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86 I 2022.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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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축구 보는 거 좋아해? 4호는 완전 ‘축알못’이야. 축구를 즐겨보지 않다 보니, 축구를 잘 몰라. 축구 뉴스가 어려워 거의 읽는 일도 없지. 그럴수록 축구와 점점 더 멀어지고….😑
이런 나도 꼭 챙겨보는 경기가 있어.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경기야. 이상하게 월드컵만 되면 애국심이 막 샘솟는 건지, 아니면 대학 시절 강렬했던 한·일월드컵 때문에 몸이 반응하는 건지, 저절로 ‘대~한민국!’을 외치게 되더라고.
4년에 한번 오는 그 시간이 다시 찾아왔어. 2022 카타르월드컵이 우리나라 시각으로 11월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밤에 개막하거든. 우리는 ‘16강’ 티켓을 놓고 우루과이(11월24일 밤10시), 가나(11월28일 밤 10시), 포르투갈(12월3일 새벽 0시)과 맞붙어. 티비로 관전하기엔 역대급으로 좋은 시각인데, 문제는 만만한 경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
그런데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거야? 분명 이전엔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응원했는데, 겨울 월드컵이라니. 그리고 ‘캡틴’ 손흥민 선수는 안와골절 수술을 받고도 출전한다고 하는데, 말려야 하는 거 아닐까? 카타르의 인권 문제는 또 어떻고. 경기를 그냥 봐도 돼?
이번 휘클리는 카타르월드컵 요모조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축알못들과 축구팬을 위한 정보를 두루 전할 테니, 모두 잘 따라와 줘. 삑~킥오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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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_weekly, quickly
- 한 번 물어봤다: 카타르월드컵이 뭐길래 + 이벤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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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개 경기 직관 가능한 콤팩트 월드컵
- 22회 카타르월드컵은 11월20일~12월18일(현지시각) 열려. 중동 이슬람 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야. 이번 월드컵은 ‘콤팩트 월드컵’이라고도 불려. 지금까지 월드컵을 개최한 22개 나라 중 도시국가인 카타르의 면적이 가장 작거든. 경기도와 비슷하다고 해. 인구도 270만 명에 불과하고. 그러니 8개 경기장이 수도 도하를 중심으로 모두 반경 50㎞ 안에 있어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하기 좋대.
- 카타르월드컵에서 달라진 점도 있는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본선 엔트리(선수 명단)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거야. 최대 교체 인원도 3명에서 5명이 됐고.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도 하고, 첫 겨울 월드컵이라 선수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해. 인공지능(AI) 심판을 처음 도입해 ‘오심’ 시비도 줄인다고 하고. 본선엔 32개국이 출전했는데, 다음 2026 북중미월드컵에선 48개국을 뽑는대.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선수들이 많은 이유
- 결승전은 카타르 건국일이기도 한 12월18일(현지시각)에 열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고 치르는 첫 월드컵인 거지. 지금까지 21번의 월드컵은 대부분 6월 중순에 시작해 한 달 뒤 결승을 치렀거든.
- 왜 겨울 월드컵이 됐냐면, 개최국의 날씨 때문이야. 해안과 사막이 한 데 있는 카타르🏖️는 여름철 무척 무더워서 체감온도가 50도☀️까지 치솟는대. 그나마 11월 말부터 선선해.
- 선수들에겐 부담이야. 각 대표팀 에이스 중엔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잖아. 유럽리그는 보통 8월에 시작해서 이듬해 5월 끝나거든. 그래서 휴식기인 6~7월에 월드컵을 치러온 거고.
- 그런데 시즌 중간에 월드컵이 열리면 어떻게 될까? 선수가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이 더 많아. 월드컵에 맞춰 리그 일정을 무리하게 조정하느라 선수들이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해. 그래서 부상을 당하는 일도 많아지고.
