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 . 2022.08.05~11

뉴스레터 시작할 결심　

안녕하세요, 처음 제대로 인사드립니다. 플랫팀을 운영하고 있는 심윤지 기자입니다.🙇‍♀️

플랫이 2020년 3월8일에 문을 열었으니, 여러분들과 만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플랫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어요. ‘플랫팀은 몇명이냐’ ‘어떻게 이 많은 기사들을 다 다루냐’ ‘젠더 기사만 쓴다고 부장에게 혼나지는 않냐’는 다정한 걱정까지…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악독한 부장은 만나지 못했어요! 편집국 선배들은 ‘플랫 하고 싶은것 다 하라’고 해주세요.) 첫 회차는 그동안 밀린 질문에 답을 하면서 시작해보려고 해요. 플랫이 왜 뉴스레터를 하기로 했는지도 포함해서요!

플랫팀, 정체가 뭐죠?

　플랫은 경향신문의 ‘여성 서사 아카이브’를 표방해요. 글을 쓰는 취재기자 1명, 디자인을 하는 디지털기자 1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팀은 팀인데, 팀이라고 하기엔 어쩐지 소박합니다..) "왜 내가 궁금한 뉴스, 나와 관련 있는 뉴스는 적을까?" 포털 뉴스탭이나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본 적 있으시죠? 말 못할 소외감을 느끼는 건 플랫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 여성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언론사라는 오래되고 덩치 큰 조직에서 '여성 청년'은 소수자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플랫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탄생한 채널이에요. 경향신문에 발행된 기사들 중에 ‘밀레니얼 여성 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뉴스들을 정성스럽게 골라내고, 이를 여러분들이 더 읽기 편하고, 더 예쁘게 포장해서 플랫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로 전해드리고 있어요. 하루에 2건씩, 그렇게 보내드린 기사가 얼마 전 1000개를 넘겼고요.

　‘여성 서사 아카이브’가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사실 저희끼리도 매일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매일 기사들을 고르면서도 "이건 플랫용 기사일까?"라는 질문을 저희들끼리 많이 하거든요. 대체 여성 서사가 뭘까? 여자가 쓰면 여성 서사일까? 여자가 등장하면 여성 서사일까? 우리가 말하는 '여성'에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배제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기후위기와 불평등, 동물권에 관심을 갖는 분들 중엔 여성이 많은데, 그럼 이들의 이야기도 여성 서사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답답할땐 직접 물어보자!

　때로는 망망대해에 돛단배를 띄우는 것 같이 답답했어요. 직접 물어보고 의견을 나누면 속 시원할텐데! 매일 기사를 전해드리면서도 여러분들께 편히 말 걸기는 어쩐지 어려웠어요. 슬프고 화나고 분통 터지는 소식 말고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요. 요즘 독자 여러분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실까. 어디에서 행복을 찾고 계실까. 어떤 것을 보고, 이를 통해 무엇을 느끼셨을까. ‘기사’라는 정형화된 틀을 밖에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말하고 싶었어요. 아마 플랫을 궁금해하시고 관심 가져주셨던 독자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이셨을거라 믿어요.

　그래서 뉴스레터를 시작하려 합니다! 플랫이 만들어진 이래 저희의 화두는 늘 ‘연결’이었고, 뉴스레터는 여러분들에게 한발 더 ‘연결’되고 싶은 저희의 마음입니다. 플랫의 슬로건이기도 한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보’ 물러나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해볼게요. 따스한 응원, 따끔한 비판, 소소한 일상, 머릿속을 맴도는 사소한 고민들까지… 플랫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편하게 나눠주세요. 우리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겠지만, 여성이 모든 차별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를 단단히 묶어주고 있을테니까요.

편지를 띄우는 마음으로

　앞으로 뉴스레터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할거냐고요? 우선 '이번주 플랫에서는...'이라는 코너에서는 플랫이 엄선한 주요 기사 3편을 소개해드릴게요. 저희가 왜 이 콘텐츠를 추천해드리는지 '에디터스 노트'(편집자주)도 덧붙입니다. 젠더 이슈를 다루는 기자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알 수 있을거에요. 여러분들께 편지를 띄우는 마음으로 준비한 코너도 있어요. 'To Flat'에서는 독자분들이 SNS와 뉴스레터를 통해 플랫에 전해주신 이야기, 'From Flat'에서는 플랫이 독자분들에게 궁금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해요. 플랫 필진인 경향신문 기자들의 취재 후기를 소개하는 '커튼콜' 코너도 준비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저희는 앞으로 매주 금요일에 만나요! 🧡

