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출판연구회의 자유일꾼 김민희
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유유에서는 보름에 한 번,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김은우 편집사(편집자+고양이 집사)입니다:)


내일이면 12월이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겨울이지만, 12월이면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 잘해 볼걸' '그때 그랬지?' 하는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그래도 좋은 일도 가득한 한 해였어요. 독자 분들에게 직접 편집자 레터도 쓰고 보름유유도 발행하면서 처음으로 '독자'라는 미지의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신기한 해기도 했고, 내가 무엇을 즐겁고 행복한 사람인지 가장 들여다볼 있는 해였거든요! 구독자분들은 어떤 2022년을 보내셨는지 궁금해집니다.😊


전 편집자가 된 후 으레 관행으로 굳어진 출판계의 불문율에 관심이나 의문을 가져  적이 없었어요. 판권, 계약, 인세, 공급률 등에 관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러한관행’에 문제는 없는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의문을 품고 논의를 시작한 연구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궁금해졌어요. 근본을 다시 파헤치려고 하는 이 연구회는 어떤 곳일까? 하고요. 이번 보름유유에서는 '어떤출판연구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왜 나누고 있는지 알아보았답니다! 함께 이야기 들으러 가 볼까요?❄️

'가위바위보' 계약서가 어때서요?
책덕 대표이자 어떤출판연구회 구성원 김민희 대표
안녕하세요, 김민희 대표님.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좋아하시는 것 위주로 자신을 표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보통 저는 자유일꾼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책덕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코미디언의 책을 굉장히 느리게 출판하고 있고요, 그 외의 시간에는 편집, 디자인, 팟캐스트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낡은 로모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갑작스레 꺼내서 묘하게 꽂힌 장면을 찍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터무니 없는 망상을 하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이런 저를 질색하지 않는 사람들을 좋아하고요. 


'자유일꾼'이라는 이름이 재미있네요. 이 이름은 어떻게 나온 거예요? 

책으로 돈 벌 생각 없이 출판사를 시작했어요. 그냥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도맡아서 책 한 권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거든요. 돈은 다른 일을 하면서 벌어야 하니까, 명함을 만들 때 대표 같은 직함보다는 다른 걸 넣어 보자 생각했죠. 휩쓸리지 말고 내 자유를 보장 받는 한에서 일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이 직함을 생각해 냈어요.  

 
책덕에서 책을 그렇게 '느리게' 만드는 이유는 뭐예요? 
모토가 '천천히 망하자'예요. 많이 만들면 빨리 망할 수 있잖아요. 하하 책은 재고가 남으니까요. 책을 빨리, 많이 만들려면 그만큼 내 모든 노동력과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유일꾼으로서 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떤출판연구회에 올해부터 함께하게 되셨지요? 어떤출판연구회는 출판계의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소개글을 봤어요.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는지, 어떤 목적을 안고 시작했는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시각예술을 바탕으로 출판이라는 매체에 관심을 가져온 세 분이 시작한 모임이었어요. 2021년에 만들어져서 기성 출판문화와 미술 출판 동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어떤출판연구회'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문화예술의 지형도 속에서 출판의 출판의 확장된 가능성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그 결과물이 오늘의 예술출판에 관한 대화라는 책자로 나왔습니다. 당시의 어떤출판연구회에서 그 책자의 디자인을 저에게 맡기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저는 디자이너로서 참여를 하게 되었고요. 

2022년에는 이 모임이 조금 색이 달라진 것 같아요. 원래 어떤출판연구회였던 돛과닻 운영자 김영글 님과 타이그레스온페이퍼의 한윤아 님이 지금의 멤버 3명에게 어떤출판연구회 모임을 제안하셨어요. 저를 포함해서 『오늘의 예술출판에 관한 대화』에 인터뷰이로 참여했던 나선프레스의 이한범 님과 포도밭 출판사의 최진규 님까지요. 처음에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서로를 독려하고 작업을 피드백해주는 작은 모임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책덕 대표로서 어떤 점을 기대하고 어떤출판연구회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일단 어떤출판연구회의 제안 방식이 좋았어요. 거창한 것을 하자고 하기보다는 '어떤' 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당면한 질문들을 함께 풀어 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을 축적해 보자,라고 말하셨거든요. 

저도 어느새 혼자 출판을 한 지 9년이 되다 보니 책을 만들 때마다 멈칫 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문제들, 부조리함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꺼내서 풀어내고 싶은 그런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고민들을 혼자 끌어안고 있기엔 저를 점점 지치게 만드는 독이 되는데, 그렇다고 외면한 채 책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모임 이름도 그렇고, 책자 이름도 그렇고 ‘어떤’이 들어가네요. 이 '어떤'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 언리미티드 에디션14에  연합부스로 함께 나갔었는데, 그때는 이 이름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썼어요. "‘어떤 출판’은 경계에 있는, 아직 정의되지 않은 감각, 물성, 관계에 대한 이름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받고 저 나름의 답을 생각해 보았는데요. 출판을 하면서 미묘한 문제의식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 그냥 넘어가자면 넘어갈 수도 있지만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들, 그 틈새를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어쩌면 새로운 길이 될지도 모르는 가능성. 이런 것들은 아직 언어화되지 않아서 접하지 못한 가치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분명 존재하지만 우리가 아직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와 가치를 '어떤'이라는 말로 서로 감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계약』을 시작으로 어떤 OO 시리즈로 책자와 웹용 pdf를 계속 만드실 예정인 걸로 알고 있어요. 계약하시면서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셨기에 '계약'이 첫 주제로 선정되었나요? 
처음에는 여러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나왔는데요. 계약은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첫 번째로' 하는 일이라서 먼저 다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출판사를 하면서 흔히 '표준계약서'라고 불리는 것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모두 공감을 했고요.  

