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이야기 📬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피드백으로 구성을 바꿔보았습니다. (이렇게 피드백이 좋습니다.) 오프닝에서 매번 산으로 가니까 이전화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난다는 피드백이 있어, 지난 화를 요약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래도 잘 기억이 안 나신다면 바로 직전 화 보러 가기! 그리고 이제 막 구독 신청을 눌러주신 분들은 1화부터 다시 정주행하기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 오프닝 : 엑싯(Exit)에 대한 이야기
사무실에 사업 3년 차 대표님이 놀러 오셔서 꺼내신 '엑싯(Exit)' 이야기에 급 발진한 썰.

# 메가스터디 본사 구내식당 리뉴얼 
시트지와 컨셉만으로 메가스터디 본사 구내식당 리뉴얼한 썰. 기회가 기회를 낳아 획기획의 일이 폭발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연도 별 획기획 과업들.

# 합정으로 이사하게 된 이야기 예고
획기획 일이 많아지게 되어, 카페와 병행할 수 없게 되자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사를 결심. 오랜 인연이었던 리코더팩토리 대표 리코 덕분에 합정으로 입성하게 된 이야기를 예고로 하며 마무리.
오늘도 산으로 가는 오프닝 🏔
말없이 휴재를 내는 못된 버릇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3월로 들어서며 정신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평일에는 사무실에서 먹고 잡니다. 눈 떠서 일하고 눈 감기 전까지 일합니다. 이 패턴을 계속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일을 하다 잠이 들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휴재 공지를 해야 하는데, 시작되는 스케쥴에 결국 휴재 공지가 뒤로 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제조도는 집'중력'이 강력한 건지 시간이 미친 듯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잉여로운 사람들의 시간을 대출 받아쓰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뉴스레터의 주인공 리코 정해가 아래와 같이 이야기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갑자기 메일이 안 오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이예지가 일하다가 잠이 들어버렸구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고,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뉴스레터는 꼭 보낼 수 있도록 할 테니 재밌게 꾸준히 읽어주시고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갑자기 리코더팩토리는 왜? 👀
이전 화에서 예고했듯이 지금 제가 있는 합정으로 이사 오게 된 데에는 리코더팩토리 대표의 역할이 컸습니다. 리코더팩토리와의 인연은 2015년부터 이어지는데, 제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인연이라 이렇게 한 편을 탈탈털어 헌정레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리코더팩토리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넘사벽 존멋탱 브랜드입니다. 더 보러가기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던데 ⚡️
뉴스레터를 쓰면서도 제 삶에 등장한 인연들이 정말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오늘 뉴스레터의 주인공 리코더팩토리 대표인 리코 박정해(이하 리코)와의 인연 또한 그렇습니다. 리코와 실제로 만나기 전, 저와 초기에 함께 동업하던 그녀가 리코의 인스타그램을 보여주면서 여기 너무 귀엽지 않냐고 보여줬었는데 실제로 얼마 뒤에 저의 개인 인스타그램으로 DM이 왔습니다. 본인이 마켓을 주최하는데 참가하지 않겠냐고요. 운명인 줄 알았는데, 그녀가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리코더마켓에 신청을 했었더라고요.
그리하여 2015년 4월 25일에 주최한 리코더마켓 1회 마켓 라인업에 올라가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개인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받아서 잼있는인생이 아니라 제 개인 인스타그램 닉네임으로 올라갔지만요.

상수동 (엘레베이터가 없었던) 5층에  작업실을 얻게 된 리코는 작업실 옆 넓은 옥상에서 제 1회 리코더마켓을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초대를 받은(?) 저와 낙타 (이전 멤버)가 마켓을 준비하고 있는데 리코가 인사를 하러 와주었고 그것이 저와 리코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저를 보면서 '망카피...?' 이렇게 제 닉네임을 불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우리 잼의 '노잼지수'를 칭찬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첫 인사를 끝내고 함께 있었던 낙타가 저에게 했던 말이 두고두고 인사이트가 넘치네요.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것 같은데, 저분 너랑 되게 비슷한 종족인 것 같아." 

