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워라밸도 몇년된 일이라지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이번주에 제가 문장술사에 받았던 사연이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직장에서 1년을 보내면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이루지 못한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회사 갔다오면 힘드니까.. 아쉬움과 조바심 사이에서 고민이 된다. 그래서 일과 나 사이의 밸런스에 대한 문장을 추천받고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질문이 맘속에 맴돌아, 이번 호는 문장술사 사연 주제 자체를 아예 문장줍기 56화로 선정해보았습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첫 번째 문장
일을 하는 동기를 찾아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발로 걸어오는 아니고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많이 세심하게 보려고 애써야 생기는 겁니다.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많이 보이게 되는 있어요. 남들과 똑같은 봤는데 다른 보이는 거죠. 돌이켜 보면 제가 만났던 사람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던 같아요. 자기 일을 좋아하기 위해서.
-조퇴계 인터뷰, [잡스: 에디터] 인터뷰 중

저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기 전 뭘 얻어야 할지 생각해요.
(...)‘왜’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도 일의 재미 같아요. 계속 마음에 ‘왜’를 품고 있어서 조금씩 새로운 커리어의 문이 열린 것 같아요.
일의 모든 부분을 백프로 좋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에서 동기를 찾는게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재미라면 더 좋겠죠.
첫 번째 문장은 잡스: 에디터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독자님이 언젠가 모든 문장이 좋다며 추천해주셨는데,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그 중 좋았던 인터뷰 부분을 가져왔어요. 좋아할 수 있는 구석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폴인 인터뷰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번주 일요일에 온 뉴스레터(폴인글래스)가 마침 일의 재미를 다루고 있는데, 들어가보니 좋은 문장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뉴스레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어요.
두 번째 문장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시간
저는 일과 삶이 분리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죠. 일하는 시간과 일상의 평범한 시간은 유연하게 연결되는 것이고, 각각의 시간에 영감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특정한 무엇을 행복감을 느낀다기 보다는, 일하는 시간과 일상의 시간이
조화롭다는 느낌을 받을 자체가 풍족해지면서 행복감이 상승하는 같아요.”

회사 일을 내 인생의 훌륭한 수단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고 싶은 일이니까. 기어코 잘해내고 싶은 일이니까. 동시에 내 삶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쉽지는 않지만, 계속해볼 수밖에 없다. 인생이 계속되고 있으니까.
워라밸에 대한 질문을 글쓰기 모임 사람들에게 했을 때 인상깊었던 답이, "업무의 경중이나 시간과 상관없이, 성취감의 총량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문장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어요. 뒷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 생각이 들지만, 독자님의 질문에 대한 문장은 앞쪽이 아닌가 싶어 강조해두었습니다.
두 번째 글은 김민철 작가님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자주 인용하죠?) 최근 마감일기를 읽었는데, 거기서도 "망원호프의 나"를 지키기 위해 회사원/작가로서의 내가 열심히 일한다는 글이 재밌었거든요. 생각난 김에 가져왔습니다.
세 번째 문장
그런데,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나는 어떤 타입이고, 내가 원하는 최소한의 삶의 굴레와 나아가는 방향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 스스로 성장하는 삶을 그린다고 할 때 삶 속에 일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것이 적합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김영학, 워라밸, 이제 좀 지겨워요(ㅍㅍㅅㅅ)
사실 이번 편을 쓰면서 워라밸이 아니라 워라X 의 시대라는 말이 참 많더라구요. 아마 제가 인용한 문장같은 피로감이 먼저 든 듯 하네요. 이 글에서 나온 것처럼 워라밸의 의미가 단순한 퇴근 엄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이를 고민하려면, 일하는 시간과 업무에 대한 정의를 세우는게 좋겠다는 글도 있네요("우리는 워라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에서처럼요.)
일단 워라밸에 대한 생각이 일정에 대한 통제감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어요. 다들 잠은 잘 주무실 수 있길 바라며..
발행인의 문장
내일의 일상을 얹기 위한 최소한의 것
누군가 나에게 워라밸을 묻는다면, 그건 "내일 더 잘 뛰기 위해 쉬는것"이라고 말할 것 같다. 내 일에서 좋아하는 구석을 찾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지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하는 것. 그럼에도 내일을 더 잘살기 위해서, 다음주를 달리기 위해서 나를 챙기는것은 필요하지 않는가. 마냥 참다 퇴근해서 행복한게 답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거북목이 되도록 집중하고, 해내고 싶은 감정은 충분히 소중하니까. (...) 이건 밀리지 않아야 하는 집안일같기도 하다. 설거지거리를 미뤄두면 새로운 요리를 할 수 없는 것처럼, 몸을 정돈하지 않으면 내일의 일상을 얹어둘 수 없다.
독자님 질문을 받고 워라밸, 에 대해 생각하다 주말에 쓴 글입니다. 위 문장들은 독자님을 위한 문장이고, 제 글은 요즘 하는 고민에 대한 생각이에요. 일이 소중하다면 그 일을 잘하기 위한 시간을 지키는게 필요하다고.
그나저나 워라밸이 주로 "저녁의 휴식"을 의미하는 일이 많기도 한데,  다들 저녁시간을 알차게 보내시나요? 저는 평일 저녁엔 진이 빠져서 가끔 살려고 운동하는거빼면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침대의 이끼입니다. 일이건 취미건 약속이건 체력이 있어야 하네요.
문장술사
가볍게 시작하는 법을 알고 싶은 독자님께
안녕하세요, 늘 조용히 숨어서 읽어보는 30대 독자입니다. (...) 최근에는 이사를 했어요. 첫 독립은 아니지만 어른으로서 나홀로 모든 걸 결정하는 독립이네요. 저번 주에 처음으로 이사의 마지막 짐을 정리하고, 베란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했었는데요. 온 몸에 너무 힘을 줘서 다짐했는지, 그 다음날에는 몸살로 침대에서 끙끙 앓았어요. 너무 열심히보다는 역시 한 숨 쉬고 힘을 살짝 풀고서 시작해야 했는데요. 경제 뉴스레터 속 문장줍기를 볼때처럼요. 시작을 격려해주면서, 그래도 너무 열심히 하지 않도록 가벼운 응원을 해줄 수 있는 문장을 레터로 받아보고 싶어요. (후략)
조급함이 밀려올 때, 습관적으로 머리부터 돌진하려 할 때, 멱살 잡은 손에 힘을 푼다. 자세를 바꾼다는 것은 뼈와 근육의 차원이 아니었다. 성격과 태도의 차원이었다.

