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어크로스 이연실 마케터 인터뷰
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보름유유는 매달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멍케터 전민영입니다. 🦊

매주 한 번씩 찾아와 준 공휴일, 대체휴무일 덕분에 신나는 건 저뿐만은 아니죠? 걷기 좋은 계절이라서요. 부쩍 길어진 낮, 쏟아지는 햇빛, 싱그러운 풀잎들이 흔들리는 늦봄과 초여름 사이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 계절 좋아하는 저는 지금 계절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답니다.


"산벚꽃 흐드러지고 연둣빛 새순 반짝이는 봄날. 나무들이 시퍼렇게 피톤치드를 뿜어 대는 여름. 발갛게 물든 잎들이 살랑거 리며 춤추는 가을. 온 세상이 하얀 적막에 감싸인 겨울.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다 걷기 좋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흐린 날씨면 어떤가. 운동화만 꺼내 신으면 금세 자연으로 스며든다."

ㅡ 마녀체력, 『걷기의 말들』


사실 어떤 날씨, 어떤 계절이든 그 나름대로 움직이기 좋지요. 여러분들도 쉬는 날 기지개를 켜고 작은 여행, 긴 산책을 떠나 보세요! 저도 반려견 메밀이와 함께 부지런히 걸어 보려고요! 🐕 


오늘은 멍케터가 정말 만나고 싶었던 선배님을 보름유유를 통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멍케터는 유능한 업계 분들을 만나면 마음이 두근두근하는데요.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책이죠? 집중맞은 도둑.. 아니, 도둑맞은 집중력』을 출간하고 홍보한 출판사 어크로스의 이연실 마케터를 만났습니다.

"이 와중에도 송곳같이 뚫고 나오는 베스트들은 있으니까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상상하고 일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

이연실 어크로스 마케팅부 부장

민영: 사심 가득한 인터뷰 요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연실: 안녕하세요, 어크로스 마케팅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연실입니다. 출판 동네에서 일한 지 (어느새) 17년 차가 되었네요.


민: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출판마케터 과정 1기였다 들었습니다. 어쩌다 이 과정에 대해 아시게 된 거예요? 원래 출판 일에 관심이 있으셨어요?

연: 네, 맞아요. 저는 건축을 전공하고 디스플레이 쪽 일을 하면서, 열심히 돈 벌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과 나를 적극적으로 분리하는 삶을 살았어요. 그러다 30대 초반쯤 되니 "이게 내 길인가?"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될까?" 이런 의문들이 들었습니다. 저는 뭐든 책으로 배우려는 편인데, 그때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방향을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한데 많이 읽다 보니 결국 출판사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당시 블로그를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출판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때라, 출판사의 뒷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어요. 막연하게 책과 관련한 일을 상상하다가 구체적으로 출판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고민하던 중 신문에 난 서울출판예비학교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그로부터 17년 후 이렇게 보름유유와 인터뷰하는 걸 보면 결과적으로 책이 제게 방향타가 되어준 게 맞지 싶고요. (웃음)


민: 와, 전혀 다른 일을 하시다 오셨네요. 그 경험이 도움은 되셨고요?

연: 신입으로 입사해 4년여는 서점 영업과 함께 온라인 홍보 업무를 병행했는데요, 이미지를 다루는 일에 익숙했던 터라 도움이 많이 됐어요. 디자이너가 바쁘면 서점 홍보물이나 배너도 직접 만들던 시절이었죠. 이걸 왜 내가 해야 하지? 라는 생각보다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홍보해서 한 권이라도 더 팔고 싶은 욕망이 컸어요. 네, 젊었습니다.


민: 지금은 비교적 온라인 마케팅, 굿즈 기획 등 세밀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서인지, 마케터의 역할들이 늘었지만, 부장님이 일을 시작하던 시절엔 마케터(영업자)의 큰일 중 하나가 수금이었고, 정산을 받기 위해 지방 총판, 서점에 가서 줄을 서고, 어음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던 걸로 알아요.

