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만화편집부 김해인 편집자
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유유에서는 보름에 한 번,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유의 막내 편집자 수입니다. (막내는 막무가내라 막내라지요?)

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달의 반이 흘러 있군요. 몸도 마음도 어수선하게 11월을 맞아서 그런지 이달은 좀 멍-합니다. 이럴 때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좀 고민을 하다가 저는 대방어를 먹으러 갔어요. 이번 주말엔 홍가리비를 쪄 먹을 거고 다음 주엔 선물받은 과메기가 도착해 그걸 먹을 겁니다. 
진짜 돼지런하다... 라고 생각하실 것이고 일면 사실인데요, 제철음식 먹는 일은 저를 내도록 울적하게 두지 않는, 말하자면 안전망입니다. 이런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일은 제 인생의 화두예요.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조금이나마 즐겁게 만드는 것들요. 여러분께는 이런 안전망이 있으신가요? 

오늘 소개할 분은 『가라오케 가자!』를 만든 문학동네 만화편집부 김해인 편집자입니다. 『가라오케 가자! 쿄지 아저씨 또한 제 즐거움 중 하나 책은 어떻게 만들었으려나 싶어 내내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이 닿았습니다. 만화 편집은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영역이라 나눈 이야기가 모두 새롭고 재미 있었어요. 또래 편집자라 말도 통했고요! (저만 그랬을 있음)

아무튼 가라오케, 아니 인터뷰 가자!


이게 바로 나만의 덕질 방식?
문학동네 만화편집부 김해인 편집자

지난 상반기에 재밌게 읽은 책들을 찬찬히 생각해 보니 『가라오케 가자!』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만화 편집자는 어떻게 일할까, 궁금했고요.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문학동네 만화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는 출판 만화 편집자 김해인입니다. 기회를 봐서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키려는 계획을 언제나 도모하고 있습니다.

 

여느 편집자와 비슷하게 아마도 여러 책을 동시에 작업하고 계시겠지요? 지금 어떤 책들을 만들고 계신가요?

지금은 『극락왕생』 1부의 마지막 7권을 편집 중이고, 일본만화 『마이 히어로』 8, 9 동시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등장하는 하나의 이야기를 소설과 만화로 읽 조금 별난 책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만화 편집자를 꿈꾸셨나요? 국문과 졸업하면 한번쯤 아 출판사 들어가서 일해 볼까… 생각한다지만, 그래도 만화 편집자는 뭔가 만화 아니면 안 돼! 하는 느낌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해요. 『중쇄를 찍자』 같은 거 보면 이 일만을 위해 달려 오고, 열정 넘치고 그런… 하지만 처음부터 만화 편집자만을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다른 분야의 편집자로 일하는 것도 염두에 두었었고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만화를 너무 좋아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만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전 온 세상 사람들이 만화를 보고 만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또 일본에 신간 만화가 나오면 기다릴 바엔 내가 얼른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만화에서는 교정도 좀 다를 것 같아요. 대체로 구어일 테고, 비속어나 유행어 같은 것도 어느 정도 살려야 텐데, 어떤 기준을 세우고 편집하시나요?

재밌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으로 편집합니다. 『남남』은씨발’ ‘존나모두 썼어요. 『안녕이 오고 있어』를 편집할 주인공이 흥분해서네가 맞는다며!!”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냥니가 맞다매!!” 썼어요. 그게 장면에 어울릴 같아서요. 『가라오케 가자!』는 배경이 오사카라 칸사이 방언을 쓰는데 표준어로 번역했어요. 보통 칸사이 방언은 경상도 방언으로 번역을 하는데, 한국에서 조폭 말투라고 하면 전라도 방언이잖아요? 근데 조폭 말투라고 그냥 전라도 방언으로 번역을 하는 지역 방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고민을 하다가 번역가님과 표준어로 번역하기로 했어요. 막상 사투리로 작품 전체 대사를 읽으면 가독성도 그리 좋지 못하기도 해서. 그런데 얼마 전에 『사카모토 데이즈』라는 만화에서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를 보았는데, 너무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캐릭터가 표준어를 썼으면 매력이 이만큼은 아니었겠다 생각했죠. 작품마다 재미가 다르고 그것을 최대화할 있는 교정은 끊임없이 고민한답니다.

만화 편집은 완전히 다른 만화만의 문법을 가지고 있겠다 싶어요. 글의 교정을 볼 때 챙겨야 하는 것들과 만화 교정을 볼 때 챙겨야 하는 것들은 또 다를 것 같아서요. 만화 편집은 비교적 공식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마냥 어렵고 멀게만 느껴져요.

