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213 | 2025. 9. 11
벗 안녕, 9몬📝이야. 어젯밤 원고를 마감했는데 새벽 찰리 커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 찰리 커크가 누구냐고? 그는 미국 극우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를 창립한 1993년생이야. 미 보수운동의 아이콘이자,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그는 어제 미국 유타주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던 중 피격당했어.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어. 그는 지난 주말 한국도 다녀갔어. 한국 빌드업코리아 2025 행사였는데, 이 행사는 그가 만든 터닝포인트USA를 본떠 만들었대.

그가 매일 업데이트하는 팟캐스트 오프닝에는 트럼프가 하는 말이 재생돼. “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청소년 조직을 만들어낸 놀라운 사람.” 이번 그의 죽음에도 트럼프가 바로 추모의 뜻을 전했어. 그는 밀레니얼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해 트럼프의 박빙 지역에서 신승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어. 트럼프 취임식에도 참여해 연설했어.

복음주의 기독교에 바탕을 둔 보수주의자로 그의 연설에는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혐오, 음모론까지 포함되었어. 그가 대학교에서 논쟁을 벌이는 유튜브는 380만명의 팔로워가 있어. 대학 캠퍼스에서 낙태 반대 논쟁을 하고, 학교가 취업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일종의 사기 집단이라는 말도 해. 조지 플로이드 죽음 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캠페인 한가운데서 그를 “쓰레기”라고 표현하기도 해. 백신음모론에도 가세했어. 그리고 열렬한 총기 지지자였어. 그가 마지막 받은 질문은 ‘집단학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었다고 해.

빌드업코리아는 ‘한·미 극우 연대 해부’ 기획 시리즈의 1부로 보도됐어. 찰리 커크의 이벤트를 본뜬 이런 행사가 한국에 만들어지는 것처럼, ‘한·미 극우’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 ‘빌드업코리아 2025’를 이틀간 열혈 취재한 요원 인터뷰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함께해줘.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한-미 극우 평행이론
  2. 한 번 물어봤다: 차세대 키우는 극우의 정신세계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경제 뉴스픽
  4.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빌드업코리아2025 행사장
📂한-미 극우 평행이론 

정상회담 2시간 30분 전에 있었던 일
  • “한국에서 숙청(Purge) 혹은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 8월25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 2시간 30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야.
  • 한국은 발칵 뒤집혔지. 트럼프는 회담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어. “정보기관으로부터 교회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같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유감스러운 일.”
  • 트럼프의 말은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자택💡과 오산공군기지💡 압수수색에 대한 것이었어. 강훈식 비서실장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설명했어. 그뒤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이재명 대통령을 맞을 때 누군가 ‘숙청’ 트윗에 대해 질문하자, 트럼프가 이 대통령에게 ‘저걸 우리는 가짜뉴스라고 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되었어.
  •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반탄’주의자(탄핵 반대 세력)들이 모인 게시판과 채팅도 시끄러웠어. 회담 전엔 윤 대통령의 석방을 기원하고 확신하는 글들이 올라왔어.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의 복권에 힘을 보태 줄 것’ ‘윤통(윤 전 대통령) 슬슬 샤워하시고 양복 입으시면 될 듯’ 화기애애한 회담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어. ‘어제저녁에 (트럼프의) 소셜(트루스) 글 이후 큰 거 오는가 했는데 큰 거는커녕 오히려 그동안 믿었던 하나의 끈이 떨어져 나간 느낌’

