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글로벌 캠페인 톺아보기
Zoe     "오늘 아침은 강아지 영상 보면서 시작할래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혹시 여러분의 SNS 피드는 어떤 콘텐츠로 가득 차 있나요? 자극적인 콘텐츠들만 노출되고 있다면, 혹시 정화가 필요한 타이밍이 아닐지 고민해볼 타이밍은 아닐까요? 

오늘은 SNS의 알고리즘이 우리의 삶에, 그리고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런 현상에 나름의 해답을 던지는 LG전자의 글로벌 캠페인이 있어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담당자의 인터뷰도 담았으니 흥미롭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당신의 알고리즘은 안녕하십니까?
2. SNS 피드를 긍정적인 콘텐츠로 채울 수 있을까

😎 당신의 알고리즘은 안녕하십니까?

바야흐로 알고리즘의 시대입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는 무한히 추천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이 추천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반영하기 위해 시스템이 추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도로 개인화되어 노출된다고 하죠. 특정 콘텐츠에 한번 노출되고 나면, 알고리즘은 우리가 해당 콘텐츠와 유사한 카테고리를 선호한다고 생각해 점점 더 비슷한 콘텐츠를 보여줍니다.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 몇 개를 보고 나서 유튜브 피드가 그 가수가 출연한 콘텐츠들로 점령당한 적, 혹시 없으신가요? 먹방 크리에이터의 영상 하나를 본 이후에 해당 크리에이터와 유사한 먹방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로 가득 채워진 적, 다들 한번쯤 있으시죠?

이전 찬비님의 레터에서도 설명드린 것처럼, 알고리즘은 유저가 행한 행동을 바탕으로 미래에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추천해, 최대한 유저가 플랫폼 안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때문에 유저가 특정 콘텐츠를 선호한다고 판단하면, 해당 콘텐츠와 유사한 유형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해주고 있죠. 이를 토끼굴(Rabbit hole) 효과라고도 부르는데, 특정한 알고리즘 때문에 이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극적인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알고리즘의 늪에 한번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됩니다. © Unsplash

알고리즘의 효과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헤매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주고, 보다 편리하게 흥미로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러나 알고리즘은 그 콘텐츠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시청자가 플랫폼 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만 있다면, 어떤 콘텐츠든 관계 없이 추천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실제 다수의 연구들을 통해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유해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해준다는 점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2023년 국제엠네스티의 발표에 따르면 틱톡(TikTok)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권을 존중하기보다, 플랫폼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 더 초점을 맞춘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심각한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게 국제엠네스티의 주장입니다. 국제엠네스티는 케냐와 미국에 거주하는 13세 사용자의 가짜 계정을 30개 이상 개설, 틱톡의 추천 시스템이 청소년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는데요. 정신 건강 관련 추천 영상을 수동으로 재시청하자, 한 시간 이후 자살을 미화하거나, 정상화하거나, 장려하는 영상이 여럿 추천되기 시작했고 5~6시간이 흐른 뒤에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영상이 잠재적으로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CCDH)의 연구 결과도 이와 유사합니다. 이들 역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를 기반으로 한 13세 사용자의 가짜 계정을 개설해 신체 이미지와 정신 건강에 관한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그 결과 2.6분 이내에 틱톡은 자살 충동적인 콘텐츠를, 8분 이내에 섭식 장애와 관련된 콘텐츠를, 39초마다 신체 이미지와 정신 건강에 관한 비디오를 추천했습니다. 해당 콘텐츠들이 어린 사용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시청한 영상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콘텐츠에 노출시킨다는 점이 오롯이 드러난 겁니다. 

