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 요원: 보도 직후엔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연서명을 받았어. 학생들은 이름을 올려 연대를 했고. 근데 요즘엔 학생 개인들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대자보도 많이 내걸어. 개별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단계지.
휘클리: 고소인 주장에 동의하는 목소리는 없어?
나래 요원: 고소인이 이번 소송을 처음 공론화했던 곳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거든. 거기엔 고소인을 지지하는 글들이 많아. 고소인의 계좌번호로 후원을 하고선 인증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고소인을 공격하는 글들을 아카이브로 만들어 고소하자는 사람도 있어. 그런데 다수라고 보긴 어려워. 고소인이 민사소송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하며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10명밖에 없거든.
휘클리: 고소인의 형사고소 사실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게 5월18일이잖아. 근데 왜 요즘 일이 더 커진거야?
나래 요원: 형사고소를 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게 처벌 대상이 되나’ 정도로 사람들이 생각한 것 같아. 그런데 이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이 6월28일 공개되면서 크게 이슈가 됐어. 미래에 겪을 정신적 트라우마 배상액(1인당 100만원)까지 넣어서 청소노동자 임금 3배가 넘는 돈을 청구한 거니까.
휘클리: 소송 사실도 그렇지만 청구 내역들도 이례적이네. 어떻게 알려진 거야?
나래 요원: 형사소송은 고소인이 에브리타임에 공개하면서 알려졌어. 이때 민사소송(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예고하니까 언론이 기다렸다가 보도를 한 거고. 물론 민사소송 소장을 언론에 뿌린 것도 고소인이야. 고소인이 민·형사 소송을 스스로 공론화한 거지.
휘클리: 나래 요원은 소장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어?
나래 요원: 소장과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을 봤을 때 고소인의 이해도가 낮다는 생각이 들었어. “청소노동자의 월급이 제가 들은 바로는 300만~400만원 정도이고 정년은 70살까지 연장된 상태”라 말하고 있거든. 노동자들이 한 달에 얼마를 받고, 얼마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 그들이 학습권과 노동권을 보장해야 학교에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물은 점도 아쉽고.
휘클리: 수사를 하는 경찰은 뭐래?
나래 요원: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피고소인 조사가 남았어. 법적 검토를 좀 더 한 뒤 노동자들을 부르겠대. 근데 좀 어려워하는 느낌이긴 해. 연세대 사유지에서 일어난 일에 연세대의 문제제기도 없이 공권력이 나서는 게.
휘클리: 고소 당한 청소노동자들은 당혹스러워 하겠네?
나래 요원: 더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아. 잘못 이야기 하면 학생을 비난하는 것처럼 될까봐 ‘안 미워한다’고 많이 이야기를 하고. 직접 나서 학생들을 만나기도 어려우니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에서 대응하고 있어. 연세대 졸업생 변호사들도 돕기로 했고.
휘클리: 연세대 학교 입장은 좀 바뀐 게 있어?
나래 요원: 똑같아. ‘우리가 나서서 누구 편을 들겠냐’고만 해. 원청이라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거야.
휘클리: 나몰라라 하는 거네. 원청이 청소 용역 단가를 올리면 될 문제 아니야?
나래 요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3월 연세대를 포함한 13개 대학에 청소노동자는 시급 400원, 경비노동자는 420원 올리라고 권고했어. 그런데 연세대와 용역업체는 아직도 200원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재정이 어렵다”는 거야. 적립금을 지난 해 기준으로 5800억원 쌓아두고 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