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드셨나요?

지난 일요일(4월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차공예 박람회에 다녀왔는데요. 6월 열리는 차문화대전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콜드브루 엑기스처럼 생긴 '액상 백차'나 환처럼 생겨 물에 그대로 녹여 마시는 '차고' 등 신박한 문물을 접할 수 있어 나름 재미있었어요.

참, 그리고 저는 다음 주 직접 🌱녹차를 만들러 전남 구례에 내려갑니다. 제주도나 보성 차밭에서 사진만 찍을 줄 알았지 제가 직접 찻잎을 따고 덖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요. 어쨌든, 이렇게(?) 됐습니다. 5월 구례의 차밭은 어떤 모습인지, 직접 만든 녹차의 맛은 어떠했는지 다음 더티레터를 통해 자세히 전해드릴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우리 오래, 즐겁게 차 마시자구요.😆

윤 팽주 올림

여러분은 집에서 차를 마실 때 어떤 다구를 사용하나요? 저는 주로 개완을 이용합니다. 개완은 위의 사진 속 물고기가 그려진 다구의 이름인데요. 개는 뚜껑을, 완은 아래 오목한 그릇을 뜻합니다. 즉 뚜껑 달린 그릇이라는 의미로 중국에서 차를 마실 때 자주 사용하는 다구에요. 여전히 찻집에선 우리기 편한 작은 주전자 형태의 티포트를 많이 내놓지만 종종 개완으로 차를 우려주거나 직접 우릴 수 있도록 개완을 내주는 곳도 있더라고요.(더티레터 1호에서 소개해드린 차차티클럽도 그런 곳 중 하나죠) 이제 막 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분명 이 개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계실 것 같아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개완의 장점, 간단한 사용법을 설명해드리려 합니다.

첫째, 유약처리된 도자기 소재라 하나의 개완으로 여러 종류의 차를 우려도 서로 맛에 간섭이 없습니다.(솔직히 맛의 간섭이 있어도 전 잘 모를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합니다😅) 개완과 더불어 중국식으로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대표적 다관(티포트)은 자사호입니다. 자사호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흙을 그대로 구워낸 것이라 기공이 많아 향이 잘 뱁니다. 그래서 보이차를 마시던 자사호엔 보이차만, 오룡차를 우려마시던 자사호엔 오룡차만 우리는 것이 좋다고 해요. 차의 종류별로 자사호를 갖춰둘게 아니라면 맘 편히 유약처리 된 도자기나 유리 소재의 다관이 낫겠죠.

둘째, 입구가 넓어 찻잎이나 차탕 색을 보기 쉽고 세척도 간단합니다. 주전자 모양의 다관은 물이 나오는 부분이나 뚜껑의 오목한 부분 등 닦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개완은 모양이 단순하고 입구가 넓어 찻잎과 물을 넣기 편하고 세척도 간단합니다. 차가 얼마나 우러났는지 눈으로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귀차니스트라면 주저없이 개완을 추천합니다!

셋째, 그럴싸해 보입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포인트죠. 위와 같은 장점은 개완만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세상엔 차 우리기 편한 티백과 티포트가 많아요! 하지만 그런건 결정적으로 그럴싸해 보이지가 않습니다. 차판에 개완 딱 올려놓고 차를 우려주면 다들 하던 대화도 멈추고 재미있게 구경하더라고요. 남을 대접할 때에도, 나를 대접할 때에도 기분 좋은 다구에요.

말로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서 설명이 쉽고 깔끔한 영상을 가져왔어요. 영상에서처럼 엄지와 검지로 개완 위아래를 탁 잡고 검지 손가락을 뚜껑의 움푹한 부분에 살짝 얹으면 된답니다. 이 외에도 유튜브에 개완 사용법 또는 개완 잡는 법을 검색하면 다양한 튜토리얼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저는 주의사항 몇 가지만 당부할게요. 먼저, 뜨거운 물을 너무 가득 따르지 마세요. 개완은 손잡이가 따로 없어 몸통을 집어야하기 때문에 물을 가득 부으면 손가락이 너무 뜨거워요.🔥 두 번째, 뚜껑을 딱 맞게(맨 위의 물고기 개완 사진처럼) 덮지 마세요. 위의 사진 두 장을 보면 뚜껑이 살짝 비스듬하게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살짝 어슷하게 덮어놔야 뜨거운 열기가 한김 나갈 수 있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너무 뜨거워요.🔥

요즘 소반을 재해석한 가구나 인테리어 용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류종대 작가의 소반은 나무가 아닌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요. 강렬한 색감이 시선 강탈!

오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차문화대전이 온라인 사전 등록을 진행 중이에요.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하면 입장료(5000원)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