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녹색 양의 탈을 쓴 늑대?🐑🐺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킹크랩입니다🌊
친환경 발전소. 친환경 녹색펀드. 친환경 운동화. 친환경을 강조하는 다양한 기업들의 광고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과연 정말 친환경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던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사실 알고 보면 친환경이 아닌데, 친환경인 척 '녹색'을 표방하는 '그린워싱' 사례가 많아져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나타나는 그린워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저기 그린워싱🎨
(출처: 셔터스톡)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합니다. 최근 산업계에 비재무적 요소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기업이 친환경 경영을 추구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 일부 과정만 부각하는 '친환경 이미지 세탁' 그린워싱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회용 컵 사용 감소를 위해 플라스틱 리유저블컵을 증정했던 스타벅스의 마케팅도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입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식음료 업계 외에도 에너지, 금융, 패션 업계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쉽게 그린워싱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석탄이 친환경 발전?
중부발전과 서부발전의 SNS 단어분석 (2021년 1월 10일 - 12월 10일) (출처: 한국일보)
석탄과 석유를 이용한 '화력발전'이 '친환경'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 탄소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알려진 화력발전이 '친환경 발전'이라는 홍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최근 한겨레가 발전공기업 5사들(한국남동발전·동서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의 SNS를 조사한 결과, 5곳 모두 석탄·석유를 이용한 화력발전이 95%임에도 친환경·탄소중립 등의 단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일례로 중부발전은 SNS에 화력발전 비중이 99.5%인 보령발전본부를 친환경 발전소로 소개하였습니다. 보령발전본부의 2020년 탄소배출량은 1,890만t으로 국내 배출량 8위를 차지한 삼성전자(1,235만t)보다 많습니다.

SNS에서 탄소·탄소중립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한 서부발전은 미디어 운용방식에 대해 "석탄화력은 이미 폐지가 예정되어 있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소개하는 것이 더 미래지향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서부발전은 설명과 다르게, 2030까지 국내 화력발전 투자 5조 903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을 세운 상황입니다.
환경단체가 문제삼은 SK E&S 보도자료 (출처 : SK E&S 공식 블로그)
그린워싱 논란에 정유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작년 12월, SK E&S는 "CO2(이산화탄소) 없는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 시대 연다."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여 환경단체로부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당했습니다. 작년 3월, SK E&S는 호주 바로사-깔디따 해상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는데, 화석연료인 LNG 가스전에 대해 '친환경'으로 표현한 문구가 '그린워싱'이자 과장 광고라는 것입니다.

SK E&S가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서 탄소 포집·저장 기술(CCS)을 '상용화된 기술'로 표현한 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사업에서 배출되는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1,350만t이지만 CCS 기술로 포집할 수 있는 양은 210만t에 불과하며, CCS 기술의 상용화 여부도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황입니다.

'자연기반해법(NBS)'의 함정
최근 많은 사람과 단체 사이에서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논의되고 있는 '자연기반해법(NBS)'도 그린워싱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약 10년 전에 부상한 개념인 자연기반해법은 개념이 광범위하고 모호하여 이탄지 복원에서 단일 종 식재에 이르는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NBS에 우호적인 기업들은 화석연료 사용 등을 중지하여 탄소 배출을 저감하기보다 재조림을 통한 탄소배출거래제 등을 통해 탄소 상쇄에 의존하게 됩니다. 특히 기업들이 NBS를 통해 배출하는 탄소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토지가 필요하여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연기후해법'(Grisom et al, 2017)이라는 논문에서는 배출 저감 37% 중 절반을 차지하는 신규조림 '저감 경로를 위해 호주 면적에 이르는 대지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기반해법은 기업들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하고 탄소배출 문제의 원천적 해결과 생물다양성 손실의 근본적 조치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금융: "일단 묻고 더블로 가!"
(출처 : 아시아경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금융기관들은 앞다투어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금융투자사들이 2021년 녹색채권 발행으로 얻은 수수료는 21억 7000만 달러(약 2조 5600억 원)로 2020년의 12억 5000만 달러의 약 2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녹색채권에 대한 열풍만큼이나 금융권에서도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JP모건이 녹색채권 발행은 늘리면서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 자산운용사는 JP모건이 발행한 녹색채권 매입을 거부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ESG 성과를 허위로 공시하는 그린워싱 사례도 있습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자회사 DWS는 전체 운용자산(9,000억 유로)의 절반에 가까운 4,590억이 ESG 관련 자산이라 밝혔으나 이 수치가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DWS는 해당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독일 금융감독청(BaFin)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녹색채권: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친환경 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되어 있음. 

