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8 September 26, 2023
자신의 가치를 꿋꿋이 믿으며 살아가는 삶 속에는 복잡한 메커니즘이 작용합니다. 시동을 걸려면 기름이 필요하고 근육을 움직이려면 탄수화물이 필요하듯, 불안함을 이겨내기 위해선 큰 에너지원이 필요하죠. 외줄을 타듯 아슬아슬 걷는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불안함'은 과거로 회귀할 수 없는 이치로 인해 생기는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니깐요. 반면, '공간'이라는 개념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공간을 이루는 사람과 환경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그 공간을 타고 흐르는 기운은 항상 그곳을 감싸고 있죠. 그래서인지 불안을 느끼면 안정감을 주었던 공간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본능이 발휘됩니다. 때로는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을 잠재우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Back)'만큼 긴장감 풀리는 따스한 인사말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

T.M.I.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안온한 고향
📸 맹민화, 에이크뱅 치어, 최다함

B CITY ARCHIVES: BUSAN
부산 로컬 브랜드 팝업
📸 한윤하

KERYING EYEWEAR IN CANNES
프랑스 칸에서 만난 케어링 아이웨어
📸 김재영
T.M.I.
스포티파이 T.M.I.에 이어 매거진 <B> 신간 '부산' 이슈를 취재하며 만난 인터뷰이들에게 '요즘 테마(THEME)', '부산에서 추천하는 경험(MUST)', '만약을 가정한 미래(IF)'에 관해 묻고 답한 기록을 담았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네 인물의 T.M.I.를 통해 개인의 삶에 스며든 이야기와 오늘날 부산의 무드를 함께 느껴보세요.
🌊 LET ME HEAR YOUR T.M.I.

THEME

최근 본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주제가 있나요?
MUST
부산을 찾은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요?
IF
지금의 일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박용준 Yongjoon Park
삼진어묵 대표

유학 중 3대째 이어오는 가업을 물려받아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삼진어묵'을 다시금 일으켰다. 여러 시도 끝에 맛과 편의성을 겸비한 '프리미엄 어묵' 시장을 개척했으며 현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 THEME
"게임과 코딩이요. 게임을 통해 몰입하는 힘을 길렀어요. 제 아이와 함께 매일 '마인크래프트'를 하다 보면, 게임을 작동하게 하는 코딩 기술인 '파이썬'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최근에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어서 코딩과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MUST
"어묵 이야기하면 안 되죠?(웃음) 농담입니다. 영도에서 하루 이상 머물며 이 동네의 야누스적인 면을 온전히 느끼기를 권합니다. 산복도로나 슬럼화된 낡은 동네 옆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재생의 움직임, 관광지로 변모하는 모습이 한데 모여 굉장히 역동적이거든요. 물론 좁은 골목과 샛길 구석구석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고요."

💭 IF
"유년 시절부터 수학을 좋아했고 잘했어요. 결국 숫자를 다루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회계학을 전공했기도 했고요. 한 곳에 틀어박혀 몰입하는 덕후 기질이 다분한 저에게는 혼자 문제를 해결하거나 집중할 수 있는 업무를 주로 맡는 세무사가 더 적합한 것 같네요."



김해주 Haeju Kim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선임 큐레이터

2022 부산 비엔날레 전시감독으로 활약하며 인문학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부산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면밀하게 수행했다. 전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이자 현재는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SAM) 선임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다.

🛎️ THEME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 싱가포르관을 기획 중이라 로버트 자오 런휘 Robert ZHAO Renhui라는 작가의 작업을 연구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그의 관심사가 온통 저를 뒤흔들고 있답니다.(웃음) 로버트 자오 런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을 해왔는데, 이차림(second forest)과 같이 모종의 이유로 훼손된 숲이 자생적인 힘으로 새롭게 생겨나는 현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MUST
"영도의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흰여울마을 초입부터 쭉 걸으면 중리해녀촌까지 다다르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될 겁니다. 부산다운 풍경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산책로이고,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까지도 볼 수 있을 거예요."

