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놀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월요일 출근을 하니 여기저기서 지난 주말에 방영한 드라마 얘기가 들려와요👂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에 발달장애인 배우가 출연했고 내용도 좋았다고요. 급하게 기사도 찾아보고 집에 가서 드라마를 다시 봤어요. 제 느낌은요, 우선 발달장애인을 연기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는 있었지만 제 기억에 직접 출연하는 드라마는 없었던 것 같아 그 부분이 놀라웠고요. 두 번째는 마치 처음부터 발달장애인 인물이 등장하도록 촘촘히 다른 인물들의 성격과 스토리를 미리 준비한 느낌이라 소름이 끼쳤다고 할까요. '결론은 꽤 괜찮았다'에요👍


오늘의 아뉴레터는 드라마에서 다뤄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엔젤스헤이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과 형제들이 본 드라마의 느낌도 소개해 드릴게요. (스포주의🚩) 

오늘의 줄거리
💌 푸릉마을 이야기
💌 그래서 님이 할 수 있는 일 🌱
우리들의 블루스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
푸릉마을 영옥이는 쌍둥이 언니가 있대요

🏝️제주 푸릉마을에서 물질하는 영옥이는 육지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었어요. 영옥이는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억척스럽게 물질해서 욕심 많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합니다. 종일 전화와 문자가 오고 과거에 대해 하는 이야기는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아 육지에 아이가 있다는 둥 남자가 있다는 둥 여러 소문도 따라다녀요. 늘 옆에서 영옥이를 지켜주고 사랑하는 선장 정준이 있지만 뭐 하나 속 시원히 말해주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늘 비밀이 많고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영옥이는 약간 밉상이기도 하지요


이런 영옥이의 행동들의 원인은 바로 육지에 사는 🙎🙎쌍둥이 언니였어요. 쌍둥이지만 언니 영희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촉망받는 화가였던 부모님은 돈이 안 되는 화가의 꿈을 접고 영희를 돌보고 치료하기 위해 돈을 벌어요. 영옥이와 영희가 12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영옥와 영희는 이모 집에서 살게 되지만 이모네 가족은 영희를 부담스러워해요. 눈칫밥을 먹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영희는 조현병까지 심해지게 되고 영옥이는 그런 언니를 데리고 집을 나와요. 12살 초등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짐인 언니를 장애인 시설에 맡기게 됩니다. 성인이 된 영옥이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핑계로 언니가 있는 곳에서 점점 멀어지고 급기야 제주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요. 언니 영희는 장애인 시설에 살면서 카페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그림을 그려요. 어느 날 영희는 몇 년째 만나러 오겠다고 말만 하고 오지 않는 영옥이를 만나러 제주도로 떠납니다. 영희가 제주도로 온다는 말을 듣고 영옥이는 정신이 번쩍 들어요.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인 선장도 밀어냅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평생 책임져야 할 장애 언니가 있다는 걸 선장이 알면 어차피 떠날 테니까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14회는 장애가 있는 형제를 부모 대신 책임져야 하는 비장애 형제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조금은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장애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님은 나중에 혼자 남게 될 장애 자녀를 걱정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혹시라도 그 장애 자녀를 책임지는 부담을 갖게 될 비장애 자녀를 걱정합니다.    


"울면서 봤죠. 우리에겐 드라마가 아니라 삶이니까요.

비장애 형제자매가 느낄 수 있는 감정도 그대로 전해졌고요."


“현재 이런 일을 겪고 있을 어린 영옥이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요.

그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도 어린 영옥이를 돕고 싶습니다.”


엔젤스헤이븐은 놓치기 쉽고 잘 보이지 않는 비장애 형제, 자매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뉴레터에서 소개해 드렸던 비장애 형제 이야기를 다시 보시길 추천합니다. 

여자친구의 쌍둥이 언니를 만났다 

어느 날 갑자기 육지에서 나타난 영옥이는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선장 정준의 마음속에 들어왔어요. 뭔가 얘기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영옥이가 좋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은데 어느 순간 영옥이 정준을 밀어내요. 이유도 말하지 않고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영옥이를 무작정 따라가 만난 건 육지에서 온 영옥이의 쌍둥이 언니 영희였습니다. 어딘가 다른 모습의 영희를 보고 정준은 아무 말도 못 했어요. 그런 정준에게 영옥이는 쌍둥이 언니가 다운증후군이라고 말합니다. 모르면 검색해보라고요.

"내가 영희 누나 보고 놀랬어.
난 그럴 수 있죠. 
다운증후군 처음 보는데 놀랄 수 있죠. 
그게 잘못 됐다면 미안해요.

그런 장애가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하는지
학교, 집, 어디에서도 배운 적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랬다고요. 
다시는 그런 일 없어요. 
그러니까 헤어지잔 말만 마."

맞아요. 우리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했어요. 정준이 조금 달라 보이는 영희를 보고 멈칫하는 그 순간이 저도 공감되었습니다. 엔젤스헤이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성인 발달장애인을 처음 만났을 때 저도 당황했었으니까요. 정준의 말대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랐거든요. 매일 만나면서 이젠 익숙함을 넘어 함께 수다도 떠는 친구가 되었고요.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보내는 낯선 눈빛과 편견은 이런 드라마와 어릴 때부터 교육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 선물같은 푸릉마을을 찾아서

영옥이는 영희와 함께 푸릉마을로 옵니다. 마당에 모여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삼춘들이 영희를 처음 보고 멈칫해요. 그렇지만 마음 따뜻한 푸릉마을 삼춘들은 영희와 영옥이를 무리 안으로 받아들여요. 처음부터 그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처럼 영희는 잘 어울립니다.

영희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푸릉마을이 현실에도 있을 수 있겠지요. 장애 아이를 키우는 한 부모님은 이 장면에서 마음이 먹먹해졌다고 얘기합니다. 저런 마을이 있었으면…. 가서 어부라도 뭐라도 다 하지이 한마디에서 부모님의 걱정과 바람이 모두 전해졌습니다. 많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이 그리는 따뜻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엔젤스헤이븐은 몇년 전 부터 차근 차근 커뮤니티 케어와 지원주택을 준비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아직은 시작이지만 부모님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장애인 당사자의 행복과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업이라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아뉴레터에서 소개해 드렸던 지역사회통합돌봄지원주택 이야기도 다시 읽어 주세요.

  
그래서 님이 
할 수 있는 일 🌱
이번 주말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영옥이와 영희 그리고 선장 정준의 이야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소감을 엔젤스헤이븐에도 나눠주세요. 소중한 이야기 나눠주신 분들을 추첨해서 10분께 커피☕ 쿠폰을 선물로 드릴게요.
  
아아.. 광고📣말씀 드립니다.

2000년 대, 전세계를 놀라게 한 프로젝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빨간 클립 하나집🏚️까지 산 프로젝트예요. 이 놀랍고도 재밌는 프로젝트를 엔젤스헤이븐도 따라해 보기로 했어요.


사무실에 돌아다니는 빨간 클립 하나

이 클립이 후원자님과 함께 

변하고, 변하고, 또 바뀌고, 바뀌어서,

엔젤스헤이븐의 해외 사업비

사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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