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보름유유는 매달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보름유유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 드립니다.

멍멍이 메밀이와 산책하는 마케터, 멍케터 민영입니다. 반가워요!


이렇게 불쑥 인사하게 되었는데, 저는 올해 3월부터 유유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앞으로 맥집자, 편집사, 막무가내와 함께 보름유유의 인터뷰어로 나설 예정이랍니다. 저의 첫 보름유유 레터를 발행하려고 하니 정말 설레는데요. 저는 책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는 마케터이니 서점 이야기, 함께 협력해 주시는 분들, 또 독자님들의 이야기까지 열심히 전해 보려고 해요. 저의 행보(?)를 재미있게 지켜봐 주시길 바랄게요.


앞으로 멍케터의 뉴스레터 기대 많이 해 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구독자님들!✨ 

"저의 반려인간 멍케터를 잘 부탁드립니다." -멍케터의 반려견 메밀

저는 유유에 출근한 지 이제 딱 한 달 반쯤 되었어요. 그리고 함께 보름유유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뒤 첫 인터뷰는 누구를 섭외해 진행할까 고민이 많았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핑계 삼아, 저와 가장 가깝고 또 앞으로 가깝게 지낼 유유의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전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저 역시 실제로 누구보다 이분들이 가장 궁금했거든요.


보름유유를 만드는 사람들, 유유의 편집부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또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과연 유유는 어떤 곳일까요? 🧐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유유의 책을 만들고 보름유유를 발행해 온, 유유의 아름다운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죠!

유유 책과 보름 유유를 만드는 사람들

민영 안녕하세요? 매일 보는 사이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핑계로 밖에서 만나 이야기하려니 또 떨리네요. ☺️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보름유유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 기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로 먼저 보름유유 발행 신입에게 선배로서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이를 테면 장점이라든가, 노하우라든가, 뭐든지요. 좀 두렵거든요. 저 잘할 수 있을까요?

은우 그럼요! 저는 아직 민영 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 즐기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원래 편집자였다가 마케터로 전직하신 이유도 그중 하나잖아요. 분명히 보름유유를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즐거움도 느끼시고 일적으로 도움을 받는 일도 많을 거예요. 지극히 내향형인 저도 책을 사랑하는 다양한 분과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많답니다. 

 맞아요. 잘하실 거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어요. 민영 님은 저처럼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잖아요.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터뷰도 잘해요. 

 맞아 맞아, 이를테면 이런 거예요. 어떤 사람이 너무 좋다 쳐요. 민영 님은 그 사람에 대해서 궁금하세요? 저는 사실안 궁금하거든요. 안 궁금하고 그냥 좋기만 해요. 그래서 궁금한 사람, 그니까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좀 어렵더라고요.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도 무언가 물어보는 게 어색했고요.

 그리고 솔직히 보름유유 하면서의 장점은 너무 많아서 꼽아 말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정말 좋고 재미있거든요. 노하우라 하면… 아, 술집에서 인터뷰를 시작하면 안 돼요! 인터뷰를 엄~청 오래하게 돼요. 세 시간 넘게 하기도 해요.

 사실 좋아서 오래 하신거죠? 크크.

 하하, 맞아요. 분위기가 좋아서, 얘기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그렇게 길어져요. 저는 인터뷰를 하면서 적성을 찾은 거 같아요. 이거 나한테 딱이다! 너무 재미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용기가 생기는데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궁금증이 정말 많은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여러분께 궁금한 것을 마구 물어 볼게요. 우선, 각자 이곳에 계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은, 수 저희는 입사 동기예요. 만 2년하고 2개월쯤 더 다녔네요.

 제가 여기선 가장 오래되었죠. 하하. 

 맞다! 그래서 영 님이 입사하실 땐 사무실이 없었다고…?

 맞아요. 그래서 제가 입사할 때 유유는 100퍼센트 재택을 하는 회사였어요. 근데 사실 그게 싫었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출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대신 제가 입사하기 전에 대표님과 이야기한 게 있었어요. 내가 입사하면 책을 많이 만들고 싶다! 근데 그때 대표님은 그건 걱정하지 말라 하시더라고요. ㅎㅎ

 하하, 제가 보기에도 지금 영 님은 책 실컷 만들고 계시고 있잖아요. 저는 주변에 유유에 출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도대체 편집자가 몇 명이고 어떤 사람들이야?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만들 수가 있어?”라고 묻더라고요. 그럼 저는 “여기 편집자가 겨우 세 명뿐인데, 정말 대단하고 부지런해!”라고 말해요.

