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는 결혼 준비나 하라고 한다.

나도 맞는 말인 것 같다.

근데 이상하게 플레이커튼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결혼식이 딱 한 달 남았다. 요즘 내 하루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하고, 예식 준비를 하고, 회사(본업) 일을 하고, 집에 와서는 대구리를 본다.


"지금은 결혼 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맞는 말이다. 나도 안다. 사실 지금 플레이커튼을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 달 늦게 출시한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결혼식이 더 중요하다.

평생 한 번뿐인 날이고, 준비할 것도 아직 남아있다. 그 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플레이커튼 생각을 하게 된다. 퇴근길에도. 잠들기 전에도.


처음에는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고양이들은 왜 이렇게 커튼을 좋아할까? 왜 비싼 장난감보다 커튼 뒤에 숨어서 놀려고 할까? 그 질문 하나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은 샘플을 만들고,
수정하고, 다시 테스트하는 단계까지 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처음에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테스트를 시작할수록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PVC는 생각보다 가볍다. 고양이가 몸으로 밀면 움직인다. 연결부는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크기는 또 어떤가. 작게 만들면 공간 효율은 좋은데, 대구리는 큰 버전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고 크게 만들자니 내가 처음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가 사라진다. 수정할 것이 하나 보이면 둘이 보이고, 둘이 보이면 다섯 개가 보인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걸 팔아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재밌는 건, 몇 달 전만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언제 시작할까'였는데, 지금은 '정말 출시해도 될까'가 됐다는 것이다. 아마 처음으로 현실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계속 생각한다.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조금 무서울 뿐이다.


대구리랑 놀아주다보면 커튼 뒤 낮은 포복으로 몸을 숨기고,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에 지대한 흥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행동을 집에서도 안전하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 수는 없는지. 어쩌면 내가 지금 만드는 건 제품이라기보다 질문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질문의 답을 아직 찾지 못했는데, 이쯤에서 멈추기는 싫다. 그래서 결혼 한 달 전인 지금도
플레이커튼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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