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동화를 재해석하는 일, 어릴 적 당연하게 접한 이야기에 물음표를 던지며 생각의 틀을 넓히는 재미있는 과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특별히 음반이 아닌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작가 ‘도자기’가 프로코피예프의 오페라 “3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를 재해석한 만화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책은 만화책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요. 작년에 펀딩으로 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작가인 도자기가 만화 제작기를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품절 상태인 것 같지만, 이런 도전이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소개를 결정했어요.

기존 프로코피예프의 오페라가 오렌지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왕자에 대한 이야기라면, 도자기는 성역할을 바꾸어 오렌지에 갇힌 왕자를 공주가 구해냅니다. 에디터도 책 전체를 다 읽어보지 못해서 공주의 모험이 왕자의 모험과 어떻게 다른지, 또 이 모험이 어떻게 끝이 날지 몰라요. 하지만, 브런치에 연재된 작가의 제작기를 읽어보면, 공주 '니네타'의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재해석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주 흥미롭지 않나요?

작가의 고민이 담겨있는 브런치의 링크를 남겨놓을 테니, 한번 방문해서 읽어보세요!

➡️  🍊🍊🍊👸🏽📚

Main Act

👏🏻👏🏻 오늘의 메인 연주는 프로코피예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모음곡"이었습니다!

More...

Prokofiev Piano Sonata No. 6 in A Major, Op. 82

“풍자”, “덧없는 비전”, "피터와 늑대" ... 프로코피예프는 자신이 작곡한 곡의 제목만큼이나 복잡하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가진 작곡가입니다. 그는 본인의 자서전에 자신의 음악이 가진 5가지 성향에 대해 서술해놓았는데요, 바로 ‘고전적’, ‘현대적’, ‘기계적’, ‘서정적’, ‘기괴적’ 이 그것입니다✍🏻

그중 마지막인 '기괴적'인 요소를 조명해보자면, 기괴(Grotesque)에는 괴상한, 이상한, 터무니없는, 정상적이지 않은 등의 뜻이 있다고 해요. 프로코피예프는 여기에 우스꽝스러운, 웃음, 놀림, 풍자의 의미를 더해서 사용했어요. 흔히 음악에서 해학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가 기존에 옳다고 믿는 음악적 요소를 파괴했을 때 느낄 수 있는데요. 여기서 비롯되는 불규칙적인 리듬, 익살스러운 선율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듯한 감상을 주곤 합니다. 지난 레터때 소개했던 '스케르초'처럼요! (아래 '같이 읽으면 좋은 뉴스레터'에 넣어둘게요!)

이 요소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곡 중 전쟁의 불안함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풍자"는 어두운 사회 모습을 불협화음과 기괴하게 세팅된 음색들로 구현되었어요. 빠르고 극적이며, 심지어 악보에는 박자 표시도 없다고 하죠😲 다른 하나는 바로 "피아노 소나타 6번"으로, 과연 "피아노는 타악기다."라는 말을 남긴 그답게 피아노의 타악기적인 면모가 극대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레터는 "피아노 소나타 6번"으로 마무리할게요.

📩 같이 읽으면 좋은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