- 그러니 겨울 월드컵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FIFA는 선수들을 소처럼 취급한다.”(캐러거 BBC 축구 해설가), “시즌 도중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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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5일 카타르 도하에서 노동자들이 원형의 설치물에서 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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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돈 거둬 막대한 돈 뿌리는 월드컵
- 어쩌다 카타르가 선정됐을까. 막대한 ‘오일 머니’💰를 뿌려댄 덕분이란 분석이 많아. 2010년 FIFA 집행위원들이 개최가 유력하던 미국 대신 카타르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카타르로부터 돈을 받은 여러 정황이 드러났거든.
- 꼭 뇌물 사건이 아니어도 월드컵과 돈은 떼려야 뗄 수가 없어. 그 자체로도 돈 잔치거든. 이번 월드컵의 총상금은 4억4000만 달러(약 5843억원)에 달해. 여기에 FIFA가 월드컵에 선수를 내보낸 각 구단에 지급하는 보상금까지 합하면, FIFA가 이번에 1조원을 뿌릴 거란 이야기도 나와.
- 물론 FIFA엔 남는 돈이 훨씬 많아. FIFA는 입장권, 중계권, 스폰서십 등으로 4년에 70억 달러(약 9조2960억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돼. FIFA는 작은 나라들에 기회를 준다는 이유로 월드컵 주기를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 역시 돈벌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아.
✔️FIFA의 ‘스포츠워싱’?
- 또다른 문제는 카타르라는 나라 차제에 있어. 카타르는 대회 준비에 역대 최고액인 2000억달러(약 265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대. 주로 건설🏗️ 투자야. 부자나라 카타르의 국민을 대신해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이 경기장, 공항, 고속도로, 호텔 등을 지었어. 이 과정에서 숨진 이주노동자만 지난 10년간 6751명에 달한다고 해. 한때 일부에선 ‘개최국 자격 박탈’ 주장도 나왔는데 FIFA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
- 이뿐만이 아니야.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카타르에선 동성애가 불법🙅이야. 심지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고 해. 카타르는 이 법이 월드컵 기간엔 잠시 중단된다고 했지만, 성소수자들은 긴장을 못 놓고 있어.
- 선수들은 가만 있지 않겠대. 영국, 독일 등은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을 찰 계획이야. 덴마크 대표팀은 보조 유니폼으로 검은 색 유니폼을 준비했고, 네덜란드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에서 입은 선수 유니폼을 경매로 팔아 이주노동자를 돕기로 했어.
- 팬들도 나섰어. 웨일스는 무려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팬들은 원정 응원을 ‘보이콧’❌ 한대. 프랑스 도시들은 대형 스크린을 이용한 거리 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어.
- 그런데도 FIFA는 “축구에 집중하자”고만 해. FIFA가 월드컵 정신과 열기를 내세워 카타르 인권 문제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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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낙관, 숫자는 비관
- 이제 한국 축구 이야기를 해볼까. 한국은 이번이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야. 지금까지 2002년 한·일월드컵(4강)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16강)에서 두 차례 16강에 진출했으니, 이번이 세번째 16강 도전인 거지. 국내 팬들은 무척 희망적🙏이야. 응답자 73.3%(리얼미터 5월 조사), 43.8%(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10월 조사)가 16강 진출을 전망하고 있거든.
- 우리가 속한 H조 대진표를 보면, 우리(FIFA 랭킹 28위)는 포르투갈(9위)와 우루과이(14위)에 견줘 전력이 약해. 그나마 가나(61위)보다는 강하고. 승점(승리 3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이 높은 순서대로 두팀에게만 16강 티켓이 주어지니까, 숫자만 보면 우리 경기는 조별 리그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
-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인 옵타는 H조에서 16강 진출 확률을 포르투갈(82.6%), 우루과이(62.2%), 한국(29.1%), 가나(26.1%) 순으로 꼽았어. 3위로 탈락할 거란 소리야.
- 반대 통계도 있긴 해. 우승팀을 3번 연속 맞춘 EA스포츠는 포르투갈과 한국이 함께 16강에 진출할 거라고 봤어.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도 같은 전망을 했고.
