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 : 안녕하세요! 세진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여러분! 요즘 날씨도 칙칙하고 습한 더위가 몰려와 짜증 지수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럴 때일수록 일상에서 탈출해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데요. 요즘따라 여행 중인 지인이 더 부럽달까... 부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슈스의 21번째 주제를 소개할게요! 여러분의 가방 속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있나요? 생활에 밀접한 생필품이 들어있나요? 아니면 맛있는 간식? 혹시나 여러분의 성격이나 성격을 드러낼 만한 물건도 들어있을까요? 지금부터 비밀스러운 수스들의 가방 속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Hola! 올라. 오늘은 스페인어로 보내봅니다. 메일이 발송될 때 저는 바르셀로나거든요. 읽으실 때쯤에는 포르투로 넘어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벌써 독일에서의 시간도 3분의 2가 지나갑니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르죠? 늘 빠르다고 느껴왔지만, 언제나 예상보다 더 빠르네요. 그동안 주말마다 부지런히 여행을 다니기는 했는데, 길어야 2박 3일이라 아쉽더라고요. 그러다 드디어 이른 여름휴가로 일주일간 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호텔을 예약하는 시작부터 너무 쉽게 증발해버리는 계좌 잔고를 보며 마음이 쓰리다가도, '돌아가서 다시 아끼고 벌자'라는 생각으로 걱정은 잠시 안 보이는 곳에 스윽 놓아둡니다. 흐린 눈- 😏

그런 제 마음처럼 제 가방도 언제나 여행을 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제 가방 속 아이템들을 소개합니다.

# 지폐 봉투 : 독일은 여전히 현금을 꽤 많이 써요. 여기서 체크카드 계좌를 열자니 귀찮아서 그때 그때 인출합니다. 근데 제가 지폐를 넣을 만한 지갑이 없어서, 어디 호텔에서 영수증을 넣어줬던 봉투에 그냥 넣어 다녀요. 이게 입구가 넓은 형태라 편하거든요.

# 동전 지갑 : 혹시나 해서 가져온 동전 지갑. 예전에 방콕에서 사두고 한 번도 안 쓴 건데, 요긴하게 씁니다. 지폐랑 동전이랑 섞이면 정신없거든요. 독일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가 3.44유로인데요. 딱 맞춰 낼 때의 은근한 쾌감!

# 여권 케이스 속 여권 두 개 : 호텔 체크인 등 신분증이 필요할 모든 상황에 대비해요.

# 프랑크푸르트 호텔 객실 키 : 지금 머물고 있는 호텔의 키에요. 이젠 마치 집 열쇠처럼 느껴지네요.

# 갤럭시 버즈 프로 : 긴 이동 시간을 잘 보내려면 필수! 주로 오프라인 저장을 해 둔 영화를 봅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작품을 추천해 주세요~~

그리고 그것들을 분실 없이 안전하게 챙겨주고 있는 검정 숄더백. A4용지가 딱 들어가는 네모 반듯한 가방입니다. 저는 쇼핑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하나를 주구장창 들고 다니는데요. 한국에선 호피무늬 에코백을 매일매일 들고 다녔는데, 지퍼가 없다 보니 걱정되어 고민 끝에 8만원을 주고 샀었어요. 그것도 살까 말까 진짜 엄청 고민했는데, 안 샀으면 어쨌지 싶을 정도로 요즘 거의 신체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문득, 여행 와서 쓰는 돈을 생각해 보니 그렇게 고민한 게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한국에 돌아갈 때는 소비에 관대해진 이 마음을 작게 뭉쳐야겠어요. 재테크에도 다시 집중하고요. 물론 남은 한 달도 아쉬움 없이 팡팡 놀고 나서요. 그럼 모두 건강한 여름 맞이하세요! ☀️

저는 평소에 가방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이번 주제를 받고 어떤 것을 소개해야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집에 있는 가방이라곤 출장갈 때 쓰는 큰 백팩이 전분..ㄷ.. 아하! 그 순간 무엇을 소개할지 떠올랐답니다. 바로 '세진이 출장 갈 때 가방에 빠짐없이 넣어가는 물건 7선'입니다!

 햇볕이 강할 때 뿐만 아니라 요즙같이 날씨가 우중충할 때에도 선크림은 필수! 특히나 저는 피부가 까매서 안 바르고 햇볕에 나갔다간 말린 자두마냥 시꺼매진답니다...

 업무용으로도 쓰임이 많고 개인적으로도 이것저것 미디어들도 보기좋은 아이패드는 어떤 곳에 떨어져도 외롭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녀석이랍니다. 종일 외부에서 일하다가 숙소에 와서 유튜브보면서 먹는 야식이란!ㅎㅎ

 아이패드와 쌍벽을 이루는 오락 필수품이에요. 가지고 가서도 안할 때도 많고 막상 켜면 금방 유투브로 돌아서게 되지만 이상하게 안가져가면 아쉽고 허전한 친구에요. 오랜시간 함께 해와서 옆에 없으면 '아, 가져올 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요즘 바빠서 자주 못 놀아주는데 바쁜일 끝나면 형이 자주 놀아줄게 미안해~

 공간과 관련 일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줄자는 빠짐없이 가지고 다니는 것 같아요. 가끔 여행갈 때 깜박하고 가져가서 가방 무게만 늘리는 빌런이랍니다.