유유 출판사 편집부. 왼쪽부터 맥집자 영, 막무가내 수, 편집사 은우

민 사실 저는 입사하기 전, 회사의 규모가 작아서 업무의 내용이나 환경이 산만하면 어떡하지, 걱정했거든요. 근데 막상 한 달 반쯤 다녀 보니, 회사가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굴러 간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적은 인원이지만, 알차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들만 하고 필요한 것들만 있다, 그런 느낌이라 대표님의 안목이 좋다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여러분이 입사했을 과거엔 좀 달랐을 거 같기도 해요. 입사 초기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유유에 다닌다 했을 때 주변 반응은 또 어땠나요? 

 일단 저는 주변에 아무래도 출판계 친구들이 많다 보니, 유유의 출간 목록을 보며 도저히 1인이 만들 수 있는 양이 아니라고 당연히 생각하더라고요. 입사 전 저도 그랬고요. 그럼에도 콘셉트가 뚜렷하고 왜인지 젊다는 느낌이 강해서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였어요. 물론 입사할 때쯤 제가 이전에 만들던 책과 유유의 책이 무지 달라서 걱정이 많았고, 와서도 얼마간은 긴장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삐그덕거리던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지금은 ‘잘'은 모르겠지만 ‘하면 하는’ 사람은 된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엔 주변에 책을 안 읽는 친구들이 훨씬 많은데, 유유는 들어 봤다는 친구들이 꽤 있어서 놀란 적이 있어요. “아 나 여기 책 본 적 있어!”라든가, “거긴 좋은 책을 내는 곳이더라”라든가요. 그래서 유유가 색깔이 정말 확실한 곳이구나 생각했죠 이곳은 빨리 트렌드를 좇아 기획해서 책을 내는 ‘요즘’ 출판사이고, 말랑말랑하고 재미난 인문학 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래서 사실 전 유유에 어울리는 편집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원래 해외 문학이나 페미니즘, 철학 등의 심각한(?) 책을 더 좋아하던 사람이라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즐겁게 일하고 있답니다. 유유가 지금까지 구축해 놓은 탄탄한 라인업이 색깔이 뚜렷하잖아요.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하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더라고요. 일단 작가 선생님들이 “유유책 너무 좋아해요!”라며 출판사에 우호적인 분들이 많고요.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이 유유와 어울리지 않은 게 아니라 내 색깔을 유유의 색깔과 혼합해서 기획하면 된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유유는 독자의 '공부'를 지향하는 출판사니까, 제가 만들고 싶은 책도 이 '공부'에 초점을 맞춰 기획하면 좀 더 타깃을 명확히 잡을 수 있고 가닥이 더 잘 잡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기획을 하면서 느껴요. 너무 넓은 범위 안에서 기획을 고민하기보다는 ‘유유가 가지고 있는 목표에 내 색깔을 합친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더 또렷해지더라고요. 


 유유라는 출판사의 색은 강하지만, 결국 그동안 나온 책들이 각 편집자의 색이 더해져 출간된 거잖아요. 지금까지 200종이 넘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중에 여러분이 만든 책은 어떤 걸까,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한데요. 각자 이곳에서 대표로 소개하고 싶은, 책임 편집한 책 또는 기획한 책은 어떤 거예요?

 대표 책임 도서는 판매량이나 애정보다는 몸과 마음의 품을 많이 들인 책들을 꼽고 싶어요, 처음으로 기획부터 출간까지 모두 직접 한 『영감의 말들』,지금까지 만든 책 중 가장 두꺼운 벽돌책 『선물』, 그리고 본문 외에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해 본 세계 문학 공부 시리즈 『영원한 소년의 정신』이 떠올라요. 이래저래 품을 많이 들였고, 그만큼 많이 배웠다 싶은 책들이에요. 

 한 권만 꼽으라 하면 최근에 출간된 『피아노 시작하는 법』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를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피아노 치는 편집사(편집자이자 고양이집사)’라고 소개하거든요. 피아노를 치는 것도 좋아하고, 오랫동안 피아노 음악 듣는 게 제 인생의 낙이었어요. 편집자가 처음 됐을 때부터 피아노와 관련된 책을 한 번쯤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유유에서 기획해서 출간하게 되어 기뻐요. 피아노 책이 시중에 꾸준히 많긴 한데, 피아노를 치고 싶은데 늦었을까 봐 망설이는 성인 분들에게 시작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은 별로 없더라고요. 제가 이곳에서 출간한 첫 번째 기획책이기도 해서 더 뜻깊은 것 같아요. 

