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 피자가 기가 막힌 곳이죠. 부자 피자를 처음 먹었을 때의 충격 같은 걸, 여기서 느꼈습니다. 도우는 수준급이고, 먹자마자 부자 피자가 생각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을 반영하듯 좋은 재료에 세련된 맛을 가진 다양한 피자들이 다 맛있습니다. 이 집 방문 후기는 유독 '주기적으로 방문해줘야 하는 맛'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웨이팅 2시간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겠지요.

오픈 직후 웨스트돔 최고 맛집에서 배달 맛집을 거쳐, 일산의 자랑이 된 포폴로. 이젠 웨이팅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서, 봄날 일산 나들이 코스로 추천 드립니다. 피자도 맛있지만 저의 추천은 루꼴라 페스토 파스타. 이 집에서 꼭 시켜보고, 요리 잘 하시는 분들은 다들 재연 시도해보시는 메뉴입니다. 음식 맛이 늘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라, 꾸준히 사랑받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죠. 

최근 진짜 맛있게 먹었던 피자! 조개가 듬뿍 올라간 '클램파이 피자' 등의 시즌 메뉴도 개성있지만, 제가 이 집에서 진짜 맛있게 먹었던 건 '카치오페페'입니다. 메뉴판 설명에 따르면 '생크림,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생 모짜렐라 치즈, 탈레지오 치즈, 후추'가 들어가는데요. 원래 '카치오페페'는 이탈리아어로 '치즈와 후추'라는 뜻으로 굉장히 심플한 파스타를 말해요. 토마토를 사용하기 전의 전통적인 파스타의 형태지만, 핵심만 들어간 파스타라 파스타 전문점이 아니라면 메뉴판에 잘 없고, 스텝밀이라거나 파스타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가까운데요. 기본기가 없으면 잘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여기서 먹은 '카치오페페'는 뜨거운 상태로 얇게 나오는 일종의 프리미엄 치즈 피자로 이 피자를 먹는 순간,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먹으면 먹을수록 줄어드는 게 아쉬운 맛 있잖아요.

모든 메뉴가 하프앤하프가 되기 때문에, 저는 이 '카치오페페'를 '매콤한 피비앤제이'와 같이 시켜 매콤함을 즐겼습니다. 특히 여기 피자는 배달보다는 매장에서 가서 먹는 걸 추천해요. 막 나왔을 때의 따뜻함이 정말 느끼하지 않고 미국 피자의 풍미를 가진 요리 같은 피자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식을수록 만족도가 하강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2분 거리엔, 서울 최고의 샤퀴테리집이라 할 '메종 조'가 있으니 피자 드시고 들러 그람 단위로 햄과 소시지, 빵을 사러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여기서 사온 소세지 만으로도 며칠의 행복한 식사를 했답니다. 베이커리류도 파시는데 정말 다 맛있어요.

'포폴라와 다로베'는 얼마 전까지 제가 '현재 한국 피자계의 양대산맥'이라고 이야기했던 곳입니다. 아시아 전역에 나폴리 피자를 전파한 '살바토레 쿠오모'란 분이 있는데, 현재도 이탈리안 음식으로 유명한 '살바토레 쿠오모'가 이 분을 모셔와 연 가게죠. 이 곳에서 피자를 만들던 셰프가 독립해 서울숲 앞에 가게를 열고, 자신의 이탈리아 이름 '로베르토'를 따 '로베의 집'이라는 '다 로베'를 엽니다. 

다른 피자펍들과는 사뭇 다르게, 여기는 레스토랑 분위기에요. 대표 메뉴는 2018년 한국에서 열린 2018 카푸토컵 (나폴리 피자 장인 대회)에서 1등을 한 '비스마르크 피자'(현재 메뉴명은 '다로베 피자')인데 이걸 먹고, 세상에 '이런 맛있는 피자라니! 이게 뭔 맛인가' 했던 기억이 나네요. 현재는 본점은 휴업 중이고, 청담점을 운영 중이신데 요리 메뉴도 많아 모임으로도 좋습니다. 단 여기는 대표 메뉴인 비스마르크 피자 맛이 너무 인상적이라, 다른 메뉴가 감흥이 덜 난다는 단점이 있어요.