미국의 연결고리는 누구인가
  • 미국 의회 활동가는 한국의 ‘반탄주의자’들의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신뢰를 얻고 있어 놀랐대. “최근 공화당 고참 보좌관들을 여럿 만났는데 부정선거론과 윤석열 탄압론을 믿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국 극우들이 죽기 살기로 여론전을 하고 있는데 조금씩 먹혀들고 있는 느낌이다.”
  • 한국 정부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로 마가💡 세력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확인된 셈”이라며 일회성 소동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했어.
  • 미국에까지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극우세력은 누구일까. 한미의원연맹 회장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한국 극우와 ‘익스트림 마가’(극단적인 마가 세력)를 연결하는 고리를 미국보수연합(ACU)의 고든 창과 모스 탄 등으로 보고 있어.
  • 모스 탄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리버티 대학교 로스쿨 교수야. 그는 ‘국제선거감시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 지난 7월 서울대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그의 강연은 그가 부정선거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관 취소로 무산됐어.
  • 고든 창은 ‘마가’ 인플루언서야. 정상회담 10일 전 미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에 글을 기고했어. “이 대통령은 맹렬한 반미주의자로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불렀고, 미국이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를 지지했다고 비난했다”는 거짓 음모론이었어.
  • 더 유명한 인물은 애니 챈(김명혜). 그는 지난 2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시팩)를 통해 한국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구속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어. 시팩은 미국보수연합이 주관하는 미 보수진영 최대 연례행사. 하와이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애니챈은 시팩의 한국 지사격인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케이시팩)을 2019년 창립했어. 그밖에도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원코리아네트워크(OKN) 회장, 한미동맹USA재단(KUAUF) 회장, 예비역 군인 단체인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한미 양국 정치인들과 교류했어. 애니챈과 케이시팩의 더 자세한 활동은 곧 공개될 한겨레 기사 ‘한·미 극우 연대 해부’ ③을 참고해줘.

애니챈·모스탄 만난 사람들
  • 애니 챈은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글로벌전략위원에 임명됐어. 한국일보는 애니챈이 2022~2024년 윤 전 대통령과 적어도 네 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했어. 대통령 당선 직후 2022년 4월에는 케이시팩 이름으로 축하 콘서트도 열었어.
  • 애니 챈은 ‘전광훈 집회’의 후원자로도 알려져 있어.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는 여의도에서 ‘반탄’ 집회를 끌고 간 인물이야. 서부지법 폭동의 배후인물로 조사를 받기도 했어.
  • 모스 탄을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맞아 안내한 사람은 민경욱 전 국회의원이야.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야. 2020년의 그의 인천 연수을 선거무효 소송은 수없이 ‘복붙’된 122건 부정선거 소송💡의 ‘리딩 케이스’이기도 해.
  • 같은달 서울대 정문 앞 대규모 집회에서 모스 탄 옆에 선 이는 황교안이야.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하고, 일찍이 ‘반탄파’로 활동했어. 
  • 개신교계에는 지난 7월 교회 집회에 모스 탄을 초청한 심하보 은평제일교회 목사, 지난 3월 모스 탄이 참가한 서울 여의도 ‘세이브코리아’ 반탄 집회를 주도한 부산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가 있어.
  💡  Hi-light
트루스 소셜: 트럼프가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계정 차단 뒤 만든 소셜미디어
교회 압수수색: 채상병 특검팀의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압수수색
오산공군기지 압수수색: 내란 특검팀의 중앙방공통제소의 미군 아닌 한국군 압수수색
마가: Make America Great Again.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소송 결과: 대법원은 재검표를 실시했고 기각 선고를 내렸어.
극우 평행이론①
  • 작년말 ‘탄핵 반대’ 여론은 21%였지만 6·3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37%까지 늘어나. 여기엔 우후죽순 늘어난 ‘반탄’ 채널의 성장이 한몫 한 걸로 보여. ‘반탄’ 진영은 혐중 반중론을 확산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구원자로 칭송해. 한국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은 올 초 트럼프가 당선된 뒤 곧 윤석열이 석방될 것이라 믿었어. 한국 극우는 미국 극우에 강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아.
  • 부정선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부정선거 피해자라고 생각해. 2020년 대선 패배 뒤 그는 “나는 이겼다”고 말했어. 그때가 처음이 아니야. 트럼프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재선 때부터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어. 2016년(트럼프가 당선된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 등장한 구호가 ‘STOP THE STEAL’(스톱 더 스틸)이야.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말이지.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은 이 구호를 그대로 가져다 썼어.
  • 탄핵: 트럼프 대통령은 2번 탄핵 투표에 붙여졌어. 2019년 12월 미국 하원은 권력 남용💡과 의회방해💡 혐의로 트럼프 탄핵안을 가결했는데 상원에서 부결됐어. 2021년에는 워싱턴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내란 선동’ 혐의로 두 번째 탄핵에 부쳐졌는데 이번에도 하원 통과 이후 상원에서 부결됐어.
  • 중국개입론: 트럼프는 2018년 “중국의 미국 선거 개입 증거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어.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 “공정 선거였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우려된다”는 을 하기도 했어. 한국도 극우세력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반중 음모론을 퍼뜨렸어. 한국에서는 ‘민주당 뒤에 중국이 있다’ ‘경찰에 중국인이 다수 잠입해 있다’는 유언비어가 횡행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근거엔 ‘중국발 안보 우려’가 있었어.