 저는 편집자라는 직업을 가진 후 꼭 만들고 싶은 책 세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유유에서 출간할 수 있었어요.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인데요, 유유에 왔으니 사람들이 무겁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말랑말랑해 보이는 작은 책에 꼭 한번 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만들면 어떤 반응이 올까를 엄청 기대하면서도 걱정하면서 기획했죠. 작년 한 해 동안 ‘그간 장애 문제를 다룬 책을 읽어 본 적 없다던 독자님들이 많이 읽어 주셨단 느낌을 받았고, 그런만큼 저에게 매우 의미 있는 책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 꼽고 싶은 책들이 있는데, 바로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예요. 이건 제가 만들었다기보다 유유 구성원이 다같이 만들었기에 더 뜻깊고, 이 시리즈를 만들면서는 ‘이 책들이 나를 돕는다’는 느낌을 많아 받아서 좋았어요. 여덟 명의 편집자들이 편집이란 일에 대해 제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중 틀렸다 말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어요. 모두 책 잘 만드는 베테랑 편집자이고, 자기만의 길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었어요. 그동안 저는 책을 만들면서도 ‘정답’을 모르겠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 시리즈를 만들면서 그 두려움에서 해방됐어요.


 역시 그동안 제가 좋아하던 유유의 책들이 여러분 손으로 태어난 게 맞네요. 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유유 입사 전에 편견이 있었어요. 대표님과 출판사의 색이 너무 짙어서 ‘편집자의 개성이 뚜렷하지 않을 거다’ 이런 오해를 좀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다보니, 회사의 색에 편집자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더해져 좋은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만들 책이 더 기대되는 소개였어요.

그렇다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기획의 방향이 있나요? 아니면 어떤 편집자가 되고 싶다? 이런 류의 본인이 추구하는 기획이나 좋아하는 편집 과정, 편집의 방향 등 편집 이야기를 좀 더 이야기해 주세요.

 어떤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건 거창해서 말하기 어려운데요, 지금 당장 저는 제 스타일을 고수하기보다는 티가 많이 안 나는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이런 책을 잘 만드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을 만치 경험이 쌓인 것 같지 않아서요. 다만 읽을 때 적어도 거슬리는 부분은 없는, 매끄러운 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지금은 그렇습니다! 

 저는 편집 과정 중에서는 제일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기획이 제일 재미있어요. 내가 기획한 책을 편집할 때는 솔직히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되고, 마음가짐이 달라지거든요. 이 질문을 듣고 지금껏 했던 기획을 돌아봤는데, ‘언어’에 집중된 기획을 많이 했더라고요. 내가 외국어와 우리말에 관심이 많고, 다행히 이 관심사가 유유의 관심사와도 맞아 떨어지는구나 느껴요. 서브컬처 단어 사전, 영어 어감 사전, 감정사전, 순우리말 사전 등의 기획안을 썼어요. (지금 계약 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있고 잠시 멈춰 있는 기획도 있긴 하지만요.) 앞으로도 언어, 외국어, 우리말과 관련된 책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저는 요즘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갇혀 있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제 저는 출판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 주로 편집자들과 있으면 편하고 말도 잘 통하는데, 계속 그런 관계만 만들어 나가면 안 될 거 같단 느낌이 들어요. 독자가 줄어든다는 데, 기획할 때는 또 다른 독자를 상상하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책 만드는 사람들과 고민을 공유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내 그런 이야기만 하면 나에게, 그리고 책 만드는 데도 도움이 안 되는 거 같다는 생각을 좀 하게 돼요. 동어반복하게 될까 봐 두려운 거죠. 유유의 핵심 타깃이 헤비리더라고 해도, 마냥 그렇게만 생각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독자가 어디에나 있다면 헤비리더 어디에나 있으니까 나 역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다른 것을 보고 싶다, 다른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다양한 사람을 더 많이 발견하고 싶다 생각해요. 

그런 맥락에서 저 역시 기획을 참 좋아하는데, 단순하게 책 쓸 사람을 발견하면 진짜 기쁘거든요.이 사람의 이야기, 지식, 경험은 책이 되면 정말 좋을 거야- 이런 것을 발견하고 동시에 이 책을 읽을 독자를 떠올릴 수 있다 생각하면, 막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생기고 기뻐요.