여행 자주 가시는 분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지퍼백은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발명품이랍니다. 저는 속옷이나 생활용품들이 다른 짐들과 섞이지 않도록 해주기 위해서 주로 쓰고 가끔 지저분한 쓰레기를 버릴데가 없을 때 넣어오는 용으로도 사용해요. 출장다닐 때 하도 잘 써서 평소에도 여분으로 몇 장 가지고 다닌답니다.

 텀블러는 운동 시작하면서부터 챙겨 다니게 되었는데요. 물이 든 상태에서는 무게가 많이 나가다보니 빨리 마시게 되더라고요. 하루에 3-4L를 마셔야하는 저한테는 좋은 아이템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백팩에는 인기쟁이 쿼카 인형이 매달려 있답니다. 홍대 오브젝트에서 작년 여름에 오픈했던 다이노탱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했구요. 이 작은 녀석은 밀짚모자를 쓰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보는 분들 마다 여름에는 너무 귀엽다고 한번씩, 겨울에는 밀짚모자가 안어울리는 데 그게 귀엽다고 또 한번씩 눈길을 주시더라고요. 

 여자친구가 생일 선물로 사준 이 백팩. 고양 스타필드 캉골 매장에서 구매했답니다. 장기 출장을 앞두고 사준 백팩이라 여태껏 받았던 선물들 중에도 가장 감동받았던 선물이었어요.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 지 올해 초까지 한번도 맨바닥에 놓아본 적이 없답니다. (지난 출장 때 딱 한 번 열차 바닥에 놓았어요...) 

이렇게 제가 출장 갈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을 소개해봤어요. 업무적으로 가는 출장을 주제로 했는데도 개인 물품들이 더 돋보인다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여러분은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꼭 가져가는 물건이 있나요?

저는 짐이 가볍더라도 대체로 가방을 들고 다니는 편이에요. 손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건 번거롭기도 하고 분실할 위험이 있어서 선호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나갔다 돌아올 때 새로운 무언가를 넣고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서 대체로 넉넉한 가방을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출근 때 매는 가방과 소지품은 이런 성향을 잘 보여주는 예시에요. 그래서 오늘은 가장 자주 매고 다니는 제 통근 가방을 소개해드립니다. 가방부터 시작해서 소소한 저의 소지품들을 소개할게요.

💼 Blankof HELMET BAG (OLIVE GREY)
이 가방은 최근까지 가장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가방이에요. 이전 뉴스레터 <15.기분 좋았던 질문은>에서 말씀드린 쇼핑의 기준에 딱 맞아떨어지는 아이템인데요. 은은한 올리브 그레이 컬러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촘촘한 봉제선과 좋은 부자재, 그리고 실용적인 용량과 디테일은 오래 쓸 수 있을 거 같은 믿음을 주고요. 마지막으로 국내 브랜드의 제품이기 까지!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는 매력적인 가방이랍니다.

🍶 Starbucks Tumbler
위의 가방을 구매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텀블러가 쏙 들어가는 주머니가 있기 때문이에요. 회사에 항상 커피를 싸 들고 다니는데, 가방에 쏟지 않도록 똑바로 세워 보관할 수 있는 주머니가 필요했어요.
요즘에는 웬만해서는 어느 가방에나 텀블러는 챙기려고 해요. 최근 환경 이슈가 크게 떠오르는 와중,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 텀블러는 지인에게 1,000원을 주고 산 중고 제품이기도 해서 그 의미가 더 빛나는 거 같아요. 4년째 쓰고 있는데, 별 이상이 없다면 계속 쓸 생각이에요.

🫧 Maison Louis Marie : No.2 Le Long Fond Perfume Oil
최근 향제품에 관심이 생겼어요. 아직은 향의 종류를 잘 모르기도 하고, 향을 표현하는 방법도 미숙해요. 그런데도 확실히 좋아하는 향이 하나 있는데, 바로 히노키 향이에요. 메종 루이 마리의 No2. 르 롱 폰드 오일은 이런 히노키 향을 정말 잘 담아낸 퍼퓸오일이에요.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사용하면서 상쾌하게 출근길을 맞이한답니다. 히노키의 상쾌하지만 따스하고, 새콤하지만 은은하게 올라오는 단 향은 언제 맡아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마치 따스한 햇볕이 내려오는 아침의 숲길을 걷는 느낌이랄까요? 올여름을 책임져줄 친구로 가방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 A.P.C. André Cardholder & Freitag Brandon
저는 지갑을 두 개씩 들고 다녀요. 하나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것들만 모아놓은 가벼운 지갑,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혹시 몰라 이것저것 모아놓은 두툼한 지갑이에요. 두 지갑 다 선물을 받은 거라 최대한 알차게 쓰려고 노력 중인데요. 무난한 검은색은 A.P.C 지갑과 선명한 연둣빛 방수천의 프라이탁 지갑은 때론 차분하거나 독특함을 좋아하는, 극단적인 취향을 둘 다 보유한 저를 잘 대변하는 거 같아요.

