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아 날씨가 쌀쌀해졌다. 급속도로 말이야. 가을은 정말 짧구나. 11월이 되면 그냥 겨울 날씨가 될 것
 
032_차디찰 겨울 속, 쌀쌀맞게 따뜻한 것들
오막 to 한아임
2023년 11월
 

아임아

날씨가 쌀쌀해졌다. 급속도로 말이야. 가을은 정말 짧구나. 11월이 되면 그냥 겨울 날씨가 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항상 어렸을 때부터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했다. 겨울이 좋아서 좋았다기보단, 더운 걸 너어무 참지 못했달까?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는데, 가족끼리 태국 여행을 갔던 적이 있는데 태국에서 덥다고 엄마에게 여행 내내 칭얼댔다. 태국이니까 덥지 승진아...우리 엄마가 어떻게 그 칭얼거림을 다 참아줬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어쨌거나, 계절은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그때의 나는 여름의 매력을 느끼기엔 너무 더위에 약한 아이였나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늙었다는 뜻은 아니다) 여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더운 것이 좋아졌다기보단, 그것을 제외한 다른 여름의 매력들을 느끼기 시작했다. 화창함과 뭔지 모를 산뜻함 (장마철 제외), 그리고 무엇보다도 간편하고 심플하게 다닐 수 있는 옷차림. 티셔츠 한 장에 반바지, 그리고 스니커즈, 더우면 샌들이나 슬리퍼. 옷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름은 점점 나에게 '심플'한 계절로 다가온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비우고'싶은 마음이 쑥쑥 자라난다. 삶을 사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한 걸까? 나머지 것들에게 내 집중과 마음과 시간을 뺏기는 대신, 진짜 중요한 가치들에게만 시간을 쏟고 싶어진다. 거기에는 '나 자신'도 포함되고, 나의 일도 포함되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이런 욕구에 반해 세상은 너무 복잡하다. 계속 복잡해져 왔고, 앞으로 더더 급속도로 복잡해질 것이다. 침착맨 님의 짤 중 이런 것이 있다.
복잡한 세상.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씩씩하게.
그리고 이런 세상에 떨어진 나를 한탄하면서도 인정하고, 그 속에서 긍정을 찾아 '잘' 살아갈 수밖엔 없다. 그리고 사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기에,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세상이라고 느껴지는 법이다. 나도 그걸 조금은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어쨌거나 말이다.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후드티 하나만 입고 돌아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겨울이 되면 이것저것 껴입기 시작하고 차에 타고 내릴 때도 뭔가 몸이 답답한 들기 시작하는데, 딱 지금이 심플함의 마지노선 같다. 
나는 후드티를 정말 좋아한다. 뭐 내가 촬영일을 하다 보니 편하디편한 후드티를 많이 찾게 된 것도 있는데 평소에도 거의 50% 이상은 후드티를 입고 다니는 것 같다. 후드티는 마성의 옷이다. 애들도, 청년도, 어른도, 애 아빠도, 애 엄마도, 노인들도 잘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이다. 그리고 입으면 뭔가 '청춘'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 바지로 따지자면 청바지 같은 느낌이랄까? 

