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月력🌕] 4월엔 문학 팝업스토어지!

1. 4월의 문학 행사 🎠

- 현대문학 팝업스토어

- 창비 팝업스토어: 시크닉

2. 4월의 문학月력 🌕

- 4월의 출간 소식

- 4월의 소설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남숙, 「파주」

날이 좋아서 팝업 스토어를 열심히 다녀왔어요! 🎠

🐰 4월의 문학 행사

📚 현대문학 팝업 스토어

출처 : 현대문학 인스타그램

위치 : 미래엔 출판사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321)

일시 : 4월 1일 (월) - 4월 6일 (토)

상주 작가 : 구현우, 우다영, 김행숙, 이근화, 이소호, 정다연, 백은선, 정용준, 오은, 윤고은, 문보영, 임솔아, 이주란, 임현, 김승일, 안미옥, 김초엽, 우다영, 백수린, 안희연, 오한기, 한정현, 양안다, 정재율, 천선란, 김복희, 김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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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 출판사 <현대문학>의 팝업 스토어에 다녀왔어요. 교육 전문 출판사 <미래엔> 건물의 1층에서 팝업 스토어가 열렸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내 건물에서 진행된 만큼 소음 없이 한적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사실 시리즈별로 책을 전시한 것 외에는 사실 특별한 요소는 없었는데요. 하지만 상주 작가가 아-주 많아서, 좋아하는 작가를 만날 기회가 많은 팝업 스토어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퇴근 후 평일 저녁에 갔는데요. 낮에 다녀온 분들은 1층에 있는 카페 시설과 함께 커피를 즐기셨을 것 같았어요. 제가 갔을 땐 너무 늦어서인지 카페가 닫힌 상태였지만요. 😅

한쪽 벽에는 상주 작가가 앉아서 방문하신 분들을 안내하고 사인해 주시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스티커, 책 속의 페이지가 많아서 고르는 재미도 있었고요. 이것들로 제 방을 꾸밀 생각에 신이 아주 난 상태였습니다. 🤤 소설이면 소설, 시집이면 시집으로 깔끔하게 분류가 되어 있었어요.

팝업 스토어 건물에서는 조용한 음악이 흘렀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 때문에 전시회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시끌벅적하고 사람이 많은 팝업 스토어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이 오셨다면 참 좋을 것 같았어요.

진열된 책 주변에는 소파와 의자가 많아서 여유롭게 읽을 수도 있고요. 포장되어 있는 책도 있어서 선물로도 구입할 수 있었어요. 방해받지 않고 평온함 속에서 책을 구경하고 싶으시다면, 앞으로 현대문학 행사에 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

🖼️ 창비 팝업 스토어: 시크닉

출처 : 창비 인스타그램

위치 : 디콜라보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29, 망원역에서 도보 5분)

일시 : 4월 19일 (금) - 4월 28일 (일)

상주 작가 : 정다연, 한재범, 이종민, 강우근, 최지인, 최지은, 유현아, 유수연, 조온윤, 최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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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시선 500번을 맞이하여 열린 창비 팝업 스토어에도 다녀왔어요. 이후 4월의 출간 소식에서도 알려드릴 예정이지만, 4월 한 달간 여러 기쁜 소식들이 쏟아졌어요. 여러 출판사에서 시인선 nXX번(ex. 100번, 200번)을 맞이하여 여러 변화가 있었던 듯합니다.

망원역 근처에서 열렸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 내에 사람이 제법 있었어요. 움직일 수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지나가야 하거나, 스쳐야 하는 일이 생겨서 "실례할게요!"란 말을 달고 있었네요. 😅

창비 팝업 스토어는 방문자의 참여를 유도한 콘텐츠가 여럿 있었어요. 헤드셋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주변에 놓여 있는 오브제의 냄새를 맡으며 시를 읽을 수 있었고요. 릴레이처럼 시인이 쓴 문장 다음에 내 문장을 씀으로써 시를 써볼 수도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는 벽에 스티커를 붙여 설문 조사에 실시하는 활동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를 체험 후, 도장을 찍으면 퀄리티 높은 공책을 받을 수 있어요. 정말 '피크닉'처럼 다채롭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TMI 포인트) 여담으로, 저도 릴레이 시 쓰기에 참여했는데 근처에 계시던 시인께서 그걸 보고 무척 좋아해주셨어요. 🤭 제가 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애와 걸었다. 그 애는 키가 크고, 시보다 소설을 좋아하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그 애와 걸었다. 좁고 길다란 골목길을, 과일이 줄지어 서 있는 시장통을, 물비린내 나는 꿈을 그 애와 걸었다. 그 애와 걷느라 우리가 길을 잃은 줄도 몰랐다. 그래서 그 애와 걸었다.