극우 평행이론②
  • 교회탄압론: 트럼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복음주의 교회는 코로나 시기 ‘백신음모론’과 함께 극적인 성장을 이뤘어. ‘백신음모론’이 판치던 교회에서는 팬데믹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99%로 방역된다’면서 방역 당국을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했어. 방역법 위반 단속에 걸리자 교회는 ‘교회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 한국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 전광훈 목사는 서울 광화문 대규모 기도회를 열었고 사랑제일교회는 대면 예배를 강행했지. 전광훈 목사가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턱스크’기억나지? 한미 정상회담 전 ‘숙청’ 글에서도 트럼프를 자극한 것이 ‘교회 탄압론’이야.
  • 지지자 폭동: 2021년 1월6일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한 뒤 극렬 지지 세력 ‘큐어논’(QAnon)💡이 의회 점거 폭동을 일으켰어.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은 큐어논 의회 점검 폭동의 판박이야서부지법 폭동 피의자들은 ‘부활한 트럼프’를 믿고 있었어. 최근 ‘MZ결사대’의 카톡 채팅방을 들여다봤더니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한 판사를 미국 CIA에 신고하자’는 말 등이 나왔대. 

K극우의 수출
  • 한국 극우는 미국 극우와 긴밀하게 움직여. 최근엔 한국 극우가 미국으로 진출해 활동 폭을 넓히고 있어.
  • 동시 생중계: 6월26일 워싱턴에서 모스 탄이 이끄는 ‘국제공정선거연합 산하 국제선거감시단’은 ‘한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어. 미 워싱턴 기자회견은 황교안이 주도하는 서울역 집회 현장과 이원 생중계로 연결됐어. 미국의 시각은 오전 11시, 한국 시각은 자정이었는데 수천명 사람들이 서울역 광장에 모여 있었어.
  • 미국 지부 설립: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청년·대학생 모임 트루스 포럼💡은 지난 7월 미국에 지부 설립했어. 한국 트루스포럼 대표 김재학 목사와 모스 탄이 미국 지부 대표를 맡았어. 모레(13일) 제1회 워싱턴 트루스포럼이 열릴 예정이야. 명실상부한 ‘케이 부정선거론의 수출’. 여기에는 심하보 은평제일교회 목사,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야.
  • 미 의회 청원: 민경욱 전 의원의 음모론도 진화하고 있어. 민 전 의원은 지난 6월 미연방하원의원을 만나 한국의 부정선거에 관한 미 의회 차원의 청문회를 요청했어. 
  • 극우 셀럽 초청 행사 : 한미 극우연대의 새로운 경향은 빌드업코리아 2025에서도 볼 수 있어. 미국 ‘터닝포인트유에스에이’를 모델로 해서 2023년 만든 행사야. 올해 ‘Born to Lead, Build the Nation’ 주제로 세 번째 행사를 주최했어. 2회 행사에는 트럼프 주니어가 강연자로 나왔고 올해에는 터닝포인트유에스에이의 창립자인 찰리 커크가 왔어.
  • 중앙대 신진욱 교수는 극우 네트워크의 목적이 정권 획득과 문화 전쟁이래. 한국의 극우 세력은 “국내적 취약성을 상쇄”하고, 트럼프는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끌어낸다는 거야.
  • 팀 앨버타의 ‘나라 권력 영광’는 트럼프 지지층이 복음주의를 장악하게 된 과정을 추적하는 책이야. 찰리 커크, 잭 포스비에크, 트럼프 주니어 등을 만나고 ‘복음주의 전사 양성소’ 리버티 대학을 비롯하여 미 전역의 교회를 찾아가봤어. 리버티 대학의 학장이었던 팔웰 주니어의 말이 인상적이야. “신학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어요. 마케팅 전략이었죠. 아버지(이전 총장)는 당시 기독교 내에서 영향력이 컸던 애국심에 호소했던 겁니다.”
  💡  Hi-light
권력 남용: 권력 남용: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에게 조작된 조사를 발표하라고 회유
의회 방해: 의회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행정부 직원에게 지시 
큐어논: 딥스테이트라는 미국 내 비밀조직을 믿는 음모론 단체
트루스포럼: 2017년 서울대 박근혜 탄핵 반대 대자보에서 시작된 기독교 극우성향 단체
 윤어게인, 멸공 등의 티셔츠를 입은 빌드업코리아 2025 참가자들.