 ©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

이런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죠.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으나, 어린이와 청소년일수록 유해한 콘텐츠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선 인스타그램 출시 이후 10대 여성 우울증·자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레게르(Kaitlyn Regehr) 연구원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틱톡(TikTok) 등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 프로세스는 외로움이나 통제력 상실감 등 사람들의 취약점을 노리고 유해한 콘텐츠를 게임화한다”며 “젊은이들이 자해나 극단주의와 같은 주제를 접하면서 마치 오락처럼 느끼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16세 소년 체이스 나스카(Chase Nasca)의 사연을 전하며 그의 자살 원인을 틱톡 알고리즘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집에서 0.8km 떨어진 선로에서 발견되었는데요. 그의 자살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나스카가 따로 유서를 남기지 않아, 유가족들은 필사적으로 그 이유를 찾다가 그의 틱톡 계정까지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나스카의 검색어 기록은 배트맨, 농구, 역도, 동기부여 등 그의 관심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피드는 무기력함, 고통, 우울증, 절망과 관련된 콘텐츠로 가득했고 자살을 찬양하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도 많았죠. 그가 떠난 지 일년이 넘었건만 그의 피드에는 “고통을 없애세요, 죽음은 선물입니다(Take the pain away. Death is a gift)”라는 메시지가 적힌 콘텐츠가 여전히 노출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체이스 나스카. 이 아이의 인생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 블룸버그

알고리즘이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그리고 플랫폼이 유해한 콘텐츠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용자인 우리가 콘텐츠에 대한 판단을 직접 내리거나,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요?

❤️ SNS 피드를 긍정적인 콘텐츠로 채울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최근 LG전자의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 캠페인은 정말 흥미로워서, 구독자 여러분들과 꼭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우리가 기술에 의해 부정적인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기술을 이용해 이걸 정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부정적인 콘텐츠를 반복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유해성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낀 만큼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들의 피드를 긍정적인 콘텐츠로 채우고, 스스로의 알고리즘을 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한 겁니다.

LG전자 브랜드플랫폼팀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29개 영상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유튜브, 틱톡 등에 공개했습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를 시청하면 알고리즘을 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죠. LG전자에 따르면 5월 27일 첫 공개 이후 약 1달 간 노출수 40억회, 조회수는 18억회를 기록했고,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에는 약 1.3만개의 긍정적인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
캠페인 내용을 정리한 유튜브 영상 ©  LG전자 유튜브
사람들이 왜 그토록 긍정적으로 반응했는지, 어떤 생각에서부터 이런 콘텐츠를 제작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LG전자 브랜드플랫폼팀에 인터뷰를 의뢰했고, 캠페인을 총괄한 최중호 책임님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제가 흥미로웠던 지점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인터뷰를 읽어보시기 전, 혹은 읽으신 이후 틱톡 또는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 콘텐츠 중 일부. 오리부터 노부부까지 다양합니다. © LG전자

Zoe(이하 조): 이번 캠페인, 정말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알고리즘을 정화하기 위해 직접 '긍정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서 플레이리스트로 구성해, 사용자들이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피드를 정화하게끔 하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실 때, '긍정적인 콘텐츠'와 '부정적인 콘텐츠'는 어떻게 정의하셨나요? 어떤 기준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셨나요?

최중호 책임(이하 최) :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프로젝트라, 긍정적인 평가들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는 부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필터링보다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콘텐츠를 소개하고 시청할 수 있게 하자'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고 시작했어요. 때문에 부정적인 콘텐츠를 정의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이면서도 LG전자의 브랜드 가치와 맞고,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찾는 부분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10-20대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불링, 언어 폭력, 우울감 조장 등과 관련된 콘텐츠를 부정적 콘텐츠로 보았어요. 이는 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부정적 콘텐츠로 지적된 것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LG전자의 브랜드 방향성 및 핵심가치와 어울리면서도 고객/타겟이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 장르, 스타일을 찾기 위해서 실제 고객이 소셜미디어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어떤 장르의 콘텐츠를 더 보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도 진행했습니다. 설문 결과 및 브랜드 핵심가치와 캠페인 전략방향을 바탕으로 하여 동기부여형/비주얼형/유머형/교육형 등 4가지 유형의 소셜 콘텐츠를 제작하였습니다. 각각의 콘텐츠들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한 후, 각 유형에 맞춰 제작한 콘텐츠를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죠. 