메모지, 스티커, 거울, 책갈피, 키링, 마스킹 테이프, 컵 등 정말 다양한 굿즈를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시 일부가 적힌 컵이었어요. 설거지를 할 때 벗겨질까 봐 걱정되긴 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예쁘니까요...... 😍 (12,000원에 구입했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것은 좋았지만 다소 비좁다는 인상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다른 요소들이 그런 점을 보완해줘서 만족스럽게 다녀온 팝업 스토어였습니다. 감각적인 팝업 스토어를 좋아하신다면 앞으로도 창비에서 열릴 행사에 주목해 주세요! 👍

🐰 4월의 문학 달력

🐰 : 묘묘가 도장을 찍은 곳은 출간 소식이 있던 날이묘.

어떤 책이 나왔을지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묘! 🥕

📚 4월의 도서 추천

(도서의 표지를 클릭할 시 구매창으로 넘어갑니다!)

📓 제 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조경란 외 5명

태어나기 전부터 미용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청소년 시절에 미용은 이런 생각을 했다. 외로운 사람은 잠든 척하거나 살아 있는 척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중년에 다다른 무렵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외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죽이거나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고

- 책 본문에서 -

1977년에 처음 제정된 이상문학상이 올해로 47회를 맞이했고,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에 발표된 소설들 중 조경란의 「일러두기」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해요.

"평범한 서민의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따뜻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라고 「일러두기」가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외에도 김기태, 박민정, 박솔뫼, 성혜령, 최미래의 소설도 읽어보실 수 있으니 언급한 작가들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세요!

🎟️ 교보문고 기준 14,850원

💜 퍼플젤리의 유통기한, 박서련

장태희는 어쩌다 퍼플젤리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좋아하는 마음이란 정말 이상한 거고, 그게 운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기는 엄청나게 어렵다. 퍼플젤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내가 제일 먼저 배운 사실은 바로 이거였다. 물론 퍼플젤리는 사랑받아 마땅한 걸 그룹이었지만, 전 국민을 넘어 전 지구인이 그들을 사랑해야 했지만 실제로 벌어진 현상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나에게는 퍼플젤리를 좋아하는 내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퍼플젤리를 좋아하지 않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 책 본문에서 -

<위즈덤하우스>는 최근 배우 문가영의 산문집 「파타」를 출간한 출판사이기도 한데요. 위즈덤하우스가 짧은 청소년 문학 시리즈 '티쇼츠'를 선보인다고 해요. 해당 도서가 '티쇼츠'의 첫 발걸음이라고 합니다. 👣

사랑은 제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과 비인간 등 대상도, 크기도 모두 다릅니다. 박서련의 『퍼플젤리의 유통 기한』은 특히 많은 것을 사랑하는 십 대를 위해 쓰였다고 하니,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교보문고 기준 9,000원

✋ 마지막 욕망, 크리스티앙 보뱅

좋아했던 오래된 책들의 페이지를 열 때 당신이 준 철필을 사용했다. 지금 그 철필로 천천히 내 정맥을 연다. 원피스 소매를 걷지는 않았다. 칼날은 먼저 옷감 속으로, 다음에는 피부 속으로, 마지막으로 살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가장 먼 곳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곳으로 그었다. 저항이 점차 줄더니 이내 사라졌다. 블랙베리나 라즈베리의 거품처럼 솟았다가 솜털처럼 미지근하게 흘러내리는 피가 생생히 느껴졌다. 마치 첫 태양에 살짝 베인 꽃이 벌어지듯이.

- 책 본문에서 -

책 본문의 내용을 읽고 조금 놀라신 분도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당 도서는 자살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연인이 떠나고 '나' 홀로 남은 방에서, 피를 흘리며 마지막 고백을 쏟아냅니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저서 『가벼운 마음』을 제법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도서는 그때의 발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티앙 보뱅의 아름다운 은유로 쓰인 죽음의 문장들이 가득할 것을 생각하니, 오히려 기대되는 도서입니다. 4월에 추천해 드리는 유일한 해외 도서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읽어보세요!

