 싸니까 그런 측면이 있어. 에너지는 전환 과정에서 언제나 손실이 생기니까 석탄이나 가스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것보다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은 높아.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기값이 싸다보니 산업현장에서 석탄이나 가스로 하는 게 효율적인 건조나 가열 같은 공정에도 전기를 많이 쓴다고 해. 그런 것이 모두 전기 사용량을 늘리게 되는 거지.
휘클리: 우리나라는 여러 용도별로 요금을 나눠 받잖아. 전압별로 하는 나라도 있던데…. 제도를 개혁할 필요는 없는 거야?
정수 요원: 우리나라는 특례 할인 제도도 많고 요금 체계가 많이 복잡한 편이야. 전력 시장과 요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건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많이 나온 얘기야. 하지만 실행이 잘 안 되고 있지. 이번 요금 인상에 적용된 연료비 연동제도 지난해에야 처음 도입됐거든. 그것도 오래 전부터 얘기가 나왔던 거야.
전문가들이 전기요금체계의 제일 큰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전기요금이 원가에 따라 결정되지 못하고 정치적, 정책적으로 결정된다는 거야. 복잡한 용도별 요금제, 특례요금제 때문에 이용자가 이용한 만큼 부담하는 원칙이 흔들리는 것도 문제고. 그래서 전압별 요금제 얘기가 나오는 거야. 전기요금이 원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것은 새 정부도 강조한 것인데, 최근 요금 결정한 것 보면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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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월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한국형 원자로 에이피아르(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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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문재인 정부 때 ‘요금 인상 없는 탈원전 정책’을 한다고 했잖아. 그 청구서를 지금 받고 있다는 얘기가 여권에서 나와. 맞는 말이야?
정수 요원: 과거 기사를 보면,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장관후보자 때부터 “탈원전으로 향후 5년 동안 전기요금 인상은 거의 없을 것”이란 얘기를 했어. 지금 여권은 그런 말들을 물고 늘어지는 가본데. 결과적으로 백 장관은 그렇게 말할 만했어. 문 정부의 탈원전 계획의 핵심은 가동 중인 원전을 다 세우는 게 아니라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을 안 한다는 것이거든.
잘 돌아가는 원전을 대거 세워서 부족해진 전기를 비싼 다른 발전원으로 공급한다면 큰 요금인상 요인이 되겠지만, 문 정부 계획대로 임기 중 탈원전으로 영구정지된 원전은 월성 1호기 뿐이었어. 그거 하나 멈추는데 따른 요금인상 요인 정도는 실제 반영하지 않아도 될거란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실제로 그랬고.
휘클리: 그렇구나. 듣고 보니,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이 많이 된 것 같지 않네.
정수 요원: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면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 허가까지 완전히 취소하고, 고리 2호기는 수명 연장을 안 하는 것으로 확실히 결론냈어야 하는데…. 제대로 처리를 안 해서 새 정부에서 건설을 재개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줬지.
휘클리: 윤 정부는 원전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줄인다던데.
정수 요원: 원전은 일단 탄소를 배출하지 않잖아. 연료가 안 들어가는 재생에너지와 달리 우라늄을 캐내 연료로 만드는 과정 등에서 탄소를 배출하지만 발전 과정에서는 탄소 배출을 안 하니까 저탄소 발전원으로 분류돼. 윤석열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원전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 문제는 그런 와중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겠다고 하는 거야.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 비중을 높이는 만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발전을 더 빨리 퇴출시키겠다고 하면 좋은데, 석탄 얘기는 없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겠다는 얘기만 하니까 문제지.
휘클리: 재생 에너지 정책은 이대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걸까?
정수 요원: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나 경제정책 방향을 봐도 문재인 정부가 잡았던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낮추는 것은 확실해 보여. 재생에너지 목표를 계속 높여가는 국제사회의 흐름과는 거꾸로 가는 거야.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이 아니라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인데 말이야.
휘클리: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정수 요원: ‘RE100’ 이라고 들어봤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거야. 애플, 구글 등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동참 중인데, 우리처럼 수출해서 먹고 사는 나라는 이런 흐름에 맞추지 않을 경우 부품 납품 등에서부터 큰 지장이 생겨. 우리도 추세에 맞춰 재생 에너지를 늘려야 하고 빨리 투자를 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재생 에너지 비중을 줄이겠다고 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많아.
🛎️ RE 100 : 재생 에너지 100%(Renewable Electricity 100%).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채우겠다고 약속하고 이행하는 국제적인 민간 캠페인.
휘클리: 얘기를 쭉 들어보니, 결국 전기 요금은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거네?
