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를 잡는 테크
지난해 11월에 탄소포집장치를 다룬 편지를 보내드린 적이 있는데요. 매우 짧게 복습을 하자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해결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잠자리채로 잠자리를 잡듯이, 탄소를 탄소포집장치로 직접 잡아내는 것이에요. 이러한 기술을 직접공기포집(DAC·Direct Air Capture) 테크놀로지라고 불러요. 대표적인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인 뒤 이를 지하로 보내고, 땅 밑에 있는 현무암에 분사시키는 방식을 써요. 그러면 탄소 물이 탄산염으로 바뀝니다. 탄소는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고체가 되는데요. 바닷물에 탄소가 녹아 마그네슘이온이 풍부한 민물과 바닷물의 혼합물에 반응하면서 돌로 변해요. 물론 자연 상태에서도 가능한데, 수천~수만년이 걸리고요. 하지만 오늘날 기술은 단 2년 만에 이를 해결.
탄소 재활용 테크
그런데, 올 들어 ESG 테크 업계에선 탄소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거세졌어요. 지금까지는 "탄소를 잡아 없앤다"였는데, "이젠 탄소를 재활용 해보자"하는 움직임입니다. 며칠 전 WSJ에 나온 몇몇 사례를 읽어 보다 궁금해 직접 찾아봤어요. 소개해 드려볼게요.
CO2로 담근 보드카
미국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인 에어 컴퍼니(Air Company)는 태양열 전기로 작동하는 증류기를 개발했어요. 방법은 이래요. 인근 에탄올 공장에서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요. CO2는 냉각하고 가압하고 액화한 뒤 탱크에 담아 보드카 공장으로 이송! 이후 물(H2O)을 전기분해해 수소(H2)와 산소(O2)로 분리하고요. 산소는 대기중에 방출하고, 수소는 CO2와 함께 반응기에 주입합니다. 반응기는 CO2와 H2를 섞어 에탄올(C2H5OH) 메탄올(CH3OH) 물(H2O)을 만드는데요. 에탄올과 메탄올이 끓는점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에탄올(술)만 추출해요. 보드카 단 한 병으로 이산화탄소 1파운드(0.45kg)을 제거! 가격은? 65~79.99달러! 마셔보진 못했지만 순수(?)한 맛이라는 평가가 있네요.
CO2로 짜낸 폴리에스터
일리노이에 있는 바이오테크인 란자테크(LanzaTech)는 중국 철강 공장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CO)를 포집하고 있어요. 일산화탄소가 연소돼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전에 포집하는데요. 일산화탄소에 미생물을 투입해 에탄올로 전환을 한 대요. 옷감의 일종인 폴리에스터는 디카르복시산과 알코올을 활용해 만드는데, 이 때 에탄올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자라(Zara)는 앞서 파티 드레스에 해당 재료를 사용한바 있고요. 란자테크는 SPAC(기업인수목적법인)인 AMCI Acquisition과 18억 달러 규모로 합병 예정인데요. 올해 3분기 나스닥에 종목명 LNZA로 상장 예정이래요.
CO2에서 추출한 제트유
항공기는 매우 매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요. 전체 발생량의 2.5% 정도? 그래서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트웰브(Twelve)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CO2를 활용해 제트유로 만들 순 없을까?” 현재 미국 공군으로부터 150만 달러를 지원 받아 테스트 중이라고 해요. 전기와 물을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CO2를 분해하고, 해당 혼합물에 수소를 추가해 항공유의 원료가 되는 메탄올이나 등유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