✔️긍정적 1: 1556일 빌드업한 벤투호
-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4년 간 한국 대표팀을 지휘해왔어. 그러니까 카타르월드컵 개막일까지 무려 1556일을 함께 한 ‘최장기’ 지도자가 된 거지. 지난 30년 동안 지도자가 26번이나 바뀐 한국 축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야.
- 4년 간 벤투 감독이 밀어붙인 ‘플랜 A’는 ‘빌드업’ 축구야. 그게 뭐냐면. 경기장의 우리 진영에서부터 공을 선수들끼리 짧게 패스해가며 상대 진영까지 운반해서 넣는 거야. 공 점유율을 높여서 공격을 조립해나가는 거지. 이런 축구를 하려면 각 선수가 골을 다루고 빈 공간을 보는 시야가 좋아야 해. 선수들 간의 ‘티키타카’ 역시 좋아야 하니까 강팀에서 주로 쓰는 전술이지. 그동안 주로 수비를 하다 공을 빼앗으면 역습을 노리는 식의 축구를 해온 한국 대표팀엔 커다란 변화였던 거야.
- 플랜 A는 월드컵에서 통할까? 지난 6~9월 대표팀이 치른 평가전 성적은 3승2무1패. 6경기를 모두 국내에서, 최정예가 아닌 팀과 상대하긴 했지만, 지난 20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이야. 월드컵 준비 기간이 길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긍정적 2: ‘수퍼 손’과 ‘괴물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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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대표팀으로 뛰는 선수는 26명. 여기에 오현규(수원 삼성)가 혹시 모를 선수 교체에 대비해 카타르로 떠났어.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최종 명단을 바꿀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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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구성은 좋은 성적을 냈던 2002년, 2010년 만큼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일단 최전방에는 ‘수퍼 손(Super Son)’인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있잖아.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했고 월드컵도 세 번째 출전이니 더 설명이 필요 없겠지? 후방에는 ‘월클’ 수비수로 자리잡은 김민재(SSC 나폴리)가 지키고 있고.
-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다가 합류한 ‘축구천재’ 이강인(레알 마요르카)도 외신들로부터 ‘주목할 아시아의 젊은 선수 5인’으로 꼽힐 만큼 활약중이잖아. 이재성(마인츠)·황인범(올림피아코스)·황의조(올림피아코스)·황의찬(울버햄튼)처럼 해외파 선수들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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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적 1: ‘완전체’가 아니어도 플랜 A 가능할까
- 플랜 A의 핵심인 손흥민의 부상이 대표팀엔 엄청난 타격이야. 손흥민은 우리팀의 득점을 해결해주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상대 전술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거든. 무슨 말이냐면, 운동장에 손흥민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는 손흥민을 고려한 전술을 펼친다는 거야. 자기들의 수많은 ‘플랜’들 중에 손흥민에게 한방 먹을 가능성이 적은 전술을 들고나와야 하는 부담을 준다는 거지. 물론, 단순하게는, 손흥민에게 수비가 두 세명씩 붙는 것만으로도 다른 기회가 열릴 수도 있고.
- 손흥민은 일단 검은색 마스크를 하고선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어. 그는 “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출전을 자신했어. 그래도 경기를 뛰는 건 무리긴 무리야. 안와골절 수술은 적어도 한 달은 회복해야 한다고 하는데, 첫 우루과이전은 20일 쉬고 출전하는 거니까. 경기장에 나간다고 해도, 100% 기량을 내기 어려울 거고. 자칫 팀 전력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거지.
✔️비관적 2: 손흥민급 선수가 상대팀에도
- H조 경쟁자들 중엔 월클 선수들이 즐비해. 16강에 가기 위해서 무조건 승점을 내야한다는 우루과이전. 천재 미드필더로, 강력한 ‘카타르 라이징 스타’ 후보로 꼽히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한국 대표팀엔 가장 큰 위협이 될 거야. 다윈 누녜스(리버풀)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도.
- 3차전에 만날 포르투갈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잖아. 다섯번째 출전인데 아직 우승컵🏆은 만져본 적이 없어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 다만 요즘 소속팀 맨유와의 갈등이 커져서 그게 본인 컨디션이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이밖에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같은 선수들도 포진해 있어.
