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1 - 2025.04.06 / 플리 털기, 핫스팟, 그의 어머니
안녕하세요. ㅎㅇ입니다. 4월 7일 오늘의 레터에서는 다음 콘텐츠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다음주에는 랜선으로 본 2025 코첼라 후기를 들고 올 예정입니다. 4/12(토) 오전 11시 45분부터 시작되는 리사 무대와, 4/14(월) 오전 11시 45분부터 이어지는 제니 무대는 코첼라 공식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으니 모두 미리미리 구독해두시길요! 그럼 오늘의 레터를 시작합니다.
01. 최근에 들은 최신 음악 4
02. NTV 드라마 <핫스팟>
03. 한겨레 연재 '케이팝 사랑과 탈출 사이'
04. 연극 <그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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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Sufjan Stevens - Mystery of Love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의 OST로 잘 알려진 ‘Mystery of Love’의 데모 버전이 공개됐다. 오는 5월, [Carrie & Lowell]의 발매 10주년을 기념하며 내놓을 디럭스 앨범에는 미공개 보너스 트랙이 7곡이나 담기는데 이 곡이 그 중 하나다. MV 속 아트워크, 사진, 8mm 필름에 담긴 조각 영상들은 모두 수프얀 스티븐스가 작업한 것이다. 감상하기
➋ 클로즈 유어 아이즈 [ETERNALT]
아, 이건 우수에 젖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고, 활달한 원위구나. 마치 아이돌 앨범의 6번 트랙에 실릴 것 같은 미드템포 R&B곡 ‘너를 담은 이 영화에 나의 가사가 자막이 돼’를 2번 트랙에 배치된 걸 보고 한 방 먹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를 만든 이해인 디렉터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7인조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부담없이 들을만한 레트로 R&B풍의 앨범으로 데뷔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활동기간은 3년으로 정해놓고 출발한다. 감상하기
➌ Franc Moody [Chewing The Fat]
다프트 펑크와 자미로콰이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디스코/신스팝 듀오 프랭크 무디의 이번 신보는 1번 트랙에서 2번 트랙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몹시 좋다. 곡 제목만 나란히 두고 보면 ‘도로의 잘못된 방향으로 운전하기(Driving On The Wrong Side Of The Road)’, ‘둥근 구멍에 사각형 못 박기(Square Pegs In Round Holes)’으로 좀 심난해진다. 아무튼 뭐가 잘 안 풀리는 상황이라는 것. 그럼에도 그들의 음악은 흑화되기 보다는 한 번 웃어보이고 털고 일어나는 쪽을 택한다. 감상하기
➍ 마크 [The Firstfruit]
지금의 내가 시작된 곳과 마음 둘 곳 없던 경유지. 수사적 고향을 거쳐 마침내 뿌리를 내린 곳. 토론토, 뉴욕, 밴쿠버, 서울 네 도시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도시별로 4개의 챕터로 나누어 13트랙의 풀셋으로 들려주는 NCT 마크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이 오늘 발매됐다. 이토록 지극한 ‘기획 앨범’을 듣는동안 지난 9년간 보아온 마크 리(Mark Lee)의 삶을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고 마음껏 착각도 해 본다. 피아노를 전공한 엄마 강승혜 씨의 반주에 모자가 주고받는 대화가 포개지는 ‘맘스 인터르투(Mom's Interlude)’는 뒤에서 두 번째 트랙이다. 가능하다면 이 곡을 미리 찍어 먹어보지 말 것. 실린 순서대로 들을 때의 감동이 더 클 것을 보장한다.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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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TVㅣ일본 현지에서 2025년 1월 12일 - 3월 16일 방영
몽블랑이 너무 번창하지 않기를 바라는 건 욕심일까? / 뭐, 그렇지. 이기적이야. / 그래도 붐벼서 못 들어가면 싫지 않아? / 그건 싫지만 장사가 안 되면 망하잖아요. / 그러면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장사가 되길 바라는 건? / 이기적이야. / 그렇죠. / 좋아. 망하지 않을 정도는 너무하고 카페 수익이 괜찮은 정도면 어때? / 괜찮은 기준이 뭔데? / 물론, 생활은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수준이고 국내 여행은 1년에 1번 하고 해외는 3년에 1번 가능하면 괜찮은 수준 아냐? / 이기적이다~ / 이것도? / 선배가 기준을 정하는 자체가 이기적인 거죠. / 할 말 없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핫스팟>에서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약 20여년간 알아온 키요미-미나푸-하치 세 사람은 최근 들어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부쩍 인기가 많아진 단골 가게 ‘몽블랑(もんぶらん)’을 빠져나오면서 복잡한 마음을 나눈다. ‘하치’는 이 대화의 물꼬를 튼 ‘미나푸’를 향해 "이기적"이라는 말을 무려 4번이나 쓰지만, 미나푸는 크게 기분 상해하지 않는다. 대화는 일단락 되고, 그들은 다음 날 또 다시 비슷한 구도로 마주 앉아 새로운 주제어를 놓고 시시콜콜한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