 

 아니, 다들 어쩜 이렇게 성실하고 일 좋아하는 천사같은 분들이.. 이런 분들과 제가 일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좀 감동인데요.😭 이거 이거 대표님이 꼭 알아주셔야 해요. (잘 읽고 계시죠?) 그럼 이걸 기회 삼아 회사에 바라는 점이나 대표님께 하고 싶은 말 하나씩 이야기해 봅시다.

 바라는 것 딱히 없고 저만 잘하면 된다고.. 다른 게 있다면 그냥.. 저를 좀 더 견뎌 주세요! (뻔뻔)

은, 영 워크숍 가요! 좋은 풍경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 워크숍.. 좋아요! 꼭 가고 싶어요. 사실 우리의 올해 목표가 회식도 많이 하고, 동료들과의 돈독함을 많이 다져 보자? 이런 것도 있잖아요. 다들 너무 바빠서 자주는 못하겠지만, 한 달에 한 번은 해보자고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좀 가벼운 질문을 해볼게요. 사실 보름유유를 통해 이 소식을 알리고 싶기도 했거든요. 바로, 🎊사옥 입주🎊! 최근 2년간 지냈던 서교동 사무실을 떠나 파주 출판단지 내 사옥으로 입주하게 되었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음.. 자연의 풍경이 아름답다? 솔직히 서울보다 좋은 점은 별로 없는데요. 정신승리하기로 했어요. 마주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마치 근교로 여행 온 기분이 들거든요. 사옥의 인테리어가 펜션같이 참 예쁘고요. 통창 로망이 있었는데 통창이라 좋아요. 바깥에 논과 밭, 고양이와 거위가 보이는 걸 보면 내가 파주에 있구나, 여실히 느낄 수 있어요! ㅋㅋ

 새 건물이라 일단 기분이 좋고요. 그리고 저도 덩달아 파주로 독립을 했는데 이 도시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지금은).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사실 저는 예전에 파주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어요. 동료들도 근거리에 있고, 재미있고, 안정감이 있었거든요. 근데 서교동으로 출근해 보니 거기가 더 좋더라고요. 그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ㅎㅎ 그래서 아직은, 다시 돌아온 이곳, 파주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곧 다시 좋아하게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동료라는 존재는 굉장히 중요한데요. 곧 아시게 될 거 같아 말하지만, 이 사옥의 지층에는 사적인서점이 입주하고 또 그 위층에는 출판사 위고가 입주하잖아요. 이제 한 건물을 같이 쓸 동료들이 늘어난다 생각하니 기뻐요. 정작 같이 일하는 건 아니지만, 같은 공간에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매일 인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사적인서점 정지혜 대표님이 준비해 주신 맛있는 케이크. 곧 파주에 사적인서점이 오픈합니다. 많관부!  

 맞아요. 저는 사실 파주로 출근하는 것이 처음이라 지금은 좀 어색한데, 이곳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책 만드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곳에 모여 있으니 재미있는 점도 있고요. 이제 마지막 질문을 마치고 빨리 회식하러 갈게요!(인터뷰가 끝난 뒤 대표님 빼고 회식하기로 한 유유 직원들) 그동안 보름유유의 인터뷰어로 활동하셨다가 이렇게 인터뷰를 당하니(?) 어떠셨나요?

 쉽지 않네요.. 인터뷰는 그냥 다 어려운가 봅니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가 않아요. 그래도 이번에 이런저런 것들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생각이란 걸 좀 하면서 살아야지… 반성도 했고요. ㅋㅋ

은 인터뷰어일 때도 인터뷰이는 참 힘들 것 같다 생각했는데, 역시나예요! 질문하는 게 나아요. 그래도 잊고 지내던 편집자로서의 가치관이나 내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 저도요. 제 적성은 인터뷰어인 것 같습니다. 아주 가끔 저한테 ‘편집자들 책을 많이 만드셨는데 나중에 영씨도 책 한 권 쓰시고 싶은 거예요?’ 하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전 제 이야기를 제 책으로 쓰는 게 재미있을 것 같진 않거든요. 보도자료나 신간기획안을 써도 내 이야기를 쓰고 싶지는 않은 거죠.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 처음 보는 사람들 만나서 어떻게 일하는지 묻고 대화하는 시간이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대답하며 대화하는 시간은 이렇게 매일 보는 사람들과 가져도 쪼끔 쑥쓰러워요. 그니까 얼른 맥주 마시러 갑시다!

유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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