크리에이터 미미미누, 박위와 협업해 한국 버전으로 만들어진 콘텐츠.

대표적인 동기부여형 콘텐츠입니다. © LG전자

조: 우리가 말로는 '알고리즘 정화'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만, 진짜로 이 캠페인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효과를 먼저 검증해보셨다고 하셨는데, 플레이리스트가 정말 효과가 있었나요? 

 : 네, 실제로 충분한 사전 테스트를 거쳐서 그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실질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드는 게 목표였거든요. 크리에이티브 효과 플랫폼 시스템 (System 1)의 Test Your Ad 플랫폼 제휴하여 진행한 테스트를 통해서 콘텐츠의 초 단위 감정 변화 분석에 대한 인사이트를 확인했는데요. 고양감, 즐거움, 흥분, 만족감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어떤 콘텐츠가 구체적으로 행복을 이끌어내는지를 검증했습니다.

긍정적인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난 이후, 실제 행복도가 증가했습니다. © LG전자

: 위 표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 플레이리스트가 비교군 플레이리스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행복 감정을 이끌어낸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실제 플레이리스트가 감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점수를 바탕으로 정서적 행복감이 가장 높은 반응을 이끌어낸 플레이리스트의 콘텐츠를 최종적으로 선별하여 사람들이 참여하고, 피드에 낙관적인 영향을 미칠 있는 콘텐츠로 가득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또, 플레이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시청하는 게 실제로 알고리즘을 정화하는 결과를 낳는지도 검증이 필요어요. 이건 유튜브 채널 ODG와 함께 실험을 진행해 검증 과정을 거쳤습니다. 알고리즘을 정화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약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LG의 플레이리스트를 포함해, 긍정적인 콘텐츠 중심으로 쭉 시청하도록 했습니다. 약 1시간이 지났을 때, 10개 중 2~3개 정도의 추천 영상이 달라져 있는 걸 확인했죠. 가능성을 본 겁니다. 지속적으로 우리의 플레이리스트와 같은 긍정적인 콘텐츠를 본다면, 알고리즘을 정화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가능성이요. 
사회실험 컨셉으로 촬영된 ODG 콘텐츠. 알고리즘이 실제로 변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 ODG 유튜브
조: 5월 27일에 최초 공개된 플레이리스트는 영어로 된 콘텐츠가 많았는데요. 이번 캠페인이 글로벌하게 진행되는 캠페인인 만큼 국가별로 다른 콘텐츠를 준비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준비하는 콘텐츠 자체에도 국가별로 차이가 있을까요? 어떤 지점을 고려하고 계신가요? 

: 이번 캠페인은 글로벌 통합 캠페인이지만,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게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 플레이리스트를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게 변형하여 해당 국가의 이용자가 좀 더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첫번째고요. 기존 글로벌 플레이리스트의 구성과 구조를 대부분 유지하되, 일부 국가별 소재를 추가하거나 구성 변경하는 방식이죠. 

두번째는, 플레이리스트 자체의 변형 이외에 국가별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캠페인은 플레이리스트 자체를 시청하면 피드가 긍정적, 낙관적으로 변한다는 것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참여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콘텐츠가 더 많아지게 하자'는 전략도 갖고 있거든요.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스스로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플랫폼 자체를 정화하려는 노력까지 이어진다면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일례로, 캠페인의 일환으로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에 세 여성의 스토리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전혀 모르는 누군가로부터 응원 메시지가 담긴 음성녹음 파일을 받은 여성이 그에 대한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해 바이럴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연은 응원과 지지를 담은 긍정적인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LG전자가 꼭 소개하고 싶었던 사례 중 하나였어요. 이처럼 이용자가 직접 참여해 긍정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 역시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각 국가의 로컬 마케팅 팀에서 해당 국가의 고객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참여하여 소셜 미디어에 #Optimismyourfeed #LifesGood 을 포함한 콘텐츠가 늘어날 수 있게 하는 활동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별로 LG전자의 'Life's Good' 가치에 동참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추가 섭외하여 로컬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인지심리학 전문가인 김경일 교수님, 크리에이터 미미미누, 박위 등과 협업을 통해 제작한 한국향 플레이리스트도 공개되어 있어요. 총 23개로 이루어진 콘텐츠가 여러분의 일상에도 변화를 일으켜주기를 기대합니다. 