낙타는 저와 중학교 2학년 때 만난 brrr 친구라서 저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는 편인데, 낙타가 저와 비슷한 종족이라고 말했던 사람은 리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리코도 저와 동갑이었고 이것저것 주체적으로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눈 떠보니 친해져있었다? 👀
원래 친구라는게 그렇잖아요. 얘랑 왜 친해졌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어쩌다 보니 친해졌습니다. (이 정도면 제 삶은 '눈 떠보니' 의 굴레. 심봉사 느낌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선 리코더마켓 1회 참가 이후 매번 마켓에 참가해서 만남을 이어갔었고 이후에 제조에 지쳤을 때 쯤 브랜드 리프레시가 필요하다고 느껴 리코에게 브랜드 콜라보를 제안했었습니다. 콜라보를 핑계로(?) 2주일에 1번씩 정도 만나게 되었고, 당시 작업해 준 로고와 굿즈를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잼있는인생은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정비하기에 여유가 없었고 제조에 매몰을 넘어 함락 당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리코가 해준 작업들을 브랜드에 제대로 적용을 못 시켰습니다. 내공과 여력이 부족했던 거죠. 그래도 그 계기로 몇 번씩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친해진 것 같습니다. 
같이 협동(?)까지 하다 보니
그러다 더 친해진 계기는 1300K X 리코더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을 돕게 되면서부터 인 것 같습니다. 리코더마켓을 꾸준히 주최하다가 2017년부터 1300K 본사 1층에서 마켓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리코더마켓이 꾸준히 흥한 나머지 홍대 1300K 건물에서 6개월 정도 팝업스토어를 열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게 된거죠. 저는 왜 때문인지 (눈 떠보니 레퍼토리) 1300K와의 미팅에 앉아 있더라고요. 마켓에 참가했던 다양한 작가분들과 팝업스토어를 운영해야 하는데 정산부터 법적인 문제까지 쉽지 않았던 거죠. 마침 저 또한 멤버들도 다 나가고 획기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잼있는인생에서 재무있는인생을 자처하고 리코를 망치러 온 구원자 '리코더스토어 협동조합'을 설립 시킵니다. 
협동조합 설립신고부터 위탁판매 정산 및 입금, 인건비 신고, 세금신고 등 리코더스토어에서의 '재무있는 인생' 역할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꾸준히 2년 정도 매달 한 달에 한 두 번씩 가서 정산을 하게 되었고, 수치스러운 것을 좋아해서 숫자를 정리하고 나면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했습니다. 리코랑 함께 무언가를 꾸려가는 일이 재밌다는 이유도 있어서 했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용기의 발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용기까지 키워줄 일이냐고 하실 수 있을텐데요. 당시 잼있는인생을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하고 획기획 일이 들어오던 시점이었습니다. 꼭 보문동에 남아서 할 필요가 없었는데 매달 나가는 인건비나 비싼 월세를 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리코더스토어에서 매달 정산하면서 현금의 흐름을 보게 되고, 월세나 인건비 지출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1300K 와의 팝업을 끝내고, 리코는 자체적으로 리코더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리코의 추진력과 대담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공간을 구하는 과정부터 인테리어 진행하는 과정 과감한 투자까지, 원래 옆에서 잘하는 친구가 하는 것을 보면 더 빨리 배운다고 하잖아요. 혼자 사업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사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꾸려나가는지 지켜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꽤나 추진력이 있고 대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리코에 비하면 초밥이더라고요. 특히, 가장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인데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굉장히 추운 겨울이었는데 너무 추운 나머지 손님이 없었던 거죠. 매출을 보고 낙담할 법도 한데 다음 날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며 바로 담당자를 채용하고 세팅하는데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매출도 매번 고공행진! 저라면 과연 그렇게 했을까 돌아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눈 떠보리 레퍼토리 12093182) 사무실까지 같이 쓰게 되고,
획기획이 커져서 미팅도 잦아지고 도저히 카페를 병행하지 못하게 될 쯤, 2019년 여름부터 이사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리코도 리코더스토어 매장에 멤버들도 늘어나고 공간이 부족해 바로 옆 건물로 이사 하기로 결심한 때였고, 때마침 저보고 책상 놓고 같이 쓰자고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바로 결정하기는 했지만 2가지의 고민이 앞섰는데 하나는 합정이라는 곳이 썩 매력적이지 않았고 (저는 집에서 더 가까운 종로 쪽을 선호했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친구랑 같은 사무실을 썼을 때 싸우거나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한 것이 무색하게 인생에서 잘한 일 중 TOP 5 안에 드는 일이었으며 새로운 판도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저는 공간에 대한 큰 욕심이 없었는데 리코를 통해 쾌적하고 예쁜 공간이 주는 이점을 배웠고 지금 사무실도 예쁘게 꾸며 놓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친구입니다.

