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리 막국수 집에 다녀오며 느낀 것

님 안녕하세요. Team DAY1 호진입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날씨가 좋지 않더니 일요일에는 화창했어요. 저는 멋진 분들과 함께 불암산과 수락산에 다녀왔는데요. 청명한 봄날을 느낄 수 있었어요. 초록한 산길을 걸으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도 들었네요. 이번 주말에는 부디 날씨가 좋아서 많은 분들이 봄날을 더 자주 만끽하시길 바랄게요. 


지난 주 재석님의 뉴스레터 읽어보셨을까요?


☞ 나답레터 #93. 당신은 리더인가요? 그렇다면 누구의 리더?


재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셀프리더십을 위해 "셀프 동기부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기를 들여다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더군요. 자세히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구처럼 우리 자신도 오랫동안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사랑해 주면 좋겠어요.


그 속에서 셀프 동기부여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요?

고기리 막국수 집에 가다

지난 금요일에는 오전에 충북 음성에서, 오후에는 용인 고기리에서 강의를 했어요. 두 지역이 그리 가까운 것도 아니라 중간에 시간이 붕 떴는데, 어디 들르기엔 애매하고 그냥 고기리로 바로 이동했어요. 가는 길에 문득, 고기리에 유명한 막국수집이 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사실 저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래도 근처까지 왔으니 한 번쯤 가보고 싶었어요. 어차피 시간도 있으니까요.


도착한 시간이 평일 낮 12시쯤이었는데, 이미 40팀이 대기 중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래 걸릴 줄 알았던 마음 때문인지, 40분 대기는 오히려 짧게 느껴졌어요. 기다리는 동안 서류작업까지 하니 기다린다는 느낌도 거의 안받았네요. 


자리에 앉자마자 들기름 막국수를 주문했어요. 직원분이 처음 오셨냐며 먹는 방법을 안내해주셨어요. 국수를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직원분들이 모든 테이블에 직원들이 같은 방식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었어요. 


맛보다 더 놀라웠던 이것  

막국수는 정말 맛있었어요. 메밀면의 쫄깃함도, 들기름의 고소함도 훌륭했어요. 안내해 준 대로 먹으니 풍미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네요. 하지만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음식이 아니라 직원들의 태도였어요.


보통 손님이 많은 가게에서는 직원들도 지쳐 있거나 말수가 적고, 요청을 해도 무뚝뚝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바쁜 와중에도 모든 직원들이 친절했고, 정중했고, 손님 하나하나를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어요.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친절하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게 됐어요. 그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요.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이 가게는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라는 책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더라고요. 직원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복지와 근무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더군요.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 철학이 직원에게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어요. 
친절함도 결국은 좋은 대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태도로 일하느냐는,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와 아주 깊이 연결되어 있죠. 자연스럽게 '처우'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처우'는 보통 사람을 대하는 방식, 특히 일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대접이나 보상을 뜻해요. 생각을 하다 보니 저에게 '처우'가 두 방향으로 흐르더군요. 하나는 타인에게 요청하거나 함께 일할 때의 처우, 그리고 또 하나는 나 자신에게 적용하는 처우가 바로 그것이었어요. 


먼저,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할 때의 처우예요.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서비스를 요청할 일이 생기면 우리 안에는 “이 정도는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자리잡고 있어요. 그 기대가 커질수록, 정작 처우는 별로 생각하지 않아요.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죠. 처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제대로 안해서 말이죠. 


그래서 상대방에게 처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야해요. 저는 요즘 누군가와 협업하거나 도움을 청할 때, 처우 특히나 돈 이야기를 명확히 해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감정노동을 줄여주는 기본값이 되어줘요. “당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고요. 꼭 큰 금액이 아니어도, 정당하게 요청하고 정당하게 보상하는 관계가 서로를 덜 지치게 해요.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 협업은 결과도 더 좋아지거든요. 그리고 그 기분은 결국 ‘예우’와 ‘처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타인에 대한 처우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나는 나에게 어떤 처우를 하고 있지?”라는 질문이에요. 몸이 피곤한데도 억지로 움직이게 하거나, 감정이 바닥났는데도 그냥 참고 넘기거나, 해야 할 일을 끝도 없이 밀어넣는 등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스스로를 아주 거칠게 다루고 있어요.


물론 “나를 사랑하자”는 말도 좋지만, 정말 필요한 건 실질적인 처우예요. 여기에서도 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나는 나에게 돈을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쓰고 있는지요. 필요한 걸 자꾸 미루고, “이건 좀 아깝지 않나…” 하며 나 자신을 뒷순위에 두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요.“내가 이 정도는 써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이 삶 전체의 기분을 바꾸기도 한다고요. 친절함은 기분에서 나오고, 기분은 처우에서 오고, 처우는 결국 내가 누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로 돌아와요. 그리고 그 ‘누구’에는 나 자신도 반드시 포함돼요.


막국수 한 그릇이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했어요. 다음엔 나에게도 들기름 한 스푼쯤은 더 얹어줘야겠어요. 고소하게, 여유롭게.

호진 @mchojin
#버킷리스트 #매일글쓰는사람 #자기발견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는 "자기발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행복하고 설레는 작업이 될 수 있도록 저 또한 끊임없이 저를 찾아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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