지난 레터에서 <가공OL일기> 리뷰를 하며 각본가 바카리즈무를 극찬한만큼, 그가 쓰는 이야기의 한계도 짚어봐야할 것 같다. 바카리즈무의 각본에서는 인물들의 욕망을 읽기가 어렵다는 점 말이다. 그의 드라마 속에서는 등장인물들 모두가 대단한 신념 혹은 목적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지 않으며, 그때그때 스트레스나 고민을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 그러다 "당신은 왜 이렇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다들 하나같이 합리화를 한다. 임기응변으로 일단 거대한 질문을 마주한 순간을 넘어가고 보는 것이다. 바카리즈무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간 군상을 그렸음에도,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지까지는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는 오해를 받기 쉬운 방식으로 각본을 쓴다. 물론, <핫스팟>을 끝까지 본다면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후지산 기슭 호텔의 프런트 직원 ‘타카하시’가 어떤 욕망을 지녔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드라마를 보는 도중이라면 타카하시는 그저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얄미운 인물 1인’으로만 느껴질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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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팬의 ‘공짜 노동’은 진화한다…더 빠르게, 더 짧게, 더 자주
#한겨레연재 #케이팝_사랑과_탈출_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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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ㅣ2025년 4월 7일 릴리즈
지난해 <케이팝 하는 여자들> 토크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팬의 노동'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에 살을 붙인 내용을 2주에 걸쳐 연재한다. 뉴스레터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의 일석 님을 시작으로, 다양한 케이팝 러버들이 케이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이돌이 컴백하면 팬들 또한 쉴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실감나게 깨닫게 된 건 ‘48시간 무수면 도재정 활동기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을 본 날의 일이었다. ‘NCT 도재정’ 첫 번째 미니 앨범 ‘Perfume’(퍼퓸)의 주요 스케줄에 참여하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유튜버 ‘나경 JESSY’에게는 숙면이 간절해 보였다.
만 이틀간 그의 일상은 NCT 도재정의 런칭쇼 및 시향회 가기, 컴백 카운트다운 방송 보기, ‘엠카운트다운’(엠넷) 본방 가기, ‘뮤직뱅크’(KBS) 본방 가기, ‘자컨’(기획사 자체 제작 콘텐츠) 보기, 음악방송 사전 녹화(사녹) 전 응원법 벼락치기로 외우기, 새벽 3시에 ‘쇼! 음악중심’(MBC) 사녹 인원체크 대기하기, 사녹 현장에서 응원하기로 빼곡하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최애가 활동을 시작한 자에게 양질의 잠이 들어설 자리는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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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그의 어머니
#김선영 #에반플레이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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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단ㅣ2025년 4월 2일 - 4월 19일
김선영 주연의 연극 <그의 어머니>는 두 아들의 어머니 ‘브렌다’의 분주한 아침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둘째 아들의 아침을 차려주면서 그를 타이르고 동시에 업무 전화를 받아야만 한다. 그전에도 몇 번이나 반복됐을 아침의 모습이지만 어딘가 다른 점이 있다. 그 시각, 2층 방에는 첫째 아들 ‘매튜’가 있는데 그는 여성 셋을 강간한 후 가택연금중이다. 이런 나날들 속에서, 브렌다의 친구이자 변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이 사건은 게임이야. 그리고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너는 이 게임의 핵심 참가자고.” 브렌다의 입장에서 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의 변호사가 아니라 매튜의 변호사여만 한다. 두가지는 무엇이 다를까. 가해자의 어머니는 자신이 가진 다른 정체성을 사유할 수 없다. 브렌다는 곧 ‘그의 어머니’이므로, ‘그의 변호사’가 되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 쏘아붙인다. “그럼 내가 뭘 해야 되는데? 더 이상 뭘 더 해야 되는데.”
브렌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는 알량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선처를 구하지 않는 가해자 가족이며, 다만 집 청소를 외주 주었다는 사실을 까먹은 한 여성이다. 무대 위에서 브렌다 대신 다른 사람이 대신 밀어주는 진공청소기의 굉음이 들려온다는 건, 이제 155분간 펼쳐진 김선영표 연기차력쇼가 끝을 향해 간다는 신호다. <응답하라 1988>의 선우와 진주 엄마, <동백 꽃 필 무렵>의 준기 엄마, <일타 스캔들>의 수아 엄마일 때와는 확연히 다른 김선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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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일이 4/19(토)다. 현재 예매처별로 잔여석이 소량 남아 있다.
🎫 국립중앙극장ㅣ🎫 국립극단ㅣ🎫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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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레터가 있다면…… 다시 보기!
2025.03.17. 🤳 WEEK 11. 마츠시게 유타카 X 윤상 라디오,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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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wildwan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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