🎙️빌드업코리아 행사는 언제 다녀왔어?

💬응.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다 다녀왔어.


🎙️사람들 많았어?
💬토요일에 사람이 더 많았고, 금요일도 2000석이 거의 꽉 찼어. 거의 대부분 이틀권을 끊고 참여하는 분위기였어.

🎙️분위기가 어땠어?
💬‘젊은이’라고 하기에도 어린 사람이 많았어. 기독교 계열 대안학교 중고등학생이 몇십명씩 왔더라고. 그런 사람들은 단체명이 적힌 티셔츠, 성경 말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왔어. 소규모로 온 사람들 중에는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아. 30대로 보이는 이들이 유아차 끌고 아이를 데려오기도 했어. 40대 부부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도 하고.

🎙️보수집회 분위기와 많이 다르네.
💬여의도나 광화문 집회 가면 사람들이 옷을 빨갛게 입고 있고, 화가 나 있고, 고함을 질러. 하지만 여기는 콘서트장이나 컨퍼런스 느낌이었어. 직장에서 마주칠 수도 있는, 지하철에서 만나는 평범한 이웃 같은 느낌이었어.

🎙️다들 강연자를 잘 알아?
💬찰리 커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어. ‘빌드업코리아’의 김민아 대표가 카피해왔다고 계속 강조하는 ‘터닝포인트USA’를 만든 사람이야. 미국에서도 아이비리그 대학교를 돌면서 청년들과 만나 토론 배틀을 하는 영상으로 유명해. 토론으로 ‘격파’했다는 식으로 자극적으로 올려. 티켓부스에서 20대 초반의 졸업생으로 보이는 이가 10대 초반 학생들에게 “올해는 찰리 커크가 인상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

🎙️입장료가 비싸던데.
💬이틀에 24만5천원. 학생 할인이 있어. 초등학생 5만5천원, 중·고등학생 12만5천원, 대학생·대학원생 18만5천원이야. 지방에서 올라왔으면 숙박비도 만만찮을 텐데. 단체 할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대절버스도 있었어?
💬교회 승합차가 많았어. 지방에서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도 많았고.

🎙️재밌었어?
💬컨퍼런스 취재를 가면 사람들이 듣고 싶은 세션만 들어. 그외에는 밖에 나가서 쉬거나 다른 할 일을 하지. 그런데 여기는 세션이 몇 시에 시작되는지가 없어. 한번 자리 잡고 앉으면 끝날 때까지 계속 앉아서 들어야 하는 분위기.

🎙️내용을 골라 들으려고 온 게 아닌 거지?
💬예배 드린다는 생각으로 온 게 아닐까 싶어.

🎙️터닝포인트USA는 기독교 기반 행사인데 빌드업코리아도 기독교 행사야?
💬응 다들 교회 다니는 사람인 것 같아.

🎙️그래서 토일이 아니라 금토 행사구나.
💬점심시간에도 독실한 크리스천 가수가 와서 찬송가 공연을 했어. 그 가수 노래 가사를 ‘천국 갈 수 있겠다’로 바꿔서 불렀어. 지난 7월 부산에서 세계로교회 7월 캠프도 크게 했다고 하는데 그때도 이 가수가 노래했다고 하더라고.