을지로 핫플 골목 한복판에 피자 맛집 있는 거 알고 계셨나요? 골목 안에는 양극단의 장점을 가진 피자 맛집 더랜치브루잉과 경일옥이 있는데요. (더랜치브루잉은 지난 9호에 소개했으니 지난 레터를 참고해주세요~) 더랜치가 JMT피자라면 경일옥은 평냉같은 피자를 냅니다.

오픈 직후 몇 번이나 시도했다가 늘 못 먹고, 최근 간신히 먹었는데요. 작은 가게에 큰 화덕이 있는 것이 일단 눈에 띄고요. 이 곳에서 먹은 '마르게리따'는 제가 먹은 어느 곳의 마르게리따 보다 맛있었습니다. 가게 이름 '경일옥'은 건물주 할아버지가 이 자리에서 하셨던 냉면집 이름으로 '서울 제일의 집' 이라는 뜻이랍니다. 그런 이름을 살리신 만큼, 이 곳의 피자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메뉴판의 메뉴 설명을 보고 있으면 수다쟁이 사장님이 메뉴 설명을 하나하나 해주시는 것만 같아요. 실험적인 피자도 가장 많은 집이에요.

• 여의도에 새로 연 미들급 오마카세. 오사카에서 수학하고, 포시즌스와 아키라백 등에서 근무한 2명의 셰프가 함께 차린 곳이라 츠마미가 특히 돋보인다는 평. 앵콜 스시가 넉넉한 점도 매력. 런치 6만원, 디너 11만원. 

• 바위 파스타 자리에 바위 파스타 바가 새로 연 '홍합요리 전문 바'. 색색의 홍합이 깔린 홍합 플레이트, 홍합 스튜, 홍합 파스타, 후식 아이스크림까지 너무 즐거운 홍합 코스를 즐길 수 있다고. 

• 런치 19,000원, 디너 29,000원으로 다찌 10석으로 되어 있는 가성비 오마카세. 피스들이 괜찮고 후토마키까지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훌륭한 곳. 건대, 판교, 홍대점도 있음.

• 합정 본라멘이 돌아와 연 미소라멘 전문점으로, 요즘 라멘 매니아들에게 화제인 신상 라멘집. 특선 매운 미소 라멘, 가지 차슈 덮밥 등 특색 있는 메뉴들이 있음. 남영동에 드문 라멘집이라 지역에서도 드디어 먹을만한 라면집이 생겼다고 반기는 분위기.

• 을지로 핫플 콘부의 더현대서울 점. 마제소바, 조개육수의 봉골레소유라멘 등 콘부에서 검증된 메뉴들을 따로 먹을 수 있음. 

• 은근 먹을 것 없는 왕십리 민자역사에 새로 들어선 월남쌈 전문점. 돼지, 오리, 소고기, 쌀국수, 볶음밥, 떡볶이까지 무한리필되며 야채가 신선하다고. 가성비가 내린다는 평.

• 부타동과 감태에 싸 먹는 마구로동을 점심에 판매하는 이자카야로, 장어구이, 사시미, 하이볼 등을 주력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장님의 개성이 드러나는 곳. 

• 숯을 테마로 하는 이자카야로 '닭 모듬 구이'를 비롯해 다양한 요리를 내는 곳. 통인시장 안에 있는데, 서촌에 이런 분위기의 이자카야가 잘 없어 오픈하자마자 연일 만석이라 예약 권장.

• 문래동에 새로 연 닭 특수부위 전문점으로, 오픈하자마자 문래동의 핫플이 된 곳. 초벌되어 나오는 닭구이 뿐 아니라 식사 메뉴인 짬뽕마저 맛있는데, 매장도 너무 쾌적하고 세련되어 방문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 약수역에 주택가에 문을 열어 '에스프레소바'의 대유행을 가져온 리사르의 명동점. 청담점 만큼 쾌적한 분위기에, 사장님이 직접 나와 계셔 커피의 맛도 현재 최상인 곳. 빠르게 에쏘잔으로 탑을 쌓고 가도 되지만, 테이블석이 있어 가격이 다르지만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디저트도 있다는 것도 특징.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일본라멘집 '멘텐' 바로 앞이라 코스로도 좋음. 