연: 출판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던 즈음이 영업에서 마케팅으로 일의 형태가 변화하는 과도기였습니다. 두 시간을 운전해 서점에 가서 출고액에 훨씬 못 미치는 어음을 받아 들고 오면서는 그야말로 현타가 왔어요. 위탁판매라는 업계의 유구한 정산 방식도 그렇고, 더욱이 3개월 어음이라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책이 어떻게 돈이 되어 돌아오는지, 회사가 돌아가려면 돈이 어떻게 흘러야 하는지 궁금한 게 많았죠. 차츰 현금 결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고, 수금률을 높이는 게 어떤 의미인지 등 당시 상사께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답은 되었죠.

한편, SNS를 이용해 책 홍보를 막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어요. 출판예비학교 동료 중 한 명은 트위터로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리기도 했고, 북트레일러도 이때 처음 나와서 홍보에 큰 역할을 했어요. 저는 회사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3,000명을 우리 팬으로 만들면 초판은 팔 수 있을 거라는 거창한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많은 출판사가 책 홍보와 함께 브랜딩의 중요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던 때였죠.

저는 운이 좋았던 게 출판예비학교를 통해 신입 시절부터 업계 동료가 9명이나 있었던 점이에요. 같이 SNS 홍보 교육을 듣기도 하고, 베스트셀러 사례를 들여다보며 스터디를 하기도 했죠. 어느 서점 MD가 어떤 결의 책을 좋아하더라, 이런 광고를 했더니 효과가 좋더라 등 실무적인 팁도 공유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감정적 낭비가 없는 업계 동료가 있었다는 게 가장 큰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민: 그때부터 지금까지, 17년간 출판 마케터로 일해 오면서 기억 나는 책이나 함께 일한 동료가 있다면요?

연: 첫 출판사에서 일할 때, 남모르게 의지하고 존경했던 편집자 선배가 있었어요. 지금은 혜화1117 출판사를 운영하고 계신 이현화 대표님입니다. 초짜인 제게 목차 구성에 대한 의견이나 판로에 대한 고민을 해 줄 수 있냐는 요구를 하셨더랬는데,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맛본 즐거움이 대단했어요. (대표님은 모르셨겠지만) 내가 파는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 마케터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내 일의 범위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지요.

그리고 책 중에는 우선 『걷는 듯 천천히』를 꼽고 싶은데요. 평소 좋아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에세이라 기대하고 원고를 봤는데, 역시나 좋은 거예요.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소소한 이야기였죠. 부수를 크게 보기는 애매했고, 회사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잘 팔고 싶은 욕심에 같이 일하던 동료와 함께 시키지도 않은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어요. 동료의 아이디어로 영화사와 협업하여 GV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서점 판매로 연결한 게 분기점이 되어 순위에 오를 수 있었죠. “잘 팔고 싶다”는 막연한 의지에서 출발해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단기간 좋은 판매량을 달성한 덕에 지금까지도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 책이라 저에게 의미가 깊어요.

또 다른 면에서 의미 있는 책으로는 『말이 칼이 될 때』예요.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가 혐오와 차별에 대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인데요. 국내 저자라는 장점을 살려 진행한 마케팅이 효과로 이어져 좋은 결과가 나왔고 곧 정치 분야 1위가 됐는데, 정말 감회가 남달랐어요. 그 책을 팔면서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이 책은 내 아이가 좋은 세상을 사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한다”고요. 그때 제 아이가 7살, 유치원 졸업을 앞둔 아이에게 건넨 편지에 “네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좋은 세상이면 좋겠어”라고 썼는데, 내가 이 책을 파는 일이 거기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판다는 건 그저 내가 판 책을 사람들이 읽고 지식을 쌓거나 감응하는, 그 정도의 일이라고 여겨 왔는데요. 정말 이건 굉장한 일이구나, 책 한 권이 어쩌면 정말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거구나, 생각하게 한 첫 책이었습니다.


민: 앞에서 한 이야기 중에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일이었어요. 특히 마케터는 편집자와 책이든 일이든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관계잖아요. 그런 점에서 마케터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편집자 동료가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편집자를 만나면 마케터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런 동료들을 잘 만나신 것 같다는 생각이요.

연: 네, 그런 것도 복이죠. 같이 일했던 분 중 지금도 책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이어가는 몇몇 분들이 계세요. 이제는 부서장이거나 한 회사의 대표시죠. 한참 치열하게 일하던 시기에 만나 함께해 온 것들이 쌓여 이제는 제게 큰 힘이 되는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민: 그래서 저는 혼자보단 이왕이면 머리를 모아서 일하는 게 좋아요. 계속 끊임없이 원고 이야기, 저자 이야기, 새로운 기획의 방향 등을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과 합이 더 잘 맞는 거 같고요.

