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수 감소에 교사 수도 줄인다 / 독일, 종일제 학교 위한 재정 지원 / AI가 만든 사진 출품으로 우승

도서관에 앉아 있다 보면 도서관과 관련 없는 질문들을 받게 됩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점이 많은 우리 아이들 눈에는 궁금한 부분들이 참 많을테죠. 어느 책에서는 이렇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인문학 관점을 갖추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했어요. 사소한 질문부터 깊이 있는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인문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데요. 불필요한 질문은 절대 없다는 인문학 책들을 바탕으로 제가 도서관에서 받은 질문들을 들려드릴게요.

"샘, 3월은 봄인가요 겨울인가요?"

3월 학교는 춥습니다. 신축 학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래된 학교일수록 단열이 약한 곳이 많죠. 그중 도서관은 더 춥고요. 옷을 얇게 입고 왔다가 벌벌 떨던 학생이 3월은 봄인지, 겨울인지 묻더라고요. 저는 절기상 경칩이 지났으니 봄이라 볼 수 있다고 답했는데요. 그러자 경칩이 뭔지 또 묻더라고요.

이제 14년을 살아본 중1 학생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배운 대로 딱 떨어지는 기온과 날씨가 아니라서 퍽 헷갈리는가 봅니다. 한두 해 나이를 더 먹으면 3월이 끝날 때까지 패딩을 옷장 깊이 넣지 않게 되는 경험치가 쌓일 텐데 말이죠. 절기로 시작해서 기후에 관한 대화로 넘어가려 하자 학생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내일은 엄마 말 듣고 따뜻하게 입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요.

또 어느 날은 도서관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여러 캐릭터가 그려진 접착식 메모지를 상품으로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학생 한 명이 어느 캐릭터를 고를지 고민하더라고요. 학생은 친구한테도 물어보고 계속 고민하더니 하나를 겨우 택했어요. 간식을 나눠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다양한 종류로 준비해 두고 먹고 싶은 간식으로 고르라고 했더니 선뜻 고르지 못하는 아이들이 꽤 됩니다. 상품과 간식을 나눠줄 때뿐만이 아니에요. 방과 후에 공부하던 학생들이 제게 자주 질문을 하곤 하거든요.

🤔 “저 오늘 학원 가기 전에 떡볶이 먹을까요? 핫도그 먹을까요?” 또는 “집에 갈 때 걸어갈까요? 버스 탈까요?”와 같은 사소한 결정들이죠. 자신이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어느 쪽을 선택했을 때 후회가 없는지, 결정하는 행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물론 고등학교 때 문과를 택할지 이과를 택할지, 어떤 진로를 정해야 좋을지와 같은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결정을 두고 질문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만 사소한 일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해 망설이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아마도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인 청소년기인 만큼 자신을 잘 파악하지 못해서라는 이유가 크겠죠

학생 한 명은 제게 "왜 사서가 되었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어릴 적 도서관이 좋아진 계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를 말했어요. 제 이야기를 들은 학생은 😶 “어른들한테 물어보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던데, 샘은 아니네요. 어떻게 하면 샘처럼 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어요.

🐢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이 책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었던 ‘청소년 인문학 강연’을 엮은 책이에요. 책은 윤리, 문학, 철학, 과학 등 청소년들의 인문학 인식을 넓혀줄 수 있는 여러 분야로 구성되어 있고, ‘소녀시대 윤아는 왜 예쁠까? 아기는 왜 귀여울까? 사람들이 테이블 구석 자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클래식 음악은 왜 좋을까?’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변들도 많은데요. 그중 도서관에서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학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분을 소개해 드려요.

♧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요?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중략) 어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왜 행복하려고 하나요?”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나요? 왜 행복하려고 할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또 행복하려고 공부하고 있는데, 행복해지는 것에 다른 이유는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최종 목적이라고 얘기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 중에서 성적, 취직, 돈 버는 것 등등은 보다 더 큰 목적을 위해서 수단으로 사용되는 중간 목적들이라고 하면, 최종 목적이란 더 이상 다른 것의 수단이 되지 않으면서 바로 그 자체 때문에 추구되는 것을 말합니다. (p. 150~151)

♧ 여러분, 그냥 배우는 것을 달달 외우기만 해서는 발전이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가르쳤던 것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서양 고대 철학의 두 기둥,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도전이 주어졌어요. 여러분은 이성적 동물이에요. 사회적 동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어느 분야의 공부를 하든지 플라톤처럼 영원하고 불변한 진리를 찾겠다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용기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행복도 찾아오지 않을까요? (p. 158)

어느 날, 한 친구가 심장이 아프다며

울면서😭 보건실에 찾아왔어요.

무슨 일이냐 물으니,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는데

종을 칠 때마다 누군가 심장💔을

찌르는 듯이 아프다는 거예요.

당황스러웠지만 혹시 모르니

학생 상태를 확인했지만,

체온, 호흡, 맥박, 혈압, 산소포화도

모두 정상이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아프다고 해서

보건실에 누워 쉬고 가게 했죠.

계속해서 꼬리잡기 하다가 넘어져서🩹

친구들의 인디언밥이 너무 아프다며🙌🏻

계속해서 아이들이 울면서 찾아왔는데요.

• 지난 링키레터에서 어떤 콘텐츠가 가장 좋았는지 여쭤봤는데요. 많은 분이 ''초등 의대반' 수업이 궁금하다면?'이 유익했다고 답변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