- 대표팀이 무조건 1승을 따내겠다고 하는 가나전. 가나는 스페인·잉글랜드 출신 유럽 리그 선수들까지 귀화시켜 전력을 보강했어. 이중국적자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거든.
👉휴우…. 4년 만에 찾아온 월드컵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숨이 찼지? 이제 전반전 끝났어. 잠깐 쉬고 후반전 시작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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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지금 카타르 도하에서 월드컵을 취재하고 있는 스포츠팀 박강수 요원에게 현지 분위기와 한국 대표팀 상황을 물었어.
휘클리: 카타르 무더위 때문에 겨울 월드컵이 됐는데, 지금 그곳 날씨는 축구하기에 괜찮아?
박강수 요원: 지금은 우리 늦여름 날씨와 비슷해. 낮에는 기온 32도, 습도 70%까지 올라가서 덥고 습해. 그래도 우리처럼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 같진 않고 훨씬 괜찮아. 해가 오후 5시쯤 지는데, 그때는 많이 선선해지거든. 우리 경기가 다 저녁이라서 선수들 뛰기엔 괜찮아.
휘클리: 경기장은 물론 야외 거리와 공원에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며? 그래서 ‘탄소 중립’ 월드컵을 내세워놓고 온실가스를 엄청 배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는데.
박강수 요원: 아직 경기장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보질 못해서 모르겠는데. 워낙 사방에서 에어컨을 아낌없이 틀고 있긴 해. 기름이 싸서 그런가. 실내는 너무 추워서 에어컨을 끄고 있을 때도 있어.
휘클리: 이슬람 국가라 옷차림도 제한된다며?
박강수 요원: 메인 미디어센터를 다녀왔는데 해외 기자들은 반팔, 반바지로 편하게 입고 있더라고. 카타르는 중동 국가치곤 자유분방한 국가라 그런지 외국인들은 편하게 다녀. 물론 현지 사람들은 대부분 전통의상을 입고 여성들은 히잡을 쓰고 있지만.
휘클리: 술은 마셔도 돼?
박강수 요원: 카타르에선 원래 호텔처럼 지정된 장소에서 외국인들만 술을 살 수 있어. 이번에 조금 느슨해지긴 했는데. 관중석에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경기 전후로 경기장 인근에선 술을 마실 수는 있어. 신기한 게 술 깨는 구역도 설치되는데, 이 구역에 들어가면 정신이 맑아진 뒤 경고를 받고 나올 수 있다고 해.
휘클리: 다른 국가 선수나 팬들이 노동자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는데, 지금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아?
박강수 요원: 나도 그게 궁금했어. 다른 월드컵이나 올핌픽이 열렸던 국가에 가보면,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항상 있었거든. ‘큰 스포츠 행사가 우릴 더 힘들게 한다’고. 그런데 카타르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어. 인구 밀도가 워낙 낮아서 시민사회 자체가 없는 건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문제라는 인식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이곳은 아주 고요해.
휘클리: 월드컵을 마냥 편하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은데.
박강수 요원: 일단 경기는 경기대로 즐기면 어떨까. 오히려 축구를 보면서 우리가 카타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잘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 축구를 보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마음은 잘못이 아니잖아. 그걸 이용하고 ‘스포츠워싱’ 하는 게 문제지. 축구에 관심을 끊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아.
휘클리: 그럼 경기를 즐겨도 되는 거네? 선수들 컨디션은 어때 보여?
박강수 요원: 선수들은 되게 웃으면서 경쾌하게, 놀 듯이 훈련을 했어. 본인들도 컨디션이 되게 좋다고 하고.
휘클리: 경기장은 어때?
박강수 요원: 훈련장만 가봤는데 되게 잘 돼 있어. 축구협회 사람들도 잔디가 다녀본 곳 중에 최상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래. 워낙 카타르가 돈을 많이 썼으니까. 훈련장이 이 정도인데, 경기장은 어느 정도겠어?
