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무탈한 한 주 보내셨습니까?


이번주는 애피레터 복습 퀴즈 하나 내드립니당. ‘토끼가 죽었어’(The rabbit died!)란 무슨 뜻일까요? 작년 이맘때 애피레터 20호에 포함된 흥미로운 이야기였는뎁쇼. 1970~80년대 미드에선 종종 이 말을 건네고는 가족이 부둥껴 안고 좋아하는 모습이 등장하곤 했다고 함돠.


눈치 채셨나요? ‘토끼가 죽었어’라는 말은 임신 사실을 알리는 관용구였던 것입니닷. 토끼와 임신. 여기엔 동물실험의 슬픈 역사가 담겼습죠. 과거 1960년대만 해도 임신테스트기가 없어 임신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토끼에게 직접 임산부의 소변을 주입하는 실험을 해야했다고 함돠. 지금으로선 믿기 힘들지만, 고작 60여년 전 이야기입니닷!(🐰비글구조네트워크 카툰 더보기)


최근엔 국내서도 동물이 희생되지 않는 대체시험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죠. 국내 여러 동물단체와 러쉬(LUSH) 등의 브랜드가 협업해서 동물대체 시험을 알리고, 2020년에는 남인순 국회의원이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는 동물대체시험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당.


하지만 여전히 친구들의 적극적인 활동에도 법 제정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는뎁쇼. 그런 가운데 들려온 반가운 소식! 바로 이 법안을 발의한 남인순 의원이 동물대체시험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쉬 프라이즈’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것입니돠.👏👏 비록 법 제정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법안 마련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한 것이었습죠. 아마도 이 상은 그간의 노력을 기념하는 것도 있겠지만, 앞으로 법 제정까지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당.


남 의원님의 수상을 축하합니다. 댕기자는 얼마전 우리의 마음을 울렸던 애니메이션 ‘랄프를 구해줘’를 떠올리며 애피레터 시작합니닷!(. ❛ ᴗ ❛.)

첫 소식. 반달가슴곰인데 낙엽을 처음 밟아본다고?

화천의 사육곰 친구들에게 ‘곰숲’이 생겼다는 소식입니닷. 평생의 보금자리(생크추어리) 건립이 늦어지자 동물단체가 곰들에게 임시방사장을 지어준 것인뎁쇼. 댕기자가 출동해 보니 방사장 안에는 수영장, 바위, 나무 등 자연을 즐길만한 것들이 마련돼 있었습죠. 그치만 반달곰들의 반응은 좀 의외였습니닷. 🐻‘곰숲’이 본능 일깨울까
두 번째 소식. ‘중형버스 크기’ 대왕쥐가오리 2만 마리 발견

몸 길이 9m, 무게 3000kg까지 지라나는 대왕쥐가오리는 왕 크고, 왕 희귀합니당. 느리게 자라고 번식률이 낮아 남획의 피해가 크죠. 그런데 기존에 발견되던 1000~2000마리 무리의 10배에 이르는 집단 서식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돠. 🌊멸종위기종이 사랑한 핫스폿
세 번째 소식. ‘내 나뭇잎 어때?’ 침팬지도 자랑한다

SNS하다가 귀여운 영상을 보면 옆사람에게 ‘이거 봤어?’하며 공유하기 바쁩니닷. 이렇게 특별한 목적 없이 경험을 공유하는 행동은 그동안 사람 특유의 모습으로 알려졌는뎁쇼. ‘공유 본능’ 인간뿐이 아니었습니당. 🐵침팬지의 ‘이것 좀 봐’
💬 세 다리로 뚜벅뚜벅, 용기를 주는 냥이 가족

어느 날 허쌤의 병원에 실려온 길고양이 한 마리. 이미 한 동안 괴사가 진행된 듯 고양이 뒷다리에서는 악취가 진동했고, 발목 관절 아래는 살릴 수가 없는 상태였습죠. 길고양이를 돌봐온 의뢰인은 입양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당. 붕대만 감고 돌아간 고양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던 쌤에게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으니…눈물 나는 묘생역전 보실까요. 🐱“그 고양이 제가 데려갈게요”
🐶 댕기자가 묻습니다

‘남극 신사’ 펭귄🐧은 왜 뒤뚱뒤뚱 걷나요?
선배님, 날씨가 쌀쌀해지니 더욱 움츠러들어요. 저희도 그런데 극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 버틸까요. 특히 짧은 다리로 애쓰는 펭귄을 보면 추운 데다 불편해 보이기까지 해요. 펭귄은 왜 그렇게 다리가 짧은 겁니꽈. 

👨 조기자가 답합니다


펭귄이 인기를 끄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그 뒤뚱거리는 걸음걸이야. 꼬리는 바짝 세우고 간신히 땅 위에서 두 발로 균형을 잡지. 그 이유는 한 마디로 펭귄이 바다새이기 때문이야.


펭귄은 삶의 반은 번식과 양육을 위해 육지에서 보내지만 나머지 반은 바다에서 살아. 물속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했지. 크릴, 물고기, 오징어 같은 먹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혀에는 가시가 달렸고 매끄러운 깃털 아래엔 공기층이 들어있어. 찬 남극해에서 체온을 잃지 않고 부력을 얻기 위한 장치야.


