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자는 따로 있다...?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후니입니다.


연초부터 엔터 업계를 뜨겁게 달구던 SM 인수전이 드디어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은 보는 관점에 따라 살짝 김 빠지는 결말이였는데요. 관련한 후일담과 왜 이렇게 극적으로 마무리 되었는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의 에디터 : 후니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
오늘의 이야기
1. SM 왕국 인수전의 승자 카카오
2.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실익을 따져본다면?
3. 승자와 패자는 따로 있다? 그리고 남은 뇌관

✅ SM 왕국 인수전의 승자 카카오

출처: Unsplash
연초부터 치열하게 진행되어 오던 SM 인수전이 하이브와 카카오의 극적 타결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와 현 SM 이사진 vs 하이브와 이수만 총괄 사이의 치열한 지분 전쟁이 흥미롭게 불타오르다 결론적으론 카카오의 최후의 수단이었던 주당 15만 원 공개매수로 인해 하이브와 협상 및 타결하게 되었는데요.

우선, 하이브가 앞서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호응들로 원하는 만큼의 지분 확보를 하지 못했습니다. 카카오가 제시한 주당 15만 원은 본인들의 희망가보다 너무 높은 금액이기에 지출이 부담되면서 하이브 주주 가치에도 큰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결론적으로 카카오가 부전승하였지만 본인들이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무산되었던 1주당 약 9만원대보다 65%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투자규모도 기존 구상했던 2200억 수준에서 1조2500억 수준으로 6배나 증가한 상황입니다. 이번 출혈 경쟁으로 경매 시장이나 투자 시장의 격언처럼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수만 총괄과 지분 인수 당시 약속했던 것들의 이행 인수전으로 인한 수백억 손실과 함께 K-팝의 위상을 올리겠다며 호기롭게 뛰어들었던 인수전의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SM 엔터테인먼트 (출처: 뉴스1)

⚠️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실익을 따져본다면?

이렇게 모두에게 피를 보게 만든 인수전이었지만 앞서 짧게 언급했던 것처럼 하이브와 카카오 각각 기대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하이브입니다! 모양새 자체는 '졌잘싸'로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본인들이 협의한 카카오와의 플랫폼 협력이 잘만 이루어진다면 실리를 취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제가 작성한 레터에서도 다뤘던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와 관계된 시너지 측면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네이버와 합작회사를 만든 이래 지난해 매출은 3274억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억 적자 전환하였습니다.

본인들의 메가 IP 중 대표격인 BTS의 군 입대 이슈와 함께 그 어떤 아티스트나 IP가 BTS를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상황 속 매출 감소 우려와 함께 새로운 IP적 모멘텀이 필요했던 하이브로서는 SM IP들과의 플랫폼 협력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실리적인 측면이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위버스와 지분 관계로 엮여있는 네이버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떤 의사 표명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위버스의 경쟁 관계를 구축했던 디어유 2대 주주인 JYP의 의중도 함께 살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죠.

기본적으로 네이버는 카카오와 적대적인 구조로 인수합병 및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들의 지분이 꽤 많이 있는 위버스 플랫폼을 통한 카카오 관계사 IP 활성화를 눈감아 준다? 상상이 안되는 그림입니다.

반면, JYP 입장에서도 SM과 함께 위버스와 플랫폼적인 경쟁 체제를 구축한 디어유라는 팬덤 비즈니스라는 신사업 영역을 활성화하고자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했는데 대뜸 위버스의 모회사인 하이브가 개입하여 본인들의 전략을 무력화하고 SM IP를 가장 위협적인 경쟁 플랫폼에 노출시킨다는 것은 결코 용납되기 어려운 지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수만 전 총괄과 방시혁 의장
카카오의 경우도 몇 가지 허들이 있지만 실리를 챙긴 셈입니다. 앞선 레터에서 강조했듯이 본인들이 가장 부족한 지점이었던 글로벌 지향적인 IP 확보라는 측면입니다.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되자마자 오묘한 타이밍에 기존 카카오엔터 대표 IP이자 걸그룹인 아이브의 북미 진출 관련 기사 올라왔습니다. 그만큼 카카오도 글로벌향 IP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으며 이번 SM 인수를 기반으로 글로번 콘텐츠/IP 기업으로 발돋음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의 2022년도 사업 보고서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대략 20%으로 발표되었으며 2021년과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규모로 봤을 때 성장한 매출입니다. 특히 카카오는 국내 사업 확장에 있어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골목 상권 침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 해외 매출 비중 증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아 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의 암은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본인들이 예상하고 계획했던 지출의 6배 그것도 사우디 국부펀드와 싱가폴 투자회사로부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여 경기 침체를 버텨낼 수 있었던 체력인 투자 금액을 이번 인수전에 투입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지점입니다.

