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

NO.5 2021.10.15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

1. 나를 설레게하는 장르 영화들

퍼시픽 림 (2013)
캐빈 인 더 우즈 (2011)
2012 (2009)

2. 타인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

위플래쉬 (2014)

3. 피스 비하인드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는 것

이 주의 피스 레터는요···

"홍대병"이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대중적인 콘텐츠를 싫어하며, 나만 알고있는 가수나 배우를 좋아하며 우월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부르는 용어인데요. 저는 일명 "홍대병"까지는 아니지만, 마이너한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무슨 이런 음악을 들어?"라는 말을 꽤 많이 들어봤어요. 그래서 남 몰래 숨어 듣기도 했죠. 취향은 너무 넓고 다양한데 대중적이지 않은 저의 음악 취향은 항상 존중받지 못할까요! 갑자기 이런 감정에 북받쳐서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해받지 못하는 취향들에 대해 피스 레터에서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러분의 넓고 다양한 취향, piece가 얼마든지 존중해줄게요! 이런 이야기에서 시작해 piece의 다섯 번째 레터 주제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예요. 주제에 관해서 다채롭게 해석한 구독자님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듣고, 삶에 가까운 콘텐츠를 나눠봐요.

이번 레터는 구독자 오수님의 [나를 설레게하는 장르 영화들], 그리고 Piece가 선정한 [타인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목차로 이번 레터를 풀어봤어요. 출퇴근 시간, 가볍게 10분씩 Piece와 함께해요!

나를 설레게하는 장르 영화들

구독자 오수님의 스토리 큐레이션

오수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대학생 오수입니다. 영화를 정말 자주 본다고 생각했는데, 피스 레터를 보니까 모르는 영화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어요. 전 약간 한 우물만 깊게 파는 성격이라서 다양하게 챙겨보지 않거든요.

이 큐레이션은 오수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저에게 영화에서 스토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평론가들의 평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에요. 대신 ‘장르’가 중요해요. 장르영화를 볼 때는 장르적인 재미 외에 다른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람들마다 작품성있는 영화에 대한 정의는 다를 수 있지만 저에게 작품성 있는 영화는 장르에 충실한 영화예요. 특히 해당 장르에서 제가 기대한 것을 충족시켜주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밑의 세 작품은 나에게 장르적 재미를 안겨준 작품들이라서 소개해보고싶어요.

<퍼시픽 림>은 제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본 영화예요. 최소 20번 쯤? 어렸을 때부터 로봇이 나오는 영화, 만화를 좋아했던 저에게 이 영화는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어요. 큰 로봇과 괴수들이 싸우는 영화라고 한줄로 영화를 설명할 수 있을만큼 퍼시픽 림의 줄거리는 간단해요. 그런 점에서 거대 로봇물(메카물)과 괴수물이라는 장르에 매우 충실한 영화예요. 영화는 로봇의 묵직함과 거대함을 강조하며 제가 가장 기대했던 ‘도시를 때려부수는 거대한 로봇과 괴수’같은 장면들을 아낌없이 보여줘요. 이에 ‘로봇이 싸우는 장면 빼고는 볼 게 없는 영화’라는 혹평도 존재하지만, 저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였어요. 로봇 영화에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거대 로봇이 거대 괴수와 싸우는 것을 보고 두근대는 자신으로 보며 내 안의 오타쿠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네요.

모든 장르 가리지않는 제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장르는 호러였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온 호러영화들의 공식을 완전히 비트는 작품이에요. 호러 영화에 등장하는 온갖 클리셰들을 패러디하며 호러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거든요. 호러 영화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저는 재미없을 수밖에 없었지만 어느정도 공부(?)를 하고 보니 영화에 나오는 패러디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영화를 즐길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뒤로 호러영화에 관심이 생겨 가끔 챙겨보고는 해요. 그런 의미에서 취향을 바꿔준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장르의 공식을 비틀어서 오히려 해당 장르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특이한 영화이기도 해요.