🎟️ 교보문고 기준 11,700원

🥚 달걀은 닭의 미래, 양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일. 인간이 비인간을 사랑하는 일. 인간이 비인간을 증오하는 일. 인간이 인간을 증오하고 인간이 스스로 마음을 폐기하는 일. 너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웃었다. 네 마음의 나무는 나보다 아름다운가보다. 아름답다는 건 더 많은 신비를 이해한다는 뜻. 너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상상하곤 했다.

- 책 본문에서 -

해당 도서는 출판사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로 매달 한 권씩 출간되며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하루 한 편씩 쓰인 글이 담겨 있습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구입하여 책의 날짜에 따라 읽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네요. 😝

양안다 시인은 서정성이 돋보이는 시를 쓰며, 2014년에 등단한 후로 10년 간 여섯 권의 시집과 앤솔로지 등을 출간한 만큼 정말 부지런한 작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작가가 쓴 에세이가 어떨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세요!

🎟️ 교보문고 기준 13,500원

👠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 시의 말

'시의 말'은 미지로 나아가는 말의 운명을 시험하며 씌어진 글입니다. 이 뜻깊은 작업을 통해 시적 언어의 탄생과 연관된 중요한 통찰로 이어지는 귀한 시간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책 본문에서 -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드디어 600번에 진입했습니다. 지난 7년간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써내린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특별호가 출간되었는데요. 이번 600호에는 500번대 시집의 뒷표지에 담긴 글 100편 묶여 있다고 합니다.

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 시의 말에 우리는 어찌할 바 모르고 끌려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뒷표지에 적혀 있는 글은 시집 본문 내에 속해 있는 시의 일부일 때도 있지만 본문에 속해 있지 않은 별개의 글이라 제목이 붙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한 희소성에 더불어 다양한 작가의 글을 보기에도 용이하기까지! 문학과 지성 시인선 팬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라요!

🎟️ 교보문고 기준 10,800원

👻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박연준

어느 여름 저녁
파초 잎 아래에서 당신이 울고 있다면

어느 여름 저녁
내 얼굴이 못생겼다면

그건 슬픔이 얼굴을 깔고 앉았기 때문.

2024년 4월
박연준

- 시인의 말 -

2019년 시집 『밤, 비, 뱀』 이후 5년 만에 나온 박연준의 시집입니다. 이번 시집은 등단 20주년에 펴냈다는 점에서 시인에게도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만큼 미니 인터뷰도 진행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 주세요.

시집의 제목인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이 정말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데요. 해당 제목은 「불사조」란 시의 한 구절에서 따 왔다고 하는데요. 시의 전문이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 주세요. 읽어 봤는데 좋다면 그대로 구입해서 읽어보시는 게 어떠실까요? 😁

🎟️ 교보문고 기준 10,800원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시집 출간 제안을 받고 바로 눈 내리는 곳으로 떠났다
눈 속에 파묻혀 있었고 돌아올 날이 지나도록 눈 속에 남았다
그때 와락 스치듯 떠오른 것이 이 시집의 제목이었다
그와 동시에 눈냄새를 맡았는데 맡는 중이었음에도 눈의 냄새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시는 그런 것
사랑은 그런 것

춤을 춰야겠다는 목적을 갖고 춤을 추는 사람과
자신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
굳이 밝히자면 내 이 모든 병(病)은 후자에 속한다

2024년 4월
이병률

- 시인의 말 -

『바다는 잘 있습니다』의 저자로 유명한 이병률 시인이 문학과 지성 시인선 600번의 바로 다음을 잇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누군가와 선물로 주고 받기에 정말 좋은 시집인 것 같아요. 이번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도 마찬가지겠죠.

이병률 시인은 아직 사랑이 잔존해 있는 장소를 지나갑니다. 그렇게 남아 있던 사랑의 파편을 모아 이번 시집을 완성한 듯합니다.

"우리는 마치 사랑의 주인인 것처럼 굴지만 영원을 믿는 시인에게는 모두가 사랑의 대역에 불과"합니다. 비록 사랑이 누군가의 삶을 흉내내는 것에 그칠지라도 이병률은 계속해서 사랑을 합니다. 그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사랑의 불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의 글이 궁금하시진 않으신가요?