💭 IF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관심사를 글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쉴 때도 계속 전시를 보러 다니다 보니 다른 일을 상상한 적이 별로 없어요. 창작이라는 게 어렵고 괴롭지만, 작가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전시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 모두 좋아해요."



김관열 Kwan Kim
와일드웨이브 브루잉 대표

'어메이징 브루어리 컴퍼니'에서 양조 총괄 이사로 일하던 중 와일드웨이브 창립자로부터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현재는 부산의 정취를 담은 로컬 비어를 선보이며 영도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를 일구는 일을 목표로 한다.

🛎️ THEME
"육아입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도 맥주 양조 과정을 '아기를 키우는 일'에 자주 비유하곤 했는데요. 솔직히 스스로 저 자신이 모순적이라고 느꼈어요.(웃음) 실제로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만 봐도 큰 보람을 느껴요. 사소한 순간이 모여 큰 행복감을 주더라고요. 육아 덕에 삶을 계속해서 배워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MUST
"버스를 타고 영도를 한 바퀴 돌아보길 추천합니다. 특히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 1006번 버스를 타고 감성적이고 운치 있는 분위기를 즐겨보세요. 해운대, 광안리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잔잔한 영도 바닷가를 유유자적 누비는 경험도 좋습니다. 밤에는 야경이 아름다운 사우어 영도 Sour Youngdo도 꼭 찾아 주시고요."

💭 IF
"직장인이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은 제가 맥주 공부를 하겠다고 독일 베를린에 다녀온 뒤로도 공무원이 되거나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셨거든요. 하지만 저는 맥주 양조 과정의 면면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맥주를 다루지 않는 다른 삶은 상상조차 잘 안 가요."



정유미 Yumi Joung
애니메이션 감독·작가

연필 세밀화의 정서를 담은 <먼지아이>, <연애놀이>, <존재의 집> 등 단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왔으며, 올해 발표한 <파도 (The Waves)>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현재는 고향인 부산에 정착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THEME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자면 '자유로움'이지 않을까 싶어요. 부산에 와서 그림 한 장 그리지 못하고 보낸 5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하며 조금은 자유로워졌어요. 아무것도 못 하던 시간이 역설적으로 '진짜 나'에 대해 알려주었달까요. 앞으로도 이런 자유로움을 더 많이 발견하고 누리며 작업 세계를 넓혀가고 싶어요."

MUST
"새벽에 하는 달맞이길 산책, 그리고 바다 수영이요. 이왕이면 새벽이 끝날 무렵이 좋겠네요. 해 뜨는 모습을 바다에 들어가서 보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 IF
"지금 방식과는 다르더라도, 역시 작업하는 사람이지 않을까요.(웃음) 무엇이 됐든 창조하고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이번 생은 그림을 그리는 게 익숙하고 그나마 가장 잘하는 일이라 이 길을 택했지만, 다른 기질로 태어난다면 그때 제게 맞는 방식을 또 찾겠죠?"
B CITY ARCHIVES: BUSAN
매거진 <B>가 '부산' 편 출간을 기념하여 부산 로컬 브랜드 공간에서 'B CITY ARCHIVES: BUSAN' 팝업 행사를 진행합니다. 아래 11곳의 숍에서 매거진 <B>를 1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부산' 이슈를 구매하면 선착순으로 커버 엽서를 증정합니다. 부산의 새로운 공간도 구경하고 매거진 <B>도 볼 수 있는 이번 팝업 행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 <B> 인스타그램을 참고해주세요.
매거진 <B> BUSAN ISSUE 팝업
딥슬립 커피
카페이자 부산 로컬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아티스트들의 아지트'
📍 부산시 수영구 수영로 663
🗓 9월 22일(금) ~ 10월 16일(월)

롤로와 영도
영도를 거점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이자 그로서리 스토어
📍 부산시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3 AREA6 1층
🗓 9월 22일(금) ~ 10월15일(일)

모모스 로스터리 & 커피바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신의 비전을 선도한 부산 대표 커피 브랜드
📍 부산시 영도구 봉래나루로 160
🗓 9월 22일(금) ~ 10월 16일(월)