휘클리: 예전엔 한국 축구가 불안하다는 팬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그런 소리는 잘 안 들려.
박강수 요원: 여론조사를 가끔 보면, 다들 되게 자신이 있더라고. 그래서 놀랐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첫째, 손흥민 선수를 필두로 지금 멤버가 굉장히 좋아. 우리가 멤버가 좋았을 때 월드컵 성적이 다 괜찮았거든. 2002 한·일월드컵에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신예 박지성 이영표와 베테랑 홍명보를 잘 조합해서 4강 신화를 만든 적이 있고. 최초로 원정 16강을 했던 2010 남아공월드컵 때는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 등 ‘판타스틱 4’가 건재했어. 이번에도 그 수준이거나, 그보다 훨씬 낫다는 전문가들 평가가 있어.
휘클리: 벤투 감독이 오래 하기도 했지?
박강수 요원: 응. 그게 두번째 이유인데. 최근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감독이 급하게 바뀌면서 사실상 실패할 수밖에 없는 준비과정을 거쳤거든. 감독이 월드컵 1년 정도 전에 부임했으니까. 반면 벤투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직후 바로 지휘봉을 잡아서 지난 4년 간 전권을 가지고 팀을 만들어 왔어.
휘클리: 벤투 감독이 플랜 A만 고집하는 감독이라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완벽한 전술이야?
박강수 요원: 의구심이 있긴 해. 유럽이나 남미 같은 강팀이 빌드업 축구를 훨씬 더 잘하잖아. 똑같은 방식을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느냐는 거지. 그래서 약팀 전략이긴 하지만 역습 축구나, 정지된 상태에서 코너킥, 프리킥으로 기회를 만드는 ‘세트 피스’와 같은 대안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줄기차게 나왔어.
휘클리: 빌드업이 안 먹혔을 때 쓸 플랜 B는 있겠지?
박강수 요원: 없진 않겠지. 벤투 감독도 손흥민 위치도 바꿔보고 하면서, 어디서 어떤 선수의 능력이 극대화 하는지 살펴봤겠지. 그런데 확실히 세트 피스 전략이 부족해보이긴 해. 지금까지 세트 피스는 우리의 중요한 득점 루트였으니까,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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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독일 리그 축구 경기에서 축구팬들이 ‘카타르 보이콧’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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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손흥민 선수가 안 나가면 무슨 전술인들 소용 있겠냐는 팬들도 있어. 그는 경기에 나갈 수 있을까?
박강수 요원: 카타르 도착 10시간 만에 훈련에 참여하긴 했어. 안면 마스크를 쓴 채 몸풀기 위주로 25분 정도. 본인도 적응이 안 되는지 땀 닦고 만지고 그러더라고. 낮에는 꽤 더워서 땀도 많이 나고 시야도 가리니까 불편하겠지. 사진으로 보니 부기도 여전해서 좀 걱정스러워 보이긴 했어.
휘클리: 최정예 전력이라해도 아픈 사람이 회복 되기 전에 경기에 뛰는 게 맞는 건가?
박강수 요원: 최소 회복 시간 생각하면 손흥민 선수가 안 뛰는 게 맞지 않나 싶어. 한국 팬들이 국가 대항 스포츠를 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기도 했잖아. 국가를 위해서 재능 있는 선수가 무조건 희생,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 거지. 그런데 지금은 본인 의지가 굉장히 커 보여.
휘클리: 플랜 B 상황에서 손흥민을 대신할 선수가 있을까?
박강수 요원: 손흥민이 원래 측면에서 뛰는 공격수인데 벤투 감독이 6월 평가전부터 그를 중앙에서 뛰게 하고 있거든. 그 위치에서 대체할 선수로는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선수가 있어. 이강인 선수도 괜찮다고 해. 그리고 한 사람으로 대체되기보다는 황희찬, 황의조처럼 남은 공격진의 책임감이 두루두루 막중해졌다고 봐야지.
휘클리: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쓰긴 쓸까?
