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일에 항명사건과 관련해 첫 재판 열렸어. ‘기록 이첩 보류 중단 명령에 대한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 애초 박 전 수사단장은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됐는데, 수사 과정에서 그건 빠졌어. ‘항명’과 이 장관에 대한 ‘상관명예훼손’으로 혐의로 변경된 거지. 다음 재판은 아직 날짜도 안 잡힌 상태야.
🎙️이제야 시작됐어? 왜 오래 걸린 거야?
💬사실 채 상병 순직 사건만 정상적으로 처리했으면 이렇게 사건이 커지거나 오래 걸리진 않았을 거야. 근데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자꾸 사단장을 빼느니, 넣느니 하다가 외압이 폭로됐잖아. 또 그게 점점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건이 갈라진 거야. 순직사건, 항명사건, 외압사건으로.
🎙️항명사건은 재판이 시작됐고. 나머지 두 사건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경북경찰청에 사단장은 빼고 대대장 혐의만 기록해서 보낸 순직 사건은 진척이 없어. 9월7일 해병대 1사단을 압수수색을 한 뒤로는. 외압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맡고 있는데 이것도 본격 수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
🎙️사건이 왜 이렇게 복잡해진 거야?
💬처음엔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장(박정훈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범죄자로 만들었어. 항명이라는 군기문란으로 규정하려고 한 거지. 근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사건 은폐를 하려 했던, 국기문란으로 볼만한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복잡해진 거지.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듯해.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한 날, 국기문란이 시작된 거지?
💬그렇지. 윤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사단장 할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하면서 빼라고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까.
🎙️확인된 팩트야?
💬일단 그 회의가 있었다는 사실까지는. 또 그날 참석한 사람까지는 확인됐는데, 문제는 내용이야. 이날 사단장까지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고 알려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은 “채 상병 관련한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보고한 적도 없다고?
💬응. 국방비서관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보고를 한 다음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게 (박 전 수사단장의) 폭로 내용이잖아. 근데 국방비서관이 보고를 한 사실이 아예 없다고 잡아뗀 거지.
🎙️윤 대통령이 보고받지 않았으니 격노한 일도 없었단 거네?
💬그렇지. 논리적으로는. 물론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수사 외압을 받았단 박 전 수사단장의 주장은 믿을만해?
💬그가 그런 말을 지어낼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분위기야. 평소 태도나 성격도 그렇고. 그리고 박 대령을 공격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정황들도 나오고 있어.
🎙️어떤?
💬대통령의 격노에 이은 국방부 장관의 결재 번복, 이첩 보류 지시, 이첩 뒤 회수, 항명 입건으로 완성되는 그림을 만드는 중요한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는 중이니까.
🎙️무슨 뜻이야?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개입한 적이 없다고 일관된 논리를 유지했는데, 대통령실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연락을 한 게 확인됐거든. 그 연락을 시작으로 국방부에서 사건을 회수하고, 박 수사단장을 집단항명 수괴로 입건하는 절차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지.
🎙️대통령실은 왜 나선거야?
💬사실 납득이 잘 안 되는 부분이야. 대통령실이 굳이 국방부 장관의 결정(31일 해병대 수사단 결재)을 번복하게 하면서 문제를 일으킬 이유가 딱히 없는 거야. 사단장 한 명 때문이라면 더더욱.
🎙️들리는 이야기는 없어? 사단장을 구하려 한 이유.
💬현재 외교 안보라인의 실세로 불리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종섭 국방부장관, 임성근 1사단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거든. 그 인연이 작용한 게 아닐까 하는 주장이 나오기는 해.
🎙️그런 것 같아?
💬글쎄. 함께 근무한 건 사실인데, 이 장관도 그 뒤로는 사단장과 따로 연락한 적은 없다고 하고 있어. 그건 더 지켜봐야지. 근데 다른 얘기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