발란사
빈티지 패션과 문화를 토대로 부산 스트리트 문화의 성장을 주도해 온 셀렉트 숍
📍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대로255번길 37 1층
🗓 9월 22일(금) ~ 10월16일 (월)

센띠멍 스튜디오
직접 디자인한 문구류와 엽서, 포스터를 주로 선보이는 감각적인 리빙 전문 소품 숍
📍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62 1층
🗓 9월 22일(금) ~ 10월 23일(월)

이터널저니
아난티 코브 안에 위치한 서점
📍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8-31
🗓 9월 22일(금) ~ 10월 31일(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디자인의 힘'이라는 콘셉트 아래 운영되는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여섯 번째 공간
📍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F1963
🗓 9월 21일(목) ~ 10월 1일(일)
매거진 <B> CITY ISSUE 9종 팝업
끄티 봉래
카페, 편집숍, 공유 오피스, 인큐베이팅 공간 등이 자리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 부산시 영도구 대교로46번길 46
🗓 9월 22일(금) ~ 10월 16일(월)

뉴포트
부산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카멜앤오아시스'가 운영하는 카페 겸 포스터 숍
📍 부산시 수영구 황령산로 22 1층
🗓 9월 22일(금) ~ 10월 23일(일)

모비딕마켓
빌라쥬 드 아난티 내에 자리한 그로서리 숍
📍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7-7 클리퍼 C동 1층
🗓 9월 22일(금) ~ 10월 31일(화)

베르크로스터스
커피를 도구로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을 모티브로 삼은 전포 카페
📍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58번길 115 지상1층, 2층
🗓 9월 22일(금) ~ 10월 23일(일)
KERING EYEWEAR IN CANNES
덴마크를 대표하는 아이웨어 브랜드 린드버그가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하는 프라이빗 프레젠테이션에 <B>를 초청했어요. 프랑스 칸에서 열린 행사에 직접 다녀온 에디터의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구찌,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 16개 브랜드를 보유한 케어링 아이웨어 Kering Eyewear가 2024 봄, 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는 프라이빗 프리젠테이션을 개최했다. 9월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프랑스 남부에 자리한 휴양의 도시 칸 Cannes에서 이뤄져 특별함을 더했다. 전 세계 안경사 및 바이어 등 핵심 파트너를 대상으로 각 브랜드는 물론, 지난해 인수한 하와이의 선글라스 브랜드 마우이 짐 Maui Jim의 컬렉션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의미가 각별했다. 특히 행사 장소로 선정한 대저택은 아름다운 칸의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라 크화 데 갸흐드 La Croix de Gardes 공원 인근에 위치했는데, 평소 쉽게 방문할 수 없는 공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저택 내 일부 객실과 정원에 각 브랜드의 부스 공간을 설치해 브랜드의 첫 번째 손님이라고 할 수 있는 안경사와 바이어를 맞이했는데, 케어링 아이웨어가 지향하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의 총체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한 번의 행사로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함으로써 이날 방문한 주요 파트너에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키고, 그들이 돌아간 다음에도 이곳에서의 감각을 되살려 제품을 다루게 하겠다는 그림이 그려졌다. 반나절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케어링 그룹이 일하는 방식과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섬세함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 Jaeyoung Kim, Editor
EVENT
🎤 "B TALK with 류호진 PD" 기대평 이벤트
매거진 <B> '부산' 이슈 출간을 기념해
<1박 2일>, <어쩌다 사장>, <부산촌놈 in 시드니> 등을 연출한
류호진 PD를 모시고 토크 세션을 진행합니다.

위 아이콘이나 이곳을 클릭해
류호진 PD에게 평소 궁금했던 점이나
B TALK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
추첨을 통해 총 10분께 매거진 <B> '부산' 이슈를 선물로 드립니다.
🔗 Ticket Link
🗓️ Date - 10.12 (목) 오후 8시
📍 Location - 매거진 B 한남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5, 사운즈한남 2F)
© 2023 B MEDIA COMPANY

Magazine B
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구독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