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야, 우리 집 가서 영화 볼래?”

소개팅 이후 몇 번의 만남을 가진 후 사귀게 된 민아와 남자친구 앤드류.

앤드류의 초대로 사귄 후 처음으로 남자친구 집에 놀러 가게 된 우리의 민아.

‘집이래 집!>< 분위기 있게 로맨스 영화 보자 그럴까~아님 공포영화?’ 

들떠있는 민아를 소파에 앉히고 리모콘으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던 앤드류가 고른 영화는..! 

“적.벽.대.전???”
“내가 어릴 때 중국에서 살다 왔잖아. 삼국지를 되게 좋아하는데 마침 넷플릭스에 적벽대전이 있더라구. 민아 너랑 보고 싶어서 아껴놓고 있었어^^ 중국 다도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본래 동양에서는 차를 약용으로 이용하며, 점차 음용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어. 중국 고대 3황 5제시대의 ‘신농(神農)’은 세계적으로 차의 시조로 불릴 정도로, 본래 농사와 의약을 관할하였는데 B.C 2,737년 차 잎을 해독제로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원 후 350년에 발간된 중국 사전에는 차를 ‘잎을 끓여서 우려내는 음료’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중국에서 차를 대중적인 음료로서 소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어.

중국의 차 문화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토양이 석회석 토양이었기 때문에 물을 끓여마시던 것이차 문화로 점차 발전하게 되었기 때문이야. 특히나 중국의 차 재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사마천의 <사기>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러 한족과 소수민족 사이에 차를 두루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야.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대. “아침에 차 한 잔은 하루를 활기차게 하고, 정오에 차 한 잔은 일을 즐겁게 하고, 저녁에 차 한 잔은 정신을 맑게 해 주고 피로를 가셔 준다.” 실제 중국인들은 지금까지도 항상 따뜻한 차와 함께 식사를 하고, 손님 대접을 한다고 하니 중국인의 차 사랑은 정말 대단하지?

또한 서양의 차 문화를 손님을 대접하거나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즐기는 형태의 귀족 중심적인 티타임 문화라고 한다면, 중국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중적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특히나 같은 동양에서도 일본에서는 차의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시 여겨 다도법 등이 발달하면서 엄격한 순서와 격식이 중요시 여겨지는 반면, 중국에서는 모두가 일상적으로 차를 마시기 때문에 차를 마시는 방법론이나 격식 등이 자유로운 편이야.

동양에서의 차의 역할은 혼자 마실 때는 자기 수양의 명상으로, 함께 마실 때 차는 마음을 나누는 관계와 소통의 연결고리가 되었어. 특히나 동양의 차문화는 차를 권하는 사람도, 차를 대접받는 사람도 서로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예의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야. 집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차를 대접하면서 여기까지 와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손님 역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초대에 응해주면서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지.

 차를 우려내는 물이 달라지면 맛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보통 차는 산지에 따라 그 차가 나고 자란 지역의 물로 우리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에 수원지에서 나고 자란 찻잎이 없으니 생뚱맞은 지역에서 온 찻잎으로 실험을 해보고자 합니다.

 차는 아마드 브랜드의 실론티를 준비해 봤어요~! 스리랑카의 옛 이름을 따 붙인 차죠! 우리나라에서는 캔음료로 더욱 유명하겠네요. 실론은 밝은 오렌지 빛에 진하고 부드러운 향을 가지고 있어 섬세한 분들에게 어울리는 차에요.

물은 편의점에 가서 종류별로 가져와 봤어요! 어떤 물로 우린 차가 가장 맛있을까요?

삼다수: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삼다수로 우린 실론은 가장 맑고 예쁜 오렌지 빛에 부드럽고 달콤하고 감칠맛이 났어요! 은은한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끝에 탄닌이 톡 쏘는듯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해줍니다.

물만 마셨을 때도 가장 달고 맛있더라구요. 하지만 다른 생수에 비해 물이 조금 느끼했어요.

아이시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아이시스로 우린 실론은 가장 탁한 오렌지 빛에 가장 짙은 향을 보여줬어요. 단맛은 없고 짭짤한 맛이 강했어요. 그리고 마시자마자 풍미가 강하게 퍼져서 마초적인 느낌을 받았답니다. 하지만 끝 맛은 은은하고 구수해서 부드럽게 목 넘김 할 수 있었어요 아이시스는 물 향이 강하게 나는 편이었는데, 삼다수가 끝 맛이 날 때쯤 냄새가 나는 것과 달리 아이시스는 입에 넣자마자 냄새가 나서 차의 향이 짙게 우러나는 부분과 물 향이 강하게 나는 지점이 관련 있지 않나 싶어요.

평창수: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평창수로 우린 실론은 약간 밝은 오렌지 빛에 은은한 향을 일정하게 가져갔어요. 맛은 살짝 달큼하고 탄닌감이 약해 깔끔했으나 차의 풍미를 강하게 살려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입에 들어갔을 때부터 목 넘김을 할 때까지 동일한 향과 맛을 가져가지만, 차의 매력을 못 담아내는 것 같아 아쉬웠답니다.

백산수: 백두산 중국

백산수로 우린 실론은 밝은 오렌지 빛에 달콤하고 감칠맛이 조금 났어요. 평창수와 마찬가지로 탄닌감이 거의 없어 부드러운 편입니다. 향은 마신 뒤 중간 쯤 강하게 일어나는데, 입에 들어갈 때도 부드럽고 끝 맛도 부드러워서 가장 밸런스가 좋았답니다. 개인적으로 실론과 궁합 1등은 백산수였어요.

에비앙: 프랑스

외국 물로 우리면 어떨까 싶어 거금을 들여 에비앙을 사왔답니다. 에비앙으로 우린 실론의 색은 살짝 탁했어요. 향을 맡았을 때, 살짝 꽃 향과 함께 차의 향이 강하게 났답니다. 그런데 차를 마실 때는 향이 전혀 입안에서 돌지 않더라구요. 거의 맹물처럼 느껴졌어요. 물은 다른 생수와 비교했을 때 가장 부드러웠어요. 호로로롤 흘러가더라구요. 탄닌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가장 마일드 했습니다. 

어떤 물로 차를 우려야 가장 맛있다? 정답은 없습니다. 차에 따라 또 개인의 입맛에 따라 어울리고 좋아하는 맛이 다를테니까요. 하지만 물만 바뀌어도 차 맛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점은 굉장히 놀라웠어요. 구독자 여러분도 즐겨 마시는 차로 실험해 보시는 건 어떤 가요? 그러면 더 맛있게 차를 마시는 법을 찾을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