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형중입니다. 
제가 LAB2050의 대표가 되고 나서 두 번째(첫 번째 메일 링크), 또 2023년의 첫 번째 뉴스레터네요. 

올해 첫 출발 어떠셨나요?(벌써 보름 넘게 지났다니..)  
새해를 맞이하면서 했던 다짐들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 다짐대로 살고 계신가요? 
사실 저도 잊고 지내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되새겼습니다. 
마침 두 번째 설날(구정)을 맞았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심'삼일도 열번이면 습관이 바뀌니깐요.
자주 작심을 하려고 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연구 보고와 새로운 방향 모색 


LAB2050은 지난 연말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 효과분석 1차년도 연구의 최종보고회를 지난 12월 5일에 잘 마무리했습니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의 4000여명의 주민에게 5년간 월 15만원씩을 지급하는 이 시범사업은 기존 기본소득의 특성에 두 가지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역 내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이라는 것이고, 이로 인해 복지 정책이 공동체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효과 측정을 시도하는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경기도는 이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1차년도, 3차년도, 5차년도에 효과 측정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LAB2050은 첫 해의 연구를 맡아 향후 이 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도록 청산면과 비교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량·정성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책임연구자(장한일 국민대 교수, 김현아 LAB2050 지역전환랩 실장, 오승호 한국리서치 부장) 선생님들을 비롯해 공동연구자인 정해일 고려대 교수, 황정하 전남대 교수, 서재교 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장, 고동현 LAB2050 기획실장,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 이재경 한신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선생님들 덕분에 연구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정책을 설계하는 것만큼 정책의 효과를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시행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정책의 정당성만큼 정책의 효과에 대한 논의가 더 이뤄졌으면 합니다.  

지난 12월 22일엔 LAB2050의 연구위원분들, 또 여러 초대 손님을 모시고 송년모임을 열었습니다.  
이날 제가 LAB2050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에 대해서도 열띤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날 발표한 PT의 슬라이드 두 장만 소개해드릴게요. 
이렇게 연구활동가의 개념을 소개하고서 LAB02050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발표했고요.
왜 이런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또 예상효과가 무엇인지도 제시했습니다.
저는 나름 조심스레 새로운 방향을 제안했는데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새로운 방향에 공감해 주었고, 이 방향에 부합하는 사례들을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했습니다. 복지전문가인 김보영 영남대 교수는 "제 정체성을 호명하는 적절한 명칭을 찾았다"는 고무적인 말씀도 해주셨죠.
이날 모임은 지난 5년간 LAB2050을 지켜온 최장기 근속자인 고동현 기획실장님의 고별사회로 진행됐습니다. 고동현 실장님 덕분에 LAB200이 우리 사회 공론장에 의미있는 논제들을 제시하고, 눈에 띄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드리고, 새로운 곳(기후솔루션)에서의 연구와 활동도 응원 드립니다. 

누칼협보단 '서로 도움'이 시대정신

이제 짧고도 밀도있게 오늘의 뉴스레터 주제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지난해 한국 사회를 휩쓴 유행어 가운데 '누칼협'이 있습니다.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의 줄임말인데요. 
누군가 자신이 힘든 처지를 꺼내면 누구도 그걸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니 아무말 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라는 의미입니다.  
이 유행어는 마치 무적의 논리처럼 거의 모든 사안에 적용됐죠. 
가계부채로 힘들다는 이에게 "누가 칼 들고 빚내라고 협박했냐",
일터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이에게 "누가 칼 들고 거기 취업하라고 했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심지어 화물연대 파업과 이태원 참사에도 "누가 칼 들고 그 일 하라고 했냐", "누가 칼 들고 거기 가라고 했냐"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각자도생도 이젠 조용한 버전을 넘어 적극적으로 서로를 다그치는 형태로 진화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누칼협의 가장 반대편에 우리의 시대정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서로 도움'이자 '서로 돌봄'입니다. 관계적 돌봄이기도 하고, 관계적 복지이기도 합니다.
만일 서로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많은 일들이 쉬워집니다. 
이른바 '내어남쉬'(내겐 어려운 일이 남에게 쉬운 일)의 법칙이 있는데요.(제가 만든 법칙입니다) 
이를테면 한 사람이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열 명이 있다고 한다면요. 
그 한 사람이 겪는 어려움에 도움이 되는 일을 상대적으로 쉽게 여기는 사람이 열명 중엔 분명히 있을 거란 의미입니다. 
그 도움은 재정적 지원이든, 혹은 지식이든, 혹은 도움이 되는 다른 이를 소개하는 일이든, 혹은 정서적 지원이든 다양하겠죠.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지난 십여년간 복지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건들에서 그들이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사람들이 있었으면 분명 달랐을텐데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도움을 촉진하는 체계, 다시 말해 연쇄적인 도움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그 고리를 만들어낼 열쇠를 찾고 있습니다. 
<래디컬 헬프>의 저자 힐러리 코텀은 그 열쇠를 '관계'로 보고 있으며 "우리의 현 복지당국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시각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또 그 고리를 단단하게 할 다른 요소들은 무엇일지가 궁금한데요. 이제 그 고리를 찾는 여정을 떠나려 합니다.  

실은 지금까지의 '빌드업'을 통해 LAB2050을 도와달란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LAB2050을 도와 같이 연쇄적인 도움의 고리를 만들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방법은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년 12월 LAB2050 연구진들의 칼럼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담론 경쟁’만으론 이 무기력한 상황을 타개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작지만 실천적인 사례들로 맞서보는 게 어떨까. 지역에서 여러 주체가 만드는 작은 사례, 그것은 돌봄일 수도 있고, 기후 대응을 위한 폐기물 순환과 에너지전환일 수도 있다. 작지만 혁신적인 성공 사례들이 반전의 씨앗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새해에 새롭게 제시하고 싶은 화두다.

- <주간경향>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클릭)


참사가 일어나면 사회 구성원 모두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다수가 힘을 합쳐 그 참사의 피해를 잘 보듬고 극복해나간 경우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시사인> 김현철의 '삶이 묻고 경제학이 답하다'(클릭)


보편적 사회안전망은 사각지대 없이 누구나 기본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보장수준이 되어야 하며, 단지 약자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인정한 취약계층만을 위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개혁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일상적 삶의 안정을 외면하고 오히려 불안하게 만드는 개혁은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라 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 <경향신문> 최현수의 '사람을 생각하는 정책'(클릭)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 대상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발굴하는 주체는 지자체 현장 공무원들입니다. 사실 이들은 올해 김윤영·최정은·이인수(2022)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발굴시스템 업무에 많은 부담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일선 공무원들은 중앙으로부터 발굴대상자 명단을 2달에 한번 전달받은 이후 전화, 방문, 우편물 등을 통해 대상자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때때로 이·통장 등 지역 인적자원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직접 방문하기도 합니다...그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복지발굴시스템이 신뢰도와 타당성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해 많은 기회비용을 치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서울복지공유센터> 김윤영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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