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님, 편지 보내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독자님, 가을이 온 걸 실감하니 편지 생각이 났어요. 올해 초 저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 한 통씩을 보내려고 다짐하며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엽서집을 샀습니다. 두툼하던 엽서집이 지금은 제법 홀쭉해졌어요. 아무래도 받는 것보다 좋을 순 없겠지만 편지를 쓰는 일에서도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은 편지지를 막 펼쳐 든 뒤 첫인사를 건넬 때예요. "친구야, 안녕? 나 도브리야" 라고요. 전형적이고 뻔한 문구지만 잘 알고 지내는 사이에선 좀처럼 나눌 일 없는 인사말이기도 해서 편지에서라도 꼭 쓰려고 합니다. 저의 소소한 재미를 위해서 말이죠. 본격적으로 편지를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을 두서없이 적다 보면 마땅한 다음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골몰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면 힌트 삼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더듬어보곤 해요. 맞아, 이런 일도 있었지, 그래, 저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요. 그렇게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나면 그 많은 일을 겪고도 여전히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찡해 옵니다. 요즘처럼 편지 쓰기 좋은 계절, 독자님은 어떤 얼굴이 떠오르나요?
- 도브리 드림
|