🎙️강연 말고 공연도 하는구나.
💬첫날엔 국내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이 스피치 경연대회, 모의토론, 연극 같은 여러 세션을 진행했어. 다 영어로 이루어지고. 젊은 40대 목사의 고민 상담 코너도 있었어. 포스트잇에 받은 고민에 대해 상담해줬어. 어떤 행사를 하든지 사람들이 눈이 초롱초롱하더라고.

🎙️정말 진심이구나.
💬무료로 나눠주는 커피(스타벅스)를 받으며 서 있는데, 기다리는 10대 후반 여자 청소년 둘이 이런 대화를 하더라고. ‘아까 그 사람 나랑 몇 살 차이 안 나는데 말을 그렇게 잘하냐’ ‘멋있다.’ 

🎙️롤모델이 되는 거네.
💬현장에서 만나 취재에 도움을 준 서강대 서명삼 종교학과 교수님이 그 얘기를 했더니, 그게 행사의 취지라고 했어. 한국에서는 40대만 해도 정치권에서 청년 취급받으며 발언권이 많이 주어지지 않잖아. 여기서는 20대 초반, 30대에게 마이크를 쥐어주고 영향력을 키워주고 있는 거야. 그리고 자연스럽게 청소년들한테 5~10년 뒤의 롤모델이 되어주는 거고.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임파워먼트 세미나’럼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어. 
빌드업코리아 2025 현장의 에브리 라이프 부스.
🎙️차세대를 잘 길러내고 있네.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이 영어가 정말 유창하더라고. 유창한 영어로 극우 스피치를 하는 거지. 나중에는 그게 입시용 포트폴리오가 되지 않을까. ‘빌드업’이라는 의미가 미래를 위해 현실을 잘 쌓아가는 건데, 거기서 중요한 게 또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거잖아. 사실 강연자들이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많이 했어.

🎙️반복적으로?
💬기독교 강령으로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강조해. 어떤 연사는 “6~7명씩 낳아야 한다”고 했어. 랍 맥코이 목사가 “여기서 보니까 예쁜 여성도 많고 멋진 남성도 많은데 여기서 만나보라” 그러더라고. 나중에 따로 인터뷰한 20대 여자애와 남자애가 다 나한테 ‘맥코이 목사가 짝을 찾으라고 했는데 짝을 찾으셨느냐’ 묻더라고. ‘꼭 찾으시라’고 하면서.

🎙️왜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그들 입장에선 한국이 중국 공산당에 맞서는 전선이거든. 그래서 인구가 많아져서 여기에 맞서야 된대. 

🎙️중국개입론과 이어지는 거네. 
💬부정선거론과 ‘중국개입론’이 연결돼.

🎙️어떻게?
💬극우 음모론 채널인 ‘워룸’의 대표인 모린 배넌이 한 이야기야. 그는 중국이라고 하지 않고 CCP라고 해. 중국공산당. 그에 따르면 CCP가 바이든이 당선된 2020년 선거에서 가짜 운전면허증을 만들어서 미국으로 보냈대. 그래서 미국에 사는 투표권 없는 중국인이 부정투표를 할 수 있었대. 부정한 표가 2만 개 발견되었는데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주류 언론을 알고도 묻었다고 해. 그렇게 주류 미디어에 대한 비판도 나와. 중국이 미국에서 한 짓을 한국이 이번에 그대로 당했대.

🎙️부정선거, 중국개입론 외에 이민자 반대 발언 있었는데.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를 몇몇이 말했어. 나라에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겁을 주면서.

🎙️행사 당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엘지 직원 비자 단속·구금 사태가 있었어. ‘위대한 미국’의 피해자가 당장 한국인이 됐는데.
💬그런 것을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어. 애초에 나온 연사들의 말이 논리적이지 않아. 교포 연사가 “제가 한국어를 하면 ‘초딩 같아서’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는 “하나님이 수천년 동안 한자를 써온 나라에 한글 문자를 줬는데 한국이 한글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케이팝, 뉴진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다 영어다”라고 얘기하더라고. 영어로.

