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문데이의 월경컵, 디지털탐폰, 라이너팬티. /오늘 사진은 모두 해피문데이 제공   

김 대표님은 스스로 월경에 '짜증나서' 회사를 세우셨어요. 컨디션 저하, 피부 발진 같은 문제를 시중에 나온 제품들로는 풀 수 없었던 거죠. "월경의 다양한 불편함을 누구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저조차도 그저 빨리 지나가면 좋겠는데, 월경을 안할 순 없나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뭐든 개선하려는 성향이 강한데도 월경과 관련해선 그런 시도나 발상 자체를 못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어요." 당시 터졌던 '깔창 생리대' 이슈도 창업에 한 몫을 했대요.  

김 대표님은 디지털 탐폰 사용 팁을 이렇게 알려주셨어요. "손을 잘 씻고 디지털 탐폰의 비닐(오염되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ㅠㅠ)을 벗겨서 '생각보다 조금 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삽입하면 돼요. 그 정도 구간이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 구간이거든요. 그리고 질 내부가 말라있을 땐 잘 들어가지 않을 수 있으니까, 월경 양이 많은 날에 시도해보시길요."   

그런데...환경을 위해서라면 일회용 패드는 팔지 말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요? 김 대표님은 이렇게 답하시더라고요. 
"이미 많은 여성들이 쓰고 있고(우리나라 여성의 약 90%) 여기서 더 나은 옵션을 제안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비건 1명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주 1회 비건식을 먹는 게 더 의미있을 수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위생이나 관리 문제 때문에 탐폰이나 월경컵, 면 생리대를 쓰기 어려운 상황(제3세계 여성, 갓 초경 시작한 나이대 등)도 있을 테고요. 다양한 제품 중에서 어떤 걸 고르든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해피문데이가 정말 진심이라고 느껴진 대목 하나 더. 제품 상세 설명 페이지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중금속, 형광증백제 등 유해물질 검사 결과를 전부 공개해 두셨더라고요.

원래 이런 검사를 매년 할 의무는 없어요. 보통 제품 출시할 때나 한 번 한다고. "제품이 한 번 괜찮았다고 계속 괜찮은 건 아니니까,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거죠. 해피문데이가 어떤 고민과 관리를 하는지 알리고 계속 발전하는 브랜드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는 대표님 말씀.  

• VOCs - VOCs는 모든 제품에 다 함유돼있을 수 있어요. 유기농 순면 커버 패드조차도,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이 건물에도요. 이와 관련해 전세계적으로 연구 자체가 잘 안 돼 있는 건 맞아요. 그나마 한국은 과거의 사건들 때문에 전성분 공개 같은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고,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겠죠. 하지만 연구가 안 돼 있으니까 위험하단 생각은 섣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피문데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는 박민아님 : 옛날에 MSG도 화학물질이라고 공포를 조장했지만 이제는 안전성이 많이 검증된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에디터 주 - 2010년 전후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
• SAP - 패드나 기저귀에는 액체를 흡수해서 안 흐르게 고정해주는 SAP가 들어 있어요. SAP가 미세플라스틱이라는 불안감이 있는데, 김 대표님은 "오해가 너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해외에서는 원예용, 농업용 SAP를 써도 되냐는 질문에 '기저귀에도 쓰이니까 안심하라'는 답이 나올 정도래요. 해피문데이는 흡수력이 좋고 안정적인 분자 구조(=성질이 변해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음)의, 월경 패드에 특화된 싱가포르 기업의 SAP를 쓰고 있다고.  

월경컵은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해피문데이가 작년 12월부터 해피 리사이클 캠페인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월경컵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진행 중. 월경컵을 정해진 수거처에 전해주면 잘 세척, 분해해서 재활용한다고 하니까 믿고 맡겨주세요. 수거처는 서울 연남동 지구샵, 부산광역시의 천연제작소, 서울 을지로의 제로띵스. (유튜브 영상으로 자세히 보기)

월경은 참 귀찮고 종종 고통스러운 행사예요. '월경을 예측하고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앞으로도 더 많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 김 대표님은 "여성들이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여러 개의 무기를 챙겨 꾸려나가야 한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용사님이 꼭 맞는 무기를 찾을 수 있길, 오늘 레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랄게요.

(P.S - 지구용사님들을 위해 미리 알려드려요! 해피문데이(온라인몰)가 20일 오후 3시부터 26일까지 월경용품 5종(라이너팬티, 이지 탐폰, 디지털 탐폰, 베이직컵, 약산성 여성청결제)을 최대 30% 할인판매할 예정.)  

에디터도 가끔 심신이 고달파서 배달음식을 시킬 때가 있는데요. 다 먹고 난 일회용기는 최대한 씻어서 분리배출하고 있어요. 그래야 선별장에서 살아남아서 무사히 재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영상으로 보여드릴게요. 👆사진을 누르면 영상으로 연결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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