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에서 나눈 지난 이야기 8월 23일 0시를 기준으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지난 5월 6일, 생활 속 거리두기(1단계)로 전환한 지 110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입하면서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분노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6개월, 자칫 방역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번아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거리두기’, 멈추지 마오 지난 3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던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여러 콘텐츠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혹시 ‘안전성냥’(Safety Match)‘이라는 영상을 보신적 있나요? 옮겨붙는 불 사이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성냥개비’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한눈에 확인하게 해준 이 영상은 스페인 출신의 비주얼 아티스트 후안 델컨(Juan Delcan)이 제작한 영상입니다. ‘12초’에 담긴 강렬한 메시지는 소셜미디어에서 연일 화제였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지면보도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Wondering About Social Distancing?’라는 제목의 기사는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꼈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를 시각화 해 전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은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강조돼 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단어도, 실천 사항도 모두 생경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이들이 정부가 권고한 다양한 실천을 이어갔습니다. 그 중 가장 잘 실천되고 있는 거리 두기 수칙은 ‘마스크 쓰기’입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발생 후부터 매달 진행해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응답은 다른 거리두기 수칙보다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6차 국민인식조사’ (6월 26~29일) 결과를 보면 대중교통이용자제, 다중시설이용자제, 외출자제, 모임취소불참 등의 수칙 실천률이 하락한 반면 ‘외출시 마스크 착용’ 항목은 유일하게 상승했습니다. ‘마스크 쓰기’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역수칙이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 사람들과 미착용한 사람들 간의 크고 작은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 갈등, ‘코로나 번아웃’ 부르나? 실제로 이달 7일 발표된 ‘제2차 경기도 코로나19 위험인식조사’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감정을 물었을 때 ‘마스크 쓰기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는 대답이 69.1%(매우 그렇다+그렇다) 였습니다. ‘마스크 쓰기 자체가 불편하고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26.0%, ‘마스크 안 쓰는 사람 때문에’라는 응답이 21.0%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마스크 미착용자를 보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불안’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마스크를 항상 쓴다’고 대답한 그룹이 느끼는 ‘분노’의 감정 (25.4%)이 ‘마스크를 전혀 쓰지 않거나 가끔 쓰는 그룹’(12.6%)의 두 배가 넘었다는 것입니다. 마스크 착용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를 넘어 상대의 마스크 착용 여부까지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 되면서 ‘불안’ 속 ‘분노’의 감정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위기대응과 관련해 역할 책임의 중요도와 기여도를 묻는 질문의 결과를 보면 ‘나와 내 가족’의 기여도에(82.5%) 비해 ‘일반국민’의 기여도 (62.1%)를 낮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위축 혹은 무기력을 느끼는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 기간이 길어질수록, 친구를 못 만나는 등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못지않게 직업·가정에서의 활동 위축으로 인한 성취 부분의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위험인식 설문조사, 4월 28일~5월 1일)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겪은 ‘관계와 성취의 단절’이 ‘코로나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지 않는 타인의 행동에 대한 분노와 코로나로 위축된 활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무기력한 상태까지 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사회적 신뢰’ 자본이 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초기부터 지속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심리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유명순 교수는 이러한 결과와 관련해 “아무리 방역 당국이 잘하고 내가 잘해도, 사태 장기화에서는 내 주변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잘 해내리라는 믿음 없이는 믿고 일상을 지속하기 어렵고 성과도 내기 어렵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사회적 신뢰를 복원하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SDF 열여섯 번째 다이어리에서는 다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다이어리에서 어떤 부분에 공감이 가셨나요? SDF2020 D-65일! 우리 곧, 꼭 만나요!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BS SDF sdf@sbs.co.kr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방송센터 보도본부 논설위원실 SDF팀 수신거부 Unsubscribe Copyright © 2020 SBS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