• 파이 전문점으로, 일산 본점이 엄청난 웨이팅으로 오랫 동안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김포, 파주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장하다가 처음으로 낸 서울 매장. 브이로그 명소지만, 맛으로도 명소인 곳. 추천 메뉴는 펌킨파이.

• 디저트 전문점 없는 평창/구기/부암 일대에 생긴 프랑스 디저트 전문점으로, 섬세한 맛과 비주얼도 탁월한 곳. 시그니처는 이베리스 바타르트. 타르트타탕, 레몬타르트 등도 맛있다고. 버스 정류장 앞에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방문 가능. 

• 망원동에 생긴 푸딩 전문점. 너무 귀여운 비주얼에 귀엽고 달콤하고 맛있어 여러가지로 즐거워지는 곳. 대표 커스터드 푸딩 뿐 아니라 커피 푸딩, 초코 푸딩도 모두 추천. 

• 방배동에서 '블루이쉬브루'라는 높은 평을 받던 카페가 양천향교역으로 이전해 다시 연 카페. 솔티드카라멜과 밀크 스콘 등의 메뉴가 유명하며, 한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라고. 

• 신용산에 새로 생긴 지브리st 카페로, 독특한 외관을 찍으러 많이들 오는 곳. 컨셉이 확실하고 디테일이 탁월해 무척 인기 있는 핫플로 주말 웨이팅은 특히 심함. 그릭요거트나 파르페, 콩 스프, 베이커리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 것도 특징 

• 2월 문 연 문래동의 핫플로 낡은 건물을 잘 리모델링해 공간이 무첫 멋짐. 직접 로스팅을 하며, 커피 맛도 수준급. 분위기는 물론 베이커리 종류도 많아 모임 장소로 인기가 많음.

• 외관도 매력있지만, 이 디저트집의 포인트 중 하나는 리치몬드 제과점의 대표님이 조용히 차린 곳이라는 점. 오후에 디저트가 일찍 떨어진다. (이 가게에 대한  다른 소개) 

• 제2의 런던베이글 뮤지엄 같은 분위기와 웨이팅으로 인기인 곳. 핫플이지만 다녀오신 분들의 솔직한 평가는 가게 이름을 눌러 나오는 리뷰들을 참고.

• 일산에서 유명한 '올댓커피'가 밤가시마을에 새로 낸 에스프레소바로, 분위기도 매력적이고 클래식한 매력에 인기가 많은 곳. 쉬는 날이 없는 것도 장점 

• 안양에 연 본격적인 초콜렛 전문점으로 해외에서 쇼콜라티에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사장님의 센스와 정성이 돋보이는 곳. 

• 목포에 생긴 샤퀴테리 전문점. 목표 유일의 파인다이닝 '씨에' 레스토랑에서 오픈한 곳으로, 와인 등도 함께 구매 가능. 소세지 등도 맛있고, 간단한 식사 메뉴들도 있어 식사를 하거나 와인과 즐길 수 있음. 와인은 잔으로도 판매.

어느날 들어온 의뢰!

오홋! 😵 <푸드랩>은 무려 55,000원짜리 벽돌 요리책인데, 저도 소장하고 있거든요. '더 나은 요리를 위한 주방 과학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 만큼이나 한 권 쯤 가지고 있다가 음식과 조리에 관해 궁금해지면 찾아보기 좋은 책입니다. 이벤트 도서인 신간 <요리와 과학>은 하버드 물리학 교수들이 세계적인 레스토랑 엘불리를 운영하는 페란 아드리아 등의 셰프들과 지난 10년간 해온 강의를 엮은 책으로, 과학적으로 각종 레시피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따라해보며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독특하고 멋진 책입니다. 

음식에 관심이 많으신 숨신맛 독자 5분을 추첨해 이 책을 보내드리려고 해요. 많이 많이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