👚패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이 환경 문제 해결?
(출처: 영국 가디언)
최근 패션 업계에서도 그린워싱 행태가 쉽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열풍에 맞춰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광고하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운동화와 옷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과연 정말 친환경일까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는 그린워싱을 이유로 프랑스 정부 광고 감독 기구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표 제품인 스탠스미스 스니커즈 광고에서 '최소 50%가 재활용 소재' 라는 표시가 구체적이지 않아 소비자들이 잘못 판단할 우려가 있으며, 'End Plastic Waste(플라스틱 폐기물 끝내기)' 라는 문구도 적절치 않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시민단체 '시장변화재단(Changing Markets Foundation)'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H&M의 '컨셔스 컬렉션' 의류는 기존 컬렉션보다 더 많은 합성섬유를 사용하였으며, 조사된 컨셔스 컬렉션 제품의 20%는 100% 화석연료 기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짧은 수명의 의류를 과도하게 생산하는 현 패션 업계의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 패션 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10%에 달하며, 사용되는 물은 연간 1조 5000억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연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을 몇 가지 출시하는 것만으로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근본적인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진짜 녹색을 구분하려면...🌳
(출처: 픽사베이)
오염 산업의 로비활동을 추적하는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이 기후관련용어 78개에 대한 구글 검색 결과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기후관련용어 검색 시 결과 페이지의 광고 20% 이상이 화석연료 관련 회사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그린워싱'사례는 일반 소비자들이 분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린워싱'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중요합니다. 현재 환경부는 친환경적 제품에 부여하는 환경표지제도인 '친환경 마크'와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공개하는 '환경정보공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환경부의 '그린워싱' 관련 제재 대상은 '제품'으로 한정되어 있어 화력발전소나 정유사 등이 '기업' 자체를 친환경으로 홍보하는 경우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또, 환경정보공개시스템의 경우 정보의 내용, 시점, 신뢰도 등의 측면에서 금융 공시 수준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기업들의 '그린워싱' 가면을 벗기고, 소비자들이 '진짜' 친환경 기업을 구분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 전 과정을 살펴보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시급하게 필요합니다.



> 3줄 요약 <
👆. 친환경 유행을 타고 팽배하는 '그린워싱'
✌. 에너지, 금융, 패션 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그린워싱이 발생 중!
👌. '진짜' 친환경 기업을 구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평가 기준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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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어 볼 거리
남극 '괴물 빙하' 소멸,
담수 1,520억t 유입 
지난 20일, 한때 지구상 최대 규모이던 '괴물 빙하'가 녹아 약 1,520억 톤의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영국남극탐험대(BAS) 연구진에 따르면 2017년 남극에서 기온 상승이 가장 빨랐던 북서부의 라르센 빙붕에서 떨어져 나와 작년에 소멸되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빙하가 소멸하기 전까지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610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인 1520억t의 담수가 생긴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통가 화산 폭발로
페루 대규모 기름 유출
최근 통가 남태평양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페루 해안에 대규모 기름 유출이 발생하였습니다. 지난 19일,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이 정유 시설에서 원유를 하역하던 중 6000배럴의 기름이 페루 해안에 유출되었습니다. 렙솔은 초기에 유출량을 7갤런에 불과하다고 밝혀 논란이 되었습니다. 페루의 태평양 해역은 플랑크톤이 많이 포함된 해류 덕분에 생물 다양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알려져 생태계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함께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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