우 이 ‘OO’에는 앞으로 어떤 단어가 들어갈 예정인지 궁금해요. 

처음엔 많지 않았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계속 추가가 되고 있는데요. 어떤 공급률☆, 어떤 제작, 어떤 인쇄☆, 어떤 디자인, 어떤 번역☆, 어떤 유통, 어떤 세금, 어떤 교열, 어떤 편집, 어떤 협업, 어떤 마케팅, 어떤 종이☆, 어떤 책방, 어떤 공공도서관, 어떤 페어 등등이 있네요. 지금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실시간으로 주제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별 표시한 건 영글 씨가 꼭 내고 싶다고 말한 주제입니다.) 다들 터무니없어 하면서도 또 나름 진지하니까 가끔 좀 무섭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주제를  석 달에 한 번씩 내도 3년어치거든요. 오래 살아야겠어요 하하. 


저도 이전 출판사에서 ‘갑을병정’을 쓰는 계약서가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가위바위보’라는 언어를 계약서에 쓰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에요. 가위바위보 계약서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는지 유유 구독자 분들께도 다시 소개해 주세요! 

책덕의 네 번째 책까지는 기획부터 번역, 출간까지 모두 제가 혼자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처음 번역가로 데뷔하는 분이 기획서를 보내 주셨고, 마케팅과 편집을 해 주실 또다른 분도 합류하게 되어서 셋이서 이 책을 만들게 됐죠. 그래서 뭔가를 쓰긴 써야겠는데 기존 계약서로는 우리가 하는 일을 담기도 힘들고 그런 딱딱한 계약서를 쓰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고민을 하다가 모든 주체가 물고 물리는 관계인 가위바위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참여한 주체가 마침 3명이라 바로 떠올랐던 것 같아요. 제가 얼개를 짜고 나머지 두 분이 피드백을 주셔서 계약서를 완성하고 사인을 했습니다. 이 계약서를 SNS에도 공유를 했는데, 재밌다는 피드백도 있었지만 '물렁하다'는 평도 있었어요. 근데 그 물렁한 계약서를 보고 여섯 번째 책 기획서를 제안해 주신 분들이 또 좋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출간한 여섯 번째 책도 가위바위보 계약서를 쓰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가 공감을 못 받을 수도 있지만, 어떤출판연구회에서는 다들 좋아해 주셔서 표지 그림도 그리게 되었습니다. 


어떤 계약 책자⬆️

'가위바위보' 계약서⬇️



어떤 계약』을 본 주변 출판계의 반응은 어땠어요? 

글을 모두 쓴 후에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에서 세미나를 열었어요. 책자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 계약서를 다루면서 느꼈던 생각과 새롭게 시도해본 사례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많이 놀랐어요. 다양한 질문도 해주시고 관행적인 계약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주셨어요. 출판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참석하셨더라고요. 계약은 출판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서 반응이 더 뜨거웠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특히 저희가 시작한 이야기의 파동이 다섯 명 안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각 주제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에게 널리 퍼져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파생되고 계속해서 끊기지 않고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독립출판사였기 때문에 이렇게 계약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계약서뿐만 아니라, 책덕이나 다른 어떤출판연구회 참여 중인 출판사에서 기존의 출판 관행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점이 있을까요?

어떤출판연구회 멤버들 모두 1인출판을 시작한 계기라든가 방식이 기존의 출판 관행과는 다른 지점에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와 포도밭은 그래도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돛과닻 타이그레스온페이퍼 나선프레스 같은 경우에는 기존 출판계보다는 예술계쪽에서 작업을 하던 분들이라 그 다름의 경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항상 흥미로운데요.

나선프레스의 이한범 씨랑 얘기를 나눌 때마다 저와는 다른 출발점에서 출판에 대해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하는 이야기들에는 참 공감이 간다는 게 신기해요.  오늘의 예술출판에 관한 대화에도 나오는데, 한범 씨는 편집자에 대한 고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린이들한테 편집자가 뭐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편집자는 책 만드는 사람이야"라고 하면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질에서 좀 비켜 나 있다는 느김이 들었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방향을 결정하고, 문제 해결 결과물로서의 사물로까지 이르는 과정을 편집이라고 해"라고 설명하면 어떨까."