2019년 10월에 옮긴 사무실에서의 생활도 잠시 리코가 새로운 사무실로 다시 이사를 결심하게 되고 저희도 강제적으로 이사를 가야할 위기에 처합니다.(?) 사무실 생활 5개월 만에 새로운 사무실을 찾아 떠나게 되는데 이것은 롤러코스터 오브 롤러코스터 🎢 
리코가 이사를 결심하게 한 신축 건물. 지하 1층부터 1층을 매장으로 2층을 사무실로 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저희에게 3층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3층 월세는 당시 리코네 사무실 셋방 살이(?)에 비해 6배나 비싼 가격이었고 내가 이 월세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고민하던 중에 아모레퍼시픽과 연간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발판삼아 인생 모 아니면 (제조)도지 않겠냐 싶어 지르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좋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또한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만 듭니다. 당시에 썼던 일기장에 월세 밀리지 않게 해달라고 써 놓은 것을 보면 압박감이 심했던 것 같은데 이사 이후 한 번도 월세를 밀린 적이 없는 제 자신이 기특합니다. 어쨌든 예쁘고 쾌적한 신축 건물로 불러준 리코의 안목과 조언은 무엇인지, 이건 시간이 지나야 더 잘 알게 되는 매직 같은 것입니다. ⚡️
현재 함께 입주해 있는 건물
3층 우리 사무실 - 내부 공간 구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리코, 나 -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어릴 때 아빠가 나를 예지리코라고 불렀었음 🤔 우리 아빠도 구독자. 보고있지? 아빠? 오늘도 예지리코라고 부름. 
비슷한 가치관과 문제해결법, 가끔 이야기 듣고 있으면 공감되고 소름 돋는다. ㅋㅋㅋㅋㅋㅋ 같은 종족이 맞는 것 같음. 그런데 표현 방식이 조금 다른 느낌? 
이번 편은 힘들고 험한 길에 저와 함께 해주는 귀여운 멤버들도 있지만, 리코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쓴 헌정레터입니다. 세상에 저랑 비슷한 가치관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친구를 만나게 될지도 몰랐는데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니 저는 복 받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길 잘했고 그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처럼 여러모로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력도 주고, 가끔 '다 네가 선택한거다.' 라며 뼈도 때려주기도 하고, 힘들다고 질질 짜면 소고기 사주는 그런 친구가 있어서 힘든 길에 든든한 위로가 됩니다. 앞으로도 쭉 잘 지내면서 같이 재미있게 각자의 길을 따로 또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이건 뭐 거의 공개 고백.

다음 화 예고 🏔

이사를 하고 합정 라이프가 시작됩니다. 이제 드디어 제조도가 탄생한 이야기를 풀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음 화부터 제조도의 세계관과 브랜드 스토리 공개합니다 🏝

# 감독판 비하인드 컷

2월 22일 월요일부터 2주간
매일매일 보내드립니다. 주말에는 쉽니다.
답장 환영 
뉴스레터 피드백과 제보는 
이 메일로 답장 주세요!
주식회사 잼있는인생 / 획기획 대표 이예지
yez@jaminlife.me
서울시 마포구 성지3길 40, 3층 07088870408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