정수 요원: 응. 우리나라 전기 요금은 많이 올려야 해.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우선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야. 우리가 쓰는 전기의 60% 이상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를 태워 만든 것이거든. 그런데 요금이 너무 싸다 보니 다들 절약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얘기가 많아. 선진국들 전기요금이 우리보다 많이 비싼 건 원가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금에 붙는 각종 부과금이 우리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해. 이렇게 거둔 부과금은 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비용으로 사용돼. 미래를 위한 투자에 쓰는 거지. 전기요금을 올려 전기 절약을 유도하면서 에너지 전환 비용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봐.
휘클리: 산업용 비중이 크긴 하지만, 우리 일반 개인들도 요금 인상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네.
정수 요원: 그렇지. 당장은 고유가 추세로 요금 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무엇보다 탄소중립을 달성해서 기후위기를 막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 재생에너지 늘리는 것도 풍력발전기 세우고 태양광발전 패널만 깐다고 되는 게 아니고 송전설비 보강이 함께 이뤄져야 하거든. 거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고 해. 누군가는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내야 하는 건데 그것은 결국 그렇게 전기를 쓰는 소비자들이 감당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모두가 기후 위기 대응을 생각해서 조금 더 마음을 열어주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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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는 신한울 1호기(왼쪽)와 운영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신한울 2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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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가 되면 왜 갑자기 노쇠해질까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란 뭘까?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1살이야. 보통 73살까지는 건강하게 살다 이후 급격히 몸이 쇠약해지는 건데 이유가 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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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3840원 수박값 들여다보니 수박이 제철인데 맘껏 먹을 수가 없지? 그런데 ‘금수박’을 팔아도 농가는 남는 게 없대. 생산비와 상관 없이 값을 매기는 경매가 제일 문제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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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는 됐고, 그럼 관리비를 올려볼까? 상가 재계약을 앞둔 사장님들이 ‘관리비 폭탄’을 맞고 있대. ‘인상률 연 5%’에 묶인 임대료 대신 관리비를 900% 올려달라는 건물주도 있다는데. 막을 방법도 법도 없는 게 문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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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살로 낮추면 12살이 늘 거에요” 죄를 지으면 형사처벌 받는 촉법소년의 나이를 지금보다 낮추면 소년범죄가 줄어들까?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현행 만 14살에서 만 12살이나 13살로 낮추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렸어. 소년 범죄를 저질렀던 아이들은 모두 ‘오답’이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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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휘클리 vol.66: 콩쿠르concours, 잔인하고 가혹한데 절실한을 보고 휘클러들이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왔어. 휘클리를 만들 때 머릿속은 ‘이번엔 정말 짧게 만들어야 하는데’와 ‘이건 꼭 넣어야 해’란 생각 간의 끊임 없는 투쟁이랄까. 휘클러들에게 길어서 다 못 읽었다는 찜찜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한 주제를 충분히 알게 되는 포만감을 안기고 싶은데, 그게 항상 어렵네. 앞으로 더 노력하도록 할게!😅
😊지난주 휘클리 피드백에 내용이 너무 길다는 말이 있던데, 난 언제나 휘클리가 한 번에 긴 호흡의 내용을 전달해줘서 좋아. 그냥 그런 사람이 있다구…
🤔정말 흥미로웠어! 특히 이번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이 잘 하는 건 알겠는데, 대회 명은 생소해서 어떤 대회인지 궁금했거든. 다만 ‘여기에서도 한겨레의 정치색이?’ 싶었던 부분도 있어. 지난 정권이랑 이번 정권이랑 예술에서 특별히 뭘 더 지원해주고 이런 건 난 딱히 못 느끼겠는데, 인터뷰에서 정권 바뀌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런건 꼭 필요한 말이었을까 싶어. 그냥 까기 위한 발언이 아니었을까. 예술 문화 영역까지 정치색이 들어가는 기사는 약간 불편한 것 같아. 난 휘클리가 한겨레에서 나온 뉴스레터임에도 알기 쉽고 친근하게 중립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게 젊은 층에게 먹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하거든!
😁조은아 교수님 인터뷰 너무 좋았어. 특히 음악에 인공지능 들어간다는 말에 빵 터져서 한참 웃었음. 아마 교수님도 그 말씀 하시면서 머리를 쥐어짜지 않으셨을까 하는 상상이 됐을 정도로.
😊소련이 자국 음악가를 뽐내려고 만든 차이콥스키 콩쿨의 1회 우승자가 미국인이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올해 우승자 한국인과 서로 전쟁 중인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배출한 젊은 음악가들이 나란히 메달을 걸고 서 있는 사진을 한참 바라봤어. 미사일과 죽음이 만연한 순간에도 인류가 빚은 찬란한 문화는 빛을 잃지 않길, 우리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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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꿀벌과 천둥> 💎7461 💎7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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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팀 휘클리 송경화(도넛몬) I 김지훈(정리몬) I 서보미(4호)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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