🎟️ 교보문고 기준 10,800원

📝 4월의 소설 리뷰

등단한 지 10년이 되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올해 15회를 맞이했습니다. 이는 매 봄에, 그리고 대략적으로 4월에 출간이 됩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사회적 담론이 담겨 있고 시의성이 있는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다 보니 다소 어려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다 난이도를 낮춰,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은 소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바로 김남숙 작가의 「파주」입니다.

(TMI 포인트) 사실 3월 31일에 출간됐는데, 제가 김남숙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여러분께 꼭 공유하고 싶었어요. 😂

「파주」는 화자 '나'의 남자친구 '정호'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군대 후임 '현철'이 찾아와 모종의 복수를 치르며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습니다. 이때 감상 포인트는 복수극에서 찾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와 쾌락이 아니라, 폭력의 구조와 제 3자인 '나'의 시선과 극심한 자기혐오입니다.

'나'는 너무도 지루한 인물입니다. 너무 시시해서 죽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종종 할 정도로요. '나'는 과거에 '현철'을 괴롭힌 남자친구 '정호'가 싫기도 합니다. 당장이라도 목을 졸라버리고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나'는 그런 남자친구 '정호'보다 '나' 스스로를 더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김남숙 작가는 다음과 같은 것을 잘합니다. 한 인물에게 강박적이고 기괴한 습관을 부여하여 잊히지 않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 무력한 듯보이지만 너무나 기이한 에너지로 가득한 죽음 충동과 자기 혐오를 표현하는 것.

위의 사진만 봐도 그렇습니다.

"낙엽 부서지는 소리. 머리통 언저리에 생긴 구멍에서 모래가 자꾸 떨어지는 소리. 오랫동안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사람처럼 손톱을 세워 벅벅 긁던 모습."

"나는 샤워기를 틀고 가만히 서 있었다. 조용히 물이 흐르는 소리만이 귓가를 채웠다. 나는 현철을 떠올렸다. 사람들 앞에서 고기를 굽는 현철, 버스에 앉아서 울음을 참고 있는 현철, 걸어가는 현철, 뛰어가는 현철, 서 있는 현철, 담배를 피우는 현철, 포켓몬 고를 하는 현철, 꼬박 110킬로미터를 더 걸어서 만렙이 된 현철, 수많은, 토 나오는 퀘스트를 깨고 또 깨고 있는 현철, 사는 게 재미없는 현철, 다음 고비를 기다리는 현철, 기다리기 싫은 현철, 시시한 현철, 시시하지 않은 현철, 아픈 현철, 아프지 않은 현철, 시시한 복수, 아니, 시시한 보상에 성공한 현철.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나. 어떤 것보다 더 시시한 나."

제가 김남숙을 너무 사랑해서일까요? 읽기만 해도 슬픔이 밀려오던데요. 😭

이렇게 책에 작가 노트와 더불어 평론가의 해설도 적혀 있으니, 소설 읽기의 길라잡이가 되어줄 거예요! 🐦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리뷰를 살펴보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도 많은데, 특히나 이번 15회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합니다. 최근 문단에서 어떤 담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시류인지 파악하기에는 좋은 듯하지만 소설을 거의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는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특별 보급가 7,700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니까 기회가 되신다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TMI 포인트) 저는 늘 책의 퀄리티도 따지지만 그만큼 가격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책 구매에 돈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

무해 여러분... 안녕?

모나 에디터가 강남대로에서 발견한 사진이라고 합니다. 😝

최근에 직접 무해 여러분과 대면할 수 있었던 자리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오프라인 모임을 정기적으로 해 나가려고 해요! 이번 오프라인 모임 후기는 다음 레터가 발행되기 전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관련해서 피드백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에디터 & 디자이너의 코멘트 ✅

저는 이곳저곳 구경하기를 좋아하는데요. 썸머킹 님이 다녀오신 두 팝업 모두 정말 재밌어 보여요. 기간이 끝난 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

4월의 추천도 너무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유독 「파주」에 눈길이 가요. 사진 속 글을 읽자마자 이상하게 <돼지의 왕>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는데요. 불편하고 때로는 불쾌하기까지 한 과거와 현실의 이야기를 담은 복수극이에요. 마찬가지로 카타르시스와 쾌감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아니어서인지, 문득 떠올랐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