박강수 요원: 그거야 말로 벤투 감독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몰라. 지난 9월에, 1년6개월 만에 이강인 선수를 불러놓고 1초도 안 쓰고 돌려보냈잖아. 정말 충격이었지. 그런데 이강인 선수가 굉장히 킥이 좋아서 세트 피스 상황에서 그만한 키커가 지금은 없어. 지금까지는 손흥민 선수가 킥을 전담했거든.
휘클리: 자, 그럼, 16강에 갈 수 있을까?
박강수 요원: 음. 냉정하게 말해서 H조에선 포르투갈이랑 우루과이가 올라갈 확률이 70~80%. 랭킹으로 보나 선수 면면으로 보나. 서로를 1승을 위한 제물이라고 보는 가나도 아주 좋진 않지만 대단한 선수들도 많거든.
휘클리: 일단 우루과이전부터.
박강수 요원: 6월까지만 해도 우루과이 대표팀이 성적이 너무 좋고 미드필더진이 워낙 좋아서 조 1위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난 9월인가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1 대 0으로 졌잖아. 앞서 3월에 한국은 이란을 이겼었는데. 그걸 보면 생각 만큼 무결한 팀은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어. 과감한 예측을 던져보자면 우리가 1무 이상 할 확률이 반반은 되지 않을까?
휘클리: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었잖아. 포르투갈전을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박강수 요원: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감독일 때 성적이 괜찮았어. 그런데 지금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게, 선수 한 명 한 명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대표팀에서 그 시너지가 안 나온다는 거야. 포르투갈도 완벽한 팀은 아닌 거니까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어. 우리가 2002 한일월드컵 때 이겨본 적도 있짆아. 벤투 감독이 그땐 선수로 뛰었었고.
휘클리: 우승은 누가?
박강수 요원: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렇게 꼽히고 있는데. 나는 아르헨티나를 밀고 있어. 레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에 사심이 있거든. 메시가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데도, 2014 브라질월드컵 때도 준우승 하면서 월드컵 문턱에선 좌절했어. 그래서 이번에 한 번 우승했으면. 그걸 할 만큼 최근 분위기도 좋아. 그런 걸 걷어내고 보면 브라질이 가장 유력해 보이긴 해.
휘클리: 축알못으로서 궁금점. 왜 이렇게 월드컵에 울고 웃고 그럴까.
박강수 요원: 아마도 4년에 한 번씩 열리니까 기회가 희소해서 몰입도가 센 것 같아. 어떤 성적을 내느냐 마냐 보다는,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어. 벤투식 축구가 보는 재미가 있거든. 경기에 지더라도 잘 싸웠다고 박수칠 만한 내용이 충분히 나올 수 있어. 한국팀 경기뿐만 아니라 많은 경기들이 있으니까 축제처럼 즐겼으면 좋겠고.
휘클리: 우리도 즐길만한 다른 조 경기가 뭐 있어?
박강수 요원: 11월22일 아르헨티나-사우디아라비아.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의 첫 단추기도 하고, 강팀이 약팀을 만나서 화려한 축구를 얼마나 보여줄지 아니면 반전이 일어날지 보면 재밌을 것 같고. 11월23일 일본-독일. 일본이 오래전부터 빌드업 축구를 해왔는데 어느 수준에 왔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11월28일 독일-스페인. 최고 수준의 두 팀이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자주 볼 수 없는 경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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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휘클리에선 카타르월드컵에서 쓰이는 공 ‘알 릴라’(Al rihla)⚽를 선물할게. 이번 공인구는 아랍말로 ‘여행’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완벽한 구’에 가까워져서 최상의 정확도와 스피드를 제공할 거라고 개발사인 아디다스는 설명해. 1명에게 나눔할게.
✔관심있는 휘클러는 레터 하단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 버튼 꾹 누르고 신청해줘! 참여는 다음주 화요일(22일) 낮 12시까지! 휴대전화 연락처와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 꼭 남겨줘.
