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티님, 제가 살아 돌아왔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어버이날 시즌을 무사히 넘기고 돌아왔어요. 5월은 정말 행사가 많은 달이에요. 어버이날을 시작으로 14일 로즈데이, 15일 스승의 날, 16일 성년의 날, 22일 부부의 날까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꽃집의 극성수기가 계속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스위티 분들과 꽃 이야기는 나눠야겠죠?😉
지난 호에서 전해드렸던 조선시대의 꽃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오늘은 그때에 이어 그림으로 보는 조선시대의 꽃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그리고 이주의 꽃은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바로 작약입니다. 이어서 꽃이 있는 장소로는 신비롭고 와이드한 매력의 식물원K를 전해드리고 플로리스트의 일상에서는 극성수기 시즌의 저의 매장을 보여드릴게요! 그럼 이번 주도 함께 시작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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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주차 #07. 향기로운 5월의 여왕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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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드라마 서른아홉에서 작약이 나오면서 작약이 있는지 묻는 문의가 정말 많았어요. '작약은 5월 신부의 특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금 계절에 잠시 나왔다 들어가서 짧게 볼 수 있는 꽃이에요. 얼굴도 탐스럽고 예쁘지만 피었을 때 향기도 좋아서 많은 향수와 바디 제품에 피오니 향이 있죠. 동그란 모양 속에 예쁜 꽃잎을 감추고 있다가 화르륵 피는 모습이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는 꽃인 것 같아요.
스위티 분들이 생각하는 작약은 어떤 색상인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작약은 보통 광고에서 자주 접한 핑크색 몽글몽글한 아이지요. 하지만 매장에서 인기 많고 가장 비싸기도 한 아이는 바로 이 코랄 작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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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죠! (오묘한 코랄색에 취한다 취해.😵)
생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상에 얼굴도 빵빵하게 커서 참 인기가 많은 친구예요. 이 밖에도 자줏빛과 핑크색, 흰색 작약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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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을 구입할 때는 이렇게 피지 않은 작은 얼굴을 가진 아이들로 구매하셔야 해요. 작약은 이렇게 동그란 아이가 점점 커지더니 한순간 얼굴이 빵 하고 화르륵 핀답니다. 그리고 다른 꽃들에 비해 모두 핀 상태로 오랜 시간을 유지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편이에요. 이미 핀 작약을 가지고 오시면 아무래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보니 아직 피지 않은 작약을 데려와서 피는 과정부터 지는 과정까지 모두 아름답게 감상하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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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의 꽃말은 수줍음, 부끄러움이에요. 저희 엄마는 작약을 보고 자꾸 함박꽃이라고 하시던데 알고 보니 탐스럽고 큰 작약을 함지박 같다 하여 함박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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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작약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핑크색의 사라 작약입니다. 다른 색보다 공급량이 많아서인지 가격도 이번 주 기준으로 코랄 작약의 거의 절반 정도였어요. 몇 주 전보다는 그래도 가격이 조금 내린 시점이라 5월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작약도 한 번쯤 만나보고 봄을 마무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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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조선시대 Ⅱ
그림 속에 피어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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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티 분들 지난 시간에 보여드린 잠화, 준화 그림 기억하실까요? 저는 조선시대에도 꽃으로 머리 장식을 하고 잔치를 꾸미는데 사용했다는 사실이 엄청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태평성시도> 그림에서 본 꽃집은 그 그림 속으로 쏙 들어가서 꽃을 잔뜩 쇼핑하고 싶었답니다.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조선시대의 꽃문화를 그때의 그림을 통해 살펴보려고 해요. (기억이 안난다면?! 지난 뉴스레터 보기 꾹!)
