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이 돈을 모으려면 뭐부터 해야 할까?
💬두 가지야. 돈을 많이 벌거나, 덜 쓰거나. 소득을 단기간에 늘리는 건 어려우니,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게 최우선이 돼야겠지. 그 방법으로 흔히 선택하는 방법이 가계부 쓰기고.
🎙️️가계부를 열심히 쓴다고 될까?
💬가계부를 열심히 써도 본질을 모르면, 허투루 나가는 돈을 잡아내기 어려워.
🎙️어떻게 써야 하는데?
💬가계부 카테고리를 보면 식비, 문화비, 생활비, 이런 식으로 지출에 따라서 나뉘어 있잖아.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지출 목적에 따라 구분해야 해.
🎙️️지출 목적? 뭐가 달라?
💬식비를 예로 들어볼게. 같은 식비도 아침, 점심, 저녁처럼 고정적으로 먹는 식비가 있고 친구나 후배를 만나서 내가 한턱 내는 식비도 있잖아. 가계부에선 모두 식비로 분류되는데 전자는 고정지출, 후자는 용돈으로 구분해서 써야 해.
🎙️️어떻게 구분해서 써?
💬지출 목적에 따라 통장 쪼개기를 하는 거지.
🎙️️쪼개기?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 지출을 관리하는 방법이야. 여기서 통장은 주택청약저축 통장 같은 저축 통장이 아닌 지출과 관련된 통장만을 얘기해.
🎙️️통장이 몇 개나 필요한데?
💬먼저, 월급이 들어오는 주거래 통장이 하나 필요하겠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허브 통장 말야. 이 통장에서 고정지출 비용을 쓰면 돼.
🎙️️고정지출?
💬안 쓰면 생활이 안 되는 필수 비용. 수도세나 전기세 같은 공과금, 교통비, 식비처럼 말야.
🎙️️고정지출은 어떻게 써? 체크카드로?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에서 돈이 고정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써도 무방해. 대신 고정지출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해. 마트에서 장 볼 때 살 품목을 미리 정해서 사고, 충동구매하지 않는 거지. 알뜰폰을 써 통신비를 줄일 수도 있고.
🎙️️그럼 친구들에게 한턱 내는 식비는?
💬그건 용돈 통장으로 따로 관리해야 해.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안 써도 죽지 않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쉬워.
🎙️️몇 가지 더 예를 들어준다면?
💬커피 마시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택시 타는 비용 있잖아. 매달 일정 금액을 넣어두고 체크카드로 쓰거나,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쓸 만큼 한도를 정해놓는 걸 추천해. 그래야 이번 주에 용돈을 많이 썼으면, 다음 주엔 줄이는 식으로 관리하기 좋지. 아낀 돈은 저축하고.
🎙️️고정지출과 용돈 통장, 2개면 되는 거야?
💬한 개 더 필요해. 비상금 통장.
🎙️️비상금?
💬매달 필요하진 않지만, 비정기적으로 쓰는 돈을 말해. 어버이날이나 설, 추석 같은 명절에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 대표적이지. 자동차 보험료나 세금, 의류비도 이 통장에서 관리하면 좋아.
🎙️️의류비는 용돈통장에서 빠져나가게 해야 하는 거 아냐?
💬매달 옷을 사는 건 사실 과소비에 가깝지. 여기서 의류비는 아무리 우리가 옷을 안 사도 매년 필요한 옷들 있잖아. 속옷이나 양말 같은 거. 계절이 바뀔 때 다시 사야 하는 옷이나 안경도 여기 포함돼. 의류비는 1년에 100만~150만원 정도로 잡아두면 좋아.
🎙️️비상금 통장엔 어떻게 돈을 넣어야 해?
💬보통 월급이 월말에 들어오잖아? 20일~25일쯤. 그럼 여기서 아까 말한 고정지출이 빠져나가겠지? 그리고 주택청약 같은 적금 넣는 날을, 월급 다음 날로 해두는 거지. 용돈 통장에도 필요한 만큼 넣어놓고. 그리고 남은 돈을 싹싹 모아서 비상금 통장에 넣는 거야.