선선한 날씨와 후드티 조합이 이뤄질 때면, 난 항상 맥 밀러 Mac Miller 가 생각이 난다. 그중에서도 <Faces>라는 맥 밀러의 믹스테잎 앨범이 항상 떠오른다. 이 믹스테잎은 아마 14년도? 즈음에 처음 세상에 공개된 걸로 알고 있는데 정식 앨범으로 발매된 것은 맥 밀러가 세상을 떠난 뒤로 알고 있다. 
Mac Miller - Here We Go  
드럼 비트 나오는 순간 전율이!!! 나만 그런가..? 뭔가 뉴욕 한복판에서 패딩 입고 돌아다니는 미국 청년들이 생각나는 비트다. 이 앨범 중에서도 특히나 이 곡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난단 말이지.  맥밀러의 목소리가 가져다주는 쓸쓸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 걸까? 늘어지는 그의 랩도 뭔가 겨울 벽난로 앞에서 늘어져 들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천재를 세상이 항상 일찍 거둬 가는 건지, 일찍 거둬진 사람들을, 그들 작업물의 희소성 때문에 천재라고 부르는 건지 모르겠으나 그거야 어찌 됐든, 맥 밀러가 세상에 없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을 떠난 뒤에 나온, 그가 작업해 놓은 작업물로 그의 주변 사람들이 모아 모아 낸 사후 앨범을 들어보면 그 안타까움이 더 커진다. 분명 세상에 '좋은' 음악을 가져다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맥 밀러도 맥 밀러지만 추워지면 특히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아마 전에 한 번 고막 사람에서 언급했던 것 같긴 한데, 요즘 내가 밤에 운전할 일이 있으면 무조건 크게 틀고 반복 재생하는 곡이다.
Christian Kuria - Deep Green
더 추워지면 못 그럴 것 같긴 하지만, 지금 날씨에 유리창 아주 살짝 열고 쌀쌀한 밤바람 차에서 맞으면서 들으면 너무 좋더라. 적당히 과하게 보컬에 걸려 있는 리버브가 정말 너어무 잘 어울린다. 약간 노래를 들으면 오로라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한 리버브의 보컬은 오로라에서 굴러다니는 느낌이다. 크리스티안 쿠리아도 그걸 의도했는지, 유튜브에 올라온 Lyric 영상이 저렇게 오로라처럼 표현이 되어 있다.
Christian Kuria - Remain  
같은 아티스트의 또 다른 노래다. 원래는 내가 러닝을 하든, 헬스장을 가든 운동을 밤이나 저녁에 하는 편 이었는데 최근에 자꾸 아침에 눈이 너무 일찍 떠져서 다 아침 일찍이 하고 있다. 그중에 이 노래는 요즘 내가 러닝을 하러 나갈 때마다 듣는 것 같다. 이 노래 처음에 인트로가 끝나고 벌스가 나오면서 등장하는 일렉 기타 소리가 항상 너무 좋다. 겨울 칼바람 같아. 너무 고혹적으로 살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아...는 좀 과한 표현 같긴 한데 진짜 그렇다. 

날이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목소리의 아티스트가 또 있다. 바로 혼네 Honne (사실 정확한 발음은 '영혼'할 때 '혼'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혼네'라고 불러버려서 그게 굳혀진 듯하다.) 인데, 특히나 이 노래가 떠오른다.
HONNE - free love (dream edit)  
이 곡은 원래 이 버전이 아니라 훨씬 밝은 느낌의 곡이다. 근데 혼네가 'dream edit' 버전이라고 낸 앨범이 있는데 그 앨범 속에 이렇게 편곡이 되어 나왔다. 원래 기존 앨범의 있던 곡들을 몽환적이게 편곡해서 낸 앨범인데, 개인적으로는 몽글몽글한 키보드 도입부만 들어도 겨울밤이 그려진다. dream, 말 그대로 꿈속 느낌이지만 겨울이랑도 잘 어울린다. 추운데 따뜻하다. 외로운데 충만하고. 가사는 사랑스러우면서 안타깝다.


I can't get you all that stuff
But I can give you all my love
Free love
Free love

Are the simple things enough?
I got to give you all my love
Free love
Free love
Oh, free love


'너에게 다 줄 순 없으나, 내 사랑은 줄 수 있어. free love이면 충분할까?'
여기서 free love가 자유로운 사랑인지, 공짜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공짜 사랑'으로 해석했다. 혹은 '사랑은 공짜니까~'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저렇게 말하니까 약간 트로트 느낌이지만서도…. 자기가 사랑하는, 혹은 짝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위해 이것저것 상상해 보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건 '공짜'인 사랑밖에 없는. 귀여우면서도 안타깝고 쓸쓸하다. 겨울 그 잡채. 뭐 겨울이 꼭 '쓸쓸함'의 대명사라고 여길 필요는 없지만, 쓸쓸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30년을 넘게 그런 관념 속에서 살아왔는걸. 그치만 또 쓸쓸해야 따뜻하기 때문에, 겨울은 따뜻하기도 하지.