🎙️한 참가자의 ‘미국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말, 무슨 뜻이야?
💬한국에서 탄압받는 현실을 미국 극우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서 타개하겠다는 뜻으로 들렸어. 트럼프는 윤석열을 구명해줄 권력자이면서 윤석열이 앞으로 나갈 길이야. 트럼프도 윤석열과 똑같은 일을 겪었잖아. 바이든한테 ‘부정선거’로 지고, 재판받고, 그런데 그런 위기를 다 넘기고 백악관을 되찾았어. ‘트럼프 어게인’이니까 ‘윤 어게인’이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 거지.

🎙️거기에 다들 동조하는 거야?
💬도시락 받으러 서 있으면서 60대 초반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눴어. ‘그 사건 이후로 충격이 커서 정보를 찾아보다가 김민아 대표를 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길래, ‘그 사건이 뭐예요?’라고 묻자 그쪽에서 정색을 하며 ‘어디서 나오셨냐’고 물어봐.

🎙️깜짝이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당연히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공감대가 없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겠지. 그 모인 사람들 사이에는 윤석열이 억울하게 끌어내려졌고, 그뒤 부정선거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는 것을 믿고 있어. 마가, 스톱더스틸 티셔츠, 윤어게인 등이 적힌 티셔츠와 모자가 눈에 띄었는데, 그런 옷을 입은 어린아이들도 있었어.

🎙️행사장 안에서 ‘유에스에이’ 등을 외쳤다고 하던데.
💬빌드업코리아 김민아 대표가 이틀간 오프닝 연설을 하면서 연사들에게 ‘유에스에이’를 외쳐주자며 연습을 시켰어. 행사장 안에 크게 성조기와 태극기가 걸려 있어.

🎙️김민아 대표가 미국 거물 극우 인사를 연사로 데려올 정도로 영향력이 커?
💬한국의 극우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김민아 대표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지난해 연사였던 트럼프 주니어와 가까워. 트럼프 주니어 ‘에브리 라이프’라는 기저귀 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김민아 대표가 이 회사의 한국지사장이야. 낙태 반대운동도 하는 회사야. 행사장에 ‘에브리 라이프’ 판매 부스가 있었어. 부스도 예쁘게 꾸며져 있고 예쁜 스티커도 나눠 줬어. 슬로건이 ‘메이크 모어 베이비즈’야.

🎙️메이크 모어 베이비즈?
💬‘프로 라이프, 프로 베이비, 프로 패밀리’를 내세우면서 ‘셀레브러티 라이프’(생을 축하하자)라고 광고해. 메이크 모어 베이비즈는 말 그대로 ‘더 많은 아이를 낳자’는 뜻.

🎙️취재는 어렵지 않았어?
💬‘이제 갓 교회 다니기 시작한 설정’으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거라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 게 힘들었어. 다른 보수매체는 행사 예고 기사도 싣고 찰리 커크 인터뷰도 싣기도 했는데, 우리는 주최쪽으로부터 취재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았어.

🎙️그래도 용케 현장 취재를 했구나.
💬진보매체 기자를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시 자리를 떴는데, 돌아와 보니 그 기자는 사라졌고 행사 관계자가 나에게 다가왔어. 소속과 이름을 알고 있더라고. 취재는 안 된다고 하길래, 입장권 사서 들어 왔고 컴퓨터도 안 들고 왔다고 이야기했어. 등골이 오싹했어. 
  🖐️  Hi-five
1.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극우의 입김이 트럼프한테까지 가닿은 게 포착됐어.
2. 한국 극우의 주장이 모스 탄, 고든 창, 애니 챈을 통해 미국에 스며들고 있어. 
3. 한미 극우는 부정선거론과 중국개입론, 교회탄압론 등을 공유해.
4. 미국 극우 셀럽을 초청하는 빌드업코리아는 젊은 세대 지지도 얻고 있어.
5. 한미 극우 네트워크의 목적은 권력 획득과 문화 전쟁이야.
연합
💰대출규제의 양면 며칠 전 정부가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내놨어. 갭투자를 막겠단 취진데, 월세 비중을 늘릴 거란 우려도 나와. 
 
💰LH가 다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할도 달라져. 땅만 파는 게 아니라 공공택지 사업을 시행해 직접 주택을 공급하는 거지. 언제, 어떤 주택을 공급하는 거냐면.

