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감리회는 동성애 찬성을 마약·도박과 같은 죄라고 보나요?
💬감리회에 이 조항이 만들어진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동성혼 합법화 관련 판결이 잇따라 나왔거든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주류 개신교단에선 동성애를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고 이후 교회와 사회가 변화하는 걸 보면서 감리회는 ‘초반부터 동성애를 배제해야 한다’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 같아요. 위기의식도 커졌고요.
🎙️어떤 위기의식이요?
💬한국 교회는 내부 위기를 외부 적을 만들면서 극복해온 역사와 경험이 있어요. 민주화 전 ‘반공’이 교회를 결속시키는 힘이었던 것처럼요. 군부정권땐 보수 교회가 특권을 누렸는데, 민주화가 되면서 보수 개신교가 위기의식을 느낀 거죠. 실제 1990년도부터 교회 성장이 정체했고, 실제 교인 수도 줄었고요. 진보 정권의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도 영향을 줬다고 봐요.
🎙️차별금지법이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되면서 성소수자 인권이 본격적으로 논의됐잖아요. 보수 개신교 세력이 거리에 나와 교회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성소수자 인권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행동주의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계속 정부나 국회를 압박하고요. ‘반동성애’를 세력을 모을 수단으로 사용한 셈이죠.
🎙️감리회만의 문제가 아니었네요.
💬그렇죠. 교회 안에 성소수자 혐오 움직임을 통해 자기 세력을 키우려는 집단들이 대형, 주류 개신교 세력과 결탁하면서 마치 개신교가 반동성애를 대표하는 집단처럼 된 것 같아요. 이들이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애에 적극 반대 목소리를 내고요.
🎙️성서에 동성애를 금지한단 말도 있던데요?
💬반동성애 지지자들이 보통 근거로 드는 것 중 하나가 소돔과 고모라 이야긴데요. 이들이 심판받은 이유가 동성애란 주장인데, 엄밀히 따지면 나그네를 환대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심판이거든요. 성경에 나와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기보단, 동성애를 반대하기 위해서 성경을 선택적으로 활용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개신교 교단은 없어요?
💬대한성공회와 기독교장로회는 소속 목사나 신부님들의 축복식 참여를 제재하거나 징계하진 않아요. 다만, 축복해도 된다는 조항을 명시하는 것까진 아직 어려운 것 같아요. 가톨릭에서 사제가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순 있지만, 교리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진 않은 것처럼요. 제가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엔 30여개 교회와 단체도 함께하고 있어요.
🎙️성소수자거나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교인들도 있지 않나요?
💬맞아요. 제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개신교 입장을 조사했는데요. 최근 조사에선 찬성이 42%로 반대(32%)보다 높아요. 동성애 문제로 소속 목사나 신학생을 징계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와 감리교 교인도 찬성이 더 많고요. 일부 목소리가 과잉 대표되고 있어 안타깝죠.
🎙️어떻게 하면 교회가 바뀔까요?
💬보수 개신교인들에게 ‘그리스도교의 핵심 가치가 반동성애인가? 사랑이 아닌가?’ 묻고 싶어요. 그리스도교(개신교와 가톨릭)가 전 세계 최대 종교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던 힘은 다양성 포용에서 온 거고요. 성소수자를 교회에서 어떻게 배척할까, 죄를 물을까 고민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대의 선교를 목회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겠어요.
🎙️비개신교인들이 성소수자 차별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이 목사님 재판과 같은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지지·연대 힘을 보태주시면 좋죠.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목사님은 포기하지 않을 거고, 교회와 사회를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