연: 맞아요. 정말 이야기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요. 특히 일을 할 때요. 그러니 회의 같은 장치를 통해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방식도 존재하는 거겠지만, 평소에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으면 회의보다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에 같이 일하던 분 중 한 분은 이 원고 너무 좋다, 어디가 어떻게 좋다, 이 카피는 어떠냐 등 계속 알리고 의견을 물어보곤 했어요. 그걸 시작으로 제목안 수십 개, 카피 수십 개를 계속 보여 주는 거에요. 출간은 멀었지만 두런두런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케팅안을 계획하기 전부터 “이거 어디에 뭘 하면 좋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요.

민: 맞아요. 그러다 보면 이미 카드뉴스, 이미 보도자료가 완성되어 있지 않아요? 상상하고 있는 표지가 있기 마련이고요. 어떤 편집자는 자신의 원고를 말할 때면 눈이 반짝반짝 하면서 신나게 말하는데요. 저는 농담으로 ‘미치광이’라 해요. (웃음) 근데 그게 결국 저를 홀려서 더 열심히 팔도록 고민하게 만들더라고요.

연: 맞습니다. ‘책치광이’죠. (웃음)


민: 그렇다면 어크로스는 편집부도 책치광이가 많나요? 마케팅팀과 어떻게 소통하는 편이고, 회의는 많은 편인지 궁금해요.

연: 저희는 회사 내에서 수시로 주고받는 정보가 많은 편이에요. 누가 우리 책에 대해 언급했는지, 표 문안이나 카피는 어떤지, 신박한 광고나 업계 소식 등으로 업무용 메신저가 늘 깜빡이죠. 회의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요. 매달 전체 구성원이 모여서 3개월간의 출간 스케줄과 담당 도서에 대한 스피칭, 그리고 매출을 공유하는 발간 회의, 원고를 일별한 후 담당 편집자와 마케팅부가 모여 홍보 방향과 아이디어를 꺼내 놓는 원고 회의, 마지막으로 이를 토대로 일정 중심의 구체적인 계획과 비용을 수립하는 마케팅 회의입니다. 이 과정에서 카피는 물론이고 제목이 바뀌는 경우도 왕왕 있어요. 의견을 내놓는 것, 또 이를 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기에 벌어지는 일이겠지요.


민: 그래서 그런 걸까요? 최근 『도둑맞은 집중력』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야 정말 많이 팔렸고, 그 외 대부분의 책 역시, 소위 망하는 것 없이, 균형 있게 판매되는 것 같아요. ‘그냥 내는 책’은 절대 없는 느낌입니다. 모든 책에 마케팅 전략을 짜고 목표 부수가 있는 거죠? 달성률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요? 안 돼도 되게 하는 분위기일까요?

연: 어크로스에서 출간되는 모든 책은 (되든 안 되든) 팔리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모든 책의 목표가 기본 5천 부예요. 이게 가능하냐고요? 당연히 아니죠. 초판을 다 못 파는 책도 여럿입니다. 그러나 기획 단계에서 독자가 흐릿하게 그려지는 책은 걸러지는 편이에요. 자신이 만든, 파는 책이 얼마나 팔릴지, 누가 왜 구매할지를 상상해 보는 거죠. 편집자와 마케터의 아무 말 대잔치가 되곤 하는 원고 회의에서 가장 치열하게 나누는 이야기는 “그래서 이 책을 독자들이 왜 읽어야 해요?”와 “누가 이 책을 읽을 거 같아요?”입니다. 불편할 수 있지만 피하지 않고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가 잘 잡혀 있어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마케터들이 원고와 사랑에 빠져 버리기도 하는데 『도둑맞은 집중력』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그런 경우였고요.

출간하는 모든 책을 성공시킬 수는 없지만, 사이즈가 작더라도 확실한 독자가 보이는 책을 만든다면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여기엔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비용이 들 테고요. 돈 안 쓰고 책 파는 건 뭐 최선을 다하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모든 책에 최선을 다하면 오래 일을 하지 못해요. 가용한 범위 안에서 적절하게 돈을 써 가며 경험치를 쌓는 게 지속할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은 어떻게 해도 안 나가는 시즌이긴 하지만, 이 와중에도 송곳같이 뚫고 나오는 베스트들은 있으니까요.