플랫팀 ｜ 심윤지 기자

갈팡질팡 페미니스트

광고·협업 문의는 flat@khan.kr

미국 ‘임신중단권’ 폐지 한 달…

전쟁터가 된 여성들의 몸

'공화당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임신중단권을 삭제한다는 주 헌법개정안이 큰 표차로 부결되는 이변이 일어났어요. 치솟는 물가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민주당 정부는 임신중단이 11월 중간 선거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죠. 여성들의 임신중단권이 입법으로 보장되려면 선거 승리가 중요하다는 논리지만, 여성들의 몸이 '게임 체인저’ 정도로 여겨지는 지금 상황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지판결 50일. 현재까지 진행된 미국 각 주의 임신중단 입법 논의를 플랫팀이 종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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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논의가

외면한 '마트 노동자'의 쉴 권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20일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를 통해 들고 나온 규제 개혁 1순위 의제입니다. 잊을 만 하면 반복되는 논란이지만 매번 '소상공인 살리기'와 '대형마트 영업권' 의 대립 구도에서만 다뤄질 뿐, 마트 노동자들의 ‘쉴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어요. 마트 노동자 대부분이 4050대 여성이고, 이들의 어깨 위엔 일과 가사의 이중부담이 얹혀져 있다는 점도요. "의무휴업일이 있기 전에는 가족과 밥먹기조차 힘들었다." 유선희 기자가 거리로 나선 마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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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와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그랜드슬램 32회 우승'에 빛나는 테니스의 전설 세레나 윌리엄스가 은퇴를 예고했습니다. 지난 30년간 테니스계 성차별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온 윌리엄스는 이번 결정 뒤에 "여성 선수들만 '일·가족'을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고백했는데요. 테니스에서 벗어나 '다른 중요한 것들'에 나아가려는 자신의 선택이 '은퇴'가 아닌 '진화'로 읽히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그저 테니스 치는 것이 좋았던 어린 흑인 소녀의 이야기는 이제 막을 내린다." 인생 2막을 앞둔 윌리엄스가 팬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작별인사를 플랫팀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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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쉬운 젠더 뉴스를 '세줄 요약' 해드립니다.

😤 유리천장 ‘아직도’ 있냐고요? 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399명으로 올해 1분기 전체 임원 7157명 중 5.6%에 불과하다는 최신 조사결과가 10일 나왔습니다.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는 기업은 100곳 중 30곳이었습니다.
▶ 1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 5.6%…여성임원 없는 기업 30곳
😠 인하대 성폭력 사건 가해자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할 때 적용했던 '준강간치사' 혐의보다 형량이 높아진건데요. 검찰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다는 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 검찰,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 학생에 ‘살인죄’ 적용

🙂 피해 장소와 일시가 특정됐다면 피해자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채 가해자를 징계한 처분도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성비위 사건에선 ‘가해자의 방어권’ 못지 않게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대법 “성비위 가해자 방어권, 피해자 보호 고려해 보장해야”

플랫팀은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언젠가부터 제가 쓴 기사 댓글을 잘 보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기사 내용도 제대로 읽지 않고 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서요. 혐오와 차별, 폭력을 다룬 기사일수록 뉴스 댓글창은 어느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장으로 변질되곤 합니다.

경향신문은 올해 1월부터 취재원, 기자에 대한 2차가해가 예상되는 기사에 한해 댓글창을 닫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했어요. (▶경향신문, 악성댓글·이메일에 기자보호 시스템 마련 (미디어오늘 2022.01.01)) 혐오를 막기 위한 ‘임시 방편’이라도 필요하다는 회사 내외부의 문제제기 덕분이었죠. 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이 기사를 어떻게 읽었는지 알 통로가 완전히 사라진 기분도 들었어요.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도 성차별적 보도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댓글 창 폐지가 근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죠.

“폐지가 더 낫다는 제안이 그렇게 과격하게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타인의 권리 침해, 혐오 표현으로 인한 사회적 악영향이 심각하다. 하지만 댓글을 ‘만선’으로 이끌어 조회수를 확보하고자 하는 언론의 보도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뉴스 댓글란을 닫는 대안은 오히려 댓글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사라져 해당 공간에서는 문제가 더욱 증폭되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플랫]성범죄 2차피해, 댓글창만 없애면 문제가 해결될까 중에서)

지난 3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단식 투쟁을 젠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기사를 쓰고 달린 포털사이트 댓글. 기자들도 피드백에 목마르지만 지금의 뉴스 환경에선 '좋은 독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뉴스 댓글창 차단’ 조치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댓글창이 차단됐을때 좋은 뉴스에 대한 칭찬, 나쁜 뉴스에 대한 비판은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래 링크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다음주 To.Flat 코너에서 다뤄볼게요!

댓글 쓰러 갈래요!

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플랫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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