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취재 제약을 다들 받아들여?
💬순방 취재는 상대국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고. 다만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땐 좀 오버한다는 말도 좀 있었지.
🎙️오버라니?
💬지난 7월 리투아니아 순방 때 우크라이나 방문이 전격 결정됐어. 그때 기자단에 휴대전화 사용도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 대통령 일정이나 동선이 노출되면 드론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단 이유였어. 물론 안전과 관련된 거니까, 다 받아들이긴 했지.
🎙️그 때 순방 가 있어서 국내 수해 상황을 제대로 못 챙겼잖아.
💬대통령 메시지가 그 다음 날 나갔으니까. 대응이 너무 늦었지. 대통령실에선 부랴부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이동 중에도 보고를 받는 장면이라면서 사진을 뿌렸어. 근데 너무 늦은 데 다 효과적이지도 않았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반응은 어때? 왜 또 나가냐고 안 해?
💬왜 없겠어. 그래도 안 갈 수 없으니까. 특히 다자회담이나 국빈 방문이면 의미가 없지 않으니, 거기에 무게를 두려고 하지.
🎙️지금까지 15번 순방 중 꼭 가야 하는 순방은 뭐야?
💬임기 초반이어서 초청받은 다자회담은 모두 참석했단 게 대통령실 설명이야. 특히 대통령실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여러 정상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이유도 대고 있어.
🎙️꼭 안 가도 되는 순방은 없었어?
💬상대국 초청을 받아 진행하는 국빈 방문이야 이유 없이 거절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시기를 조율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어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뒤, 하루 국내에 들렀다가 다시 영국으로 출국했잖아.
🎙️국내 찍고 곧바로 다시 나갔지.
💬국내 문제 챙기는 데 비중을 덜 두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잖아. 게다가 11월 대통령의 순방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이었고, 12월 순방 국가는 네덜란드로 확정됐어. 두 달 새 유럽 지역을 두 차례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도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번에 다녀온 APEC은 가야 했던 거지?
💬APEC이야말로 중요했지. 한·중 회담, 한·미 회담 다 관심사였으니까. 결국은 사실상 둘 다 성사되지 못했지만. 한·중 회담은 대통령실도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다음 주 외교장관 회담을 들면서 불씨를 살려간다고 말은 했는데. 실패는 실패지.
🎙️정부가 중국과 회담하려고 노력은 했어?
💬현장에선 한국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거든. 결과적으론 중국이 브루나이, 멕시코보다 한국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거지.
🎙️현장 취재를 할 때 제약은 없어?
💬김건희 여사가 이전엔 대통령실 전속 사진이나 영상을 쓰는 경우가 많았어. 그걸 ‘대통령실 제공’으로 언론사에 뿌렸고. 근데 요즘은 좀 나아져서 언론사 풀 기자단(합동취재단)의 촬영은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긴 해.
🎙️취재도 잘 안 되는데, 비싼 돈 들여서 언론사는 왜 따라가?
💬사실 상대국이 있는 외교 일정에선 국내와는 다르게 취재 허용 범위가 줄어들어. 이번 정부만의 일은 아니라고 들었어. 각 국가의 대통령들이 움직이다 보니 보안과 경호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도 하고.
🎙️그러면 언론사는 안 가면 안 돼?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현장 전달 목적만은 아닐 거야.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들의 일이 국외냐, 국내냐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통령실은 왜 자꾸 나가려고 해? 말도 많은데.
💬국내 정치는 여소야대 구성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아. 적어도 내년 4월 총선 전까지는. 그래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외교 분야로 성과를 보이려는 거고.
🎙️지지율도 오르지? 여론조사 하면 그나마 제일 잘하는 게 외교로 꼽혀.
💬그래서 더 순방 성과에 열을 올리는 거 같아. 순방 뒤에 지지율이 오르는 걸 순방효과라고 하거든? 근데 그건 전 정부 얘기 아닐까? 윤석열 정부는 순방리스크라고 할 만큼 다녀와서 마이너스가 많았으니까.
🎙️나가서 국빈 대접받으면 기분도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국내 골치 아픈 일들을 내려놓고 국빈 대접을 받는 정상외교 무대에 서는 것을 즐겼다고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