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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 세 곳이 설립한 합작법인 코드(CODE)가 내년 1월부터 '트래블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3사는 지난 8월부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요구하는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머리를 맞대왔다고 하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집중하고 있는 트래블룰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사업자(VASP)들이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암호화폐 송신자와 수신자의 신원을 알 수 있게 한 규제를 말합니다. 거래소 간에 암호화폐를 이동할 때 수신자와 송신자, 수량 등의 정보를 남기도록 의무화한 것이죠. 

기존 금융권에는 트래블룰이 구축돼 있는데요. 은행의 경우 해외 송금 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요구에 따라 송금자의 정보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왜 트래블룰 시스템 개발에 나서게 된 걸까요. 지난 2019년 FATF의 발표 때문인데요. FATF는 트래블룰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하고 가상자산 전송 시 수신자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VASP에 부과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금융거래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특금법에 따라 내년 3월 25일부터 국내에서 트래블룰이 적용되면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100만원 이상을 송금할 때 거래소에 성명·국적·주소 등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에 코드도 8월부터 트래블룰 구축(👆)에 나섰지만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트래블룰의 경우 아직 국제 표준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한국 금융당국의 명확한 지침도 없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당국의 점검 시기(내년 3월 25일)에 맞춰 자체 개발하고 있는 실정인 거죠. 

(어찌됐든 참고자료 없이 개발 중인) 코드의 트래블룰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구축됐습니다. 이달 3사 내에서 최종 테스트를 마친 후 내년 1월부터 참여 사업자를 본격적으로 모집한다는 계획. 

문제는 국내 거래소 간 서로 다른 트래블룰 시스템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편함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트래블룰의 핵심은 사업자 간 고객 정보 공유인데요. 3사와 업비트가 이미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들 거래소 간의 연동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년 4월 이후 빗썸 이용자 A씨가 빗썸에서 업비트로 환산 가치가 100만원 이상인 암호화폐를 전송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빗썸과 업비트의 트래블룰이 연동돼 있지 않다면 암호화폐를 아예 보낼 수 없게 됩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 전송 시에도 마찬가지. 현재까지 해외 주요국 가운데 트래블룰을 의무적으로 도입한 곳은 없는 상황입니다. FATF의 트래블룰 발표 이후 한국에서 거의 최초로 관련 규제가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국가별로 FATF의 조치를 따르는 정도가 달라 내년 3월25일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송금할 때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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