스위티 분들은 매란국죽이라는 말을 언제 처음 접하셨나요? 저는 미술 교과서에 나와있던 매란국죽 그림이 생각나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는 사군자로 불리면서 기품 있고 고고한 선비의 모습에 비유가 되지요. 수많은 꽃 그림들이 있지만 이 사군자 그림이 특별한 이유는 왜일까요? 단순히 예쁜 꽃과 나무를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내가 이와 같은 사람이 되겠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꽃과 식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그린 그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린 작가가 본인을 비유하는 대상으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선택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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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조선시대에는 지금 같은 사진과 영상 자료가 없다 보니까 그림을 통해 그때에 꽃들을 접해보게 되죠. 🌸윈터는 보면서 와아! 하고 감탄한 조선시대 그림이 있어요. 꽃이 내 삶 속에서, 그리고 우리 스위티 분들의 삶 속에서 저런 존재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그림이에요. 바로 조희룡의 <매화서옥도>입니다. <매화서옥도>는 ‘매화가 흩날리는 숲속에 있는 책이 가득한 집’이란 뜻이에요. 이름부터 너무 멋지지 않나요? 현대사회에는 저렇게 여유를 가지고 꽃에 둘러싸여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보니 저런 낭만적인 모습이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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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선시대에 꽃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그림은 심사정의 <선유도>입니다. <선유도> 그림을 보면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배 위에 괴목과 꽃 가지가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장소와 상관없이 꽃을 즐기는 조상들의 모습,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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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멋진 꽃그림은 바로 책거리입니다. 책거리는 책가도라고도 불리는데요, 민화의 소재 중 하나였어요. 이름 그대로 책을 문방구와 함께 그리는 그림이었는데, 이 그림에서도 꽃은 단골 소재였답니다. 책이 주인공인 그림에 항상 꽃이 등장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서민들은 책거리 그림을 통해 출세와 행복을 빌기도 하였는데, 🌸윈터의 생각으로는 부귀영화를 뜻하는 모란 같은 꽃을 그려 넣으면서 그런 소망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지난번 궁중에서 사용했던 꽃들처럼 꽃을 장식과 감상의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였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의 꽃 그림을 보다 보면 어쩌면 요즘보다 더 많이 꽃 자체를 즐겼던 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삶 속에 당연한 듯 함께하는 조선시대의 꽃들을 보면서 우리의 일상에서도 좀 더 꽃이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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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위트 여러분께 추천해 드릴 장소는 용인 에버랜드 근처에 있는 ‘식물원K’입니다. 이곳에 식물원 카페가 있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곳이었어요. 제가 처음 접했던 ‘식물원K’의 사진이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진이 잘못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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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K’는 자차가 아니면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에 있어요. 좁은 길로 진입하면서 이런데 카페가 있다고?라는 의문이 들 만큼 구석지고 한적한 곳에 있습니다. 딱 두 대의 차량만 주차가 되어있는 걸 보고 손님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초록 잎들 사이로 보이는 식물원K의 입구로 들어서면서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직감했어요. 식물과 가까운 모든 자리에는 손님들로 가득했고 주차장에 협소하여 모두 다른 곳에 주차를 한 것이었어요.