<2012>는 영화에 있어서 저의 길티 플레져예요. 연도별 최악의 영화 같은 리스트가 올라오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영화잖아요.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를 지금까지 10번은 본 것 같아요. 제가 재난영화를 볼 때 가장 기대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도시가 대자연 앞에 처참히 무너지는 것이에요. 높은 건물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모든 것이 물에 잠기는 장면들요. 인간들의 생존 드라마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2012>은 재난영화로서 제 기준 만점이에요. 영화는 어중간하게 두 마리 토끼를 잡기보다는 개연성이나 현실성은 다 버리고 오직 볼거리에만 집중해 적어도 한 마리 토끼는 잡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재난영화를 보아도 <2012>처럼 화끈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찾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가끔 시험기간 혹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모든게 파괴되는 재난영화가 보고싶을 땐 망설임 없이 <2012>를 봐요.

타인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

Piece의 라이프 큐레이션

최근 가스라이팅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죠.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무력화시키고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킨다는 의미인데요. 교묘하게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이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피스는 이러한 이슈를 대표할 수 있는 영화 <위플래쉬>를 선정했어요.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도 최고가 되기위해, 인정을 받기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담은 영화 <위플래쉬>에 대해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고싶어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걸 추천해요!

⚠️스포일러 주의⚠️

명문 음악학교에 들어간 앤드류는 플래쳐 교수를 만나면서 정서적 학대를 당하며 자신을 한계 끝까지 몰아붙여요. 끝내 피를 내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마치 플레쳐를 넘어선 듯 최고의 공연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나는데요. 이런 영화를 보며 과연 앤드류의 노력이 끝내 성공을 봤다고 할 수 있을지, 혹은 성공을 이뤘다고 해도 과정과 방법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지, 플레쳐의 가스라이팅을 중심으로 얘기해봐요. 피스 편집자들이 먼저 이렇게 얘기를 나눴어요.

스카이: 앤드류의 마지막 공연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엄청난 정신적 학대, 폭력을 통해 일어난 결과물임을 알아야해요. 플레쳐는 앤드류를 지배하고 조종하며 교육했기에 끝내 앤드류의 인생을 갉아먹을 거예요.

샘: 플레쳐의 교육 방식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앤드류가 최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건 플레쳐의 몫이 커요. 저는 플레쳐가 앤드류의 잠재력을 깨워줬고, 결국 둘다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해요.

베리: 플레쳐의 말과 행동은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에요. 마치 "내가 너를 몰아세운 이유는 다 너를 위한 거였어" 라는 말처럼요. 앤드류는 절대 성공한 것도, 최고의 드러머가 된 것도 아니에요. 단순히 플레쳐에게 이용당한 것 뿐이에요.

피스는 여러분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여러분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공유하며 영화를 넘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싶거든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에 관한 나만의 영화 큐레이션, 혹은 <타인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마음껏 들려주세요! 큐레이션과 이야기들을 선정해서 다음 주 Piece 레터에서 소개할게요.

나의 생각 나누기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는 것

타인에게 이해받고 인정받기 위해, 남들과 다른 내가 싫어서 나 자신을 버리고 바꾸려는 경험을 한 적 있나요? 그 누구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온전히 나로서 보일 수 있는 것들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번 주제에 맞춰 영화 <하우투비싱글>에 나온 수록곡을 들고왔어요.

출처: Radiok770 유튜브

Be What You are

Don't tell me that you're sorry

미안하다고 하지 마요

Don't tell me that you want to change

바뀌길 바란다고 하지 마요

If you know what you want to be

만약 당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안다면

Be what you are

당신 그대로가 되어요

영화 <하우투비싱글>은 싱글로서 살아가는 건 다른 누군가에게 또 선택받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게 아닌,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해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나를 바꾸는 것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Piece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길 바래요.

지난 10월 8일 뉴스레터에 대해 이런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래비티> 속 과학적 오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
<프랭크> 속 존에 대해 이렇게 많이들 공감할 줄 몰랐어요.
피스 무브먼트에서 치우침이 없이 다양한 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오늘의 피스 레터 어떠셨나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혹은 아쉬웠는지 버튼을 눌러 자세히 알려주세요. 솔직한 피드백은 피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거예요!

마음에 들어요 😁

아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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