🎙️️비상금은 얼마 정도 모아야 할까?
💬(항상) 최소한 월급 정도는 있어야겠지. 경조사비나 갑작스러운 실직에 대비해 내가 일하지 않더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카드값까지 고려하면 두 달치 월급 정돈 있는 게 좋고. 내가 1년간 쓴 비상금을 계산해 보고, 그걸 12로 나눈 만큼을 매달 비상금 통장에 넣어둔다고 생각하면 쉬워.
🎙️️비상금 통장도 다른 통장하고 똑같이 만들면 돼?
💬CMA, 자산관리계좌라고 들어봤어? 증권사가 발급하는 통장인데, 매일 이자가 붙고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어서,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비상금 통장으로 딱이야. (비상금 항목의) 지출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결제 계좌를 CMA로 연결하는 거지. 중요한 포인트는 카드대금 결제일을 월급이 들어오는 다음 날이 아니라, 매달 12~14일 정도로 맞추는 거야.
🎙️️신용카드는 원래 월급 다음날 결제하는 게 국룰 아니었어?
💬카드사마다 다르겠지만,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사용한 돈이 결제되도록 맞추려면 날짜가 대략 저 정도 돼.
🎙️️말일까지 쓴 돈을 결제해야 하는 이유는? 15일, 20일까지 쓴 돈을 결제하면 안 돼?
💬월급 다음 날로 결제일을 정하면, 한 달에 내가 얼마를 썼는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워. 월말에 갑자기 큰 지출을 해도, 그 다음 달 카드값에 반영되니까.
🎙️️월급이 월말에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
💬그렇지. 월급이 20일에 들어오는데 결제일을 21일로 했다고 해봐. 카드값으로 월급이 다 빠져나가 버리면, 돈을 모으기 쉽지 않겠지. 반대로 월급이 들어오기 전에 비상금 통장에서 카드값이 나간다면? 월급에서 통장 쪼개기와 저축을 하기 좋겠지?
🎙️️1인 가구 평균 월소득이 세전 315만원이래. 이걸 기준으로 투자 종잣돈은 얼마가 적당해?
💬정답은 없어. 일단은 1000만원을 모아보는 걸 추천해. ‘비트코인으로 30% 수익률을 낼 거야’란 방식은 안 돼. 노력이 아니라 요행이잖아. 자산을 관리하는 습관도 망칠 수 있고. 통장 쪼개기로 내가 모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에 돈을 모아야 한단 점을 명심해.
🎙️️1000만원을 모으면? 그다음엔?
💬3000만원, 5000만원, 1억원. 조금씩 목표액을 높여야지. 여기서 또 명심할 게 있어.
🎙️️뭔데?
💬열심히 1억원을 모아도 목표가 없으면, 허무할 수 있거든. 현타가 온다고 하지? ‘내가 뭘 위해 돈을 모았나’란 생각에 충동적으로 돈을 써버릴 수 있어. 그래서 숫자가 아니라 결혼이나 내집 마련 같은 자기만의 저축 목표가 필요해.
🎙️️내집 마련이 목표라면?
💬5억원짜리 집을 사고 싶은데, 1억원을 모았어. 그럼 4억원 대출을 받아야 하잖아.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80%까지 대출이 나오니까 가능할 수도 있어. 근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있잖아. 1년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연소득에 40%를 넘으면 안 되니까, 월소득이 약 500만원은 돼야 하거든. 소득이 그보다 낮으면 돈을 더 모으거나, 더 싼 집으로 목표를 바꿔야겠지.
🎙️️아주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워야 하네. 근데 1억원을 모으려면, 도대체 월급의 몇 퍼센트를 모아야 하는 거야?
💬거주 형태에 따라 굉장히 달라. 부모님 집에서 살거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산다면 월급 대부분은 저축할 수 있다고 봐. 물론 이를 악물어야겠지만. 이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최저 월급으로 계산해도 실수령액이 200만원 정도 되잖아. 70%까진 저축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어.