등이 어둡고 배가 흰 ‘의상’만 봐도 청어나 고등어처럼 바다 표면에 최적화한 보호색이야. 이런 배색은 물속 포식자나 하늘 포식자 모두에게 잘 보이지 않아. 물고기와 차이가 없지. 물은 어디서 마시냐고? 좋은 질문이야. 펭귄은 바닷물을 그냥 마셔. 혈관에서 소금을 걸러내는 기능이 있어서 진한 소금기를 코로 배출해.


왜 펭귄의 다리가 짧냐고 물었잖아. 그런데 물고기 배에 다리가 삐죽 나있다고 상상해봐. 헤엄치는데 저항만 커지잖아. 다리에 너무 집착하지마. 펭귄의 다른 능력들에 비하면 사실 다리는 아무것도 아니거든. 하긴 놀라운 기능을 선보이는 펭귄도 있긴 해. 황제펭귄은 얼음판 위에서 알을 부화시킨 뒤 새끼를 다리 위에 올려놓고 키워. 


혹시 물속에서 날개를 지느러미 삼아 날렵하게 헤엄치는 펭귄 봤어? 안 봤다면 펭귄 가운데 날쌘돌이 젠투펭귄이 정어리 떼를 사냥하는 영상을 감상해 봐. 물속에서 시속 32㎞ 속도로 헤엄쳐. 펭귄 눈에는 아마 개가 헤엄치는 모습이 우스워 보일걸!


그런데 펭귄은 왜 남극❄️🧊에만 살고 북극엔 없을까? 얼음 바다와 풍부한 크릴떼 같은 자연 여건을 보면 두 곳 모두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1936년 노르웨이의 한 북극 탐험가가 남극에서 포획한 임금펭귄 9마리를 북극해의 섬에 풀어놓은 적이 있었고, 마카로니펭귄도 이후에 다른 곳에 도입됐어.


하지만 1949년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남극에서 온 펭귄은 자취를 감췄대. 과학자들은 포식자 때문으로 봐. 남극에 펭귄 천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육지에 포유동물은 없어(그래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그런데 북극에는 북극곰과 북극여우 같은 강력하고 부지런한 포식자가 살아 육지에서의 번식이 쉽지 않겠지.


그리고 엄밀하게 말해 펭귄이 사는 곳도 남극은 아냐. 남극 주변 바닷가가 서식지야. 또 남극해뿐 아니라 남아프리카나 남미의 온대 바다에도 살고 가장 북쪽으로는 적도인 갈라파고스제도에 사는 펭귄도 있어.


펭귄은 처음부터 날지 못했을까? 최근의 분자유전학 연구를 보면 펭귄의 조상은 앨버트로스나 슴새처럼 대양을 날던 바닷새였어. 약 6000만년 전에 비행능력을 잃고 잠수해 사냥하는 바다새로 진화했어. 남극에 거대한 얼음대륙이 형성되기 전 일이야.


펭귄은 추운 남극 환경에 적응한 일종의 전문가야. 세계 어디서나 살아가는 참새나 비둘기와 다른 부류의 새인 거지. 두꺼운 지방층, 수심 550m까지 잠수하면서 산소부족에 견디는 능력, 피부 1㎠에 최고 9개까지 빽빽하게 돋는 깃털, 잠수에 적응한 시력 등은 남극과 주변 바다에서 생존을 보장해 주지만 환경이 조금만 달라지면 치명적이야.


펭귄 18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에 올라 있는 것은 놀랍지 않아. 남극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의 하나거든. 2019년엔 황제펭귄의 2번째로 큰 서식지가 붕괴하기도 했어.


6000만 년 넘게 전문적인 해양 포식자로 진화해 지구에서 가장 극단적인 기후에 적응했는데 이제 급속히 더워지는 지구의 최전선에 서 있는 셈이지. 북극에 북극곰이 있다면 남극엔 펭귄이 그렇게 파수꾼으로 서 있어. 펭귄이 우스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댕기자: 육지에서의 모습만 보고 댕기자가 또 입방정을 떨었슴다! 물 속 펭귄 선배님들, 넘 재빠른뎁쇼?!(⊙o⊙)

🐶댕기자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묻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이야기 합니다. 구독자님들도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
🏁 미키와 미니가 익사 직전이라면 어쩌시겠습니까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가 디즈니 캐릭터 미키와 미니의 94주년 기념일에 아찔한 패러디를 내놨습니닷. 물로 채워진 좁은 실험도구에 갇힌 미키와 미니가 갇혔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페타는 이 일러스트가 환상이 아닌, 쥐들의 실생활이라고 설명합니닷. 🐭강제수영 테스트란?
🏁 #제주 #바다거북 #시민모니터링 #모십니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에서 바다거북🐢을 모니터링할 시민 다이버를 모집합니당. 제주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참여 방법은 워크숍을 통해 안내합니돠. 시민참여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11월30일(수) 무료 워크숍 신청 고고싱! 🤿거북이 보러 갈 사람
🏁 친구들의 채식 일기…즐겨먹은 메뉴 1위는?

동물을 위해, 건강과 환경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친구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요? 주로 선택한 식재료와 과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9월부터 석달간 진행한 ‘내가 하는 비거니즘’ 참가자 98명의 채식일기를 정리했습니당. 🍄채식일기 결산편
🐶친구들, 맛난 꿈꾸는 고슴이처럼
즐거운 한 주 보내시개! 
💭 애피레터는 댕기자 본체 김지숙 기자와 환경전문 조홍섭 선임기자가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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