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 실험 없는 착한 생리용품을 찾아서

2021.07.15 ㅣ 20호

용사 님,

날이 더워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늘어서 사실상 자가격리 중인 분들 많으시죠? 이 기간을 누구와 버티는지가 중요하단 걸 새삼 깨닫는 요즘이에요. 특히 1인 가구라면 생강 에디터처럼 고양이들과 살거나(자랑 맞아요) 반려식물을 들이거나. 내 손으로 생명을 돌보다 보면 뿌듯하고 든든한 것 같아요. 윈 에디터가 지난 호에 쓴 강감찬 도시농업센터 탐방기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이유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보게 돼요.

💌오늘 지구용이 전하는 이야기

무심코 쓰는 생리용품, 동물을 죽인다고?
헌 옷 줄게 새 옷 다오
한줄소식 : 마켓컬리 퍼플박스, 온난화와 열대전염병, 인천의 '전시용' 동물 폐사

#생리 때문에 희생되는 동물들 #크루얼티프리

사진=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

옴쭉달싹 못하도록 고정된 토끼들이 실험을 기다리고 있는, 이런 사진을 본 적 있으신가요? 순한 토끼들이 실험실에서 어떤 일을 겪는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다행히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화장품을 위한 동물 실험을 금지했지만, 사각지대가 있어요. 바로 여성 대부분이 정기적으로 써야만 하는, 생리용품.

박테리아가 묻은 탐폰을 토끼의 생식기에 집어넣은 후 14~16시간을 방치한다거나, 생리대·생리컵 원료에 부작용은 없는지 실험하려고 직접 주입한다거나, 이후 안락사시키는 등의 동물 실험이 이뤄지고 있어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쓸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대안이 꽤 많아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제품 두세 개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걸 떠올리면 감개무량할 정도(에디터의 진심이 느껴지시나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생리용품, 특히 국내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제품들을 모아왔어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해피문데이의 생리대, 인스팅터스의 이브컵, 페타의 인증 마크, 라엘의 종이 애플리케이터 탐폰.

‘이브 콘돔’으로 알려진 인스팅터스의 생리컵은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크루얼티프리&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 생리컵은 버리지 않고 계속 쓸 수 있어서 가장 좋은 대안이에요. 제품 패키지, 택배 완충재도 최대한 종이로 만들었구요.

미국에서 한국 여성 세 분(오른쪽)이 공동창업한 ‘라엘’ 제품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요. 생리대, 팬티라이너, 탐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는 게 장점.

라엘은 창업 이듬해인 2017년 아마존에서 생리대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유명해졌어요. 정말 빵! 하고 뜬 거죠.

국내 판매되는 라엘 탐폰의 어플리케이터가 플라스틱인 게 아쉽긴 한데, 대신 한국 쇼핑몰이나 다름없는(?) 아이허브에서 종이 애플리케이터 버전의 라엘 탐폰을 판매 중이에요.

해피문데이에선 생리대, 탐폰을 살 수 있어요. 탐폰은 유기농 순면 흡수체와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로 구성됐어요. 그러고 보니 해피문데이, 인스팅터스, 라엘 모두 여성이 창업한 기업들이라 더 안심하고 쓸 수 있을 거란 믿음도 가요.

마지막으로 올리브영, 랄라블라 같은 오프라인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라케어 제품도 크루얼티 프리. 아이허브에서 살 수 있는 허니팟(Honeypot), 오가닉스(Organyc)의 생리대·탐폰과 디바(Diva)·루넷(Lunette) 생리컵도 크루얼티 프리. 페타 홈페이지, 각 사 홈페이지 등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빨아 쓰는 순면 생리대, 생리팬티도 좋은 대안이에요. 일회용 생리용품에 비하면 번거롭겠지만 지구를 위해 그런 수고쯤 달게 받아들이는 용사님들이 늘어나는 분위기에요.

#재활용 패션 #새옷으로 둔갑한 헌옷 #래코드

"고객을 소비자가 아니라 소유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급진적인 생각이지만 변화는 바늘과 실로 만들 수 있다."🎙친환경 의류 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최고경영자(CEO) 로즈 마카리오가 한 말입니다. 옷을 오래 입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친환경 활동이며 그런 변화는 '바늘과 실'🏮, 옷을 수선해서 입으면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 듯해요.

국내에서도 이런 생각을 실천하는 곳이 있어요. 코오롱FnC의 '래코드'라는 브랜드인데요. 10년 전부터 코오롱 의류 계열사가 생산했다 팔리지 않는 옷 등을 활용해서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 옷을 선보이고 있어요.

래코드가 새로운 옷을 만드는 작업장을 다녀왔는데요, 같이 가보실까요.

노들섬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