사실 나는 처음엔, 이 노래가 들어 있는 <dream edits> 앨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혼네를 첨 알게 된 노래들이 다 신나고, 그루비하고, 펑키하고, 트렌디 한, 그런 노래들이었다. 
HONNE - Me & You
HONNE - I Might  
완전 이런 노래들! 그래서 나는 혼네 라는 밴드를 '신나고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밴드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혼네가 낸 세번째 정규 앨범 <no song without you> 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서 심플하고 잔잔했고, 거기서 이어 나온 (정규는 아니지만) 편곡 앨범 <dream edits> 는 더더욱 심플하고 잔잔하게 나왔다. 그래서 나는 그 앨범들을 그냥저냥 평범하게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no song without you> 앨범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아티스트 중 <검정치마>가 생각날 정도로 훨씬 더 인디 밴드스러워진 느낌이었다. 
근데 이게 웬걸, 요즘 며칠째 <dream edits> 앨범을 반복 재생으로 듣고 있다. 평론가나 대중이 평가하는 객관적인 '명반'이라는 것의 기준이 있겠지만, 개개인에게는 자기가 처한 상황과 혹은 그 감정이 자기가 듣는 음악과 일치하는 순간 명반이 되는 것 같다. 지금 나에게는 이 앨범이 둘도 없는 명반이다~ 이 말이다. 
HONNE - gone gone gone (dream edit)  
어느 예술이나 그런 듯한데 어떤 작품이 창작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내 이야기로 다가올 때, 그리고 더 나가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올 때, 참 거대한 감정이 밀려온다. 내가 처음 이 앨범들을 들었을 때는 내가 이 앨범을 온전히 느낄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감정 상태가 아니었겠지? 근데 요즘의 내 상태가 이 앨범의 메시지나 분위기와 비슷한지 (나도 딱히 이렇고 이래서 비슷하다! 라고는 설명 못하겠지만), 이 음악들이 아주 가깝게 다가온다.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영화 속 '특별한 듯 보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사실 이야기 끝에 다다랐을 때,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 그 영화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몇 배로 증폭된다. 예를 들어,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 억만장자 천재인,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기업의 창립자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결국은 그도 우리와 똑같이 사랑, 그리고 우정과 인간관계에 상처받는, 평범한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도 마찬가지다. 인류를 살려야 하는 아주 대단한 엘리트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끝에 가보면 그저 가족들을 살리고 싶어 하고 가족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The Social Network>
<Interstellar>  
'주인공의 이야기' --> '우리의 이야기' 이 선을 얼마나 잘 타느냐가 영화가 얼마나 세련되어지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봉준호 감독님이 가장 그 선을 잘 타지 않나 싶고 말야.
아무리 '겨울=쓸쓸함'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려 해도 버릴 수가 없다 보니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프랭크 오션 Frank Ocean이다. 그중에서도 <blond> 라는 앨범. 사실 프랭크 오션이 가진 명성에 비해 앨범이 몇 장 없긴 하지만 내는 것마다 다 명반으로 뽑히니 그저 대단할 뿐이다. 앨범 낸 지가 6년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Frank Ocean - Self Control  
Frank Ocean - Pink + White
이 앨범은 쿵쿵거리는 비트 자체가 적고, 악기 하나에 보컬을 얹거나 혹은 최소한의 악기에 보컬을 얹은 트랙이 아주 많다. 중요한 건,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이 딱히 어떤 장르라고 말하기가 굉장히 애매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전작부터 그랬기도 했다. 그래서 프랭크 오션의 등장으로 인해 얼터너티브 알앤비 Alternative R&B 즉, 기존의 알앤비 장르와는 뭔가 다른데 뭐가 다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 '다른'알앤비가 탄생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운드도 락 Rock 적인 사운드를 많이 섞기도 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알앤비 장르가 되었는데, 사실 이 시작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해서 그렇지 만약 백인이 했다면 '알앤비'라는 단어가 붙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을 만큼 '알앤비' 라는 장르가 중요하진 않은 듯하다. 

여튼, 이 앨범은 음악들도 딱히 키치한 멜로디라인이 없고 그냥 흘러가듯 그렇게 흘러간다. 곡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무언가 챔버 Chamber 에서 혼자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뭐랄까...공간음이 나를 감싸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이런 부분에서 프랭크 오션이 표현하려고 했던 외로움과 쓸쓸함과 공허함이 너무 잘 느껴진다. 그리고 아무래도 프랭크 오션이 젠더플루이드다보니 사랑 얘기를 할 때도 그 주체를 명확하게 규정 짓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모호하게 들리는 느낌도 있다. 게다가 건조하기까지 하고 말야. 그러니 겨울에 생각 날 수 밖에!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아티스트는 브루노 메이저 Bruno Major 다. 아마 몇 번 내가 음악 추천을 했을 수도 있다. 아주 반갑게도 꽤나 최근에 브루노 메이저 선생님이 앨범을 발매했다. 그 앨범 속 곡들 중에 선발매를 했던 곡이 있는데 쌀쌀함과 잘 어울리면서도 그 동안의 브루노 메이저의 곡들과 상당히 다른 것 같아 아주 매력적이었다. 
Bruno Major - We Were Never Really Friends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비틀즈 Beatles 와 밴드 퀸 Queen이 생각나는 음악이야. 브루노 메이저도 그들을 좋아하고 있었으니 이런 음악이 나왔겠지만, 기존의 서정적이면서 재지한 느낌과 너무 달라서 놀랐다. 그리고 좋아서 또 놀랐고. 특히 1'34" 정도부터 나오는 기타 솔로는 그냥 퀸 그 자체 같다. 