나는 그게 좋다. 새 종이에서 시작하든, 헌 종이를 재활용하든, 내가 하려는 것은 어차피 점을 찍고 선을 그어 면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림도 글도 노래도 요리도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된다.

“저는 강력하게 권합니다. 차라리 포기한다고 생각하고 일단 시작을 하세요. 시작해야 포기라는 결과도 열매라는 결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독자님, 안녕하세요. 문장줍기에 대한 마음은 소중히 간직하고 사연 부분만 추렸습니다. 전후로 표현해주신 마음은 소중히 간직했답니다.
독립 축하드려요! 아마 이사하시면서 했던 긴장이 몰려왔나봅니다. 몸의 긴장을 풀길 바라는 마음으로, 요청하지 않으셨지만 힘을 푸는 법 자체에 대한 문장을 가져왔어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급함으로 올 때, 몸이 병이 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쁘게 살다보면 긴장이 목과 어깨로 갈 때가 있잖아요. 조급함을 풀고 몸을 느긋하게 편 채로 일상에 임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골라보았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신예희 저자의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완벽하게 잘 시작하는게 두려울지도 모르지만, 작은 점을 찍고, 구불구불 늘려보다가 시작하면 된다고요.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점을 찍으면 선도 긋고 면도 만들 수 있으니, 시작이 반이라는 거겠죠.
세 번째 문장은 문장줍기 6편을 재탕해보았습니다. 좀 강한 어조이긴 하지만, 오히려 힘을 놓고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마감 후기
  • 막상 적고보니 "개인의 시간"을 사수하는 법보다는 일과 나에 대한 본론에 좀더 방점을 둔 것 같네요. 풀고나니 오답인 느낌인데.. AS특집이 필요하시면 혹시 말씀해주세요. 사이드프로젝트나 개인의 취미에 대한 문장도 들고오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힘들면 일단 잠을 좀 자자는 입장이지만..
  • 몇 가지 변화가 있다면 문장술사와 독자후기 사연을 1문단 내로 요약해봤다는 거에요. 그동안 사연이 소중해 통으로 소개했는데, 가독성을 살리려고 요약 스킬을 늘려보려 합니다.  발송시간이 변했는데(예약발송을 해봅니다) 어떠실지도 궁금하네요!
  • 문장술사의 사연은 당분간 속도를 늦춰 천천히 가도록 할게요.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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