민: 그럼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어크로스 마케팅부는 어떤 팀워크를 자랑할 수 있을까요?

연: 가장 큰 장점은 ‘금사빠’라는 점이에요. 우리 책을 너무 좋아합니다. 서점 미팅할 때 ‘이 책 못 알아보면 서점 손해입니다’를 장착하고 들어가려고 해요. 팔고 싶은 책을 들고 갔을 때 그 마음 아시죠? 담당하는 원고를 파악하고 장점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받으며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는 기쁨이 배가되는 것 같아요.


민: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크로스 독자로서 얼마 전 어크로스 출판사 인스타그램이 해킹당한 일이 좀 안타까웠어요.

연: 인스타그램을 도둑맞은 지 벌써 7개월이 됐네요. DM으로 온 피싱 메시지를 통해 계정을 탈취당한 후 이를 되찾기 위해 메타에 여러 소명자료를 보냈지만 결국 못 찾았습니다. 거의 모든 행사, 이벤트,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그곳에 아카이빙 해 놓은 거나 다름없었는데,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 온 어크로스 이야기들을 이렇게 도둑맞을 줄, 또 영영 못 찾을 줄은 몰랐어요.

보안에 대한 무지로 벌어진 일이라 회사 내부에 관련 매뉴얼을 만들고 대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만, 좀 뼈 아프네요. 여러분, 메타를 사칭하는 DM은 열지 마시고 무조건 삭제, 초기 계정 개설할 때 사용한 이메일, 디바이스, 운영체제 (메타에서 소명자료로 이런 것까지 요구하더라고요?) 정보 모두 확보해 두세요. 이중 인증 설정은 기본이고요!


민: 부장님처럼 연차가 쌓일수록 어떤 마케터, 또는 어떤 일꾼이 되어야 할까요?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될 때 가져야 할 덕목도 알려 주세요.

연: 예전엔 주어진 업무를 남들 도움 없이 깔끔하게 해결하는 것, 어떻게든 스스로 문제를 풀고 성과를 내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큰 그림을 그리거나 판을 짜는 사람은 못 된다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그저 내 ‘숙제’만 잘 풀면 된다고요.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나의 업무뿐 아니라 팀과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더라고요. 조직이 성장하지 않으면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오래갈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혼자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협업자들과 함께할 때 임팩트를 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만 매몰되지 말고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상상하고 내 일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을 고민해 봅시다. 저도 목하 고민 중이고요.

첫 팀장이 되어 일하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이불킥을 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최악이었어요. 팀장 역할에 대한 책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내 것으로 체화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차츰 나아진 건 모든 일을 다 끌어안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부터였습니다. 어차피 내가 다 알 수도 없고, 나보다 능력 있는 동료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자 적재적소에 리소스를 쓰는 게 가능해지더라고요. 조직의 규모가 크든 작든 누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혹은 좋아하는 게 뭔지 캐치하고 일을 벌일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민: 마지막으로 앞으로 오래 일하고 싶은 출판 마케터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자면요?

연: 이 질문의 답변은 최근 개정판으로 출간한 제현주 대표의 『일하는 마음』의 한 구절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빌 게이츠가 했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1년에 해낼 수 있는 것은 과대평가하고, 10년에 해낼 수 있는 것은 과소평가한다”는 말이 지표이자 위안이 되어주었다. 10년을 1년짜리 열 개, 아니 1주일짜리 520개로 인식할 수 있으면, 해낼 수 있는 것도 상상할 수 있는 것도 정말 많이 달라진다. 520개의 1주일은 결국 1주일들이라서 별것 아니고, 520개라서 대단해진다. 지금 실패처럼 보여도, 지금은 어려워 보여도, 머리를 파묻고 10년을 해보자.


🌕 보름유유 구독자를 위한
책마을 봄소풍을 준비했습니다.

해설사와 함께 파주출판단지 걷기,
사적인서점 둘러보기,
유유의 새 보금자리 구경하기까지!
싱그러운 봄날, 함께해요-🌿

일시: 2024년 5월 28일 오후 2시
장소: 파주 출판단지 내 (추후 공지)
* 선착순 마감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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