💰소액도 조심 KT 휴대전화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례가 늘고 있어.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원인으로 보여. SKT나 LG유플러스는 피해가 없다곤 하는데, 안심하기 일러.
애플·삼성 홈페이지
💰불붙은 슬림경쟁 애플이 5.6㎜ 두께의 신제품 ‘아이폰17 에어’를 출시했어. 올 5월에 나온 ‘갤럭시 S25 엣지’(5.8㎜)보다 무려 0.2㎜ 얇아. 단, 성능 저하 논란도 있어. 

💰‘락인’의 민족 앞으로 월 1만3990원을 내면 배달의 민족 알뜰 배달과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어.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배민의 결합 상품이래.


💰추석 부담 덜까 추석 앞두고 선물 고민 많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위한 대책들을 내놨어. 선물세트 반값에 숙박쿠폰까지 확인해 봐.

지난주 휘클리 Vol.212: 물물물 물 좀 도~를 읽고 기후위기 심각성에 공감하는 휘클러가 많았어. 강릉의 가뭄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일부 아파트는 시간제 단수를 자발적으로 시작했어. 다행히 이번 주말 강릉 지역에 가 온다니, 가뭄 상황이 나아지길 함께 바라보자.


😢8월 초 정동진 영화제를 보러 강릉 숙소에 묵었는데 부끄럽게도 그때까진 강릉에 가뭄이 심한지 몰랐어. (...) 이번 강릉 가뭄사태가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의 서막인 것 같다는 부분에 크게 공감했고 가슴이 많이 답답해졌어. 강릉시 행정도 아쉬움이 많이 남고ㅠㅠ 다른 곳에 검색했을 때는 자세한 내용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휘클리에서 알잘딱깔센으로 정리해줘서 내 궁금증이 해결됐어 고마워! 역시 휘클리야:)


😀단순히 ‘가뭄이 심하다’는 사실을 넘어, 언제부터 비가 줄었고, 강릉 시민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차분히 짚어주셔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듯 와닿았어. (...) 물을 아껴 쓰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시민들의 모습이 전해지니, ‘나와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핫한 주제들을 선정해서 기사 써줘서 너무 좋은 것 같아! 휘클리만 봐도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를 알 수 있거든. 어디 가서 아는 척도 마구 할 수 있고 말야. 그래도 휘클리 구독한 덕분에 세상과 담쌓고 지내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강릉 가뭄이 빨리 해결되길 기원해. 내가 그 신라모노그램에 투숙했던 여행객이었는데 죄송한 마음에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게 너무 자괴감 들더라고. 샤워 할 때도 물을 최소한만 쓰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안타까웠어. 빨리 해결이 잘 되길...


🥺우리나라에서 물 사용을 제한할 줄은 몰랐는데,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오늘도 출근하면서 비가 오길래 '지긋지긋하다. 비 좀 그만 오지' 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네. 물 불평등 시대의 서막이라니... 진짜 심각한 문제네 바로 와닿는다. (...) 휘클리 덕분에 나도 좀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 일단 오늘 집 가서 머리감는 시간부터 줄여볼게

 

🤔장애를 가지신 분들은 이런 기후재난 앞에서 더더욱 일상을 지키기가 힘들어져. 코로나19때 활동지원사 선생님들의 가정방문이 막혀 외출이 더 어려워지셨던 것처럼 말야. 이번 기후재난에서도 분명 장애인분들은 비장애인들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훨씬 더 많은 고충들이 있었을거야. 그런 부분들까지도 심도 깊게 취재해서 전달해주면 더 깊이있는 내용을 적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찹쌀유과 당첨자는 👉6024 👉7711 👉6809 👉8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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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알림  

너무 더울지도 몰라. 하지만 듣기 싫은 말을 듣지 않는 방법 중 하나야. 귀마개, 이어폰 그리고 🎩바라클라바. 단추로 묶거나 끈으로 조일 수 있어. 더운 여름이 이제 물러가니 겨울을 준비해야지. 4명에게 보낼게. 의견 많이 남겨줘. 

✔️마감은 다음 주 수요일(9월17일) 낮 12시야 ✔️휴대전화 번호 ✔️선물받을 주소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도 함께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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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팀 휘클리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 구둘래(9몬) 기자가 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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