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개봉한 <말아톤>부터 2022년 현재 방영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발달장애, 그중에서도 자폐 스펙트럼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었어요. TV나 영화관에서 보셨을 법한, 내용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법한 작품들이지요?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키워드로 들어가 봅시다!

🍉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기회, 칭찬합니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발달장애인을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로 표현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기회가 되기도 해요. 일상에서 장애인을 만날 일이 없고 대중매체에서 접하는 장애인이 전부라면 매체가 주는 영향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장애인이 폭력적이고 불쌍한 사람이라면 은연중에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밝고 사랑스럽고, 심지어 뛰어난 능력까지 가진 사람으로 묘사가 된다면 어떨까요? 드라마라 과장된 부분이 있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예를 들어 우영우 같은 자폐장애인을 실제로 만났을 때 '반향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이 나를 놀리느라 따라 하나?' 이런 생각이 아닌 '아, 자폐장애인의 특성이구나'라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 사실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특별하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은 전 세계에 50명 이내로 극소수라는 것을요. 장애인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의 가족들은 있는 그대로, 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장애인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지만 실제로 만나게 될 장애인은 다른 모습일 거예요. 백 명의 장애인이 있다면 모두 다른 백 개의 특징들이 있어요. 우리는 한 가지 면에 집중하는 것이라 모두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우리의 시선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이 아니라 ‘아주 보통의’ 시선이 될 수 있겠죠? 

자폐 스펙트럼은요

자폐장애의 대표적인 특징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렇지만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폐 장애가 있다고 해서 같은 특징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 잊지 마세요.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거나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는 것, 즉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어요. 자신의 이름을 들어도 모두 반응하지 못할 수 있어요. 친절하게 미소를 보이며 다가가도 그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답니다. 눈을 피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더라도 부정적인 반응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다른 사람과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요. 알고 있는 적절한 어휘로 문장을 구사하기 어렵고 타인의 발화를 그대로 따라 하는 반향어를 보일 수 있어요. 자폐증을 가진 사람의 말소리를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음성의 높낮이와 빠르기, 억양 등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나요? 이러한 특징들을 안다면 소통할 수 있을 거예요.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행동을 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머리를 돌리거나 손뼉을 치는 등 반복적인 행동(상동 행동)이요.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좀 더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행동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요. 그러니 못하게 막는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죠. 또 신발을 신기 전에 꼭 양말을 신어야 한다든지, 물건을 제자리에 반듯하게 정리해놓는 등 자신만의 규칙과 루틴이 정해져 있기도 해요. 때로는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존중해주고 기다려주세요.

님은 자전거 타기, 영어 회화 등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무언가를 해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모든 사람이 노력한다고 영어를 잘하게 된다거나 그림을 잘 그리게 된다던가 하지는 않지만 시도를 통해 잠재된 능력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발견된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닐 수도 있고 작가 같은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발달장애인의 경우 능력이 있어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고 해요. 2021년 고용개발원의 조사에 의하면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임금, 비임금의 형태로 취업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29.3%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성인이 되어도 부모와 함께 생활할 수 밖에 없겠지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니얼굴'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참여한 정은혜 작가를 아시지요? 가지고 있는 능력이 발휘되기까지 기다려주고 지원해준 사람이 있었기에 '꿈을 다 이루었다'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당당히 사회에 참여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능력이 발휘되기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사회와 '자리'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물론 장애정도에 따라 자리와 지원이 달라져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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