🎧 Airpods (3세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선이어폰 감성을 고수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고장이 나면서 결국 에어팟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줄이 걸리적거리지 않는 큰 혜택을 누리며 잘 사용하고 있지만, 가끔 이어폰을 빼고 싶을 때 유선이어폰처럼 무심히 툭 빼기 힘든 건 아쉬운 점이에요. 아, 마침 글 쓴 김에 충전도 해야겠네요.

이렇게 가방 속을 들여다보고 소개하면서, 새삼 이 가방이 나란 사람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취향과 사연이 묻어있는 물건들의 총집합. 복잡한 설명 없이 가방으로도 충분히 자기소개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쑤쓔들의 가방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나요? 지금 한 번 가방을 열고 그 이야기를 되새겨 보길, 그리고 그곳에 담긴 자신을 발견해보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안녕!

(1) 지갑 겸 파우치 | 외출 필수템 모음집. 키링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카드, 포카, 립밤, 립스틱, 진통제 등이 들어있다.

(2) 폰 | 폰 중독을 고치기 위해 이동 중에라도 폰을 가방에서 넣어두려 노력 중. 아직까지 썩 성공적이진 않다.

(3) CDP 워크맨 | 앨범을 통으로 듣기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며 주로 Bass 모드로 듣는데 천국이 따로 없다.

(4) 사원증 | 앞엔 친구들과의 셀카가, 뒤엔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 끼워져있다. 역시나 귀여운 키링도 달려있다.

(5) 줄이어폰 | 에어팟을 안 쓴지는 몇 년 됐다. 충전도 필요 없고, 폰에도 워크맨에도 아이맥에도 쓸 수 있어 유용하다. 한 쪽만 잃어버릴 걱정도 안 해도 된다. 종종 손에서 미끄러지는 폰을 잡아주기도 한다.

(6) 책 | 읽든 안 읽든 양심의 무게로 꼭 한 권은 들고 다녀야 한다. (요즘은 그래도 잘 읽는다.) 

(9) 화장품 파우치 | 출근길에 심심하면 눈화장을 한다. 언제 심심해질지 모르니 항상 챙겨 다닌다.

(10) 선글라스 | 2년 전쯤 친구들에게 받은 생일선물. 색이 짙지만 의외로 질리지 않고 아주 애정하는 선글라스다.

(11) 엄마 편지 | 받은 지 어연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적절한 타이밍을 못 찾아 아직까지도 못 열어보고 있다.

효그 : 지난주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약 2만여 점의 기증품 중 355점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전시인데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말 하나의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소장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달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김홍도의 <추성부도>, 김환기의 <산울림> 작품까지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답니다. 개인이 이런 수집을 해 온 것에 한번 놀라고, 그 양과 질에 한 번 더 놀라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고 만들어가고자 한 고인의 가치관에 세 번 놀랐답니다. 주변 경관과 상설 전시 등 볼거리가 한가득 이여서 이쯤 되면 영감 스낵이 아니라 영감 한 상 차림인 거 같네요.🤣

예솔 : 일상에서도, 덕질에서도, 여행에서도, 항상 존버는 승리함을 느껴왔어요. 많고 많은 사례 중에 위 What's in my bag에도 나온 '책'을 오늘의 스낵으로 소개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책과는 거의 인연을 끊다시피 했었는데, 양심의 무게로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닌 지 1년 만에 출퇴근길에 독서하는 습관이 다시 길러졌어요. 다시 말하면 1년 동안은 '나는 가방에 책이 있는 지성인이다(?)'라는 자아도취에만 빠진 채 정작 핸드폰만 보면서 다녔던 거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정말 꺼내어 읽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대중교통 이용 시간인 15-20분 이상 집중을 못 했었어요.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맘에 드는 책을 찾으면 불편한 자세에서라도 몇 시간씩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여러분도 습관을 들이고 싶으나 쉽게 실행에 옮겨지진 않는 일이 있으신가요? 저처럼 조금 엉성하더라도 끈기를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 변화가 꼭 찾아올 거예요! 존버는 승리하니까요! p.s. 저처럼 대중교통에서의 독서 습관을 기르고 싶다면 우선 맘에 드는 표지의 책을 찾는 걸 추천드려요. 표지가 예쁘면 괜히 밖에서 꺼내보고 싶고, 그럼 자연스레 읽게 되더라고요. 표지가 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 시작이 될 순 있답니다!

수스를 나만 알기 아깝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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