✔3만원 이상을 나누는 거라 당첨자의 원천징수 등록을 위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가 필요해. 당첨자가 결정되면 요청할게. 유념해주길!(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건 아님. 등록 뒤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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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거길 왜 갔냐?”고 물으신다면 ‘광란’ ‘퇴폐’ ‘외국 문물’ ‘상업주의’… 이태원의 핼러윈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 정말 그럴까? 축제를 즐겨온 14명의 젊은이들은 다른 말을 해. ‘표현의 자유’ ‘해방’ ‘나눔의 축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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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개는 버림받았다, 그게 반환이든 파양이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가 광주시 동물원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어. 전·현 정부의 갈등이 부각되는 와중에 정작 당사자인 개들의 복지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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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밖 청소년’들이 꾸는 꿈 구구단보다 소년법이 익숙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검정고시에 도전했어. 기자가 석달 동안 그들의 교사가 돼 동행했는데,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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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지웃음도 기분을 풀어줄까? ‘일부러 웃는 표정을 지어도 기분이 좋아지는가’라는 질문은 찰스 다윈도 관심을 가질만큼 오래된 문제야. 그간의 논란을 정리할 ‘끝판왕’ 실험 결과가 나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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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간 단식, 부화 그리고…어미 물고기의 반전 아프리카에 사는 시클리드는 새끼들이 태어날 때까지 2주간 입 속에 알을 품어. 그동안 어미는 아무 것도 먹지 못 해. 어떻게 버티는지 궁금해하던 연구자들이 확인한 현실은 당혹스러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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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vol.85: 기후운동의 미술관 습격, 괜찮아요?를 읽고 보내준 휘클러들의 피드백이 역대급으로 많았어. 백일장 대회를 방불하게 하는 길고 충실한 글들도 적지 않았고. 이것이 이솝의 힘인가😲! 예산이 많았으면 더 많은 사람들한테 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더라고. 앞으로도 이솝 이벤트를 자주 할 수 있도록 부장에게 잘 이야기해보겠음.ㅎㅎ
🤔반대하는 사람의 긴 인터뷰도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레터에도 나온 것처럼 예술이 파괴의 상징도 아니니까... 뭔가 반대쪽에서도 할 얘기가 많았을 것 같아서요.
👉여러 휘클러들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보내주셨어. 아무래도 찬반이 갈리는 사안에 대해선 양쪽 인터뷰를 듣는 경우가 많으니까. 우선, 레터 분량을 마냥 늘릴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새로운 방식의 운동이니까 운동 주최자들의 생각과 의도를 먼저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어. 기회가 되면 이후에 한번더 이같은 주제를 다뤄볼까 해. 보내준 의견들을 잘 반영해볼게. 고마워!
🙂저는 18살로 문화재 연구원이 꿈입니다. 그렇기에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떻게 그 나라의 역사가 담긴 미술, 예술 작품을 훼손하려 할 수 있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휘클리에서 예술품들은 조금만 훼손시키거나 망가뜨리려고 하면 바로 법적 제재를 가하지만, 환경 문제는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정부가 더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많이 충격이였어요. 생각해보니 저도 당장 우리가 살아가야 할 환경의 중요성 보단 미래세대에 물려주고 알려야 할 문화유산에 더 집중했더라구요. … 찬반 입장정리를 명쾌하게 해주어 각자의 입장을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를 접했을 때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 분명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으니 효과적이긴 했지만, ‘어떻게 저런 짓을!’하는 생각도 들고. 개인적으로 장애인 시위에 대한 논의와도 겹쳐보이는 부분이 많았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선에서, 얌전하고 침착하게 행해지는 시위만이 옳다고 여겨져서는 안 되겠지.
🧖♀️이솝 바디 클렌저 이벤트에 응모해준 모두들, 고마워!👩❤️💋👨
당첨자는 💎2512 💎6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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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벗도 아쉬운 점, 반가운 점 언제든 아래 링크로 보내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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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를 읽다가 질문해오신 부분들에 대한 답은 오른쪽 링크를 누르면 보실 수 있어요.👉자주 묻는 질문
📌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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