현재 국내외 가리지 않고 유동성이 마르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몸집을 줄이고 신사업을 정리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볼 때 이번 투자가 훗날 승자의 저주라는 키워드의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본인들이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당시 국정조사 때 약속했던 계열사 정리라는 키워드에서 이번 SM 인수는 좋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엔터 업계는 다양한 소수 기업들이 본인들만의 컨셉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특수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절대적인 계열사 수 증대는 비판의 대상일 수 있으며 거대 IT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수전에서 판정승함으로써 카카오는 네이버와 IP 사업 경쟁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네이버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던 하이브,YG와 카카오의 SM이라는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극적 타결로 인해 본인들이 SM 인수로 인해 꿈꿨던 다양한 사업 중 절반 정도는 직간접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어유를 통한 팬덤 비즈니스 활성화 도모를 일정 부분 양보한 측면만 보더라도 IP 활용도가 급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SM의 IP가 대다수 팬덤 비즈니스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볼 때 이번 타결 당시 협상한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번 인수전의 이후 평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출처: 인베스트조선)

📌 승자와 패자는 따로 있다? 그리고 남은 뇌관

치열했던 인수전의 결과 사실상 양쪽 다 피투성이가 된 채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진정한 승자는 따로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바로 SM 창업주이자 전 총괄 프로듀서 이수만입니다. 이렇게 평가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본인이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카카오가 하이브와의 전쟁 직전 생각했던 주당 평가금액인 9만 원대를 넘어서 하이브를 통해 주당 12만 원 수준으로 지분을 처분하여 가치를 일정 부분 인정받았으며, 하이브에 본인 지분을 전량 매매한 것이 아닌 3.65% 정도를 남겨두면서 미묘한 경영 참여 장치를 만들어둔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인수전 이후 이 전 총괄은 주주총회에 대한 적법성을 확인시켜줄 검사인 선임을 요청하면서 견제구를 던지는 상황입니다.

본인이 남겨둔 지분과 SM과 카카오 간의 협력 상황에 따라 충분히 분위기 전환을 노려볼 수 있으며 앞서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몇 가지 개인적인 부탁 겸 제안했던 것들을 이행 받는다면 오히려 남는 장사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심지어 인수전 이후 계속해서 급락하는 SM 주가를 보면서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언이 떠오르는 패자들이 존재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수전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참여했던 수많은 소액 주주을 들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번 인수전 당시 하이브 공개 매수 금액이었던 주당 12만 원을 넘어서 카카오 공개 매수 금액 주당 15만 원에 육박하던 SM 주가는 양사 간의 극적 타결 이후 급락하여 9만 원대를 횡보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번 카카오의 공개매수는 2.27:1 의 경쟁률로 신청했더라도 반도 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번 인수전의 출혈의 여파로 하이브와 카카오의 소액 주주들도 모두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하이브의 이번 인수전 당시 취득한 지분 매각이 카카오 공개 매수 이후 묘연하자 바로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수만 전 총괄과 에스파 (출처 : SM congerss 2021)
이렇게 올해 초부터 엔터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SM 인수전의 결말과 함께 여러 상황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수전의 찜찜한 승자인 카카오와 왠지 모르게 패했지만 웃고 있는 것만 같은 이수만 전 총괄 그리고 묘하게 이용당한 거 같으면서 실리를 챙겼던 하이브 마지막으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소액주주들까지 각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것이야말로 드라마 같은 현실 이슈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여전히 남은 뇌관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이번 SM 인수전과 함께 공표했던 명분. 글로벌 지향적인 IP 확보를 통한 글로벌 엔터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은 달라진 바가 없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이번 인수전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방시혁 의장은 본인들이 앞서 진행했던 글로벌 엔터사 M&A를 다시금 준비하고 있다고 공표했으며 이번 레터 중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카카오엔터 역시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글로벌 엔터사를 표명한 만큼 이번 인수전은 전초전이자 극적 타결로 인한 휴전 상황으로 해석되기도 하기 때문에 추후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말 흥미진진한 시즌 2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오늘의 콘텐츠 추천

복학한 찐따, 사랑을 시작하다 - 찐따록(1)

에디터 <후니>의 코멘트
올해 1분기 대작 찐따록 하이퍼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하지만 조금의 발연기가 강조되는 빠니보틀의 연출
☕️ 오늘의 레터가 좋았다면 커피값 후원하기
💜  어거스트 구독하 : 어거스트 구독 링크를 복사해 친구들에게 알려주세요!
💌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Friday
Copyright © AUGUST All rights reserved.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