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콤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우아한 유령>이라는 곡을 썼다. 듣고 있으면, 자유롭게 춤을 추고 싶어지는데. 춤을 추는 상상 속의 나는 육체가 없다. 바닥보다는 천장에 가까운 어디쯤에서 흘러가고 있다. 육체가 없으니 더할나위 없이 ‘자유롭지만’ 육체가 없으니 또 슬프다.



죽음 후의 존재라고 할 때, 한국적 개념으로는 ‘귀신’이 떠오른다. 원한이 있거나 하고싶은 말이 있는 듯한 존재다. 물리적인 형태보다는 그의 정서적 상태가 먼저 궁금해진다.



그런가하면, ‘유령’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건 ‘꼬마 유령, 캐스퍼’다. 어릴 때 봤던 ‘캐스퍼’의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캐스퍼’가 삼켜도 삼켜도 땅바닥으로 내려 박혔던 음식들이다.



‘유령’은 그의 정서적 정체성보다 ‘육체가 없다’라는 물리적 정체성이 먼저 다가온다. ‘사랑과 영혼’처럼 몸이 벽을 통과하고 ‘고스트 스토리’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없는 존재. 먹어도 쾌감을 느낄 수 없는 존재.



이제와서 영화를 공부한다는 내게, 어떤 친구는 ‘너도 독립 영화계를 떠도는 유령이 되는 거 아니니’라는 걱정을 건넸다. 그래, 유령일 수 있겠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사는 모습이 대부분 유령같기도 하겠구나. 외로운 유령이 되기 싫어서, 나는 일반화를 한다. 그리고 ‘우아한 유령’이라는 제목에 고개를 끄덕인다. 먹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 그것은 분명 우아하구나.



후회를 안고 죽는 ‘귀신’이 되지 않기 위해, 편의점 김밥을 먹으며 유령처럼 쏘다닌다.


  
  
여행지에서 떠올렸던 생각들을 담아, 에세이 책이 나왔습니다. 브런치 대상 <작고 기특한 불행>이 나오고, 부지런히 책을 냈더라면 좋았을텐데 2년이 걸렸어요. 그래도 아끼는 사진들과 원고들을 그득 담았으니 자신있게 추천드려요. 생각해보면, '여행 에세이'를 읽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핫플레이스나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담지 않았으니, '순수 에세이'라 생각하시고 편견없이 열어봐 주셔요. 

책에 실린 <행성들의 춤>이라는 글에서 제가 아끼는 문장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우주다. 우주의 행성들은 다른 행성의 규칙에 기웃대지 않는다."  완연한 가을입니다. 그리운 여행과 사람들이 자주 떠오르는 날씨에요. 구매하시면, 사진으로 만든 엽서와 연력세트도 드린다고 해요. 독자분들께 좋은 선물이 되길요. 

  
  

* 050701-04-082152 국민은행
으로 1원 이상의 후원을 받습니다.


*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친구들에게
'구독하기' 링크를 공유해주셔요. 


* 글과 사진은 출처를
밝히고 공유할 수 있어요.
저작권은 오지윤에게 있습니다.


* [보낸이 오지윤]은 수요일, 일요일 밤
사진과 글을 보내드립니다.


* [지난 글 읽기] 버튼을 통해
다른 글도 감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