일단 그림을 많이 봐야 합니다. 작가님들도 주간 연재라는 긴박한 스케줄 속에서 그리다 보면 놓치시는 부분이 종종 있거든요, 얼굴에 점이 있는 캐릭터인데 점이 없다든지 아니면 점이 움직인다든지. 아니면 인물이 오른쪽으로 돌았는데 다음 장면에서는 왼쪽 얼굴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채색이 비어 있거나 선이 빠져 있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실수들이 인쇄를 하면 굉장히 선명하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엄청 꼼꼼하게 봐야 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야 하는 작업이에요.


만화 기획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요. 웹툰을 단행본화 하거나 국내 저자와 새로운 기획을 하거나 외서를 계약하거나, 하는 여러 방향에서 시작을 하실 같은데 어떠신가요?

보통은 말씀하신 방향으로 기획을 합니다. 웹툰 단행본과 일본만화가 주를 이루는데, 저는 앤솔러지 『젊은 만화가 테마단편집』 시리즈를 기획한 후로 오리지널 출판 만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웹툰이 주가 된 만화시장에서 이처럼 출판원고를 기획하고 저자를 섭외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 그 비율은 크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흑백만화와 단편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권에 여러 저자가 참여하니 관심 있던 신인 작가님들과 함께해 볼 있어서 정말 설레요.  

이번 앤솔러지를 보고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단편집 중 한 작가님을 너무 좋아했던 터라 챙겨 읽었는데 거기 참여한 다른 작가님을 새롭게 발견해서 좋았어요.” 새로운 작가를 발견해 소개하는 데도 이 기획이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이 시리즈를 계속하고 싶은데, 출판 만화가 사실 큰 수익은 안 되는데 품은 많이 드는 작업이라…

 앤솔러지 라인업을 짜는 일도 참 어려울 것 같아요.

마치 아이돌을 데뷔시키는 기분이에요… 메시지나 그림체도 다양하게 넣고 싶고.


작가님이나 작품은 어떻게 보통 찾으세요? 챙겨 봐야 할 게 너무 많을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어느 순간 제가 모든 걸 다 검토할 수는 없겠다 싶더라고요. 그냥 눈에 들어오면 들어오는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지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모든 웹툰이 단행본으로 낼 만하지는 않거든요. 조회수가 높고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더라도 단행본으로 내면 별 반응이 없는 경우도 많고요. 예를 들면 네이버에서 1등 하는 작품들이라고 해서 단행본으로 나왔을 때 그리 크게 화제가 되지는 않아요. 책으로 나왔을 때 훨씬 반응이 좋은 작품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정년이』가 나왔을 때 그랬거든요.

인기가 많은 작품들 중에는 그냥 한번 웹으로 보고 나면 끝인 경우가 많아요. 한 주를 재미있게, 그저 한 화의 호흡과 긴장감을 즐기면 되는 거죠. 그래서 빠르게 휘발돼요. 애초에 그걸 지향하는 작품도 있고,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낵컬처로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죠. 하지만 어떤 작품은 책으로 묶어서 오래 감상하고 싶다는 느낌을 줘요. 저희는 그런 작품을 단행본화하자고 도모하는 편이고요. 오래 두고 보고 싶어 하는 충성도 높은 독자들이 모인 곳을 찾습니다.

연재작을 단행본화하려 할 때 보통 작가님들은 무어라 말씀하시나요?

자기 작품이 책이라는 형태로남는 의의를 두시는 같아요. 확실히 책으로 나온 후에 미디어의 인터뷰 제안이나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간다고도 하시고요. 책의저자 되는 것이지요. 『정년이』의 서이레, 나몬 작가님은 『정년이』가 책으로 나온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손쉽게 접근하고 편히 읽을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남남』의 정영롱 작가님께서는 웹툰을 연재처에 업로드한 작업물을 ‘데이터 화면을 통해 보고 있으면 약간 허무할 때도 있는데, 그게 책이라는 형태로 나와서 의미가 깊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어요. 모두 모두 감사한 말씀입니다.


교정지 ⬆️

『가라오케 가자!』 굿즈(아크릴 스탠드) ⬇️


참, 와야마 야마 책을 처음 계약하실 때 이런 붐을 예상하셨나요?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기대작이 아니었어요. 와야마 야마는 원래 일본 픽시브pixiv라는 사이트에 2차 창작 등의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였어요. 저도 거기서 처음 봤는데 상업 만화로 데뷔했다고 해서 찾아보고 깜짝 놀랐어요. 원래 좀 어둡고 키치한 그림을 그렸는데,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만화를 그렸더라고요. 그 데뷔 단편집 『빠졌어 너에게』를 계약했고 저희는 정말로 빠졌습니다.(🙂) 『여학교의 별』도 그렇게 이어졌는데요, 이렇게 출간하면서도 『가라오케 가자!』가 잘될 줄은 몰랐어요.