 

이런 대목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한범 씨가 보통은 관행적으로 하는 것의 텅 빈 면을 굉장히 잘 알아챈다고 느꼈어요. 사실 계약에 대한 화두도 한범 씨가 먼저 꺼낸 것인데, 나선프레스는 판권면의 저작권에 대해 깊이 고민을 했더라고요. 디자이너에게 1%에서 3%의 저작료를 배정한다는 거예요. 디자인 표준 계약서가 디자이너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의뢰인에게 저작권을 넘기는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고 해요. 출판권 설정 계약을 보면 이 책의 생산에 참여한 사람은 명시적으로는 저자밖에 없다는 거죠. 책을 만드는 데 투여된 온갖 종류의 노동이 다 사라진다는 거죠. 만약 편집자를 외부에서 구한다고 해도 편집자에게도 판권면에 대한 저작권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말을 했어요. 저도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하네, 하는 의문점이 들었어요.

타이그레스온 페이퍼 대표 한윤아 씨가 책이라는 협업 결과물을 '우연의 산물'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어요. 정말 그렇더라고요. 구성원에서 한 명이 빠졌거나 끼어들었다면 다른 산물이 나오잖아요. 어떤 책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문제가 생긴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그때의 환경과 그때 참여한 사람들 간의 조합에서 발생하는 거잖아요? 어떤 계약에도 보면 한범 씨 글 중에 "관계 양식이 생산 조건으로서 표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이 창작물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도 나옵니다.

이 말들이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와서, 이번에 제가 또다른 자유일꾼에게 편집을 맡기면서 아래처럼 '개성'이라는 말을 추가한 계약서를 시도해 봤어요. 


[자유일꾼x자유일꾼 계약서]

제 1조 (목적)

본 계약은 김민희가  로스트 보이스 가이라는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OOO에게 편집 업무를 부탁하여 발생하였다. OOO은 책의 편집 과정에 자신의 개성과 전문성을 살려 노동력을 보태고 김민희는 그에 대한 보수를 지불함에 계약당사자 상호간의 권리와 의무 등을 명확히 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고 상호간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우 인세 관련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있잖아요. 혹시 새로운 방식으로 인세를 주는 구성원도 계신가요? 

민 포도밭출판사요. 포도밭은 저자에게 15퍼센트 인세를 준다고 하시더라고요. 

우 우와... 대단하시네요. 

민 네. 제가 자세한 의도는 알지 못하지만, 1쇄만 찍더라도 저자가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땡땡책협동조합에도 참여하시면서 책을 만드는 ‘합당한 방식’을 함께 고민하는 여러 자리를 마련해 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조합, 연구회 등에 참여하시면서 실질적으로 출판계나 책과 관련해 변화하고 있는 점이 있을까요? 어떤 점이 좋으시기에 계속 연대하고 참여하시는지 궁금해져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물론 좋은 것도 좋은 거지만 무엇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제정신으로 출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책덕으로 6번의 출판 과정을 거쳤는데 할 때마다 불합리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출판 환경이 나아지지는 않더라고요. 그저 불합리에 지친 사람들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채워질 뿐이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구조를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간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사회의 여러 문제를 풀 실마리가 출판 구조와도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거든요. 


책, 출판을 제외하고 요즘 대표님께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나 존재가 뭐예요?

최근 2-3년 사이에는 '앞으로 어디에서 살 것인가'가 가장 큰 화두였어요. 꼭 어딘가에 정착한다기보다는 살고 싶은 지역을 선택할 때의 가장 큰 기준이 일률적이라는 게 뭔가 불편했어요. 꼭 서울에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거든요. 포도밭출판사가 옥천에 있어요. 포도밭 대표 최진규 씨가 일하시는 거 보니까 물론 왔다갔다 해야 할 일이 생기긴 하지만, 일을 아예 못 할 것은 없겠더라고요.

어웨이위고Away We Go 라는 영화를 좋아해요. 한 커플이 앞으로 아이와 함께 살아갈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내용인데요. 저도 다시 서울로 돌아오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좋은 기회로 친구랑 같이 공주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어웨이위고'라는 팟캐스트를 만들어서 지역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살이를 한 소감을 담은 소책자도 만들었죠.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유유 구독자분들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윤희에게 영화 비평 글을 쓰면서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책을 많이 인용했어요. 읽을 때마다 사회생활을 하며 불편하게 느꼈던 감정을 치워 둔 어두컴컴한 구석쟁이에 조명을 들어 비춘다는 느낌이 들어요. 당연히, 제가 자유일꾼이라는 명칭을 쓴다고 해서 항상 자유로운 건 아니거든요. 그러려고 노력할 뿐이지. 그런데 이렇게 살다 보니 나라는 사람에게 생각보다 ‘자유’라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그것은 정신적 자유에도 해당하는 것 같아요. 세상이 이미 정해 놓은 경계라는 것을 의심하고 풀어헤치고 싶어 하는 심보가 있는데 그 바깥을 상상할 때 필요한 많은 것들이 이 책에 있었어요. 더 많은 분들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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