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로그가 보내는 두 번째 레터예요.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담당자 에디터B입니다. 일단 다짜고짜 축하부터 할까요! 와아아아 짝짝짝짝!!👏👏👏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구독자가 일주일 만에 1만 명을 돌파했거든요.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지금 모니터를 보고 계시는 님 감사해요. 뉴스레터 마지막 부분에 자그맣게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메일을 보내주세요'라고 적어놨는데 응원 메일이 쏟아져서 놀랐어요. 엉엉. 갓 데뷔한 아이돌이 바로 1위를 찍은 기분이 이런 걸까요. 그러니까 저희는 앞으로도 구독자의 통장을 위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볼게요. 두 번째 까탈로그 시작합니다.

이게 어느 나라 음식이지?

B : 경의선숲길을 따라 연희동 쪽으로 설렁설렁 걷다 보면 중식당이 하나둘 보인다. 그쯤 어딘가에 홈보이서울이 있다. '뉴 아시안 푸드'를 표방하는 연남동의 뉴페이스 중식당이다. 뉴 아시안 푸드? 무슨 메뉴를 파는 곳이냐고? 메뉴를 보면 대충 감이 잡힐 텐데, 몽골리안 포크, 단단누들, 쿵파오치킨 같은 게 메인 요리. 퓨전 식당이라고 하지만 뿌리는 중식에 두고 있는 셈. 몽골리안 포크는 몽골리안 소스라는 매콤한 간장으로 양념을 한 탕수육이다. 처음 먹어 보면 눈이 띠용할 정도의 익숙한 듯 새로운 맛이랄까. 단단누들은 일본식 탄탄멘과 청두식 단단면을 섞어서 만든 요리. 이것도 역시 익숙하고 새로운 맛. 인테리어도 홍콩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잘 꾸며놓아서 분위기도 만족, 맛도 만족. 연남동에서 이 정도로 괜찮은 집 찾기 어렵지. 비 오는 날에 칭따오랑 같이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걸. 고량주도 좋고.

맥시멀리스트: 더 비기닝

H : 디에디트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이름은 이윤희. 우리는 그를 유니 PD라 부른다. 우리의 첫 만남은 지난 가을. 시칠리아 한 달 살기를 함께 떠날 인턴을 모집할 때였다. (궁금하다면 ‘여기’를 잠깐 클릭하시길) 결국 이탈리아에 함께 떠나지는 못했지만. 자꾸만 생각나고 눈에 밟히고 마음에 들어왔다. 어라, 혹시 내 사람인가? 그리하여 지금은 본투비 네이티브 디에디트 패밀리로 함께하는 중. 정직원이 된 화려한 신고식으로 유니 PD의 소비력을 자랑하는 왓츠인마이백 영상을 찍어 보았다. 보다가 놀라지 마시길. 깔깔.

치킨으로 지구 정복하러 왔수다

B : 치킨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ㅊ...치킨...짱! KFC 치킨의 튀김옷은 특이해서 좋아한다. 눅지고 두꺼운 느낌이 있는데 그게 매력. 편의점에서 파는 치킨 같은 질감이다. 그런데 이게 또 중독성이 강하다 보니 가끔씩 생각이 난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KFC에서 튀김옷 말고 진짜 옷을 만들었다. 정확히는 국내 스트릿브랜드 크리틱과 콜라보를 했다. 재밌는 건 크리틱이 2011년부터 꾸준히 KFC에 협업을 요청했고 이제서야 성사됐다는 것 그리고 한국 브랜드와는 첫 협업이라는 것이다. 어쩐지 티셔츠 일러스트나 화보만 봐도 지극정성이 느껴진다. 티셔츠마다 할아버지(커넬 샌더스)를 미래에서 온 외계인 등 다양하게 해석해놓았더라. 나도 하나 사려고 하는데 다 예뻐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네.

케이스티파이, 보고있나?

M : 악 짜증나 케이스티파이 요즘 왜 이렇게 잘해? 솔직히 헬로키티랑 콜라보 한 것까진 두 눈 질끈 감고 참았는데. 이번 하인즈와 한 콜라보는 도저히 못 참겠다. 에어팟 케이스부터 맥북 파우치 그리고 살균기까지 라인업도 다양하다. 아니, 고작 케첩으로 이렇게 힙할 일인가 싶다가도, 하인즈 케첩을 바른 내 아이폰을 상상하니 이시대의 힙스터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나는 아이폰과 에어팟 케이스를 하나씩 찜해둔 상태. 나 혼자 돈 쓰는 건 여러분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링크도 공유한다. 여기 가면 맛집처럼 웨이팅 리스트에 등록해둘 수 있다. 참고로 까탈로그를 보는 독자 중, 케이스티파이 관계자를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전해주시길. 에디터M이 아주 간절하게 광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다.

믿고 보는 사진 천재 시리즈, 알지?