© LG전자

조: 마지막으로, 마케터로서의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이번 캠페인은 분명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이용자가 느낄 때는 LG전자가 전면에 부각된다는 느낌은 많이 들지 않는데요. LG전자의 글로벌 캠페인인 만큼, LG전자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노출이 전면에 되지 않는 캠페인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목소리는 없었나요? 

: 글쎄요. 외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내부적으로 큰 챌린지가 있지는 않았어요. LG전자는 제품, 기술,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각 제품별로 주요 국가, 시장, 경쟁 등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LG전자의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개별 제품 및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 경험의 합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LG전자'라는 브랜드 활동을 통해 발전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브랜드를 선택할 때 제품의 성능이나 사용 편익 이외에도, 브랜드의 가치관이나 방향성을 중요시하는 Gen-Z 등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의 성향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미 이해도가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회사 경영진분들의 이해와 공감은 이미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캠페인은 LG전자라는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Life's Good' 이라는 브랜드 약속, 'Innovation for a better life'라는 브랜드 비전, 그리고 3가지 브랜드 핵심 가치인 'Uncompromising customer experience', 'Human-centered innovation', 'Warmth to power a smile'를 기반으로 캠페인을 기획했고, 플레이리스트에 포함한 콘텐츠부터 전체적인 캠페인 방향까지 모두 브랜드의 방향성을 녹여낼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 Unsplash

레터를 마무리하면서, 문득 유튜브를 켰습니다. 제 피드도 어떤지 점검해봐야 할 것만 같았거든요. 저 역시도 도파민이 가득한 콘텐츠로 점령당해 있을 것만 같아서 선뜻 피드를 열어보기 무서웠습니다. 레터를 준비하면서 플레이리스트를 여러 번 시청한 덕분이었을까요? 이것저것 관련 콘텐츠를 검색해 본 덕분이었을까요? 차분한 재즈 음악과, 아이들을 인터뷰한 ODG의 또 다른 콘텐츠, 강아지 고양이 영상이 피드에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쩐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께 다양한 레터를 보내드리면서, 레터마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적 있을 겁니다. 책, 영화, 드라마,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 속 콘텐츠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접근하는 행위를 뜻하는 이 용어는 단순히 사용자가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는 용어가 아닙니다. 비판적인 미디어 소비자가 된다는 건, 미디어 속에 내포된 담론을 읽고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 어떤 미디어를 볼 것인지, 어떤 콘텐츠를 생산할 것인지까지 확장적인 의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읽고 보고 쓰는 모든 것이 우리를 정의한다면, 이제 알고리즘에게 정의의 권리를 내어주지 말고 스스로 정의해나갈 때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 한걸음은 당장 오늘부터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편집/윤문 | 찬비 

이혼 브이로그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나날들

에디터 <Zoe>의 코멘트

제가 요새 응원하고 있는 유튜버 신태디님의 콘텐츠를 추천하며 오늘의 레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신태디님은 '이혼 브이로그'라는, 일견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인데요. 이혼이라는 단어는 <사랑과 전쟁>처럼 자극적인 콘텐츠와 결부될 것 같지만, 막상 그녀의 브이로그를 지켜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 친구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죠. 그리고 영상의 댓글에도 그녀가 왜 이혼했는지, 지금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아요. 모두 그녀의 행복을 응원하며, 소소한 에피소드에 함께 웃고 우는 사람들로 가득하죠. 도파민에 절여져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끔 잊고 사는 요즘, 사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것을 신태디님의 콘텐츠를 보며 깨닫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에 필요한 건 이런 콘텐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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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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