🎙️️70%? 너무 가혹한 거 아냐?
💬수치만 보면 버거워 보이지만, 백수일 때 한 달에 썼던 용돈을 생각하면 그 외에 돈은 저축할 수 있지 않을까? 60만원이 용돈이었다면, 200만원 중에 140만원은 저축할 수 있는 거니까. 취업했다고 노트북 사고 자동차 사면, 돈 절대 못 모으지.
🎙️️월세 내는 사람은?
💬50%. 도저히 월세 내고 50%는 저축 못 하겠다? 그러면 전세로 가려고 노력해야지. 청년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처럼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잖아. 물론 이 경우에도 최소한의 자금은 필요하기 때문에, 그걸 모으는 게 첫 번째 목표가 돼야겠지. 1억원 전세 보증금을 대출받으려면 최소 5%에서 30%까지 내 돈이 필요하니까, 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진 모으는 거지. 직장에서 거리가 있더라도, 월세가 싼 곳을 택해서라도 말야.
🎙️️이제 여유 좀 즐기려는 사회초년생한테 너무 빡빡한 거 아냐? 연봉이 조금 오르고 나서 저축하면 안 돼?
💬냉정하게 말해서, 소득의 70%를 저축하는 시기는 미혼 사회초년생 때밖에 없다고 봐. 결혼하고 출산하면 쓰기 바쁘니까.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면, 평생 돈 모으는 건 포기해야 한다고까지 세게 말하고 싶어. 그만큼 중요한 시기란 거지.
🎙️️프리랜서처럼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돈을 모아?
💬저축은 사실 고정적으로 할 필요는 없어. 한 달에 10만원씩 1년에 120만원을 모으든, 한 번에 120만원을 모으든 저축액은 똑같으니까. 비상금 통장처럼 CMA 통장에 소득이 생기는 대로 몰아뒀다가, 일정 금액이 쌓이면 떼어 내서 투자하거나 적금에 넣는 방식으로 하면 돼. 물론 이렇게 되려면 본인 지출을 잘 통제해야겠지.
🎙️️학자금 대출이 있는 사람은? 일단 돈 모아서 빚을 갚는 게 좋겠지?
💬아니. 학자금 대출이나 주택담보 대출 같은 건전한 빚은 최대한 빚을 안 갚는 게 좋아.
🎙️️왜? 이자가 적어서?
💬그런 것도 있지. 더 중요한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 가치가 떨어진단 거야. 내가 지금 갚는 10만원이 10년, 20년 뒤엔 가치가 훨씬 떨어져 있다는 거지. 대학 등록금으로 예를 들어보면, 지금과 입학 당시를 비교하면 어때? 지금 훨씬 싸게 느껴지지? 최대한 늦게 갚는 게 유리한 거지.
🎙️️주택담보대출도?
💬모든 경우는 아니고, 체증식 상환이라고 해서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적용되는 게 있어. 처음엔 이자만 갚다가 원리금을 조금씩 더해서 장기간에 걸쳐 빚을 갚는 방식이야. 말한 것처럼 원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테니 최대한 이자만 갚고, 돈을 모으는 데 집중해야지.
🎙️️맞벌이 부부면 돈을 각자 관리해, 아님 따로 관리해?
💬통장을 하나로 합쳐서 함께 관리하는 게 가장 좋고 효율적이야. 한 사람의 소득은 저축하고, 나머지 한 사람의 소득은 생활비를 쓴다고 가정해볼게. 저축한 사람의 소득이 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생활비를 쓰는 사람의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더 쓰게 되지 않을까?
🎙️️따로 관리하는데, 합쳐야겠다.
💬30만원 월급이 늘었을 때, 30만원을 저축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없거든. 30만원을 더 써야지 생각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쓰게 되니까. 그래서 한 달 생활비와 용돈을 정해놓고 쓰고 대출금을 갚고, 그 외에 돈은 하나로 싹 모으는 거지.둘 중 한 명의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용돈을 올리거나 저축을 더 하는 게 맞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