저에게 인상 깊었던 점은 그곳에 방문한 고객님들의 연령대였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층부터 머리카락이 하얀 노인분들까지 정말 다양하게 이 카페를 방문하고 계셨어요. 꽃과 식물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소재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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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에는 야외 테이블이 있어요. 예쁜 패브릭으로 꾸며진 야외공간이 너무 탐났지만 이미 만석이라 구불구불 덩굴이 둘러싼 카페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최근에 갔던 식물원 카페들과 다른 점이 있었어요. ‘식물원K’는 2013년에 오픈한 공생 정원이라 요즘 인기 있는 신생 식물원 카페들과는 달리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 있어서 좀 더 자유로운 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와일드한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어수선한 모습이 아니라 식물이 좀 더 가득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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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를 두리번거리면서 안으로 쭈욱 들어가니 주문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어요. 사장님께 벽면과 천장에 있는 식물들을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여쭈었는데 위에 작은 연못이 있다고 손으로 가리키셔서 올려다봤더니 머리 위에 물고기들이 보이더라고요! 그곳에 흐르는 물이 벽면에 있는 식물들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음료를 기다리는 사이 물고기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보았는데, 꽃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있고 작은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어요.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날 아무도 없는 이런 공간에 들어와 있다니, 지난 2주 동안 너무 바빠서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행복해졌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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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K’는 각각의 테이블마다 볼 수 있는 뷰가 달라서 자리를 고르는 것도 고민이 되었어요. 집에 갈 때 나와보니 처음에 탐났던 그 야외 자리가 비어있어서 슬쩍 앉아보고 왔답니다. ‘식물원K’에는 이웃의 피해를 주이기 위해 큰소리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가 있어서인지 손님이 많음에도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어요. 시끄럽고 붐비는 식물원 카페가 아니라 지금처럼 바쁘고 지쳐있던 시기에 저에게 너무 힐링이 되는 장소 ‘식물원K’였답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옥현로65번길 238
🔸화요일~일요일 11:00~20:00 (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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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불태웠어요🔥 드디어 그날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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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티 여러분 원고를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저의 손은 상처투성이에, 눈은 이미 반쯤 감겨있답니다. 스승의 날을 앞둔 오늘도 밥 먹을 시간도 없이 12시간 내내 꽃을 만지다 왔어요. 5월 시즌은 늘 체력 소모가 큰데 한 살 더 먹은 탓인지 올해에는 등짝이 아플 정도네요.😭
올해 어버이날에는 수입 카네이션의 수입량이 적고 상태가 좋지 않은 꽃들이 많이 들어와서 시즌을 앞두고 꽃 사수하기 전쟁을 치렀어요. 사실 올해부터 이상하리만큼 시즌마다 꽃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어요. 이유는 수요가 많아지는 탓도 있지만, 유통구조의 문제, 대기업의 경매 등장 등등.. 적정한 가격에서 꽃을 사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버이날 전 양재에서 있는 꽃 경매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꽃 시장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주차를 하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도 들렸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시장이 엉망진창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시장에 가지 않고 배송으로 꽃을 받았는데요, 아침에 시킨 꽃이 밤 9시가 되어서 도착했답니다! (퇴근 불가..) 이렇게 꽃을 챙기는데 유난히 어려움을 겪은 2022년 어버이날 시즌! 🌸윈터의 매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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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이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죠..? 퇴근할 때 이렇게 물건을 집어넣고 출근하면 물건을 밖으로 빼야 제가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늘 5월 7일에 꽃 소비가 많아서 밤을 새우고 8일 새벽에 카네이션을 더 사 와서 매장을 운영했어서 이번에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꽃을 왕창 사 왔고요, 또 매일매일 꽃을 배송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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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 끝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스승의 날로 바쁜 주를 보내고 있어요. 이번 스승의 날은 일요일이라 평일에 은사님을 찾이 뵙는 고객님들도 많더라고요. 조금만 더 견디면 꽃집의 비수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영양제로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또 다른 일상으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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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티 여러분은 어버이날 어떤 선물을 하셨나요? 저는 엄마에게 꽃집 노동을 선물했습니다. 하하. 꽃을 좋아하는 우리 스위티 분들의 선택은 어땠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윈터는 매장을 오픈하고 이번이 4번째 어버이날 시즌이었어요. 이제는 매해 멀리 지방에서 주문을 주시는 고객님도 계시고, ‘작년에는 이거 했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고객님들도 많아졌고요, 저는 얼굴 진짜 못 외우는 사람인데 단번에 알아보고 인사할 수 있는 고객님들도 생겼답니다. 이렇게 어버이날은 그동안 뵈었던 고객님들을 모두 뵐 수 있는 날인 것 같아요.😊 스위티 여러분도 우리 디어 스위티 뉴스레터의 단골이 되어주실 거죠?💕 그럼 2주 후인 5월 31일에 시즌을 모두 마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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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 겨울에 태어난 N년차 플로리스트이자 원고 쓰느라 정신없는 디어 스위티의 에디터
🌻썸머 - 윈터님의 매장에 가면 "이건 무슨 꽃이야?" 라고 물어보는게 취미인 여름에 태어난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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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꽃이야🌹 dear.swee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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