M : 나는 귀찮아서 필름을 사고 카메라로 찍고 그걸 또 현상하러 가는 일 같은 거 못 하겠다. 근데 사람 마음이란 게 또 필름 카메라 감성은 내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래서 공짜 앱 스냅시드로 사진을 귀신같이 필름 감성으로 만들 수 있는 비기를 갈고 또 닦았다. 이건 정말 필살기니까 여러분만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대장금이 출동한다면 어떨까

B : 내가 버터비어를 리뷰하겠다고 하니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디자이너 여진쓰는 "오 이거 맛있어요!" 유니 PD는 "저는 이거 맛없어서 버리고 컵만 챙겼는데". 구독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반반. 그래, 그렇다면 서대문구의 대장금이 출동하면 어떨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홍시가 들어가면 홍시 맛이 난다고 정확히 캐치해내는 사람이다(?). 헛소리 그만하고 본론을 말하자면, 버터비어는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극 중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인데 그동안은 국내에 유통되지 않아서 마시기 힘들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만 팔았기 때문. 이제는 국내 온오프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리뷰를 읽어보고 마셔보고 싶다면 구매 고고, 내 스타일 아니다 싶으면 손절.

혹시 애플페이 기다리는 중?

H : 요즘 앱등이들 사이엔 이런 농담이 횡행한다. “애플페이 루머 때문에 행복회로 쓰로틀링 걸립니다” 번역하자면 이런 뜻이다. 몇 년째 소문만 무성한 애플페이의 한국 도입 관련 루머가 다시금 뜨겁게 타오르고 있고, 아닐 걸 알면서도 1%의 기대를 버리지 못해서 주책맞게 뛰는 가슴을 막을 길이 없다는 얘기다. 부정맥인가 싶을 만큼. 루머 정황도 구체적이었다. 현대카드 ZERO가 단종되며, 대신 애플페이 기반의 카드가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애플페이를 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애플이 요구한 수수료가 국내 카드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 게다가 NFC 방식의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를 보급해야 하는데, 애플이 이 역시 카드사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 물론 공식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뒷받침해주기엔 충분하다. 그러니까 친애하는 앱등이 여러분, 신기루 같은 애플페이에 기대 따위 품지 말자. 우리는 그저 삼성페이를 쓰는 지인들을 보며 부러움의 눈물이나 흘리면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애플페이 도입되면 당근마켓에 카드 지갑 팔아버려야지. 룰루.

전시 상황의 갤러리

B : 솔직히 말한다. 나 그렇게 전시 좋아하는 사람 아니다. 그런데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가 이런 걸까. 이 기사를 읽고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요동쳤다. 특히 구찌에서 진행하는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는 꼭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 사실 내가 구찌라는 브랜드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럭셔리 패션의 최전선에 있는 브랜드가 진행한다고 하니 궁금하더라. 기사에서는 구찌 전시 말고도 4개 전시를 더 추천하고 있으니까 요즘 전시 뭐 있나 쓱 훑어보길.

디에디트 MBTI 리포트

B : 열풍이라고 해야 되나, 트렌드라고 해야 되나, 모두가 MBTI 테스트를 한다.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저는 ISTJ예요. 그쪽은요?"라고 말할 것 같다. 이쯤 되면 주민등록번호에 MBTI를 기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디에디트도 성격 유형 검사를 했다. 유형에 대한 설명은 이미 인터넷에 널렸으니 굳이 보탤 필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아주 건조하게 전달한다. 기사 문체로.

에디터H와 유니 PD의 유형은 ENFP가 나왔다. 디에디트의 유일한 'E(외향적인)'다. 에디터H는 "어쩐지 평소에 내가 일하다가 스쿼트하면 같이 해주는 사람이 유니 PD밖에 없더라, 이거 과학이네!"라고 말했다. 

반면 3년째 H와 동업을 하고 있는 노부부의 한쪽 날개 M은 INFP다. 이 유형은 열정적인 중재자로 표현되는데, H는 "너는 열정적이도 않고, 중재적이지도 않잖아. 차라리 중재적인 열정자라고 하면 그게 맞겠다."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M은 본인의 결과가 마음에 드는 듯 H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디에디트의 라이징스타&인기쟁이 에디터B는 INTJ 유형이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야망가라는 설명에 대해 M은 "이것 봐, 내가 아니라 쟤가 소시오패스라니까"라며 본인에 대한 소시오패스설을 일축함과 동시에 B를 공격했다. 이로써 M은 중재자가 아님이 드러났다.

B는 본인의 유형이 INTJ임을 인정하면서도 ENFP 유형과 케미가 좋다는 결과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H와 잘 맞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요?"

마지막으로 권 PD는 INTP다. 논리적인 사색가 유형이다. 그의 악플러, 조용한 관종 캐릭터와 INTP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은 네티즌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한편, 디에디트 사무실에 놀러온 17년차 테크 리뷰어 기즈모는 MBTI는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며 오랜만에 20대들과 대화를 하니 기분이 좋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난 30대인데.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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