저는 『가라오케 가자!』의 부록인 쿄지 명함 보고 너무 좋았거든요. 『가라오케 가자!』의 팬들이 늘 굿즈에 대한 갈망을 내비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품을 활용한 별도의 상품이나 굿즈를 만드는 이차적 사용권을 포함해 계약할 때도 있지만, 사실 일본만화나 웹툰의 경우는 대부분 일본 출판사와 연재처가 권리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오직 출판권만을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차라리 굿즈를 받고 팔아 달라라는 요청에 감사하면서도 난감할 때가 많아요. 출판권만 계약한 저희가 그랬다간 큰일이 난답니다… 쿄지의 명함도 판매용이 아니라 부록이라 가능했어요. 홍보용 비매품 제작까지는 가능하거든요.


출판 만화 필드에서 문학동네의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보셔요? 기획할 이름을 자주 생각하실 같다 싶었거든요. 보면 재미있을 같은데 문학동네로는 ... 하는 생각요. 회사를 생각 않는다면 시도해 보고 싶은 분야나 키워드가 따로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문학동네에서 이런 책이 나오냐?’ 말을 종종 보는데 오랜 시간 문학을 주로 내 온 출판사라 그런 같아요. 근데 저는 기획할 그런 생각 해요. 문학동네의이런 넓혀가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재밌으면 내야죠! 해 보고 싶은 시도도 대체로 하고 있어요. 팀원분들도, 회사도 기획을 믿고 힘을 실어 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정말로 감사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 야한 만화는 어려울 같다는 생각을 해요. 고수위 비엘 같은그렇지만 정말 마음을 치고 가는 작품이라면 해야죠. 설득할 자신 있습니다.

만화’책’으로 해 볼 수 있는 것은 대체로 다 해 볼 수 있겠다 싶지만, 출판 만화가 아닌 웹툰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것 같아요. 업계가 크니 스케일도 더 크고, 작가도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 많으니 확실히 선택지가 넓죠. 여전히 출판 만화가 좋지만, 책이든 웹 콘텐츠든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합니다.


요새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만화가 많아요. 이렇게 지는 좀 된 같은데, 이걸 만화 독자의 수가 늘어났다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독자 풀은 고정적이고 그들이 계속 사는 지금껏 이어진 것일까요?

저는 만화 독자층의 수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다른 분야의 독자 수가 줄어서 변화 없이 고정적인 만화 독자들이 눈에 띈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체 독서 인구가 줄고 있는데 만화 독자라고 눈에 띄게 늘었을까요.(🙂) 다만 긍정적인 인기 있는 소년만화들의 독자층이 10대들이라고 해요. 어려운 10 독자를, 만화 분야가 해냅니다! 아무튼 만화는 다른 분야 책보다 쉽게 다가갈 있으니까, 그 문턱을 낮추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야겠다 생각합니다.

고정된 독자층이 있다면 이 분들을 결집시켜야 하진 않을까요? 여러 출판사들이 북클럽이나 책 구독을 운영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만화 독자는 일반 독자와 달리 이미 본인들끼리 모여 있고요, 서로 감상을 나누는 문화가 이미 익숙한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나서서 굳이 사람들을 모으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고정 독자층이 있다고는 하지만 후속권으로 갈수록 판매량도 자연스레 줄어드는데, 그럴 땐 굿즈 같은 것도 더 만들고 마케팅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는 편이긴 합니다.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를테면 저는 하루에 운동을 시간씩 하고, 비엘 만화를 봐요(당당). 이렇게, 말고 별도의 즐거움을 찾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만화 보는 게 계속 즐거우신지도 궁금해요.

영화를 좋아해요. 잘 만든 영화를 보면 얼이 빠져서역시 영화가 최고의 오락이고 예술이다…’ 생각하며 집에 돌아오죠. 근데 집에 와서 재밌는 만화를 보면영화가 최고의 오락 예술? 만화는 최강의 오락 예술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든 만화든 현실을 잊게 하는, 만들어진 작품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에요. 물론 편집 중인 만화를 외울 때까지 보다 보면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단 생각도 들지만,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인물에 이입했다가, 인물에 이입했다가. 그렇게 편집을 하다 보니재미없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네요. 재밌는 신간 만화를 보면내가 냈으면!’ 하고 땅을 쳐요. 마음으로 힘을 얻어 만화책을 만들고요. 재밌는 만화를 재밌게 보고만 끝낼 거면 편집자가 됐겠죠. 저는 이게 저만의 덕질 방식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품에 관여하는 , 작품을 으로 소화하는 방식이랄까요…


(수)
제가 아끼는 쿄지 아저씨 명함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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