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도수 : 9.0%

가격 : 19,000원

“이건 포터꺼네” 함께 간 에디터가 칵테일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도수가 낮은 편에 속해 알코올 향이 크게 나지 않는다. 술에 강한 드링커라면 10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알코올에 민감한 사람들이 바로 캐치할 수 있을 정도의 알코올 향은 남아있다.

붉은 오렌지색 빛깔을 띠고 있는 이탈리아 식전주인 아페롤(Aperol)을 베이스로 *포멜로, 패션후르츠, 라임 오렌지가 들어간다. 들어간 재료들만 봐도 맛을 상상할 수 있다. 미세하게 과육이 느껴지고 과일 칵테일 특유의 텁텁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부담 없이 새콤한 칵테일을 즐기고 싶다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추천한다.

*포멜로 : 15-20cm 감귤류의 과일.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섞여있다.

첫 등장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함양의 특산품 중 하나인 솔방울에 불을 붙여 조금씩 타들어 가는 모습에 눈이 즐겁다. 향은 약한 인센스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비주얼적인 이벤트가 아닌 칵테일에 향을 입히는 과정이라는 설명에 맛 또한 궁금해졌다.

담솔 베이스에 한국식 애플 브랜디를 더했다. 첫맛은 솔향의 시원함이 가득 담겨있고 애플 브랜디의 달콤함도 자연스럽게 입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함양의 가장 큰 특징은 목넘김 뒤에 찾아오는 강한 스모키함이다. 앞서 언급한 훈연 솔방울의 향과 *smoked islay whisky가 그 주인공이다. 설명을 전혀 듣지 않고 마셔도 스모키함만은 반드시 감지할 수 있다.

이름에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하다. 뉴욕, 맨하탄, 롱아일랜드처럼 지역명을 딴 칵테일들이 많은데 왜 한국 지명은 없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그 지역의 특징을 칵테일로 재탄생시켰다. 함양 외에도 ‘금산’, ‘여주 두 번째’, ‘제주 두 번째’ 등 다양한 지역명 칵테일이 있으니 한국을 여행하듯이 즐겨보길 바란다.

*smoked islay whisky : 스코틀랜드 서해안에 있는 이너헤브리디안 제도의 최남단 중 하나인 islay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로, 토탄 연기 향이 특징이다.

박재서

도수 : 22.0%

가격 : 20,000원

잭 다니엘, 첫 맛을 보자마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분명히 잭 다니엘의 향과 맛을 좀 더 한국스럽게 재해석 한 맛이다. 우선 레이어가 다양하다. 곡물의 향이 더해져 있고 견과류의 고소함도 느껴진다. 안동소주를 베이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도수는 잭다니엘 원액만큼 굉장히 세게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 바디감도 살아있고 뒷맛이 깔끔하다. 강한 도수의 칵테일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마셔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함양처럼 이름이 고유명사인 칵테일이다. 박재서는 칵테일의 베이스인 안동소주 장인의 성함이다. 앞서 소개한 함양과 같은 ‘춘재’ 메뉴에 있는 '우희열의 스케치북'은 ‘한산 불 소곡주’ 우희열 장인을 생각하며 만든 재미있는 이름이다.

앞선 16th shot 티센트에서 만났던 두부과자의 사촌 정도 되는 맛이다. 담백하고 바삭한 야채크래커 맛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 때문에 칵테일의 맛을 해치지도 않고 안주로서는 제격이다. 한 모금과 다음 모금 사이에 입이 심심하지 않게 맛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서촌으로 데이트를 올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하는 장소다.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바 테이블에 앉아 칵테일을 만드는 비주얼에 더해 친절한 바텐더님과 소통도 가능하다. 바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한 테이블당 한 명씩 바텐더가 붙어서 서비스를 해주신다.

바(bar)라고 하면 무턱대고 음지 문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어 친숙한 카페 느낌이 나도록 유도한 부분도 세심한 울림을 준다. 가격 또한 고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절함이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에 바를 처음 방문하고자 한다면 바 참을 추천한다.

“한국적인 맛과 분위기가 살아있는 바를 즐기고픈”

”아직 바(bar)라는 공간이 낯선”

”서촌에서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드링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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