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5층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던 개 오층이. 2011년 5월, 구조 제보를 받고 마주한 오층이는 사람을 향해 쉼없이 짖고 있었습니다. 경계가 매우 심했고 밥으로 유인해도 5층의 좁은 난간에서 절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며칠동안 잠도 안자고 난간에서 버티던 오층이는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옆집 지붕 위로 떨어져 큰 부상은 없었지요.

그렇게 동물자유연대로 오게 된 오층이는 여전히 겁이 많았습니다. 나무 벤치 밑에서 하루종일 경계태세를 취하고,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개들이 시비를 걸어도 피하기 일쑤였죠.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오층이는 사람을 반기게 되었어요. 차분한 성격으로 간식을 보채지도 않고, 이제는 순한 얼굴로 꼬리도 살랑거립니다.

보호소 생활 14년을 넘기고 있던 오층이는 올해, 기적처럼 가족을 만났습니다! 결연 후원 가족분들이 온센터에 꾸준히 봉사활동 오시면서 오층이와 특별한 유대를 쌓아갔고, 시간이 흐르며 깊어진 마음은 입양이라는 아름다운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오층이는 지금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밥도 잘 먹고 산책도 잘 하구요. 경비 아저씨가 너무 예뻐해 주셔서 집에 들어갈 때마다 쓰다듬어 달라고 꼬리를 흔든다고 해요. 같이 사는 친구들과 우당탕 뛰어다니며 놀기도 한답니다.

소심한 꼬리 숨숨이들을 만나보시고 이들에게 곁을 내어주세요. 5층 옥상 난간 위에서 사람을 피해 숨었던 오층이가 끝내 가족을 만난 것처럼, 다른 꼬리 숨숨이들도 자세히 보아 알게 된다면 그 매력에 푹 빠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