아 브루노 메이저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내가 요즘 자주 가는 집 앞의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브루노 메이저 음악이 자주 흘러나오거든. 사장님이 아주 좋아하시는지 한쪽 구석에는 브루노 메이저 LP판도 놓여져 있더라고. 
내가 지금 사는 이 집에 온 지 한 8년? 9년? 된 것 같은데, 그 때 부터 있었는지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여튼 본지는(들어가지는 않고) 정말 오래되었다. 우리 집에서 진짜 20m 앞이라 항상 지나가면서 봤다. 걸어가면서도 봤고,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봤고, 내가 운전을 시작해서 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봤다. 근데 내가 여기를 들어간 건 2022년 말 겨울 아니면 2023년 초였을 거다. 딱히 가지 않았던 이유는 없는데 말야. 그사이 여기는 장사도 잘 돼서 옆의 공간을 먹고 확장까지 했다. 쿠키들이 정말 맛있고, 사장님이랑 직원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여기 나름 마을버스 타고 와야 하는 시골 동네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단골도 많고. 

여기는 정말 겨울과 훨씬 잘 어울리는 공간 같다. 그냥 보여지는 카페의 색 톤뿐만 아니라 사람의 분위기도 그렇다. 아임도 MBTI를 알겠지? 나는 I에 가까운 성향인데, 그래서 그런지 처음 왔을 때 너무 친절하게 반겨주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테이크아웃을 하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꼭 들리려고 하는 곳이 되었다. 잠깐의 밝은 분위기가 내 하루를 좀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하는 것 같거든. 그리고 이젠 고막사람 포함, 내가 일하지 않는 날 개인 작업을 하는 너무 편안한 장소가 되었다. 아임이 한국에 다시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오면 꼭 한번은 데려가 보고 싶은 곳이야. 카페는 오후 일찍 닫으니까 커피 한잔하고 맥주나 마시러 가지 뭐. 그러고 보니 내가 용인 구경을 제대로 시켜 준 적이 없잖아!
어떻게 또 이야기하다 보니 카페 이야기까지 가버렸네. 그렇지만 뭐, 우리의 처음 취지에 맞게 아무 생각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것 같아서 좋다.
올해도 끝이 다가온다. 올해를 시작하며 세운 계획들이나 작업량을 아직 다 완벽히 채우진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일도 작업도 하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아까 초반에 얘기했지만, 올해 초에 잠깐 아침에 러닝을 좀 하다가 날이 더워지면서 저녁에 하게 되었었는데, 요즘 다시 시간이 될 때면 아침 일찍 러닝을 하고 있다. 이상하게 아침 일찍 눈이 떠지네 그리고. 벌써부터 아침잠이 없어지는 그런 나이는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그래도 그 덕에 마시는 아침 찬 공기는 언제나 시원하단 말이지. 

그리고 12월 말에 음원을 발매할 것 같다. 몇 곡 묶어서 발매를 하고 싶은데 그냥 한 곡이 될 수도 있고.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왜냐면 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내가 올해가 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급사랑 그냥 날짜를 잡아버렸거든. 그래서 이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하. 어떤 곡들을 할지, 보컬은 누구랑 할지, 커버는 어떻게 만들지, 뮤비는 찍을지, 몇 곡이나 할지…. 말하다 보니 막막하네…. 할 게 참 많구나. 연말까지 달려야겠다. 
그리고 간간히 아임의 책을 읽고 있다. 너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 모든 책을 다 읽고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여튼 주저리주저리 이번 편지는 여기까지다. 차디찬 겨울을 보람차게 마무리해 보자꾸나. 
그럼, 안녕!

- 말하다 보니 할 것이 너무 많은 걸 깨달은 
오막이가


이번 편지를 보낸 오막은...
기약 없이 찬란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음악 프로듀서다. 학창 시절 미국 Omak에서 1년 동안 살았던 기억과 행복의 느낌을 담아 이름을 '오막'으로 정하고 활동중이다. 평소 말로 생각을 전달하는데에 재주가 크게 없던 오막은 특정 장르의 구분 없이 음악을 통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 앞으로 고막사람과 함께 오막 자신의 작업량도 쑥쑥 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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