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달의 큐레이션"에서는 갈수록 위험해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를 이룰 대안은 무엇일지

** 2023년 4월 발행 **

<이달의 갈피> 구독자 여러분, 한 달 만에 다시 인사 드립니다. 😀

이번 호 <이달의 갈피>에는요~

1. "이달의 큐레이션"에서는 갈수록 위험해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를 이룰 대안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책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와 저자의 강연 영상을 추천 드립니다.

2. "이달의 책갈피 이야기"에서는 시인을 꿈꾸던 청소년 동성애자 고(故) 육우당 20주기를 맞아, 책갈피 출판사가 발행한 성소수자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3. "잊지 않겠습니다"에서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책갈피 출판사도 추모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참사의 교훈과 과제를 되새기는 데 도움이 될 책과 영상을 추천 드립니다. 

갈수록 위험해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대안은?

* "이달의 큐레이션" 코너에서는 혼자서 또는 독서 모임에서 여럿이 함께 읽을 만한 책갈피의 책을 주제별로 추천해 드립니다.

정말이지, 살 떨리는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그중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불안정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한편, 2023년 들어서만 북한이 미사일을 15차례나 쐈습니다.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중국은 항공모함 전대를 투입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벌였습니다.


이런 불안정 속에서 동아시아는 군비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체 핵무장론도 고개를 들고 있고요.


이러다가는, 수십만 명을 희생시키고도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아시아에서 재현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의 국제적 통합이 크게 진전된 곳인데, 왜 이렇게 위험해지는 걸까요? 항구적 평화를 이룰 대안은 무엇일까요?

선제 공격도 할 수 있게 된 일본, 해결되지 않는 과거사


최근의 동아시아 정세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일본의 군국주의화일 것입니다.


일본은 안보 관련 문서들을 개정하며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명시했습니다. 일본이 유사시 중국·북한의 군대와 영토를 선제 공격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장거리 미사일 전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방 예산도 급속히 늘려 5년 뒤에는 100조 원을 넘기려는 계획입니다. 그러면 일본의 군비 지출은 세계 3위로 급상승하게 됩니다.

중국을 견제하려고 동아시아에서 안보 동맹을 재구축하고 있는 미국은 일본의 이런 변화를 “대담한 역사적 진일보”라며 환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윤석열 정부는 이런 미·일의 행보를 지지하고 한미일 동맹의 강화를 바라는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일본 강제동원 전범 기업들의 배상 책임을 무효화하는 한일 합의를 맺어 버렸죠.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에는 왜 이렇게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인지를 현재의 국제 질서 속에서 바라보는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 국제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기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저자들은 세계적 맥락의 불안정이 한반도 정세에 가장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세계적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도전자들을 견제하는 미국,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슈퍼파워로 굴기하려는 중국 사이의 경쟁과 대립 속에서 사태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큰 맥락 속에서 여러 매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반도 정세가 대화와 해빙 분위기를 타다가도 급작스레 싸늘하게 식고 갈등과 적대감이 고조되는 것을 반복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런 이해 속에서만 항구적 평화를 이룰 대안이 무엇일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 책의 저자들은 주장합니다.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
김영익, 김하영 외 지음 | 400쪽 | 16,000

※ 김영익 저자의 온라인 강연 영상도 참고해 보세요.

시인을 꿈꾸던 청소년 동성애자 고(故) 육우당 20주기를 맞아

고(故) 육우당 20주기를 맞아 저희 책갈피 출판사의 역사를 일부 돌아보려 합니다.


육우당은 시인을 꿈꾸는 청소년 동성애자였습니다. 2003년 청소년보호법의 동성애자 차별 조항 삭제를 위해 투쟁하다, 동성애자들이 “하나님의 진노로 유황불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역겨운 저주에 항의하며 4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분노와 슬픔에 빠진 성소수자 운동가들과 진보적 기독교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추모 예배를 열고 한기총에 항의했습니다. 저희 책갈피 출판사 대표도 추모 예배에 참가했다가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책갈피 출판사의 역사는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발전과 연관이 깊습니다. 한국 성소수자 운동이 태동하던 무렵인 1995년에 책갈피 출판사는 마르크스주의로 성소수자 혐오의 원인과 해방의 전망을 이야기하는 책을 2종 냈습니다.

《동성애자 억압의 사회사》와 《동성애자 해방 운동과 마르크스주의》가 그것입니다. 성소수자 문제를 다룬 책은 몇몇 우익 기독교 서적밖에 없던 시절에 나온 이 책들은 한국에서 급진적 성소수자 운동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 변화한 상황과 새로운 경험을 일반화하기 위해 다시 여러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잊지 못하는 날,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지난 4월 16일은 우리가 잊지 못하는 날, 세월호 참사 9주기였습니다.

4월 15일에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는 한 개인 활동가 분이 세월호 노란 리본을 무료로 나눠 주시며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추모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잊지 않고 있습니다.

책갈피 출판사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책 《세월호 참사, 자본주의와 국가를 묻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을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자본주의와 국가를 묻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의 지은이가 세월호 7주기를 맞아 발제한 온라인 강연 영상 “세월호 7주기: 참사는 왜 일어났고, 왜 해결되지 않고 있는가?”도 공유 드립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대학생 시절,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강연회를 열고 서명 캠페인과 대학생 집회를 조직하며 캠퍼스를 뛰어다닌 ‘세월호 세대’입니다.
지은이는 세월호 참사를 자본주의 체제와 연관 짓고 마르크스주의로 이를 분석합니다. 

세월호 참사, 또 이태원 참사에서 국가가 보인 철저한 무능과 관료주의도 단지 우연이나 음모가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기구의 근본적인 계급적 성격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참사의 교훈과 과제를 되새기는 데, 이 책과 영상이 구독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자본주의와 국가를 묻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
김승주 쓰고 엮음 | 196쪽 |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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